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명예퇴직하신 강명자 선생님의 따뜻한 손길이 퇴직 후에도 저에게 계속 미치며 어려울 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소개하며 그분의 따뜻한 손길을 더듬어보고자 합니다. ‘여자수자(與者受者)’란 주는 사람(與者)과 받는 사람(受者)을 말하는데 나는 늘 수자(受者)이고, 그분은 언제나 여자(與者)인 평생 잊지 못할 분이 한 분 계신다. 그분을 처음 만난 건 97년 3월이었다. 언양여상에 같은 날 발령 받아 함께 연구부에서 마주 보고 생활하게 되어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그분은 사실은 여자(女子)이면서도 여자(女子)가 아닌 여자(與者)다. 1년 동안 함께 근무하면서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베풀기만 한다. 내가 잘 생긴 남자도 아니고 매력을 줄 만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보잘것없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나뿐만 아니다. 8시가 되어 출근하고 있노라면 사흘이 멀다하고 빵이며, 우우며, 과일이며, 정성이 담긴 떡이며, 각종 차며.... 너무 많아 헤아릴 수조차 없다. 특히 기억나는 건 학교 사택에서 자취하며 고생한다고 김치를 손수 정성껏 담궈 온 것과 97년 11월 울산여고에 수능시험 감독으로 갔을 때 식사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김밥
2006-04-28 09:51신학기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의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세월의 빠름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세월을 저축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까먹고 살고 있다 싶어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경륜을 쌓고, 보람을 쌓고, 희망을 쌓으면서 살아간다 싶으니 조금은 다행스럽고 안도가 됩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을 환영하고 신입생을 맞아들여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는데, 시작이 너무 좋은 것 같아 기쁨을 감출 수 없어 속내를 드러냅니다. 순진한 어린애 모양. 무게도 없이. 체면도 없이. 출발부터 잔잔한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쉽게 일어나지도 않는 감동이 서서히 일기 시작하더니 그칠 줄 모릅니다. 오전 8시부터 아침자습시간에 교실을 둘러볼 때마다 전 담임 선생님들이 입실하여 조용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며 학생들이 골마루, 계단을 청소하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볼 수 없던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제 제대로 돌아가나 싶었어요. 연세 많으신 선생님으로부터 젊은 선생님 할 것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비디오에 담아 학부모는 물론 울산시민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정도입니다. 교육이 한두 사람에 의해 이끌어지는 것이 아
2006-04-27 17:55오늘 아침은 잡다한 생각이 많아집니다. 다병(多病)인데다 몸도 마음도 차갑기 때문일까요? 저는 지금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행복이란 환경여건이 좋은 데서 오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환경을 잘 극복하는 데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을 되돌아 볼 때 개인적으로는 건강이 더 나빠졌을 뿐 아니라 가정이나 직장면에서도 환경이나 여건이 더 나아진 건 없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에 편안함과 기쁨이 있고 행복을 느끼게 되는 건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인정하고 잘 극복하고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어느 누구보다 저 자신은 극도로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휴대폰만 해도 그렇습니다. 2년 전에는 휴대폰을 사용하였지만 어떤 계기로 사용을 하지 않았더니 훨씬 편하고 좋았습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득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볼 때 많은 선생님들께 불편을 끼쳐드렸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교감 4년 차로 나름대로 요령도 생겨 얼마든지 편하게 지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볼 때 이건 공직자로서 최선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자
2006-04-27 09:11
학교 교육, 학생과 교직원만으로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정기고사 감독도 교원들만 가지고는 안 된다. 학부모의 동참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들도 교육을 이해하고 교사들이 얼마나 힘든가를 알게 된다. 학부모 명예교사가 시험 부감독으로 위촉되었다. 1교시 감독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학부모들끼리 나누는 이야기가 꿀맛이다. 시험 감독하느라 뒷다리가 뻐근한 것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차 한 잔하고 교육에 관한 정보를 나누다 보면 쉬는 시간이 금방 가고 만다. 어떤 분은 맞벌이인데 직장에서 연가를 내고 왔다고 한다. 교감으로서 너무나 고맙고 죄송하다. 직장이 중요한데 교육을 위해 하루 시간을 내어 주신 그 정성이 고맙기만 하다. 우리 국민들, 교육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필요하다. 선생님을 욕하거나 교육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자식은 물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한겨레신문에 나온 스승 모독 칼럼, 한마디로 '피해 망상증에 사로 잡힌 정신나간 한 소설가의 헛소리'라고 평하고 싶다. 거기 주장대로라면 어버이 날, 경찰의 날, 국군의 날 등 모든 기념일을 없애야 한다. 극히 일부분의 스승이 한 일에 대한 좋지 않은 기
2006-04-27 08:38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모(某) 신문사의 칼럼 내용이 교육현장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교직을 불신하고 있는 작금 선생님의 입지가 그 어느 때보다 실추되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칼럼의 일부 내용 중 어떤 표현(스승이라는 딱지를 달고 다니는 인간쓰레기)들은 폄하(貶下)의 정도가 극에 달해 읽는 순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스승의 날’ 자체를 폐지하지는 내용과 공식행사에서 ‘스승’이라는 말을 금지하자는 발언은 칼럼을 쓴 사람의 사상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한편으로 우리의 교권이 마치 도마 위에 오른 생선처럼 난도질당하는 기분마저 든다. 일부 교사의 그릇된 행동만 보고 마치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을 그런 식으로 싸잡아 이야기는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에는 훌륭한 선생님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처럼 비추어 질 수가 있다. 그리고 교사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냉소적인 표현을 한 것을 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식’의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런 내용의 글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신문의 칼럼으로 게재한 신문사의 저의를 묻고 싶다. ‘교사는 존경받을 필요가 없다’라고 단정짓
2006-04-26 17:24
