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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日, 교사 개인 아닌 시스템으로 교육활동 보호

동아리 활동 지역사회 이관·전문인력 활용
학부모 민원 학교·교육당국 공동 대응
전문적 판단·교육적 재량 보장도 강화

교사의 헌신에 의존해 온 학교 운영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확대되고 있다. 업무와 학부모 민원 대응을 학교·교육행정기관·지역사회가 나눠 맡고 교사의 전문적 판단과 교육적 재량을 보장하는 방향이다.

 

정수연 일본 규슈대 교육학부 준교수는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하는 ‘교육정책포럼’ 9월호에 게재한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일본의 교육정책 동향과 과제’를 통해 이 같은 흐름을 소개했다. 교사의 장시간 노동과 교사 부족, 학부모 대응의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교육활동 보호가 주요 교육정책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교사 개인의 노력과 헌신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 보호를 개인의 권익을 넘어 학생의 학습권과 공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도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핵심은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하도록 하는 ‘근무방식 개혁’이다. 일본 교사의 주당 근무시간은 초등학교 52.1시간, 중학교 55.1시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긴 수준이다. 수업 외 동아리 활동 지도와 학교행사 준비, 학부모 대응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 구조가 교직 기피와 교사 부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문부과학성은 교사가 반드시 맡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지역사회와 외부 전문인력에 분담·이관하고 있다. 학교 동아리 활동의 지역사회 이관, 학교상담사·학교변호사 등 전문인력 활용, 교무 디지털전환(DX) 등이 대표적이다. 2025년에는 관련 법을 개정해 교직조정액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도록 했으며 올해 4월부터 학교 업무 조정과 젊은 교사 지원 등을 맡는 중간관리직 ‘주무교유’도 도입했다.

 

학부모 민원 역시 교사 개인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SNS 확산과 가치관 다양화로 민원이 복잡·장기화하면서 교사의 수업·학생 지도 시간과 정신적 부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학부모 민원 대응의 부담을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조직 전체와 교육행정기관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리자 중심의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교육위원회 지원 강화, 민원 상담시간 설정, 대응 매뉴얼 정비 등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활동 보호는 업무 경감을 넘어 교사의 전문성 보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개정된 '생도지도제요'는 학생지도를 교사 개인의 경험이나 역량에 맡기지 않고 학교 조직 전체가 협력해 수행해야 할 업무로 규정했다. 학생 징계에서도 교사가 적절한 교육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과정을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설계해 학교에 일률적으로 요구하면 교육방법까지 획일화돼 교사의 전문성과 재량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교육활동은 본질적으로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행위”라며 “교사 고유의 전문성과 교육적 재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밝혔다.

 

다만 재정과 인력 부족은 과제로 남아 있다. 근무방식 개혁과 학부모 민원 대응 등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려면 충분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일본에서도 교육재정과 인적 자원의 부족이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 교수는 일본의 정책이 “단순히 교사 개인을 보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전문직으로서 교육활동을 수행할 제도적·환경적 조건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근무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교육활동 자체를 제도적·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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