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갈등이 생기면 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보다 먼저 친구 이름부터 꺼내는 경우가 많다. “쟤가 먼저 그랬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에요.” 어른에게는 책임을 피하려는 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 실제로 순간을 모면하려는 말일 때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과 이런 장면을 여러 번 겪다 보면 조금 다른 생각도 든다. 아이들은 정말 자기 잘못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자기에게 일어난 상처는 크게 기억하면서 자신이 준 상처는 잘 보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어느 날 아이들에게 물어봤다.“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말로 상처받거나, 억울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스물다섯 명 가운데 스무 명 가까이가 손을 든다.이어서 다시 묻는다.“그럼 반대로 다른 친구를 따돌리거나, 말로 상처 준 적이 있는 사람?”이번에는 서너 명만 손을 든다. 손을 든 수만 보면 교실에는 상처받은 아이는 많은데 상처 준 아이는 거의 없는 셈이다.그렇다고 아이들이 모두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받은 상처는 오래 기억하지만 자신이 준 상처는 장난이나 상황 속에 묻어두기 쉽다. 교실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다른 아이의 이름부터 꺼내는 모습도 그와 닮아 있다. “쟤가
2026-09-07 11:46최근 매우 반가우면서도 가슴 한구석을 묵직하게 만드는 기사가 언론을 장식했다. 지난 7월 2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국적심의위원회를 열어 세계적인 우수 인재 특별귀화 8명, 국적회복 8명 등 총 16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과했다고 한다. 이번 명단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인물은 여성 최초의 예일대 종신교수이자 수학과 석좌교수이고 미국 수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세계적 수학자 오희 교수와첨단 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밀자이 모하메드 연구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석학들이었다. 세계 최고 학문의 봉우리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인물들이 “나의 나라, 대한민국”을 선택하고 한국 국적을 가슴에 품었다는 소식은 실로 가슴 벅찬 일이다.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나지 않는 나라에서 오직 ‘인적 자원’ 하나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적 자산이 다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단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가슴 뿌듯한 자긍심 뒤편으로, 한 가지 냉정한 현실에 근거한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어렵게 모셔 온 이 세계적 석학들에게 과연 마음껏 연구하고 인재를 키울 ‘진짜 무대’를 제공할 준비가…
2026-09-07 11:44
내년 부산대와 통합을 앞둔 부산교대의 마지막 총장 후보에 이광현(사진) 교육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이 교수는 3일 교수, 교직원, 학생이 참여한 총장 선거에서 56.13%를 득표해 3명의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고, 1차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후보 간 결선투표에서 총장 후보자가 결정됐다. 국립대 총장은 학교 차원에서 후보를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하고, 교육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산교대 총장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의 임명이 무산돼 이번에 재선거를 하게 됐다. 이 교수가 부산교대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내년 3월로 예정된 부산교대와 부산대의 통합과 동시에 부산대 연제캠퍼스를 관할하는 부산대 연제부총장이 된다. 이 교수는 이번 총장 선거에 나서면서 ▲ 연구교수 제도 혁신 ▲ 국제역량강화 ▲ 통합 전제조건 수호 등을 공약했다.…
2026-09-07 11:32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설치된 신호기와 과속방지시설, 방호울타리 등 안전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성능을 검사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시설 설치에 초점을 맞춘 현행 제도를 보완해 노후화나 성능 저하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설이 방치되지 않도록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성권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김용태·안철수·고동진·최보윤·조승환·이진숙·김종양·이헌승·조은희·김도읍·유영하 의원 등 12명이 참여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횡단보도 신호기와 속도제한 안전표지, 과속방지시설, 미끄럼 방지시설, 방호울타리 등 각종 시설과 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설치 이후 해당 시설과 장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거나 성능을 검사하고 유지·관리하도록 하는 의무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도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스쿨존 시설 점검이 이뤄지고 있지만 상시적인 관리체계는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이 의원 측 설명이다. 경찰청이 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6-09-07 11:03
학생의 작은 표정과 말투, 행동 변화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는 생명존중 문화 확산이 추진된다. 학교뿐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의 마음을 살피는 예방 중심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충북교육청은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7~11일을 ‘생명존중 문화 집중 주간’으로 정하고 학생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집중 주간에는 교육감 서한문을 도교육청과 학교 누리집, 업무포털 로그인 화면 등에 게시하고 블로그 카드뉴스를 통해 안내한다. 생명존중·생명지킴 방송 캠페인과 학생·교사·학부모 대상 뉴스레터, 가정통신문도 활용한다. 교육지원청과 각급 학교는 지역과 학교 여건에 맞는 자체 계획을 세워 학생 마음건강 증진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캠페인을 운영한다. 첫날인 7일에는 청주 산남중 정문에서 ‘관심×표현 365 학생 마음건강증진 등교맞이 캠페인’이 열렸다. 채숙희 교육국장을 비롯한 도교육청과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 교직원, 학생회 등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으며 일상에서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관심을 표현하는 활동을 펼쳤다. ‘관심×표현 365’는 ‘관심으로 먼저, 표현으로 함께’
2026-09-07 10:44
정부의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운영 결과 3개월간 1700명이 넘었다. 대부분 중·고교 학생으로, 불법적으로 도박자금을 모으는 ‘도박서클’이 적발되는가 하면, 2년간 2억 원을 쓴 사례도 나왔다. 경찰청은 교육부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이 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의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도박 금액은 300만원이었다. 신고자는 고교생이 963명(54.2%)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813명(45.8%), 초등학생 1명(0.1%)이었다. 평균 연령은 15.5세로, 연령대는 12∼18세였다.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1501명(84.5%), 보호자가 신고한 경우는 276명(15.5%)이었다. 도박 유형은 슬롯과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 전체의 95.9%를 차지했다. 울산에서는 어머니가 '아들이 용돈을 요구하며 폭행한다'고 112에 신고한 뒤 학교전담경찰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해당 청소년이 2년간 2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 청소년을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정신과 치료에 연계했다.
