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상명대부속여고 권희정 선생님께서 ‘독서로 구술잡기’코너에서 이케다 아키고의 ‘열네 살의 철학’이란 책을 소개한 걸 읽어보았는데 "너희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걸 아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렇지 않으면 참 시시하다고 생각하니?"라고 처음부터 십대들을 자극하면서 ‘멋져’파와 ‘시시’파의 반응으로부터 ‘산다는 것’을 파고 든다고 하는 글을 접하면서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 ‘멋져’와 ‘시시해’ 중 어떤 반응을 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학생들은 과연 저를 어떻게 생각할까? ‘멋지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시시하다’고 생각할까? 또 담임선생님을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자기를 가르치는 교과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학교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참 멋지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시시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선생님은 아무 특징이 없어요, 밋밋해요, 시시해요’라고 학생들이 반응한다면 뒤통수 한 대 맞은 듯이 멍하지 않겠습니까? 일요일 저녁식사에 어느 방송국에 ‘당연하지’라는 내용으로 두 연예인이 나와 대화하는 것을 보았는데 강호동씨가 나와서 신인 연예인에게 ‘백두장사 ○회, 천하장사 ○회,
2006-07-03 08:24한국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정신문화는 무엇인가? 라고 외국인이 질문을 한다면 누구나 그것은 “효의 문화다”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다. 효란 웃어른을 곤경하고 자신을 길러준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깊이 알게 하고, 나아가서는 사회에, 국가에, 공헌하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효의 문화는 광의로 본다면 호연지기를 길러가는 개척정신보다는 협의로 나타나는 인간과 인간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쉬〜쉬’ 문화가 ‘워〜워’ 문화로 문화란 항상 그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주한다. 청소년 문화가 이런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그러기에 그 나라의 주된 문화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그래도 청소년의 톡톡 튀는 유동적인 문화가 화제거리가 되고 기성세대는 그 문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문화비평에 펜을 들게 된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되고 각종 전자장비들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음에 따라 청소년문화는 엄지족문화라고 할 정도로 손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말없이 기계와 앉아 있어도 웃음을 자아내고 웃음이 없는 기계 앞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해 가는 청소년의 카타르시스 문화
2006-07-02 17:53
일요인데도 불구하고 학교에는 공부하러 나온 아이들이 참 많네요. 자세히 보니 3학년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마 7월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에 대비도 하고 또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 시험공부도할 겸 나온 모양입니다. 메리야스차림을 한 채 아예 복도에다 책걸상까지 내놓고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미래의 꿈을 향해 이 찬란한 칠월을 잠시 책상 서랍에 넣어둔 채 독서삼매경에 빠져든 젊은이의 모습은 바라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뿌듯합니다. 리포터 또한 한 때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밥을 굶어도 배고픈 줄을 몰랐고 도서관에 제일 먼저 들어갔다가 제일 나중에 도서관 문턱을 나서며 바라본 밤하늘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지금의 저 아이들도 세월이 흐르면 분명, 오늘의 이 고생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반추할 겁니다. 리포터는 오늘에서야 벽에 걸린 6월의 달력을 뜯어내며 새삼 세월의 빠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정녕 세월을 더디 가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2006-07-02 17:53
2006년 ‘사랑나눔 아나바다’ 장터 개장을 하루 앞두고 고학년 학생 및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의 장터 꾸밈이 끝난 한가로운 오후다. 교장실에 5학년 여학생들 칠팔 명이 우르르 몰려왔다. 작년부터 체험을 통한 경제교육 및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한 아나바다 장터 운영을 교육과정화 하였다. 학생-학부모-교직원들로부터 수집한 불용물품을 저가로 판매하여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교장 선생님, 부탁이 있어요. 저 찜해 둔 것 있는데.” “오 그래. 뭔데?” “인라인 스케이트요. 내일은 우리 5학년부터 사게 해 주세요. 작년에 늦게 가서 사고 싶은 것을 못 샀단 말이에요.” “전 많이 살래요. 그 돈으로 이웃돕기 하니까 많이 사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물건을 전시하면서 보아 둔 물품을 꼭 사고 싶은데 학년별로 장터 이용시간을 배정하기 때문에 늦게 가면 못산다는 얘기다. 다른 때는 많이 사면 안 되겠지만 이웃돕기 성금으로 쓰니까 많이 사도 괜찮겠다는 얘기다. “싸다고 아무것이나 사면 안 된다. 꼭 필요한 물건만을 사야 한다. 우리가 낸 물건값은 어려운 이웃돕기에 쓰니까 성금을 낸다는 마음으로 필요한 것을 사자.” 개장이 선언된 뒤 교장선생님
2006-07-02 09:40요즈음 학교 체벌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의 마구잡이식 체벌로 인해 또 다시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녕 무엇이 교육적인지를 떠나 폭력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체벌의 대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 아이들이었기에 더 안타까웠다. 그 어린 아이들이 언론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일부 교사들에게 손으로 따귀를 맞거나 겁에 질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은 체벌의 범위를 넘어서 폭력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그 아이가 받은 상처와 아픔을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우리 아이 혼 좀 내달라고요! 수많은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과연 '체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답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학부모들도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는 체벌의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었을 때는 그 교육적 범위라는 것이 애매하게 작용하기 일쑤이다. 특히 학생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손상을 입었을 때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필요한 경우에는 체벌이…
