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교시. 수업 시작 전, 아이들 각자에게 종이 한 장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인 내게 바라는 이야기와 어떻게 가르쳐 주기를 원하는지 자유롭게 써보게 했다. 아이들 대부분은 교사 위주의 수업에서 탈피해 학생 스스로 참여할 기회를 많이 주기를 바랐다. 교사의 주입식 수업이 발표력 신장에 저해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틀에 박힌 수업이 가끔 수업 자체를 지루하게 만들 때가 있다며 재미있는 수업을 요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식 전달의 수업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위트와 재치 있는 수업을 아이들은 바라는 것 같았다. 1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언어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어 보이는 한 여학생은 수업 중 잘못을 했을 때 언어 폭행을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사실 아이로부터 그때의 상황을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그 충격이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심지어 어떤 남학생은 수업시간 선생님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수업할 때 시선 처리를 잘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질문을 할 때도 여러 학생에게 골고루 기회를 줄 것을 부탁했고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이 좋다고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한 아이
2017-03-08 11:55경칩이 지났는데도 꽃샘추위는 물러날 줄 모른다. 정말 질기다. 결국은 손을 들고 물러날 것인데 우리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이럴 때 중요한 것 인내다. 얇은 봄옷보다 두터운 겨울옷으로 갈아입어 감기에 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정신적인 감기는 더 우리를 위협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면 우울해지고 답답해지고 불안해진다. 정신적인 감기를 예방하는 것도 정신적인 운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 열심히 책을 잃고 열심히 가르치면 정신적 감기도 물러나게 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위기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에서는 우리를 괴롭히는 나라들이 있고 안에서는 국민들이 하나되지 못하고 나뉘어 있다. 누구를 탓할 것도 못된다. 나부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직한 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한 교육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정직의 교육에 몰두했더라면, 진실의 교육에 매진했더라면, 인성교육에 혼신의 힘을 다했더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지금부터라도 차세대의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 정직의 교육을 시켜보면
2017-03-07 09:18인간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을 엮어가면서 사는 삶이다.3월 6일청암고등학교(교장 이한근)에서 금융회계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학창생활'을 주제로 9시부터 2시간 씩 오전, 오후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다.대부분의 학교가 신입생의 효율적인 학교생활 적응을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특강을 진행한다. 그러나 청암고는 집합된 군중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이 아닌 2개반 씩 분반하여 수업을 진행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중학교에서부터 수업 경청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좋은 학습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을 어불성설이다. 수업을 진행해보면 분명히 학습태도가 좋은 학생과 좋지 않은 학생을 구별할 수가 있다. 학습태도가 좋은 학생은 학습 성과도 좋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진학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태도가 일반고보다 좋은 게 사실이다. 청암고는 순천에서는 취업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좋은 학교에 분류된다. 그러나 개인차도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부를 잘하고 취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바른 학습태도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을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각 교과 수업 시간에 얼마나 바른 자세를 갖
2017-03-07 09:14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인 경칩이다.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날씨다. 경칩은 놀랠 경, 벌레 칩을 사용한다.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깨어나는 시기다. 개구리를 비롯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를 뜻하는 '경칩'이 찾아왔다. 경칩은 참 좋다. 경칩이 주는 교훈이 있다. 경칩이 되면 농부들은 봄 농사를 위한 농기구를 준비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이제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교재의 준비를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사의 질이 학생의 질을 좌우한다. 그러기에 전문교과를 위한 교수-학습지도안을 착실하게 준비하는 선생님은 경칩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준비 없는 농부가 좋은 농사를 지을 수 없듯이 준비 없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없다. 학부모님은 실력 있는 선생님을 원한다.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열정이 있다 하더라도 좋은 수업이 될 수 없고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가 없다. 선생님들은 기본의 실력이 다 있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만 철저히 하면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는 수업을 할 수 있다. 경칩은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를 비롯한 만물이 깨어나게 하는 날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깊은 잠에서 깨우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의 잠을
2017-03-06 09:28개학한 지 이틀이 지났다. 청소시간,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청소구역을 정해주고 함께 청소하였다. 그런데 요령 피우는 아이들이 없어서일까? 청소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것 같았다. 청소하면서 아이들은 그 누구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청소 자체를 재미있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청소를 끝내고 교실을 빠져나오는 한 아이에게 물었다. "청소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니?""선생님, 청소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그 아이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해 재차 물었다. "청소가 재미있다고?""예. 선생님." 그 아이가 청소에 재미를 느끼게 한 장본인은 바로 담임선생님이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담임선생님은 무작정 청소하라고 주문하기보다 청소하는 방법과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선생님과 함께 청소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생활하는 곳은 나 스스로 청소한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청소에 참여한다고 했다. 청소에 대해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아이들은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청소를 안 한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아이들의 습관은 길들이기…
