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말 지상파 이동 멀티미디어 방송(DMB)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우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방송 시대를 맞게 된다.
현재 각 방송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방송의 디지털화는 HD급 화질의 구현 등 고화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반면,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는 기존의 ‘보고 듣는 방송’에서 ‘보고 듣고 참여하는 방송’으로 확장되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동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DMB는 디지털 오디오 방송(DAB)에서 유래한 것으로써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 DAR(Digital Audio Radio), DSB(Digital Sound Broadcasting) 등으로 불리고 있다.
보고 듣고 참여하는 방송 DMB
특히 DAB는 오디오 서비스로, 1987년 이동하면서 고음질의 오디오 정보를 수신할 수 있도록 유럽에서 유레카(Eureka)-147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디오뿐만 아니라 CD 수준의 음질과 데이터 또는 영상 서비스 등이 가능하고 우수한 고정 및 이동 수신 품질을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의 개념을 합쳐 ‘DMB’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탄생되었다. 그리고 이 DMB를 지상파·위성 등 전송수단인 매체의 성격에 따라 지상파 DMB와 위성 DMB로 구분된다.
1995년 9월 영국에서 지상파 DMB 본 방송을 시작했고 지금 많은 유럽 국가들이 앞다투어 지상파 DMB 전국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지상파 DMB와 위성 DMB를 병행한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1998년 ‘모바일 방송 주식회사’ 라는 명칭으로 61개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로 DMB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상파 DMB와 위성 DMB는 모두 ‘다채널’, ‘멀티미디어’, ‘이동성’이란 3가지 공통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전파 송신 방식 및 서비스 방식은 전혀 다르다. 지상파 DMB는 지상에 하나의 기지국을 두고 이를 통해 방송 신호를 송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위성 DMB는 지상에 위치한 방송 센터에서 위성을 통해 디지털화된 방송 콘텐츠를 송출하여 시청자들이 야외 또는 이동 중에도 개인 휴대용 수신기나 차량용 수신기를 통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디지털 방송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교육 등 양질의 콘텐츠 확보해야
그러나 이와 같은 지상파 DMB가 새로운 개념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다. 기존의 지상파 TV 방송의 콘텐츠를 그대로 재탕하고 오락이나 게임 등의 콘텐츠 공급에 치중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특히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교육 콘텐츠나 청소년의 정서 함양을 위한 교육 콘텐츠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일반적인 예상대로 TV용 주파수(VHF)를 이용할 경우 몇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위성 DMB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셋째, 지상파 DMB는 주파수 여건 상 방송 지역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전국 방송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하며, 기술표준 선정문제는 국제 표준화 흐름과 시장성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이용자의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이에 합당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