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0여년전, 나는 5년차 교사였다. 새 학교로 발령받아 처음 출근하는 날. 버스에서 내려 교문에 서니, 운동장을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교무실이 보였다. 다행히 교무실 문은 열리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날씨는 차가운데 난로도 피워져 있지 않았다. ‘교장선생님도 오늘 부임하신다던데 나 혼자 참 빨리 도착했구나.’ 혼자 중얼거리며 추워서 앉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교무실 밖을 무연히 바라봤다. 눈송이가 하나둘 내리는 차가운 날씨에도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놀고 있었다. 6학급의 작은 시골학교라 학생 수가 적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넓은 운동장을 적은 숫자의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는 게 아침햇살에 반사돼 약간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과 공을 쫓아 뛰어가는 데 이상하게 옷자락이 유난히 펄럭거리는 것이다. 아무리 형의 옷을 물려 입었더라도 너무 덜렁거려서 ‘혹시 팔이 없는 아이인가?’라고 생각했으나 그러기에는 너무나 잘 뛰고 움직임이 빨랐다. 그러나 교문을 들어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이내 그 아이는 잊혀졌다. 나는 5학년을 맡게 됐다. 교장선생님께서 "잘 부탁합니다. 그 반…
2016-10-10 10:10낱말, 문장부터 등장하는 초등 1학년 교과서가 한글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한글 미습득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초등 1학년 국어 교육과정에서 한글을 익히기 위해 배정된 시수는 1∼3단원 총 27시간이다. 현장 교사들은 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해당 단원의 교육내용이 사실상 선행교육을 해야 이해할 수 있어 일부 학생들에게 학업 좌절감만 준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초등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를 보면 1단원에 ‘낱말을 소리내어 읽기’나 ‘선생님과 친구의 이름 쓰기’ 등 단어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2∼3단원에서는 한글의 자음, 모음, 글자의 짜임을 배우도록 구성돼 있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최정임 경기 가납초 수석교사는 "낱자만 조금 가르치다 긴 동화가 갑자기 나오기도 하고 국어 교과서가 수준별로 체계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유치원 누리과정에서 글을 가르치지 말라고 해놓고 정작 교과서는 배운 것을 전제로 구성돼 있어 한글을 모르는 학생은 학업에 흥미를 잃고 학습 부진을 겪게 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최 교사는 "학급 내 학생 수준이 제각각이라 독해 수준이 높은 학생들에게 ㄱ, ㄴ부터
2016-10-07 15:33한국교총이 지난 1일부터 성과급 전면 개선, 교권 침해 처벌 강화 등을 위해 시작한 50만 교원 청원 운동에 교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부산교총 초등 분회장 워크숍 현장에서는 140여 명의 교원들이 즉석에서 서명 운동에 동참하며 열의를 나타냈다. 교원 서명은 기본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청원 과제가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결의를 다지자는 취지로 현장 서명에 뜻을 모았다. 박종필 부산교총 회장은 "교단의 분열을 초래하는 교원 성과급을 개선하고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높다"며 "부산교총 차원에서도 청원 운동을 지지하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분회장들부터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10대 청원 과제로 △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등 전면개선 △교장(감)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법제화 △교직·담임·보직교사 등 수당 현실화 △비교과교사 수당 신설·현실화 등 처우 개선 △농사용 수준으로 교육용 전기료 인하 △농산어촌 학생 교육권 보호를 위한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특수학교(급) CCTV 설치법 철회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 변경 및 단설유치원 확대 △교감 명칭 부교장으로 변경 및 지위·역할 강화를
2016-10-07 15:29◇아우라!! 가나다라마 프로젝트로 만드는 온(溫)누리 어울림 세상 김혜숙 경기 두일초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울려 살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실천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김 교사는 필요한 인성요소를 자아존중감, 감성, 인성덕목실천, 긍정의 힘, 공동체 의식 5가지로 설정했다. 이어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반 학생들의 성향이 매우 외향적이고 감각이 덜 발달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인성요소 중심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교육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김 교사는 ‘가온누리(온누리의 주인공 되기)’, ‘나온누리(즐거움과 기쁨을 만들어 가는 세상)’, ‘다온누리(좋은 일이 다들어 오는 세상)’, ‘라온누리(따뜻한 마음씨로 다스리는 세상)’, ‘마수리수리(온누리 따뜻한 어울림 세상)’ 등 5가지를 실천과제로 삼아 연구가 진행된 4개월 간 약 100개 정도의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자아존중감과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아침 9시 음악을 연주하며 서로를 칭찬·격려하는 ‘감성플러스 신나는 아침’을 운영했다. 또한 ‘자성예언쓰기’, ‘나만의 명언집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 습관을 기르도록 했다. 특히