2017-03-05 16:10“할아버지, 오늘이 며칠이에요? 이제 곧 학예회 날이 되지요? “응, 곧 되어 간다. 영순이도 어서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가야지? 약도 잘 먹고 푹 쉬면 곧 나을 거야.할아버지께서 영순이를 달래주셨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학예회를 보고 싶어요. “그래, 그래서 어서 나아야 한다니까. 할아버지, 내일이라도 학예회를 당겨서 했으면 좋겠어요.이렇게 이야기하던 영순이가 가물가물 정신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이 자란 영순이가 애처로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만 4형제나 둔 할아버지였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나쁜 시대에 태어난 그들은 6․25라는 전쟁을 치르면서 국군으로 가서 두 아들이 죽고, 마을에서 폭격에 막내도 죽고, 셋째마저 공산당에게 끌려가서 생사조차 모르게 되어 버렸습니다. 영순이는 큰아들이 남긴 단 하나의 핏덩이었는데, 그 어미마저 어디론가 가 버리고 할아버지 손에서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자란 불쌍한 아이입니다. 영순이의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담임선생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영순이가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젠 가끔 정신을 잃기까지 하였습니다. 못 먹고 못 입고 거지나 다를
2017-03-04 21:55인간은 질문하는 존재이다. 3월 새학기를 맞이하면서 학교는 많은 지시사항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정신이 없다. 그러나 정신차려야 한다. 꼭 자기 자신에게 꼭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원하는 공부인데 "공부는 정말 재미가 없고, 괴로움의 근원인가? "이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바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잘 못보면 시간이 낭비된다.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은 자기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의해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부가 벗어나야 할 족쇄라고 생각하면 괴로워진다. 그러나 배움이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언젠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란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몇 번씩이나 다녀왔던 어떤 절을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절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정말 놀라웠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즐길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배움은 괴로움의 근원이 아니라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잘 안되는것이 있다면 그 자체가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2017-03-04 21:53긴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반과 담임선생님을 말하며 좋아했다. "선생님, 저 O학년 O반 되었어요. OOO 선생님이 담임이에요. " 개학 첫날. 3교시, 3학년 O반 영어 시간. 수업대신 아이들의 새 학년 다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2학년 때까지 공부를 하지 않고 말썽만 피운 한 여학생은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을 실감한 듯 나를 보자 힘주어 말했다. "선생님, 올해는 반드시 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그래, 열심히 해서 네가 원하는 대학에 꼭 가기를 바라마. " 2학년 때, 가끔 입시 상담을 받곤 했던 한 남학생은 입시와 관련하여 상담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입시 관련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 상담해 주실 수 있죠?" 수도권 소재 한 유명한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한 아이는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3학년 1학기 때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었다. "선생님, 저는 OO대학교에 꼭 가야 하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죠?" 지난 한 해 영어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한 아이
2017-03-04 21:33오늘은 98주년을 맞이하는 3.1절입니다.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조국의 광복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신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이렇게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다 이분들의 희생 덕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순국선열들의 고마움에 새삼 가슴이 먹먹해지는 오늘입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이토히로부미 일본 총독을 암살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기개를 만방에 떨친 안중근 의사는 아무리 존경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봅니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이신 조마리아 여사의 훌륭함도 안 의사에 못지않습니다. 다음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이신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인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자 아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입니다. 장한 아들 보아라.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2017-03-01 21:46날씨가 많이 풀렸다. 봄기운이 돈다. 희망을 주는 아침이다. 선생님들은 내일부터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교직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봄기운을 많이 받아 생기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오늘은 3.1절이다. 이 날 아침에 3.1절이 주는 교훈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3.1절은 희생정신을 가르쳐 준다. 희생이 없으면 3.1절 같은 날도 없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교사로의 사명을 주었다. 사명을 다하려고 하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을 만큼 희생이 필요하다. 희생 없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희생 없는 교육은 큰 효과를 낼 수 없다. 유관순 열사와 같은 희생이 우리 선생님에게 필요하고 학생들에게도 희생정신을 길러줘야 나라가 어렵고 암흑의 길로 갈 때 그 길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너 죽고 나 살자,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니라 ‘나 죽고 너 살리자’는 정신으로 나아가야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유관순 열사와 같은 애국자를 길러낼 수가 있는 것이다. 사즉생이라 죽으면 곧 살게 된다.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고 모두가 살게 된다. 3.1절은 희망을 주는 날이다. 삼일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독립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3.1절은 입춘과…
2017-03-01 1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