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은 학생에게 무한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올바른 활용을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참여·성찰을 아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현명한 사용자’로 성장하기 위해서 새로운 시각의 미디어 교육이 요구된다.
교사의 모범적 실천이 먼저
학생은 교사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교사가 수업 자료를 준비할 때 출처를 명확히 밝히거나, 저작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교육이 된다. 또한 교사가 수업 중 특정 기사나 영상을 소개할 때, 단순히 내용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 자료를 선택한 이유’와 ‘다른 시각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 모범적인 미디어 접근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 더불어 검색에 대한 책임 의식도 보여줘야 한다.
학생이 보는 앞에서 검색하며 신뢰할 만한 사이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교사는 학생의 거울이기 때문에 검색한 사이트를 무한 신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학생이 신뢰할만한 사이트를 기록해 장·단점을 안내해야 한다.
생활 속 ‘미디어 다이어트’ 교육
학생이 하루 동안 소비하는 콘텐츠의 양은 매우 방대하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는 ‘얼마나 많이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균형 있게 보느냐’가 중요하다. 하루 종일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중복된 콘텐츠의 습관적 소비가 있다. 이에 생활 속에서 ‘미디어 다이어트’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을 권해 볼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이 좋아하는 다이어리 꾸미기인 ‘다꾸’를 이용하는 방법을 권해 본다.
‣계획에 대한 예시로 하루 일정 시간 동안만 SNS를 사용하기
‣학습 목적과 오락 목적의 미디어를 구분해 기록하기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스로 소비한 콘텐츠의 가치와 느낌을 돌아보기
이러한 ‘미디어 다이어트 습관’은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자기 성찰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 된다. 물론 이 과정을 마치고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적절한 시점에 학생들의 ‘다꾸’를 공유할 필요성도 있다.
다 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미디어를 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다 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디어에 대해 교사보다 잘 알고, 습득력이 뛰어나며, 가르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며, 내 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에서 배웠을 거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미디어에 대한 교육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책임감을 갖고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학생에게 ‘함께 탐구하는 경험’을 줘야 한다. 언어소양, 수리소양, 디지털 소양 등은 하루아침에 뚝딱 완성 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 독서를 하지 않은 학생의 언어능력이 갑자기 상승할 수 없다. 또 디지털 소양에 대해 배우지 않으면 어떤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 생산자가 될지 상상할 수 없다. 같은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읽고 모둠별로 비교·분석해 발표하도록 하면, 다양성과 관점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친구들과 협력해 공통의 해석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민주적 의사소통 태도를 배우게 된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한 미디어 환경 속에 놓일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디지털 도구를 잘 쓰는 능력’이 아니라, 그 도구를 어떻게 바르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력과 책임감이 더욱 중요해진다. 미디어는 강력한 도구이자 동시에 강력한 유혹이다. 교사는 유혹에 무방비로 노출된 학생에게 단계적으로 하나씩 가르쳐야 한다.
이현주 장학사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