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충일 | 문학평론가·인천학익여고 교사 갑신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대학 동기들의 세밑 모임이 있어 경기도 일산에 들른 적이 있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다보니 모처럼 오붓하게 다섯 쌍의 부부가 모여 그동안의 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 그 중에는 이미 불황의 피해자로 사오정을 맞은 친구도 있었고, 자의로 직장을 떠나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을 거둔 친구도 있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느끼는 아쉬움은 비단 나만의 감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느 새 사십대 중반을 힘겹게 넘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영화라도 한 편 보려고 예약을 해 둔 상태였다. 누구보다 경쟁이 치열한 베이비 붐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딱히 문화적 세례를 받은 적 없이 G.I. 문화의 후폭풍과 시위 문화, 캠페인 문화에 에둘려 대학 시절을 보낸 관계로 그날의 모임은 나름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날의 거리에서는 세밑이라고는 하나 어느 곳을 보아도 도회의 황량함만이 옷깃을 스칠 뿐, 인정이 모여 이루는 따뜻함은 찾을 길이 없었다. 차라리 어려웠지만 인간미가 넘치던 시골 장터가 그리워짐은 왜일까? 마치 절해고도에서 화톳불을 끼고 옹송그린 표류자처럼 우리는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2005-02-01 09:00구본준 | 충남 천안성정초 교사 대망의 2005학년도 시작과 더불어 우리 교육의 화두는 ‘수월성교육’인 듯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말 현행 평준화제도 하에서 학교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한 ‘수월성교육 종합대책’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존재하였던 수월성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래도록 교과서도 교실 수업도 그들을 외면해 왔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수월성교육의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많은 염려들이 앞선다. 과연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월성교육이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에서 올바르게 좌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수월성교육 성패 여부 논의는 수월성교육 자체 논의만으로 불충분하다. 수월성교육 논의는 우리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다양한 교육 정책·시책들과 원활한 상호 소통 가능성과 협동 가능성을 생각하며 시작해야 한다. 수월성교육의 필요성, 범위, 시기, 교육기관, 주요 운영 내용, 지도교사 양성, 예산 계획 등 자기논리 개발은 수월성교육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지 결단코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교육정책 그렇다면 수월성교육은 왜 가능하고 왜 불가능할 수
2005-02-01 09:00조현호 | 울산 향산초 교사 ‘기와 이기’ 김홍도의 풍속화 중에서 ‘기와 이기’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을 자세히 보면 조선후기 기와 이기에 분주한 일꾼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여섯 명의 숙련된 장인들이 각자 맡은 일을 능숙하게 해내고 있고 집주인인 듯한 노인이 막대기를 쥔 채 이 작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속으로 ‘그 놈들 참 잘 하네’ 하고 감탄할 듯 집주인의 표정이 무척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여섯 명의 일꾼들은 대패질 하는 사람, 실같은 것으로 길이를 재는 사람, 지붕에 얹을 진흙을 올려주는 사람, 그 흙을 받는 사람, 기와를 던져 올리는 사람, 익숙한 듯한 손으로 기와를 받아내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아래에서 수키와를 던져 올리는 사람과 지붕 위에서 기와를 받아 작업하는 사람간의 호흡이 척척 맞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흙을 뭉쳐서 지붕에 올려주는 사람은 윗옷을 벗어던진 채 대패질 하는 사람을 쳐다보다 지붕 위 사람에게 한 소리 들을 듯합니다. 서까래를 걸친 후 산자 위에 진흙을 덮고 그 위에 기와를 앉는 모습을 자세하게 나타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역시 그가 그린 풍속화첩 중 서민들이 드나드는 주막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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