2026-09-07 09:38교육재정은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헌법적 가치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117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은 이러한 가치를 훼손했다. 무엇보다 교육 예산의 주요 근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에 대한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법을 전제로, 근거조차 불투명한 산식을 들이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설된 미래대응기금도 실질적인 재정 돌려막기에 불과하다. 특히 초·중등을 배제한 기금 설계로 짜인 예산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중차대한 개편을 교육계와의 소통이나 사전 합의 없이 비민주적 절차로 강행한 정부와 교육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교육계를 비롯한 3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정부 발표 내용에 반발하고,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정부와 교육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교육재정을 구조적으로 파탄내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립된 교육부 예산안 편성은 원점에서 다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예산 축소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학교 현장이 체감할 재정 압박은 불 보듯 뻔하다.
2026-09-07 09:10초등 저학년의 돌봄 공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그 해법이 학생의 정규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교총이 ‘오후 3시 하교’에 반대하며 학생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교육적 목적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우리나라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 비교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확대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돌봄 부족 현실이 곧 정규수업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이미 구축한 돌봄·방과후 체계를 보완하고,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시간부터 늘리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접근이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확대·개편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목적의 정규수업 확대를 다시 꺼내는 것도 정책 간 중복과 현장 혼선을 부를 수 있다. 더욱이 교육재정 축소를 강행하면서 교원과 재정이 더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 준비 없이 시간부터 늘리면 부담은 결국 학교와 교사에게 돌아간다. 무엇보다 초등 저학년에겐 충분한…
2026-09-07 09:10
‘교육의 완전 국가책임제’는 가능한 것인가? 이는 출생 및 영유아 돌봄 단계부터 시작해 초·중·고 공교육은 물론, 고등교육(대학)과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의 교육 권리와 재정적·행정적 부담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공교육 체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최근 ‘유보통합’의 정책 설계에서 보는 것처럼 영유아 교육·돌봄의 완전 공적 책임이 필수다. 끊어야 할 학벌 세습과 사교육비 실제로 전면 무상교육의 대표 격인 북유럽 국가와 일부 유럽 국가인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는 유보통합에서부터 국공립대학 등록금까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체코 역시 국공립대학 정규과정까지 자국민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한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산마리노 등은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등록금 면제는 물론 매월 생활비, 장학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남미 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역시 명문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이 무료다. 이들은 ‘교육은 공공재이자 기본 권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유·초·중·고 및 국공립대학의 등록금까지를 받지 않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국가가 교육의 완전 책임제를 실행하는 제도로 진전을 거듭해야 한다. 특히 시급한 것은 대학 등록금 지원
2026-09-07 09:10
대여섯 살 무렵,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작은고모를 보내지 못해 엉엉 울며 떼쓰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어린 마음에는 고모가 떠나면 다시는 못 볼 것만 같아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며칠 동안 어린 조카에게 쏟아부어 주었던 고모의 깊은 사랑을 먼 훗날에야 깨달았다. 지켜낼 수 있었던 3가지 약속 이제 교감으로 첫 발령을 받았던 학교를 떠나왔다. 50여 년 전 터미널에서의 그날처럼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누군가 옷자락을 붙잡는 듯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지난 시간 근무했던 학교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리라. 2023년 2월 말, 부임 인사를 하며 선생님들께 세 가지를 약속했었다. 첫째는 ‘기본이 바로 선 학교’를 만드는 것, 둘째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밥’을 듬뿍 주는 것, 셋째는 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받들어 학교를 내실 있게 조력하는 것이었다. 우선 학교에 기본이 바로 서려면 경청을 넘어 가르침과 배움의 권리가 온전히 보호돼야 한다. 교사는 아동학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은 안전하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활동보호 노란불 지원팀’을 꾸려 학교폭
2026-09-07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