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천만 원을 들여 우리 학교에 현대식 도서관이 들어섰다. 몇 천 권의 장서도 비치하고 제법 고급의 정보 검색용 컴퓨터도 갖춰 놓았다. 이전 도서관에는 없던 많은 책들과 정보기기들로 도서관은 그야말로 최신식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외형만 바뀌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작 문제는 그런 도서관에 와서 아이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책을 읽느냐이다. "요즈음 아이들 정말로 책 안 읽어. 시험 보면 아이들이 어휘 해독력이 너무 부족해. 단어 뜻을 몰라 문제 못 푸는 경우가 허다해. 정말 문제야!" 종종 모의고사나 교내 시험을 치면서 여타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그런 말들이 국어 교과를 맡고 있는 나를 겨냥해서 하는 말씀인양 어깨가 무거워진다. "선생님, 독서 시간은 독서하라고 있는 시간 아닌가요? 매일 수업만 하고... 제발 책 좀 읽어요." "이놈아, 독서 시간에는 수능 대비 문제도 풀어야 하고, 교과서 진도도 나가야 하는데 책 읽자고 하면 어떡하니... 차라리 자율학습하자고 해라." "다들 우리 보고 책 읽으라고 하면서 정작 책 읽을 시간도 주시지도 않으면서…." 책 읽을 시간도 주지 않는다는 학생의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정말
2005-11-19 09:57교육부의 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 발표가 있기 바로 전 우리 학교 교직원 식당에서의 대화 하나를 소개한다. "교감 선생님, 왜 우리 학교는 교원평가 시범학교 신청을 안 하셨나요?" "교감 맘대로 합니까? 선생님들 50% 이상이 동의를 해야죠." "인근의 00중학교는 신청했다고 하던데요." "아, 그래요. 그 학교는 점수가 있는 학교인데 신청을 했군요." "우리 학교도 선생님들 동의를 얻어 신청할 걸 그랬나봐요." "교원평가 신청학교가 되면 저는 얼굴 못 들고 다닙니다." "아니, 왜죠?" "졸속 교원평가를 반대하기 때문이죠. 교육부가 교원단체와의 합의를 파괴하고 강행하는데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 "당장, 승진을 염두에 둔 사람은 부가점수가 아쉬어 신청했겠지만 멀리 내다볼 때 이것은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요. 국민들도 교원평가만 하면 교육이 살아날 걸로 알고 착각하고 있고 교육부도 무엇에 홀렸는지 무모하게 강행하는 것 보면 참 안 되어 보입니다. 교원평가를 한다고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치는 것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국민이, 정부가 그걸 모르고 있어요." 교원평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 절차를 지키고 교육여건을 갖춘 후 해도 결코 늦
2005-11-19 09:55
내 육신의 나이는 늦가을 끝자락이 아닐까 한다. 고운 단풍잎은 자랑하던 지난 가을을 음미하며 서리를 맞아 바스락대며 메말라가는 나무들처럼, 나목의 시원함을 기다리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게 일해 온 뿌리를 쉬게 하는 나무처럼, 그렇게 빈 겨울을 기다리며 욕심없이 서 있는 나무를 보는 즐거움을 사랑한다. 3년을 살아온 이 산골분교의 시간도 늦가을의 몇 잎 남은 단풍잎 만큼 시간이 남았다. 아이들이 돌아간 빈 교실에서 깊어가는 밤과 친구하며 책을 읽던 즐거움과 부수적으로 따라오던 글쓰는 즐거움까지 선사해 주었던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두 권의 에세이집으로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변신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을 준비하는 그 홀가분함을 즐기는 것이니 내면의 소리에 더 민감해진다는 뜻이다. 그것은 홀로 찾아온 이 세상을 다시 홀로 떠나는 준비를 하는, 지극히 숭고한 기다림이다. 한여름같은 뜨겁던 정열 대신 잘 익은 김치처럼 곰삭아서 깊은 맛을 낼 줄 안다는 것이 아닐까? 겉절이 김치처럼 한 순간 쌈박한 입맛을 내는 맛이 아니라 두고두고 감칠 맛을 내며 은유와 여유로 삶의 순간을 채색하는 일이라고. 겨우 낱자를 읽으며 글을 깨우
