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수업 중이건 쉬는 시간이건 학생들의 관심은 오직 휴대폰뿐인 것 같다. 책상서랍 속에 한 손이 들어가 있는 학생이 있다면 그는 분명 핸드폰 게임을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그러잖아도 요즘 '바다이야기'라는 사행성 도박게임 이야기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판에 학생들마저 어려서부터 이런 중독성 게임에 빠져든다면 이는 정말 큰일이다. 학교에서는 핸드폰 게임으로, 집에서는 컴퓨터 게임으로 날을 지새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뭔가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의 오랜 경험에 비춰볼 때 학생의 핸드폰 사용은 정말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돈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학업에 결정적으로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고, 또 금방 새 핸드폰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핸드폰은 고가인데다가 그 후의 통화료 또한 만만찮다. 수업시간에 전화가 오거나 문자를 주고 받다보면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선생님 말씀에 집중해야 할 정신을 핸드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의 핸드폰 사용에 찬성을 하는 사람들은 신변에 위험이 닥쳤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
2006-08-28 17:53우리나라의 정원은 어디를 가나 모두 천편일률적인 모양을 하고 있다. 네모진 벽돌처럼 잘 다듬어진 생울타리와 둥그렇게 기형적으로 전정(剪定)된 향나무들을 볼 때마다 참 의아하단 생각이 든다. 왜 사람들은 나무들이 생긴 그대로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걸까. 제멋대로 마음껏 가지를 펼치며 성장한 나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람들은 정녕 모르는 것일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정원사 아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교정의 정원수들을 열심히 가지치기하고 있다. 나는 가끔 정원수의 신세나 학교 아이들의 신세나 서로 비슷하다는 상념에 빠질 때가 있다. 똑같은 교복, 똑같은 머리모양, 똑같은 책걸상, 모두가 똑같이 선호하는 특정 대학, 똑같은 교육 과정이 어쩌면 전정 가위를 들이대어 모두가 똑같은 아름다움을 연출하도록 강요당하는 정원수의 신세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창조주께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 세상에 똑같은 것이 둘이나 있도록 허용치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하찮은 풀 한 포기, 구르는 잔돌 하나, 나무 한 그루마다 그 태어난 의미와 존재 이유 또한 다 다른 것이다. 하물며 자라나는 아이들임에랴. 아이들은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른 나무와도 같다. 우후죽순이란
2006-08-28 13:59이제 계절로는 처서도 지나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2학기를 앞두고 인사이동 발표가 끝나고 설레임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어떤 분은 교장으로, 교감으로 관리자로 자리를 바꾼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요즈음 학교의 권위가 무너지고 그 가운데 학교장의 권위, 교사의 권위 모든 것들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는 때가 있습니다. 특히 지도자의 자리는 외로우며 구습에 젖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잘 적응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학교도 교육 조직이다 보니 지도자로 교장이 있고 교감, 교사가 역할을 수행하며 학교 교육이 전개됩니다. 그런데 최근 학교를 흔드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교육 분야는 위기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요즈음 세상이 부패하고 무능하고 흔들리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원칙이 없는 지도자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칙과 고집은 다릅니다. 지도자의 능력은 변할 수 없는 원칙에 근거하며, 원칙은 인간의 가치와 품위를 높여주고 발전시키는 보편적인 원리에 근거합니다. 위기의 상황을 새로운 역사의 기회로 삼았던 많은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원칙이 있었습니다. 인간 역사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2006-08-28 13:57눈이 떠지지 않는다. 어머니 성화에 일어나긴 했지만 눈꺼풀이 무겁다. 한동안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다. 밤새 더위와 모기에 시달려 뒤척거리면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으니 눈이 쉽게 떠지지 않는다. 이른 아침인데도 열대야의 후끈한 더위와 끈적거리는 습기가 온 몸을 감싼다. 방문의 문종이를 떼어내고 붙인 모기장(방충망)이 어설프고, 사람냄새를 맡은 문밖에 붙어있던 모기들이 문을 여닫는 사이에 들어오곤 한다. 입으로 불어 살포하는 살충제를 뿌리기도 하지만 틈새 어디론가 들어오고 만다. 잠결에 쫓아 보지만 어쩔 수 없다. 아침이면 배가 터질 만큼 몸이 무거워진 모기들이 잘 날지도 못하고 벽에 붙어있다. 모기에 물린 가려운 상처를 긁적거리면서 눈을 비비면서 밖으로 나온다. 들녘 마을에 먼동이 트면서 아침놀이 발갛고 붉은 해가 꽤 빠른 속도로 지평선을 뚫고 머리를 내민다. 나뭇가지에서는 참새들이 짹짹거린다. 푸른 벼 잎자락에 맺힌 이슬방울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벼 잎 끝과 끝을 이은 거미줄에도 이슬방울들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른 새벽부터 벼논을 둘러본 이웃집 아저씨의 바짓가랑이가 이슬에 젖어 축 늘어졌다. 참새 한 무리가 앞길을 막아설 듯 길바닥에 내려앉는다.