2006-07-01 09:26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아침 7시가 채 되기 전에 교문을 들어서니 교실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교실마다 불이 켜져 있다고 하니 당직하신 오 주사님께서 아침 6시가 되기 전부터 문 열어 달라고 문을 두드린다고 하더랍니다. 학생들의 기말고사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는 아침입니다. 어제 시험 첫날 오후, 무용을 가르치시는 선생님께서 제9회 울산무용제 팜플렛과 초대권 두 장을 가져 왔네요. 토요일 오후 7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해프닝’이라는 현대무용을 선보인다고 하면서요. 그리고는 따뜻한 녹차 한 잔을 가져와 차를 마시면서 ‘해프닝’에 관한 대화를 잠시 나눴는데 무용선생님의 진면목을 보는 듯했습니다. 무용의 전문가라 방학 때만 되면 강사로 초빙되고 전국체전 때 팔선녀 지도, 개막식 무대공연 지도 등을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이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팜플렛에 ‘해프닝’ 제목 하에 선생님의 사진과 함께 ‘안무 정○○’라고 되어 있어 안무가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춤동작을 만들고 지도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정 선생님께서 직접 춤 내용을 구상하고 16명의 무용수들에게 역할분담을 하고 춤을 가르치고 하면서 약 두 달 동안 연
2006-07-01 09:22
자녀가 앉았던 책상에 어머니들이 다시 앉았다. 이렇듯 배움에 대한 열기는 나이와 장소의 장애를 훌쩍 뛰어넘는 마력(魔力)이 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우리 서령고에서는 2000년도부터 학교 도서실을 지역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원으로 전면 개방했다. 화요일에는 요리강습, 수요일에는 컴퓨터 활용능력반, 목요일에는 중국어 회화, 금요일에는 독서·문예창작반을 개설해 요일별로 짜임새 있는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들 강좌에 수강신청을 하여 완전 무료로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본교가 이렇게 모든 수업을 무료로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장소와 강사 선생님을 학교측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컴퓨터반은 학교 멀티미디어실을, 요리반은 가사실습실을, 중국어회화반은 도서관의 영상정보실을, 독서·문예창작반은 도서관의 열람실을 사용하고, 강사 선생님으로는 본교의 유능한 각 과목 전공 교사를 초빙하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전혀 없다. 개설된 강좌들은 모두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은 인기 프로그램들로, 우리 학교에서는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각종 지식과 정보 제공 및 삶의 질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계속 증
2006-06-30 13:39선생님, 오늘은 마음이 좀 가볍지 않으십니까? 학생들은 기말고사로 인해 힘이 들겠지만 선생님들은 4일간 수업을 하지 않으니 그나마 부담이 적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학교의 꽃인 백합이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네요. 작년보다 키도 훨씬 크고 꽃도 더 하얗고 큼직하며 우리 학생들의 순결을 뽐내듯이 환히 웃고 있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우리의 교목인 태산목도 함께 새하얀 꽃을 피우고 있으니 학생들의 무궁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니 더욱 볼 만합니다. 더위를 식혀줄 만큼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험기간이고 하니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아름다운 모습과 안타까운 모습이 함께 나타남을 보게 됩니다. 시험기간 때는 학생들이 알아서 공부를 잘 하기 때문에 늦게 출근해도 될 법한데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출근시간이 일정함을 봅니다. 학생부장 선생님은 일찍 오셔서 교문지도를 하네요. 부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이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이 출근하셔서 근무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아침 8시 교실을 둘러보니 2층에서 한 선생님께서 학생 한 명과 함께 골마루를 쓸고 있었습니다. 정말 보기가 좋네요. 보통 때보다…
2006-06-30 13:39
도서관 뜰 감나무 아래에 심어놓은 나팔꽃이 어느새 가녀린 덩굴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덩굴손과(科) 식물들은 한결같이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가녀린 식물이랍니다. 며칠 전, 큰비가 내릴 때까지도 미처 부목줄을 마련해 주지 못했더니, 살짝 스치는 바람에도 그만 길고 가녀린 손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참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드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점심때 산책을 하다 보니 천사 같은 정원사 아저씨가 얼기설기 실사다리를 설치해 놓고, 나팔꽃의 여린 덩굴손을 가져다 살며시 사다리 위에 얹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얹어놓았는데 점심때쯤엔 벌써 앙증맞은 여린손이 그새 탄탄한 사다리줄을 힘차게 부여잡고 하늘나라 구경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니 비로소 후유~하는 안도의 한숨이 다 나오더군요. 문득 진한 보라색 나팔꽃을 감상하자니, 이 세상에는 저 덩굴손처럼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 꼭 필요한 경우가 참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 사랑을 잃어버린 채 빈 껍질로 살아가는 사람, 마음이 허허로운 사람. 사람, 사람. 사람들. 이 모든 사람들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저 나팔꽃처럼 탄탄한…
2006-06-29 17:54
우리 반 승현이와 아웅다웅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인터넷 매체에 올렸다가 마음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엄청난 댓글에 쏟아지던 비난과 격려, 누리꾼들끼리 갑론을박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 오히려 더 성숙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리라. 3월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 아이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으로 병원에 가기도 하고 두드러기까지 발병한 요즈음이다. 적지않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체벌을 범죄시 했던 나의 교육관을 송두리째 뿌리뽑게 만든 그 아이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내 생애의 아이'임에 분명하다. 4권의 교단일기를 쓰며 아이들과 살아가는 내 일상을 참 감사하게 살아왔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갈 거라는 자부심으로 아이들만을 보고 살아온 내 삶속에서 교실을 빼놓으면 남는 게 별로 없을만큼. 나를 거쳐간 어떤 아이들에 비해 유별난 아이를 만나 날마다 홍역을 치르는 일상을 보낸지 벌써 4개월째이다. 아직도 그 아이는 뛰고 달리고 친구를 때리며 소리지르고 울며 안하무인이다. 칭찬 스티커를 사용하며 달래기도 하고 좋은 말로 꾸지람도 해보지만 순간에 그치고 다시 반복하는 아이. 일분만 교실을 비워도 금세 난리를 피워서 친구들과 싸우고 때리던 모
2006-06-29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