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정석
기획은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그로 인해 변화될 내일을 그려보는 데 의의가 있다. 기획을 구상할 때 문제가 두루뭉술하면 해결책도 두루뭉술하게 된다. 기획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는 최선의 상태와 현실 간의 차이에서 나온다. 현재 상황을 분석한 후 날카롭게 문제를 정의할 때 과학적인 기획이 탄생하게 된다. 기획의 단초는 ‘명분’이다. 명분은 ‘왜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는지, 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등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이러한 명분은 대체로 기획의 추진 배경이나 근거에서 표출된다.
또 다른 기획의 중요한 요소는 ‘지향(orientation)’이다. 지향은 기획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지향은 기획안의 제목·목적·기대 효과 등에 반영되는데, 기획안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기획안의 존재 의미를 부각시키는 중요한 조미료 역할을 한다. 지향에 구체적인 방향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목표가 명료해야 한다. 목표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으면 문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날카로운 문제 정의에 따라 목표도 날카롭게 구체적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
이렇게 재정의된 목표를 통해 기획안을 접하는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콘셉트(concept)’이다. 기획에서 콘셉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 데, 이러한 콘셉트에 담아야 할 내용은 ‘무엇을 왜 말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에서 도출된다. 콘셉트에 따라 독자들은 기획안의 감정·언어·반응 등에 지배당한다.
콘셉트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장(場)이 되고, 기획의 주제가 되거나 스토리텔링의 재료가 된다. 기획자의 콘셉트는 독자들에게 틀짓기(framing)가 된다. ‘왜 그런 콘셉트를 잡았을까?’에 대한 매력적인 대답 유형으로 ‘의미 있잖아’, ‘그게 대세잖아’, ‘내 생각과 일치하는데’, ‘맞아, 그게 답이거든’ 등이다. 이렇게 콘셉트는 독자들에게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기획을 구상할 때 구체적으로 표출될 기획안이 어떤 체계와 틀로 구체화될 것인지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왜 그런 기획안을 작성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접하게 된다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지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이때 기획의 명분·지향·콘셉트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특히 ‘왜냐고? 문제가 이러이러하니까, 이런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필요성과 정당성을 느꼈으니까’ 등 다양하고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는 순간 문제의 본질에 가깝게 접근하게 된다.
이런 콘셉트를 표현하는 방식을 정리하면, 첫째로 숫자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숫자는 콘셉트를 잡을 때 매우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들어 보았는가? ‘성공하는 7가지 습관, 20세가 되기 전에 해야 할 20가지, 100만 명이 선택한 베스트 셀러’ 등 숫자를 활용한 제목을 접하게 되면 호기심과 동기가 유발되고, 발표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