4월부터 아이들과 모둠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아이들과 좀 더 가까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 아이들과 협의 하에 모둠일기를 쓰기로 한 것입니다. 모둠일기를 쓰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모둠장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모둠일기 쓰는 방법과 몇 가지 주의 사항 등을 적어 노트 첫 장에 부쳐줍니다. 그리고 모둠일기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알아가자는 취지임을 밝히는 게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강제적 접근을 하면 본래의 취지가 상실될 염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에선 개인 일기를 쓰기 때문에 좀 덜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선 많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의 마음을 터놓는 장으로서 모둠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 모둠 일기를 쓰기 까지 많은 생각과 망설임을 가졌었습니다. 모둠장 쓰는 일이 아이들에게나 나에게 또 하나의 일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둠일기 속에 드러난 아이들 생각을 읽어가면서 상담이나 단순한 대화를 통해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그 망설임이 기우임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들의 글 속엔 남교사와 여학생이라는 관계에서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 들어
2006-04-26 13:37요즈음 일본이 독도를 두고 자주 망언을 일삼고 있다. 그 정도가 심화되거 자칫하면 국가적인 분쟁까지 일으킬 수 있는 지경에 와 있다. 최근 일본은 더욱 더 전략적인 관점에서 독도 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여러 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시켜 자신들의 관점을 관철시키려는 일본의 전략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독도에 대한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자 최근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독도에 대한 새로운 교육 지침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도와 관련한 많은 교육지침서가 발간되어 현장에 배포되고 있으며, 다양한 독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되거나 실제 일선 현장에 주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편승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지만, 이것에 앞서 과연 우리 아이들은 독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최근 입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무조건적인 비난에 앞서 그들의 생각을 좀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듣고 싶었다. 독도, 우리 땅이 아니었습니까! “선생님이 글쓰기 과제로 내어주신 일본의 독도 망언에 대해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독도를 자기땅이라고 우
2006-04-26 13:35교대에 입학하여 2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교생실습을 다녀왔다. 일학년 때 교생실습을 처음 나갈 때는 아이들을 처음 본다는 생각에 그저 떨리고, 새로 산 정장을 입을 수 있다는 설렘에 기대에 부풀었었다. 올해도 역시나 새로 산 정장에 구두를 신는 기쁨은 여전했다. 아침에 혹시나 늦을까봐 기숙사에서 일찌감치 과 동기들과 택시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오전에는 교장선생님의 강연을 들었고 4교시 때 배정받은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 떨릴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담임선생님의 소개 후, 교생선생님이라고 쳐다보는 아이들 앞에 서니 설레는 마음을 표정으로 감출수가 없었다. 4학년이면 아이들이 매우 클 줄 알았다. 왜냐하면 나는 4학년 때 내가 다 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반 아이들은 생각보다 덩치도 작고 순하고 귀여웠다. 우리 반에는 교생선생님 세 명이 함께 들어갔는데 첫째 날에는 아이들이 별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아마도 담임선생님께서 교생선생님 귀찮게 하지 말라고 미리 말을 해두신 것 같았다. 곧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줄을 서서 급식실로 이동했다. 서일초등학교는 전교생이 시간을 나눠서 급식실에서 급식을 하도록
2006-04-26 13:34
교직경력에 비해 저학년을 맡은 기간이 짧습니다. 그래서 3월에 이곳 문의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제가 3학년인 우리 반 꼬마들을 만나던 날은 설렘과 기대가 더 컸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첫 만남이 있은 후 지금까지 무던히도 노력을 했는데 아직까지 우리 반 아이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만해도 이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이 아이들과 하나가 되는데 40여일이라는 기간이 이렇게 부족하리라고는 생각조차 안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교사이기 이전에 어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게 잘못입니다. 교사이기 이전에 어른인 제가 아무리 열린 사고를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다 해도 생활 자체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것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앞서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이 나를 당황하게 합니다. 국어 말하기 수업시간에 자기소개를 숙제로 낸 후 발표를 시켰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태어 난 곳이 병원이라고 발표하는 바람에 교육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고향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 제 자신을 탓했습니다. 전교가 대청소를 하던 날 아
2006-04-26 11:54토요일 오후,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퇴근한 시간이었지만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로 또한번 등교시간 같은 분위기였다. 바로 서울특별시 교육청의 '미술영재 선발' 2차 시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미 1차선발을 서류전형으로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60여명의 학생만이 2차 실기 시험에 응시하였다. 15일 오후 서울 대방중학교(교장 이선희)에서 있었던 일이다. 미술영재교육 대상자 선발 시험이 실시되는 장소이면서 실제로 5월부터 미술영재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60여명의 학생을 20명씩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실기시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즉 문제를 보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답안은 그림으로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미 미술에 상당한 재능을 보인 학생들이었지만 워낙에 문제의 수준이 높았던 터라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모습들이었다. 1문제를 출제했지만 고사시간은 무려 4시간 30분이었다.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는 그 문제의 참뜻을 이해하기도 어려웠지만 답안 작성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은 더욱 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문제를 받아들고 생각하는데 보통 10여분 이상을 보낸 학생들이 서서히 그림 그리기 작업에 돌입하였다.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시
2006-04-26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