2005-11-19 09:53교원평가제의 전면시행에 앞서 시범실시를 하게될 48개 학교가 정해졌다. 이는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17일 시범학교 선정 결과와 함께 교사들의 수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장기적인 수업시간 감축 및 교원 증원, 업무경감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시범학교는 내년8월까지 교원평가제를 시범운영하게 된다. 시범운영을 신청한 학교수는 모두 116개교로 알려져 신청 마지막날에 한꺼번에 신청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승진가산점이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시범학교의 비율은 국립이 4.3%, 공립이 81%, 사립이 14.7%로 집계됐다.(연합뉴스 11.17일) 그러나 시범학교를 정했다고는 하지만 이들 시범학교는 대표성이 떨어진다. 시범학교 신청이 없어 선정하지 못한 시·도교육청이 있고, 학교급별로 일부만 시범학교를 선정한 시·도교육청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규모학교인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소교모학교에서 교원 50%의 찬성은, 다른 여타 학교의 50%와는 거리가 있다. 원래 교육부의 의도대로 시범학교가 선정되지 못한 것은 신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처럼 신청이 저조한 것은 교원평가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라는
2005-11-19 09:51"교육부를 없애고 돌아오면 가장 훌륭한 장관이란 소리를 들을 것이라는 말까지 듣고 이 자리에 왔다. 군림하는 교육부가 아닌 서비스하는 교육부가 돼야 한다" "교육부 무용론을 주장한 정치가도 있고 유연성과 시대감각이 가장 뒤떨어진 관료가 교육관료라는 얘기도 있다" "진주사범 출신의 '진주마피아'와 서울사대 출신의 '서울사대파' 등을 거론하며 서로 싸우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2003년 윤덕홍 前교육부총리가 취임사에서 밝힌 말의 일부분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 발전에 공헌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새롭게 변화되는 시대에 우리 교육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교육부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계속해서 교육계가 조용한 날이 없었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금만 신경을 써서 살펴보면 이 혼란의 중심에 항상 교육인적자원부가 있다는 사실이다. 수능 비리부터 고등학교1학년 촛불시위, 교원정년단축, 교원평가, NIES 찬반, 서울대 논술고사 분쟁, 국립대법인화, 수능등급화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원인의 가장 큰 이유는 교육부의
2005-11-19 09:34
학급 게시판 한쪽에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평소 친구들 사이에 말로 할 수 없는 내용을 글로 표현해 보라는 의도에서 시작했는데, 설치하자마자 이틀만에 여백이 모두 찼습니다. 아이들이 쓴 내용 가운데는 재미있는 유머도 있었지만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한 글도 많았습니다. 글은 마음의 창과 같아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적절하다고 보고, 특히 여러 사람이 보는 게시판은 아이들에게 더욱 매력있는 의사교환의 장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2005-11-19 09:30날씨가 추워진 탓도 있지만 수능을 코 앞에 둔 아이들의 마음은 긴장한 탓인지 무척이나 움츠려져 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예전에 비해 수능이 일주일 정도 늦추어진 수능 당일(23일)의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고 한다. 매 시간마다 아이들은 일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최선을 다한다. 요즘 들어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수업 도중 가끔 던지는 유머에 아이들은 반응이 없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선생님, 학부모 마음 또한 아이들 못지않게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물며 어떤 아이는 부모님이 사다 준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했다. 특히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2층 3학년 교실의 열기는 더하다. 어떤 때는 문을 여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안간 힘을 쓰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가 된다. 한 여학생은 감기에 걸린 탓인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따라서 본교는 수능 10일전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다소나마 안정시켜 주기 위하여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기존에 틀어주던 음악 장르인 대중가요 대신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어 학생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추스려주고 있다. 야간자율학습 마지막 날인 오
