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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다문화 다시읽기] 집에 있는 세상, 세상에 있는 집③

<새교육> 독자들을 위해 ‘집에 있는 세상, 세상에 있는 집’이라는 타이틀로 인종과 언어에 대한 두 편의 글을 올렸고, 이제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으려고 합니다. 문화(Culture, 文化)라는 말은 라틴어 ‘Cult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밭을 갈아서 경작한다’라는 동사로 쓰였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자기 자신의 문화역량을 갈고 경작하여, 형평성과 우수성을 겸비한, 진정성 있는 세계화교육을 실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문화
문화는 우리를 매일 둘러싸고 있는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이며,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양식이나 상징체계를 의미합니다. 문화는 물이고, 우리 사람들은 물고기라는 비유가 있습니다.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물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문화를 벗어나서 일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주변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않는 한 자신의 문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1980년에 미국 유학행 비행기를 탄 것이 한국 밖으로의, 집 밖으로의 첫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본 미국 사람들은 여러 색의 눈과 머리색을 가졌고, 피부색도 다른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그 당시 맥도날드도, 아침에 먹는 시리얼도 아직 안 들어온 시기였고, 아침부터 눈을 맞추고, 활짝 웃으며 “굿모닝, How are you?”를 하는 이러한 새로운 문화들은 이전에 내가 하던 행동패턴·음식·경험들과 불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문화적인 열등감이 없었던 나는 사회언어학 교수가 수업시간에 “일본어가 한국어보다 우수한 언어이다. 왜냐하면 일본문화가 한국문화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을 때, 또 혼란스러웠습니다. 나는 그 당시 무척 내성적이었지만 손을 들고, “만약에 당신이 한국어를 알면 한국어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우수한지 알 수 있을 텐데요”하고 대들어 보았습니다.

 

내 영어도 그리 유창하지는 않았을 거고, 당돌하다고 생각했는지 저는 처음으로 ‘C’를 받았습니다. 한국이라는 물 밖으로 나와서 받은, 아직도 생생하게 각인된, 문화역량을 더 키워야 하는 백인 교수였고 물 밖에서 혼란스러운 경험을 한 다문화·다중언어 학생이었던 것이었지요.


미국의 다문화교육은 민권운동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은 1954년부터 1968년까지 인종차별·언어차별, 참정권 박탈을 폐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일어난 사회운동이자 캠페인이었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다문화연구자 및 교육자들(Banks, Gay, Ladson-Billings)은 1980~1990년대에 다문화교육, 문화적으로 반응하는(Culturally Responsive) 연구를 발표해 왔고, 대상은 주로 흑인 학생들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에 드디어 다문화·다중언어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위해서 형평성과 우수성을 겸비한 교육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화는 눈에 보이는 것, 즉 음식·피부색·전통의상과 중요한 스포츠 행사가 있고, 이 같은 빙산의 일각 같은 표면 아래에는 정치적 이념, 종교적 신념, 세계관 같은 수많은 요소가 있습니다.  

 

문화정체성
사회적 정의구현을 위해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에 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사들은 학교 건물에 들어갈 때 문화를 문 앞에 두지 않습니다.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과 문화적 역량을 키워서 자기교실로 가지고 가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여러 그룹의 구성원일 수 있습니다.

 

두 문화를 모두 연관시킬 수도 있고, 두 그룹을 융합하여 자신만의 하이브리드 문화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어머니가 독일인이고, 아버지는 중국계 미국인이며, 캐나다에서 자랐다면 그 사람은 중국인·미국인·독일인·캐나다인으로 정체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국가적 정체성이기는 하지만 문화적 존재 방식과 신념체계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가 무엇인지, 문화를 어떻게 식별하는지, 자신의 세계관이 문화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이해하는 것을 문화적 역량(Cultural Proficiency)이라고 합니다. 문화적 역량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문화적 역량을 통해 개인은 그룹 간의 의사소통과 이해를 극대화하는 행동에 참여하거나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Sue, 2001). 문화적 역량은 언어와 인종이 문화와 어떻게 교차하여 일부 그룹은 권력을 갖고 다른 그룹은 억압받거나 소외된 자리로 밀려나는지를 설명합니다(Warren & Moghaddam, 2018).

 

문화역량 연속체는 개인 및 그룹의 정체성 진행상황을 평가하고, 형평성 있는 정책을 설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개념적 프레임워크입니다. 이 문화역량 연속체의 6가지 단계는 1) 문화적인 파괴성, 2) 문화적인 무능력, 3) 문화적인 맹목, 4) 문화적 사전능력, 5) 문화적인 능력, 6) 문화적인 숙련도(Nuri-Robins et al., 2019)입니다(<표> 참조).

 

선호편향이란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사람이나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는 무의식적인 성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한 구내식당에 들어갔다고 가정할 경우 동일한 성별·인종·연령 또는 언어 등 유사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테이블에 끌릴 수 있습니다.

 

이는 역시 무의식적이며 사회문화적·언어적·인종적 배경과 같은, 눈에 보이는 특성을 기반으로 사람들에 대한 가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이런 선호편향을 인식하는 것이 문화정체성과 문화적 역량을 인지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Song et al., 2021).

 

<새교육> 독자들을 위해 ‘집에 있는 세상, 세상에 있는 집’이라는 타이틀로 올린 글 세 편의 목적은 인종·언어 및 문화적으로 반응하는(Culturally Responsive) 교사로서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가치와 경험이 자신의 세계관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이해하고 개발한 자산을 교실로 가져와 형평성과 우수성을 겸비한 교수법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세계화된 전문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그 결과, 그들은 열린 마음으로 지역적 그리고 세계적인 차이를 인정하고, 극복하여, 궁극적으로 집에서 세상으로, 세상에서 집으로 향한 코스모폴리탄이 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세 번째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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