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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폐교위기 농촌학교 되살린 선생님들

"방학 내내 출근하는 선생님을 비롯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전교직원들의 열정 덕분입니다"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의 한 초등학교가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되살아나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수곡리에 있는 서선초등학교가 바로 그 곳.

이 학교는 지난 2003년 전체 3학급에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해 폐교직전 상황까지 갔으나 올해는 6학급에 전교생 52명으로 도시학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번듯한 농촌지역 초등학교로 부활한 것이다.

지난 60년대초에 문을 연 이 학교는 한 때 전교생이 300여명에 달했으나 도시화.산업화의 물결로 지역민들이 빠져나가면서 학생들이 갈수록 줄어 `초미니학교'로 전락했다.

급기야 2003년에는 `전교생 50명 이하'라는 폐교기준의 절반 가량인 26명까지 학생이 줄어 학교 안팎에서는 폐교 논의가 무성하게 일었다.

그러나 2002년 9월에 부임한 김진호(金鎭鎬.57) 교장은 그 상황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폐교가 되면 학생들을 시내학교로 보내게 돼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지역 학부모들이 학원비 지출 등으로 더욱 힘들게 되고 학생들 또한 등.하교에 큰 불편을 겪기 때문.

이에 따라 김 교장은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더 알찬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학교 되살리기 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김 교장은 교사들의 알찬 수업과 그에 따른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학교 살리기의 요체로 판단했으며, 여기에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적극 호응하고 동참하게 됐다.

교사들 가운데는 겨울방학 내내 출근해 과학실 정비를 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일부교사는 학기중에 아침 7시부터 교습 준비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 교사는 자발적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무료 서예실을 운영했으며 또다른 교사는 퇴근시간까지 유치원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등 전교직원들이 `교육의 질' 제고에 매진했다.

특히 한 교사는 학생들의 방송국과 소방서 등에 대한 견학에 앞서 개인시간을 활용, 현장을 사전답사해 교육내용을 미리 점검하고 견학후에는 학생들에게 보고서와 함께 해당기관 직원에 대한 감사편지를 쓰게하는 등 `예술'에 가까운 교습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역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학부모는 `학교 홍보대사'를 자임하며 손님에게 고기 파는 일보다 학교 자랑을 늘어놓는데 열중하는 등 학부모들도 학교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학교의 교육열이 점차 주위에 알려지자 2002년에 학교 인근에 들어선 임대아파트의 학부모들도 시내학교에 보내던 자녀들을 이 학교로 전학시켰으며 시내학교에 전학을 간 일부 학생들도 되돌아오게 됐다.

이에 따라 이 학교는 올해 6학급으로 확대되고 교직원들도 교장.교감을 포함해 모두 10명으로 늘었으며 특히 컴퓨터교육실 등 교실 4칸을 신축하기 까지 했다.

김 교장은 "교사들이 교습 성과로 상을 타는 등의 욕심을 내지 않고 단지 학생들에게 기초교육을 충실히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앞으로 교육에 더욱 내실을 기해 전교생이 100여명에 달하는 학교로 육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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