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딱 10년 전, 고등학교 2학년. 40세 전후의 남자 수학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으로 우리 학교에 부임하셨다. 전주에 사시는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효심으로 낙향하신 선생님은 서울서 남학생들만 가르치시다 보니 다 자란 듯한 우리를 보시는 게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셨다고 말씀하셨다. 두꺼운 안경에 항상 호기심 어린 눈빛과 가벼운 발걸음. 한창 외모에 관심 있던 우리로서는 그런 선생님의 모습이 늘 우스울 따름이었다. 선생님은 입시에 민감한 시기인 고2 여학생들에게 서슴없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다 싶으면 애써 공부할 필요 없다. 대신, 책을 읽도록 해봐.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하기 싫으면 책을 읽어도 좋다." 그 말씀에 용기를 얻고 책을 읽는 친구들이 점점 늘었고 나도 그때 많은 책을 읽었다. 야간 자율학습시간. 선생님께서는 영어 잡지와 사전을 펴시고 그야말로 '공부'를 하셨다. 물론 학위나 승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좋아서, 당신의 제자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셨다. 특히 그 분께서는 "수학을 잘 하고 싶니? 그럼 해답지를 버려라! 그리고 모르면 서슴지 말고 내게 오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내 인생
2001-12-17 00:00현 정부가 들어선지 어언 4년이 지났고 이해찬씨가 교육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각종 '교육정책’이란 것들, 예를 들면 교원정책이니 대학입시 정책 등을 쏟아내던 시절도 지나간 오늘의 교육현장에는 치유하기 힘든 수많은 상처의 흔적들만이 고통을 더욱 증폭시키면서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교육현장을 제대로 모른 채 무리하게 여론을 앞세워 형성되고 집행된 교육정책이 얼마나 엄청난 후유증을 가져오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의 하나로 한국교육사의 정책형성과 집행의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에 대두된 '교원정년연장’문제를 놓고 벌이는 여론몰이 식의 정년연장 반대를 보면서, 소위 ‘여론조사’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교육계의 현안문제해결에 유용한 것인지를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교원정년 연장문제를 여론조사로 결정해야 할 것인지, 또는 교육논리로 풀어가야 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다. 사회의 각각 당면한 현상과 문제들은 그 자체가 갖는 특수성과 전문성이 있으며, 그것에 따라 접근하는 방식과 해결방법도 각기 다르게 찾아야 하는 것은 굳이 사회과학의 다양한 방법론을 들먹이지 않아도, 하나의 상식일 따름이다. 최근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대한 여론조
2001-12-17 00:00교육부는 지난 3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원정년 연장 안을 처리하는 날 학부모들의 69%와 교사들의 56%가 교원정년 연장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교사들도 반대하고 교장·교감 등 관리직 그룹만 정년 연장을 지지한다는 일부 학부모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증폭시켰다. 교원정년 연장 안은 그 성격상 교육부가 앞장서서 정년단축의 폐해를 설명해도 일반 국민이나 학부모들의 지지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은 사안인데 이렇듯 번번이 다소 과장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대니 교원들 사이에서 `교육부 해체론'이 확산될 만 하다. 이런 교육부가 교원사기 진작 방안, 교육여건 개선 방안을 구상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다. 정부여당은 이번에도 교원정년 연장 안을 반대하면서 `교사들도 반대한다' `정년 연장과 교원 사기와는 관계없다' 등 거짓말을 유포했다. 교총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교원 3만 79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2%의 교원들이 교원정년 63세 연장 안을 지지하고 82%의 교원이 정년 단축으로 사기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교사도 정년 연장을 반대한다'거나 `정년 단축과 교원 사기는 관계없다'는 일부 학부
2001-12-17 00:00한나라당은 홈페이지에 `교원정년 환원 왜 필요한가'를 올려 그 당위성을 분석 제시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교육을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충분한 답변자료가 되고 교원들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줄 만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위풍당당한 호랑이처럼 시작해 놓고 꼬리도 없는 고양이 격이 돼 버렸다. 애당초 두 야당은 교원을 향해 `교원정년 연장 안'에 대해 떳떳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일관되게 움직여 주었다. 실정만 일삼아온 교육정책으로 말미암아 암울하기만 했던 교단이 일말의 빛을 바라보며 재기를 위해 미동의 발걸음을 준비하자고 뜻을 모으기 시작했었다. 걸림돌이 자갈이든 수렁이든 간에 보무도 당당한 호랑이를 믿고 새 길을 열어 따라가기로 했던 것이다. 1년을 구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 간의 잘못된 정책을 시인하는 차원에서 양당의 제안을 교원이 지지한 것임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오늘날 정책의 단면 역시 호도일관으로 암담함 그 자체이다. 전문가의 말은 묵살되고 편법이던 불법이던 간에 비전문인들의 목소리만 앞세운다. 객관성의 유무나 결여 등은 상관하지 않고 아예 특정 사안에 접근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하나의 유행병처럼 여과 없이 대두된다. 대체적으로 국민들은 진의와 관계
2001-12-17 00:00환경문제가 지구촌 최대 관심사안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진국의 경우 지난 한세기 동안의 산업화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했던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반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일세기에 걸쳐 진행돼 왔다. 너무나 잘 알려진 `그린 피스'같은 환경단체들의 활동은 선진국이 얼마나 민감하게 환경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좋는 사례다. 독일의 경우 환경운동은 정치활동으로까지 발전해 녹색당의 당세나 역량이 집권을 넘볼 만큼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모든 환경운동의 저변에는 치밀하고 과학적인 환경교육이 뒷받침하고 있다. 21세기 인류의 삶의 질을 가름하는 척도로 환경을 거론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 나라 환경교육의 현실을 살펴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한심스러운 지경에 머물고 있다. 본보(12월 10일자)에 상세히 보도된 것과 같이 교원 양성과 임용, 교육과정 편성과 교과목 채택, 교사와 학생들의 수업 열도, 행정기관과 일선학교 관리자들의 몰이해 등 그야말로 한가지라도 반듯한 구석이 없다. 이래가지고 어찌 미래의 쾌적한 환경과 건강한 인간의 삶이 보장될 것인가. 우리 나라 전체 중·고교중 현재 환경과
