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하루 앞두고 수업 공개에 나선 선생님이 있었다. 읍 단위 시골마을의 여고였는데 학업성취도가 매우 낮고 독감도 유행해 결석생이 많은 상황이었다. 비주얼씽킹 연구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1학기엔 관내 수업연구까지 거뜬히 해낸 실력파 선생님이었지만 그런 악조건에서의 수업공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방학 전 마지막 수업을 의미 있게 마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수업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우왕좌왕 자리를 못 잡다가 5분이 지나서야 수업준비를 갖췄다. 독감으로 빈자리가 많은데다가 엎드린 사람도 더러 있어 선생님은 도입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선생님은 “이번 방학을 잘 보내고 3학년에 진급하면 내년 겨울방학은 너희들한테 자유지?”하며 ‘규원가’의 뜻풀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규원가는 소식 끊긴 남편을 원망하는 아내의 노래다. 학생들이 한 구절을 읽으면 선생님은 그 구절을 해설해줬다. 전 시간에 배운 상춘곡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분석하며 자세히 접근했지만 규원가는 화자의 정서와 상황을 파악해가며 활동지 빈 칸에 비주얼씽킹으로 정리해보자고 했다. 20년 전 젊고 고왔던 아내가 세월무상을 한탄하는 대목에서 선생님은 불현듯 “20년 전
2017-02-20 16:52‘출생 후 첫 18개월 동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 중학교 진학을 앞둔 6학년 졸업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졸업한 제자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듣는 하소연 역시 "중학교가 너무 달라 힘들어요"라는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초 발간한 연구·정책브리프 ‘통’ 4호에서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 어떻게 도와야 하나?’를 다뤘다. ‘통’은 평가원이 현장 교원, 부처 등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발간하는 비정기 간행물로 홈페이지(kice.re.kr) 자료실 내 ‘정기간행물’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번 호에서 평가원은 학생·교사 학부모 설문을 통해 전환기 학생이 왜 어려움을 겪고, 교사와 학부모가 왜 지원하기 어려운지 근거를 밝히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도법 및 정책제안 등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평가원이 내놓은 ‘초·중학교 교수학습 연계 지원 방안 탐색’, ‘초·중학교 교수학습 연계 지원 전략 개발’ 연구를 토대로 도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일단 초등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311명을 따라가며 시기별로 5점 리커트 척도 응답 방식으로 점검한 결과 ‘
2017-02-20 16:48서울삼릉초(교장 류덕엽)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졸업생을 위해 인근의 서울 언주중과 전환기 교육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지난 9일 2~3교시, 서울삼릉초 6학년 학생들은 아주 특별한 강의에 환호했다. 언주중 유종도 교장과 서울삼릉초 출신 선배 4명이 나란히 교복을 입고 찾아와 ‘예비중학생 여러분, Don’t worry, Be happy!’ 특강을 한 것. 프로그램은 유 교장이 먼저 강당에서 6학년생 전체를 대상으로 ‘성공적인 중학교 생활을 위한 노하우’를 주제로 강의하고, 그 다음 교시에 언주중 1학년 선배 4명이 각 반에 들어가 후배들에게 자유학기제, 동아리활동, 친구 사귀기 등 중학교 생활의 세세한 부분을 조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하영(6학년) 양은 "교장선생님이 직접 교복을 입고 친근하게 학교 전체 분위기를 잘 말씀해주셨고, 선배님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줘서 좋았다"며 "무서운 선생님이 누구인지, 1학년 교실 가는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동아리 활동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궁금한 내용을 충분히 알게 됐다"고 답했다. 선배 멘토로 참여한 학생들도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 강의를 준비하기…
2017-02-20 16:46당초 올해 3월 신규 초등교사 발령을 한명도 못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구시교육청이 3월 1일자로 30명을 발령하기로 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 대기 중인 예비교원 157명의 발령취소 우려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은 19일 “휴직자 및 퇴직자 등의 소요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30명을 신규로 발령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령 여력 확보 노력을 통해 내년 3월까지 2015년도 합격 미발령 예비교원을 전원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 내 초등 교사 임용이 적체되고 있는 것은 교원 정원감축과 명예퇴직자 수 감소, 복직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초등 교사 정원 감축은 2015년 82명, 2016년 118명, 2017년 64명 등 계속돼 왔으며, 명예퇴직 교원도 2015년 147명에서 지난해 32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또 지난해에는 휴직 392명에 복직자 385명으로 휴직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휴직 283명에 복직 413명으로 복직자 훨씬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2015년뿐만 아니라 2016년과 2017년에 선발한 252명의 예비교원도 발령을…
2017-02-20 09:21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책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더미래연구소도 ‘차기 정부 조직 개편’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독립적 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구로 설치하되 입시관리·구조조정 등 대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처를 두며, 초중등 교육정책은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사,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해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해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날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권한과 체제를 과감하게 축소해 유초중등 교육은 교육감에게 완전 이양해…