2006-08-28 13:46“말도 많다” “언론의 빅뉴스도 많다” 등등이 우리 시대의 교육의 언저리가 아닌 지 되새겨 본다. 어디를 쳐다보아도 교육의 길은 보이지 않고, 어느 곳을 찾아보아도 한국 교사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것이 오늘인지. 한국 교사의 진정한 얼굴은 어디에 있는 지 그것이 의심스럽다. 50대는 한국 교사의 얼굴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교단에 발을 내디디면 그 때의 나이는 남성은 30대에 접어들고, 여성은 20대 후반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이때부터 교사의 길을 걸으면서 5년 간은 학생 지도과 교재 연구에 몰두하는 시간이 되고, 그 후 5년은 가르침에 요령을 터득해 가는 시기이기도 하고, 교사로서의 길을 조금씩 생각해 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남성은 40대에 가까워지고, 여성은 30대 후반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렇듯 교직에 발을 뻗고 나면 세월은 어느 새 40대의 길로 접어들어 자신의 뒷걸음을 회상하게 된다. 이때부터 진급에 대한 자신의 위상을 찾기 시작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중히 여기면서 동시에 자신의 실리도 추구해 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불혹이라는 나이는 자신을 주변에 조화시켜 나가면서도 자신만을 위한 길을 가야 하는 시기다. 그렇
2006-08-28 13:38
2006년 8월 9일 저녁 9시 35분. 좀 늦은 시간인데 전화가 울리고 아내가 받아들더니, 얼른 송화기를 막고서 "여보 광주 선생님이신 것 같은데요."하면서 전화를 바꾸어 주었다. "자주 전화 드리지도 못한 제자에게 이렇게 친히 전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하는 인사와 수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은사님은 "치우려던 월간 문학에서 자네 작품을 발견하고 다시 읽어보았네. 7월호를 치우려고 하다가 우연히 펴진 쪽에 바로 자네의 작품이었네. 난 시조 부분과 시 부분만 읽고 치우곤 하였는데, 덕분에 자네 작품을 읽게 되어서 전화했네."하시면서 "요즘 동화 작품에서는 전래 동화 같은 짜릿한 감동 감화를 주는 작품이 별로 없어, 자넨 동화를 쓰면서 무엇에다 기준을 두고 쓰는가? 다시 말해서 자네 동화의 문학정신 말일세."하시는 것이었다. 너무 갑작스런 질문이시고, 또 은사님의 말씀이라 함부로 답 할 수도 없는 그런 질문이었지만, 내가 평소에 가진 나름대로의 기본 정신이 있기에 서슴없이 "선생님, 제가 교직에 몸담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시 동화란 [교육]을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문장이어야 하지만 바탕에 흐르는 정신은 가르침을 준다는…
2006-08-28 13:37
어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얼마 전 교육위원으로 당선된 J 교육장의 친필 편지다. 그의 글씨 처음으로 보았다. 며칠 전, 하계 교감연수회에서 있었던 그의 말이 떠 오른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글씨체를 악필이라고 말한다. 지금보니 악필은 아니고 개성이 있다. 자세히 보니 정감이 가는 글씨체다. 그는 특강에서 본인의 경험을 털어 놓는다. 초등학교 때 하도 글씨를 못 써 담임 선생님께서 겨울 방학 숙제로 글씨 쓰기를 내어 주셨다고 한다. 자기 나름대로 악필을 고쳐 정성껏 과제를 해 갔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담임 선생님의 한 마디 말에 그는 악필 교정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것, 네가 쓴 것 아니지? 네가 이렇게 잘 쓸 수 없어! 누가 대신 써 주었니? 솔직하게 말해 봐!” 만약, 담임 선생님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 정말 잘 썼구나! 그래 너도 잘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네가 글씨를 잘 쓰는 줄 선생님은 미처 몰랐단다. 앞으로 계속 잘 할 거지?”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 말이 그에게 있어 악필과 명필의 분수령이 되었던 것이다. 전자가 그에게 좌절과 포기, “맞아, 역시 나는 안 돼!”라는 실망감을 준 데 반하여 후자
