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될 때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 그간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감직선제의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치권은 이를 외면해왔다. 결국 최근 8명에 달하는 교육감의 측근 특혜·보은인사 논란과 충남교육청 전문직 인사비리로 교육감직선제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주민대표성과 민주성을 담보하고 깨끗한 교육수장을 뽑아 교육 자치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도입된 교육감직선제는 정작 시행이 된 후에는 그 기대를 공염불로 만들었다. 벌써 나타난 문제점만 한둘이 아니다. 선거과정이 교육전문성 대결보다는 여야 정치권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고 선거비용 과다로 역량 있는 교육전문가의 출마가 제약받고 있다.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예비 등록했던 전직 교장과 장학관은 “직선제는 선거운동 관계자들의 돈이 연결돼야만 움직일 수 있는 정치선거와 다를 바 없는 현실에 처해 있고, 순수한 교육자들이 교육철학과 신념, 양심만을 갖고 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퇴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또, 정치선거와 함께 치르다보니 국민이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 검증 장치가 미흡해 이른 바 로또 선거, 깜깜이 선거가
2013-02-28 13:56중학교 학교운영비 징수근거 규정이 초·중학교 의무교육을 명시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후 그동안 지급됐던 교원연구비가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삭감돼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운영비 징수근거와 교원연구비 지급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징수근거가 위헌이기 때문에 교원연구비 지급 역시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일방적인 확대해석이다. 복지확대를 위해 추가로 세금을 걷는 것이 위헌 판정을 받으면 해당세금으로 운영됐던 복지도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복지혜택을 받던 다수가 절망에 빠지는 것은 물론 복지정책 자체가 존·폐위기에 처할 것이 명확하다. 가뜩이나 새 학기가 시작 되면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학생들을 맞아야 하는 교원들의 처진 어깨를 부추겨 줘야 할 당국의 처사에 우려가 앞선다. 몇 푼 안 되는 수당마저 삭감하고 그것이 보수 삭감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팔짱만 낀 채 바라보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당국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위헌결정이 내려진지 6개월이 지났지만 관련 규정 개정을 위한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해결을 위한 노력 없이 불확실한 논리로 일관하고
2013-02-27 21:28대한민국 건국이후 역대 교육부장관은 53명에 달한다. 교육 및 학술 진흥에 관한 사무를 맡아보는 중앙 행정 기관인 교육부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교육은 큰 변화가 있었다. 역대 교육부장관 출신을 살펴보면 국민의 정부 시절 정치인 출신 이해찬 장관, 참여정부 시절 경제관료 출신의 김진표 장관을 제외하면 대학 및 학계 출신이 대다수다. 이런 상황에서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교육부장관에 교육부 관료출신인 서남수 위덕대 총장이 내정됐다. 여기에 더해 교육과 관련한 청와대와 교육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청와대교육문화수석도 모철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임명됐다.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인 인사는 존중돼야 한다. 또 서남수 내정자가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지원국장․차관보․차관 및 서울시부교육감, 위덕대 총장 등 풍부한 경험을 제대로 살린다면 교육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이끌 새 정부의 초대 교육부장관과 청와대 교육수석 모두를 유·초·중등 등 보통교육 실천 경험이 없는 교육관료 출신자로 발탁한 데 대해 교육계는 파격을 넘어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발탁 배경이 전문성 중시라고는 하지만 우
2013-02-25 10:10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됐다. 2011년말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 대구 중학생 사건 이후 학교폭력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학교폭력 대책이 발표됐다.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대책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그 변화를 가장 실감하는 교원들의 평가는 다소 긍정적이다. 교총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1년을 맞아 전국 유·초·중등·대학 교원과 전문직 14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적 평가가 57%, 보통이 30%, 부정적 평가가 13%로 나타났다. 교육현장의 평가는 다소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과제 또한 적지 않다. 학교폭력의 적극적 예방자, 중재자,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교원들이 학교폭력근절 대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학생생활지도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행정업무 가중, 전문 인력 확보의 어려움, 학부모 참여와 인식부족, 학생상담시간 부족 등도 여전히 학교현장의 부담이다. ‘애들은 싸우면서 자란다’는 오랜 사회적 관용 속에서 난치병이 된 학교폭력이 대책 시행 1년 만에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행 1년을 거치면서 학교폭력의…
2013-02-06 21:07지난달 29일, 단위학교와 교육청에 각각 교권보호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감에게 교육활동 보호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8월 발표된 ‘교권보호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2월초 공포돼 3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5월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우선 이번 개정으로 유명무실했던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개편되고 ‘시도교권보호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함으로써 ‘교권보호종합대책’의 실효성을 1차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현재 각급 학교에 설치돼 있는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는 대다수 학교에서 위원이 교원으로만 구성돼 있어 학생·학부모와의 실질적인 분쟁 조정이 어려웠다. 또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한 분쟁 조정만을 담당하는 한계가 있고, 일부 역할은 학교운영위원회 등 타 위원회와 중복되는 면도 존재했다. 이 때문에 대다수 학교가 5년 동안 단 한번도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안으로 교원의 교육활동 관련 분쟁 조정뿐만 아니라 교육활동 침해 예방 대책 수립,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