2001-12-17 00:00존경하는 40만 교육자 여러분께.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계시는 40만 교육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The future is people.' 이라고 했습니다. 인적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길러내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는 의미의 금언(金言)으로 인류의 미래가 곧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금세기 최고의 경영자(CEO)로 꼽히는 GE(General Electric)의 잭 웰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Man Power)이며 경영자는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다른 한 손에는 비료를 들고 꽃밭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자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키를 쥐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교직은 형평성이라는 잣대만으로 다른 직업과 단순비교할 수 없는 고도의 전문직이며, 교육계의 태두(泰斗)이신 정범모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전문직이란 기능향상과 경륜, 사명감과 윤리성이 그 요체입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교원정년 환원문제는 여·야가 표결 처리키로 합의를 한 사안입니다. 여야의 합의정신에 따라…
2001-12-17 00:00실제 연수 내용 홍보와 차이 커 최근 영어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등학생들이 2∼4주 일정의 해외 단기어학연수에 참가하는 사례가 늘었지만 연수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최규학) 은 최근 해외 단기어학연수 참가경험이 있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2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7%가 `알선업체의 홍보내용과 실제 연수내용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또 어학능력을 향상시키고 견문을 넓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학부모가 과다한 연수 비용 지출로 인해 가계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내용별로 `연수프로그램'(53.1%) , `교육시설'(25.6%) , `강사수준'(13.3%) 등에서 홍보내용이 실제 연수내용과 다른 것으로 지적했다. 세부내용별로는 `반편성과 지도를 위한 회화능력평가가 있었는가'에 대해 63.2%가 `없었다'고 답했으며, 연수생의 적응을 도울 전문교사의 동행여부를 조사한 결과`동행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37.6%에 달했다. 한편 어학연수 비용은 `300만∼400만원'이라는 응답이 50.7%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400만∼50
2001-12-10 00:00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는 '21세기 한국교육 포럼' '평생교육동지회' 등 건전한 교육관련 단체와 전·현직 교육자, 사회 각계인사가 참여하는 범 국민적 교육 NGO '바른교육실천협의회(가칭)'를 출범시키기로 하고 6일 한국교총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삼락회가 주도하는 바른교육실천협의회의 출범은 그 동안 일부 실체조차 분명치 않은 학부모 단체 등이 교육계와 시민 사회단체 전반의 여론을 주도하는 왜곡된 현상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락회의 한 관계자는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 온 우리가 교육 NGO를 만들기로 한 것은 최근 교원 정년연장 논란에서 나타났듯이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매도하는 '이상한' 현실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몇몇 학부모 단체의 대항세력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열곤 삼락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올바른 논리가 무시되고 왜곡된 여론이 판을 치는 현실을 보면서 교육가족이 총 단합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족식에 참석한 300여명의 인사들은 결의문을 통해 ▲학교 교육활동 지원 등 '교육 바로 세우기' 추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질서·청결 등 문화 시민운동 앞장 ▲자연보호 활동 등 봉사활
2001-12-10 00:00"Hello, Today is…" 지난달 26일, 충남 금산동중의 실외 조회 시간. 단상에 오른 김행정 교장은 느릿한 말투로 훈화를 시작한다. 그런데 따분하게 여길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여기저기서 웃음을 터뜨리고, 심지어 교장 선생님의 행동을 따라하는 학생들. 여느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이런 진풍경은 바로 김 교장의 독특한 `영어 훈화' 때문이다. 훈화를 영어로 하는 것 자체가 기발한 발상인데다 느릿한 말투, 특유의 몸동작을 섞어 아이들의 이목을 붙잡고 있는 것. 훈화 도중 중요한 단어나 숙어, 문법이 나오면 오른손을 높이 들고 손을 오므렸다 펴거나 팔을 쭉 내밀고 엄지손가락을 추겨 세우는 동작을 반복한 후, 즉석 강의에 들어간다. 또 알아듣기 쉽도록 최대한 느릿하게, 그러나 억양은 확실한 말투가 꽤나 재미있다. 99년 9월 금산동중으로 온 김 교장은 소박한(?) 이유에서 매주 빠짐 없이 영어 훈화 시간을 갖고 있다.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학창시절의 훈화시간을 아이들에게까지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는 김 교장. 그는 "영어를 매개로 기억에 남는 훈화, 그리고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영어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훈화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잔잔한 학교 생활…
2001-12-10 00:00유아대상 학원에 다니는 만5세 유아에게도 무상교육의 혜택을 주자는 한나라당의 법안 개정 추진과 관련,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성명서를 내고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유치원이나 보육시설과 유사한 교육 및 보육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유아대상 학원에 다니는 만5세 유아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므로 이들도 무상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무상교습 특례규정을 신설하려는 것'이라고 제안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사교육으로 인해 공교육이 무너져가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채 표밭만을 의식한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성명서에서 연합회는 `만5세아 무상교육지원에 있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저소득층 자녀 학비지원에 대해 학원에 다니는 유아들까지 포함시키려는 것은 학교와 학원도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한 일이며 사교육기관에 국민의 혈세를 퍼붓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학원에서 오전 프로그램으로 유사 유치원교육을 하는 자체는 초중등교육법 제67조를 위반하는 위법행위"라고 못박고 "공교육 기관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
2001-12-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