2017-02-19 19:33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교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 본연의 교육 활동에 필요한 여러 실습실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공간을 보육에 사용하려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 A초 교감은 "초등학교 교실은 초등교육의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며 "어린이집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별도 공간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돌봄, 방과후 교실 등 앞서 도입된 정책으로 학교가 교육 외적인 부담을 계속 떠안고 있는 상태에서 0~2세 보육업무까지 부가될 여지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서울 B초 교감은 "이미 초등학교에는 방과후 교육과 돌봄교실 등이 도입돼 공간 확보나 담당인력 배치 등의 문제로 교육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또 다른 역할과 공간 할당을 요구하는 것은 초등교육의 본질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내에 설치된 어린이집 문제로 갈등이 벌여져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 경기, 경남 등에서는 일부 지자체가 학교의 유휴교실
2017-02-18 15:47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전문 교사를 확충하고 교육 이수 시간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 주최로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 대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와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은 SW교육 의무화에 따FMS 과제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오영배 수원여대 교수는 “소프트웨어 전문 교사가 학교수 대비 초등학교는 0명, 중학교는 0.3명, 일반고는 0.7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교사 양성과 재교육 강화를 요구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며 “우리도 주당 1시간 이상으로 이수시간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인도에서는 초등 1~4학년은 주당 1시간, 초등 5~8학년은 주당 2시간, 중학교 9~10학년은 주당 5시간을 필수화하고 있고 프랑스도 초·중에서 주당 1~2시간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우리는 초등 3년 동안 17시간, 중학교 3년 동안 34시간 이상을 의무화해 각각 주당 0.13시간, 0.25시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 교원도 수업 시수 확대를 요구했다. 조수연 인천 제물포중 교사는 “
2017-02-17 15:25유초중등 교원도 휴직 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교육희망포럼 등이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유초중등 교원의 피선거권 제한은 평등성에 위배되며 교육 정책의 현장성 결여와도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 발표에서 신옥주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규정은 이승만 정부가 공무원을 부정선거에 동원한 전례에 대한 반성으로 공무원을 외압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미였지만 1963년 헌법부터는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변형됐다”며 “기본권의 주체인 국민으로서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 교원과 달리 유초중등 교원만 정당가입이나 정치활동을 금지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지자체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것과 달리 교원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직을 그만두도록 한 것도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르스틴 폴 독일 마인츠 대학 교수는 “독일에서도 교사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은 업무 수행명령, 정치적 절제의무는 있지만 어떠한 정치 참여 금
2017-02-17 15:24교권 침해 처벌 강화, 학폭위 외부 전문가 과반 구성 등 교육계의 관심 법안들이 줄줄이 상정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교권보호법 개정안,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등을 일괄 상정하고 본격 심의에 들어갔다. 이중 교권보호법 개정안(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 대표 발의)은 교총 등 교육계가 조속 처리를 요구하는 법안으로 관심이 모아진다. 교권 침해 학생의 학부모가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이수하지 않으면 300만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피해 교원에 대한 법률 상담 등 행·재정적 지원, 교권 침해자에 대한 교육청의 고발 조치 등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재룡 교문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를 통해 “교권침해 증가로 피해 교원뿐만 아니라 학생 학습권 보호에도 부정적이라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학부모 참여를 실효성 있게 확보하도록 한 개정안의 취지도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나 학교 현장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어 법안심사소위나 상임위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대상에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른 사업 시행
2017-02-17 15:23올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신규 선발한 교원은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과 광역시의 선발은 늘었지만 도단위 지역에서는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지가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잠정 집계한 올해 신규 교원 선발인원은 9922명으로 지난해 9864명에 비해 58명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급별로는 유초등이 5163명, 중등이 4759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932명을 선발해 최다를 기록했으며, 서울 1505명, 경남 728명, 전남 559명, 세종 542명 순이었다. 특히 세종의 경우 올해 학교 신설이 대폭 늘어 신규 교원 선발이 지난해 137명 선발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신설되는 학교가 총 17개, 내년 13개로 교원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다”며 “도시 기반시설이 자리잡힐 때까지는 교원 선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신규 선발의 두드러진 특징은 농어촌 신규 선발의 감소와 도시지역 증가다. 서울, 부산, 세종 등 광역시급 이상에서는 3511명을 선발해 지난해 보다 523명 늘었지만 경기, 강원, 전남, 경북 등 도단위 지역에서는 6411명 선발로 지난해 보다…
2017-02-17 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