2005-11-19 09:24
인천시교육청은 18일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국제사회의 무한경쟁과 변화에 대처할 유능한 글로벌인재 육성 일환으로 관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과 글로벌에티켓을 갖춘 세계시민 자질함양을 위한 전국 최초의 ‘2005 영어토론 및 영어논술대회’를 개최했다. 중.고등학교별로 나누어 개최된 영어토론 및 영어논술대회에서는 중학교는 지역교육청별 예선대회와 고등학교는 학교별 예선대회를 거친 154명(영어토론 91명, 영어논술 63명)의 학생이 영어토론 및 영어논술 분야에서 그동안 배우고 쌓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19명의 원어민교사와 영어교사 등이 심사위원 위촉 국내수학 학생(A그룹)과 해외수학 학생(B그룹)분리·실시했으며 해외수학학생은 초등학교 입학 이후 영어사용권국가에서 1년 이상 체류한 학생을 지칭하며 이에 대한 확인을 위하여 개인별로 출입국기록을 조회하여 대회운영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갖도록 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실시한 ‘2005 영어토론 및 영어논술대회’는 단순 암기식 영어말하기대회를 탈피하여 토론 주제에 대한 자기의사 표현과 상대학생이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논박하는 새로운 방식의 영어토론 문화를 시도함으로써 참가 학생들로부터 주목을…
2005-11-19 09:22
학교에서의 3D 업종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면 다 아는 이야기다. 교무기획부, 학생복지부, 교육정보부이다. 선생님들 대부분이 이 부서를 꺼린다. 편하게 살고 싶은 세상에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자연, 퇴근 시간이 늦어져 때론 개인 시간까지 빼앗는다. 일은 죽어라(?) 하고도 생색이 별로 나지 않는다. 오늘 안양의 부림중학교를 방문하였다. 김명순 교감이 행복한 고민을 털어 놓는다. 선생님들이 내년에 서로들 학생복지부 소속 업무를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묻는다. 이 학교도 학생복지부가 3D 업종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교감이 그 원인을 분석한다. 첫째, 부장의 솔선수범을 선생님들이 좋아한다. 둘째, 부장의 인간성이 좋다. 셋째, 부원들의 인화단결이 잘 된다. 넷째, 일이 많지만 인간관계가 끈끈하다. 그는 말한다. "학교는 행복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업무도 행복과 직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능률이 오른다." "바쁘다는 것은 건강하고 일이 있는 사람만의 특권이다." "기분 나쁘게 일하지 말고 즐겁게 일하자." 학교 구성원 모두가 부림중학교 학생복지부 선생님들처럼 행복감에 젖어 생활하면 얼마나 좋을까?…
2005-11-19 09:20‘11월 교육대란설’의 현실화가 예상되는 등 교육계에 일대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시범학교 선정과정에서 일선 교육청이나 학교장으로부터 강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교육청별 시범운영 선정 학교에 대하여 관할 경찰서에 시설보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최신형(?) ‘스쿨폴리스’가 등장함으로써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웃지 못할 판국이 전개될까 우려된다. 더구나 교육부가 교원평가 시범실시에 대해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교원단체나 그 구성원들이 활동하는 것을 미리 예단하여 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시범운영 강행이 시작도 되기 전에 대상학교 선정 과정에서부터 강도 높은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교원평가 시범실시가 얼마나 현장교원의 의견에 반하여 정당성을 잃은 것인지, 그래서 강압적으로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도 어떤 학교는 교사 동의 없이 허위로 사인을 해 시범운영 신청을 했다가 문제가 되자 뒤늦게 철회하는가 하면 선정된 일부 학교 중에도 교사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거나 교사들의 압도적인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장이 직권으로 신
2005-11-19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