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만 14세 미만) 연령 기준을 낮추는 문제에 대해 2개월 정도의 공론화 과정을 추진한다. 지난 2020년 제4차 학교폭력 예방대책 기본계획 때 거론됐던 문제인 만큼 교육계도 관심도 높게 참여하는 상황이다.
최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돌입했다. 성평등부,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부처와 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 논의 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 의견을 모으는 ‘투트랙’ 방식이 유력하다. 그리 길지 않은 2개월이라는 시간 안에서 공론장 운영을 최대한 운영하기 위한 절충형 방식인 것이다. 당사자인 청소년 참여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형법에서 만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만 14세의 판단 능력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론 비중에서도 학폭이나 디지털 기반 범죄 등 소년범죄 증가로 상한 연령 하향 의견이 적지 않다. 청소년이 과거보다 신체적 성장이 빨라진 데다, 유해 환경 노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소년범죄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의견이 자꾸 고개를 드는 이유다.
법무부는 2018년 12월 ‘제1차(2019~2023년)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에 촉법소년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조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2020년에는 교육부가 제4차 학폭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과 함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다. 국회에서 관련된 법안이 여러 건 제출됐음에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촉법소년 논란에 불을 지피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경남 창원 산불 용의자가 촉법소년들로 확인돼 이들에 대한 형사 책임은 묻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두 달 안의 숙의 토론을 통해 결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관련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신중론이 높다. 연령 하향 조건으로 반성과 성장의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자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낙인효과를 우려하며 조정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도 찬성론과 반대론으로 팽팽하다.
이번 공론화 관련 주무부처인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국민 공론을 통해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