2013-01-31 21:203월 개학을 앞두고 9만7000여명에 달하는 중학교 교원의 교원연구비와 제수당이 폐지돼 보수삭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 그간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에게 징수하는 것이 의무교육을 명시한 헌법을 위배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결과다. 올해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지급하던 수당예산을 편성하지 않거나 예산을 편성했을지라도 ‘규정에 없는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로 해석해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는 중학교 교원에게만 해당하지만 곧 무상교육이 예고돼 있는 고등학교 교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교과부가 수당 폐지의 근거로 삼고 있는 헌재의 결정은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로부터 징수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것일 뿐 중학교 교원에게 수당 형태로 지급해 오던 것까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중등교원에게 지급되던 학교운영지원비는 육성회비가 폐지되면서 교원연구비, 학생지도비, 직책연구비 등의 명목으로 존속시킨 명백한 보수다. 유·초등 교원의 경우 육성회비 폐지와 함께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보전수당을 명시해 지급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2013-01-31 17:57세계에는 237개의 나라가 있다. 모든 나라에는 가르치는 ‘선생님’과 배우는 ‘학생’이 있다. 가르침과 배움은 나라의 근간이 되고, 가르침의 주체인 ‘선생님’이 존경의 대상이 돼야 교육과 나라가 발전하게 된다. 이런 ‘선생님’을 공경하고 기리기 위한 날이 ‘스승의 날’이다. 1963년 JRC(청소년적십자)에서 ‘은사의 날’을 정해 행사를 갖기 시작한 이후 1982년 정부기념일에 포함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촌지 등 교직사회의 부정적 면만 부각돼 오히려 스승 공경 풍토와 교육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스승의 날’ 취지가 퇴색되기도 했다. 사제 간 정과 사랑을 나눠야 할 ‘스승의 날’에 교문을 닫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학생,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폭언, 폭행 등 교권침해 사건의 증가와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 가중으로 교원명퇴가 증가하는 등 교단의 사기와 자긍심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다. 교육자의 희생과 열정은 단지 처우개선만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제자를 가르친다는 보람과 긍지는 그 노력과 희생에 대한 사회적 공경심이 바탕이 될 때 가질 수 있게 된다. 대한민국 교육자는 단순히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제자들에게 지식과 더불어…
2013-01-18 01:07글로벌 경쟁 시대에 국가를 이끌어가는 성장 동력은 창의적 인재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특성화된 질 높은 교육과 이를 위한 교육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어떤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특성화 교육을 위한 교과교실제, 수준별 수업,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학교폭력에 따른 인성교육 강화 등 다양한 개혁 정책을 학교에 요구했지만 정작 이를 운영하는 교원들은 늘리지 않았다. 지난 5년 동안 이전 정부의 1/20 수준으로 교원을 증원했고, 그나마도 초·중등 교과교사는 동결 혹은 감축됐다. ‘정부정책 따로, 인력수급 계획 따로’인 셈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인력수급 계획을 관장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로 교과부는 2013년도 교원정원 증원을 약 7200여명 요구했으나 행안부에서 유치원·특수·비교과 교사 등에서 900여명을 추가 배정해줬을 뿐 초·중등 교과교사는 늘리지 않았다. 비단 지난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원정원 배정 시기에는 항상 반복돼온 일이다. 행안부의 소극적 정책기조의 논리는 저출산 현상에 따라 학생 수가 줄고 있으며, 공무원총정원제 하에서 교원만 늘리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 수 자연감소를 감안한다 하
2013-01-18 01:06‘교육강국 대한민국, 그 시작은 교권회복, 인성교육.’ 한국교총과 16개 시·도교총은 11일 개최한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올 교육좌표를 이렇게 정했다. 교권을 바로 세워 교육자들의 헌신과 열정을 들불처럼 일으키고, 지식위주 교육을 ‘인성’ 중심으로 전환하는 원년을 삼아 교육강국의 기틀을 놓겠다는 의지다. 이날 교례회에는 교육계, 정·관계, 경제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600여명과 이명박 대통령까지 참석한 만큼 교권회복, 인성교육을 범사회적, 범국가적으로 공유하고 함께 출발을 알린 의미가 깊다. 그리고 공동 실천을 다짐한 자리이기도 하다. 교육강국이라는 좌표에 도달하려면 높은 파고와 무수한 암초를 헤쳐 나가야 한다. 풍랑 앞에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라는 절박함으로 쉼 없이 한 몸처럼 노를 저어야 도달할 길이다. 그 처음 파고가 무너진 교권이다. 지난해 교단은 체벌논란과 학생인권조례로 유례없는 생활지도 불능, 교권침해 사태를 겪었다. 정당한 훈육이 반말과 ‘폰카 협박’으로 돌아오고, 폭행까지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2월말 명퇴 신청 교원도 크게 늘었다. 교사가 떠나는 교단에는 희망이 없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국가건설자’로 칭송한 대한민국 교원들이 등을 돌려
2013-01-14 16:30국민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나 국민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가 아니다. 행복지수나 행복감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나라는 티베트와 인도 사이, 히말라야산맥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아주 작은 불교 국가 부탄이나 중남미의 파나마, 파라과이다. 이런결과는 행복이 단지 부(富)나 삶의 질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끌어내는 행복교육’을 교육공약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행복교육’을 위해 인성교육 우선 강화,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교과서 완결 학습체제 구축,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 학교 운영, 학교체육활성화,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 지원,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교원평가제도 개선, 신규교사 채용 확대 및 교원 수업시수 경감, 학교폭력 및 학생위험 제로 환경 조성 등 세부적 공약이 제시됐다. 교육의 과정과 교육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원이 행복하게 하겠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교육의 주체인 교원을 행복하게 하는 비전은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교원평가제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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