2016-10-07 15:18현장, 시교육청 수정안에 허탈 “시의회 정치쇼에 교육력 낭비” 서울지역 초·중·고 교원들은 시교육청이 지난달 30일 입법예고한 ‘학교개방조례’ 수정안에 대해 “정치싸움에 교육력이 낭비되는 현실이 아쉽다”고 지적하면서 시의회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시교육청 수정안 입법예고가 발표되자 교원들은 “어차피 학교개방을 학교 자율에 맡긴다면 조례 이전과 마찬가지”라면서 “불필요한 조례가 만들어져 이를 다시 되돌리려니 이래저래 학교현장만 힘들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현장 의견을 수렴 중인 서울교총 관계자는 “시교육청 수정안을 통해 학교의 시설개방 책무가 삭제돼 격앙된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긴 했지만, 수정안 통과 여부는 연말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며 “그나마 수정안도 전부 만족하지 못하고 세부 조문에서 다소 갈등 소지가 있어 더 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수정안은 지난달 9일 시의회가 통과시킨 내용 중 ‘학교장의 시설 개방 책무’, ‘개방 불허 시 서면으로 상세히 이유 설명’ 등을 삭제하고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교육여건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사용자 책무를 이전보다 강화했다고 하
2016-10-07 15:11국회 교문위가 6일 8개 시교육청을 상대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측근 비리, 출판기념회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조현우 전 비서실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 중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의원 면직 결재를 보류했어야 하지 않냐”고 추궁했다. 전 비서실장에 대해 의원면직 결재를 했다가 뒤늦게 정정한 것이 징계 처분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결재문서 공개 사항에 전 비서실장의 의원면직과 관련된 공문들은 전혀 나오지 않는데 뭔가 감추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도 “조희연 교육감이 청렴을 강조했지만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오히려 15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며 “전 비서실장의 면직 처분 과정은 충분히 의심을 받을 만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실무자의 실수가 있었다”고만 답했다.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청렴에 대해 누구보다 공언했던 분이 9월 2일 700~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SNS로 출판기념회를 적극 홍보하고 개별 문자를 ‘안녕하세요. 교육감 조희연
2016-10-06 23:11교육부가 학교 통폐합에 보통교부금을 증액하는 법령 개정에 나서 소규모 학교가 많은 일부 도교육청들이 농어촌 교육만 약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는 통폐합된 학교(본교만 해당)의 학생 수가 교육부 장관이 정한 통폐합 기준을 넘는 경우 학생 1명당 2000만 원을 보통교부금에 반영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입법예고했다. 현행 시행규칙은 본교 통폐합 시 초등은 교당 60억 원, 중등은 교당 110억 원 이내에서 지원하도록 돼있는데 여기에 학생당 가산금을 추가해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일반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교육청에 대한 지원 조항도 신설했다. 12학급 이상 18학급 미만 학교는 20억 원, 18학급 이상 30학급 미만은 35억 원, 30학급 이상은 50억 원을 책정했다. 거점 특성화고 지정·운영에 대해서도 학급 수에 따라 10억 원∼30억 원을 배정하고, 학급 증설과 학과 개편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적정규모 학교 육성과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농어촌 교육현실
2016-10-06 22:32광주교총(회장 류충성)은 지난 1~2일 ‘호남 명가 고택 탐방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회원 30여 명이 참가한 이번 연수에서는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가 동행해 우리 조상의 삶과 지혜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첫 날에는 함평 모평 한옥마을과 나주 남파 고택, 영암 녹우당 등을 둘러봤고 둘째 날엔 장흥 방촌 유물전시관과 존재 고택, 보성 강골마을의 이용욱 가옥 등을 방문했다. 참가 회원들은 직무연수 15시간을 인정받았다. 광주교총은 앞으로도 일방적인 강의식 연수에서 벗어나 현장 체험과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2016-10-06 19:45제47회 전국교육자료전이 오는 17일부터 닷새간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다. ‘연구하는 선생님, 살아나는 교육, 변화하는 학교’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국 16개 시·도대회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추천된 교육자료 234점이 전시된다. 현장 교원들이 직접 개발한 실물 교수·학습 자료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초·중등·대학 교원과 학부모, 학생 등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문의 한국교총 교원연수국 02-570-5663
2016-10-06 19:43한국교총은 지난 5일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2016 학생 언어문화 개선 캠페인-바른말 누리단 지도교사 워크숍’을 열었다. 이번 워크숍은 한국교총과 교육부, 경남교육청이 공동 주관하는 학생 언어문화 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바른말 누리단을 이끌고 있는 전국 200여 개교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강과 학교급별 컨설팅이 진행됐다. 특강은 ‘학생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언어습관 지도 방향’을 주제로 박창균 대구교대 교수가 맡았다. 박 교수는 “언어습관을 지도할 때는 학생들이 욕설이나 비속어를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습관으로 고착화 된 것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습관 하나를 바꾸는 데 적어도 21일, 길게는 66일 이상이 걸린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도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어교육은 언어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언어는 심리와 정서, 환경, 문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습관화된 것이기 때문에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게 만드는 학생의 감정, 정서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언어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우선 무엇을(구체적인 활동), 어떻게(언제, 어디서, 얼마…
2016-10-06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