2006-08-28 13:34요즘 매스컴에서 접한 기사 중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씁쓸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8.15 경축식이 열렸던 날 행사장인 세종문화회관에 들여보내 달라고 수백 명이 항의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이다. 내용인즉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좌석은 3천48석인데 3.1절 행사 등 평소 행사 참석률이 40% 밖에 안 되는 것을 감안한 행자부가 정원보다 훨씬 많은 8천6백20장의 입장권을 보냈고, 행사 참석인원이 적어서 고민하던 행자부가 8.15 경축식부터 자원봉사 점수 인정제도를 도입하자 예상 밖으로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는 것이다. 광복절 기념식도 참석하고 자원봉사 점수도 따려고, 즉 ‘꿩도 먹고 알도 먹으려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리던 초중고 학생 수백 명이 결국 입장권을 들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고, 이에 학부모들이 아이들은 국민도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단다. 행사장 가득 사람을 모으려던 당국의 무리한 욕심이 광복절 경축식의 참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했지만 「애교형ㆍ구걸형ㆍ항의형ㆍㆍㆍ‘방학 봉사활동에도 치맛바람’」이라는 기사와 맞물려 봉사활동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기사에 의하면 '자녀대신 봉사활동을 하게 해달라고 애교를 부리거나, 봉사활동 확인
2006-08-28 13:34학교마다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다가온다. 이맘때면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덩달아 손길이 바빠지기 마련이다. 밀린 방학숙제 때문이다. 사실 개학이 임박해서 일기를 비롯한 밀린 숙제를 하느라 밤을 새거나 부모형제까지 모두 나서 방학숙제를 도와주던 모습은 나름대로 정겨웠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들이 방학숙제 때문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최근 형식적으로 제시되던 방학숙제가 그 양과 질에 있어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방학숙제 결과물을 가지고 시상도 하고 섣불리 수행평가에까지 반영하는 어리석음은 이제 없어야 할 것 같다. 숙제를 스스로, 성실히 한 학생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독후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등의 단순한 ‘방학숙제 베끼기’는 이제 고전적인 수법이 된 것 같다. 인터넷에서 안 되는 게 없다는 세상, 이제는 혼자 하기 어려운 방학숙제를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아예 숙제를 대행해주거나 자기가 한 숙제를 사이트에 올려 다른 사람이 다운받을 수 있게 하면 돈을 주는 얄팍한 상술까지 가세함으로써 학생들 간에 숙제를 사고파는 신종 ‘숙제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
2006-08-28 13:33선생님, 오늘이 처서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입니다. 이제 애타게 기다리던 가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위는 이제 맥을 못 춥니다. 아직 한 달 가량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지만 한여름 더위만큼이야 되겠습니까? 우리학교는 오늘부터 근무조 선생님과 관계되는 선생님 말고는 모두가 쉬는 첫날입니다. 저도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배려로 4일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값지게 보내려고 합니다. 어디 피서는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행 겸 아내와 함께 서울 다녀오려 합니다. 딸도 보고 볼일도 보고 바람도 쐬고 말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마음의 지옥을 만드는 비교의식’이란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 자녀이든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학교든 어느 것도 교육을 위해 비교하는 일은 금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교가 학문을 연구하는 데는 필수입니다. 글을 쓰는 데도 비교 분석은 필수입니다. 각 종 분야에서 비교 분석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교육을 위한 비교는 절대 금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오늘 읽은 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 내가 연구원으로 있던 회사는 미국
2006-08-28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