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면 개학하기 며칠 전부터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까? 어떤 이야기로 새 학기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지난날을 반성하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노력을 하도록 할까? 좀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통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하고,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 일로 해 주어야 할 텐데, 언제나 새 학년이나 학기가 되면 되풀이 되는 고민 중의 하나이다. 개학을 하는 첫날은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온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좋고 선생님을 만나서 기쁜 것이 바로 개학하는 날이다. 이 즐거운 날에는 귀여운 우리 반 친구들이 어떻게 그 무더운 여름철 장마와 더위에 생활하였는지 마냥 궁금하기만 하다. 학교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던 친구들이 무질서한 생활과 나태한 생활로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는지, 공부시간에 학습태도와 규칙은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등하교 시간은 정해진 시간에 안전하게 잘 다닐 수 있을는지 등 별의별 생각이 든다. 교실에서 처음 만나는 느낌은 각양각색이다. 연신 배시시 웃는 놈, 신기하다는 듯 유심히 쳐다보는 놈, 부끄러움에 눈길을 피하는 놈, 윙크를 하며 장난기 있는 모습으로 쳐다보는 놈,…
2006-09-03 16:49개학한 지 이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방학 때의 여유가 남아있음인지 마냥 늑장입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 녀석과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을 둔 엄마로서의 아침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다행인 것은 엄마가 바쁘고 힘든 것을 이해하는지 다들 서로 자기 몫은 하는 편이어서 엄마가 학교에 지각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자기가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도움으로 내 일터로 가는 길이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하기 바쁘게 교실로 향합니다. “시끌벅적” “와글와글” 우리 반 악동들입니다. 아침 자율학습 시간인 것을 모르는 양 정신없이 떠들고 있습니다. 1학년 학생들이라 아직은 어려서 더불어 사는 생활을 실천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들의 잔소리 정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희들끼리 마냥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즐겁고 신나게 마냥 뛰어놀고 싶은 때라는 것을 알면서도 담임이 나는 아침부터 훈계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어떤 녀석은 무척 반성하고 있는 듯한 심각한 표정입니다. 또 어떤 녀석은 야단을 맞는 것도 마냥 즐거운 듯 실실 웃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녀석들이 철이 없어 나를
2006-09-03 09:25
며칠 전 병원 진료를 받고 약국에 갔습니다. 약을 조제하는 동안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눈에 띄는 게 있었습니다.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 ‘뭘까?’ 바구니 안에 있는 작은 통을 열어보았습니다. 약을 담아 두었던 깨끗한 통이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갑자기 떠오르지 않아 약을 조제하고 있는 약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저어기요. 약사님! 이 빈 통은 어디에 쓰면 좋지요?” “네~ 그 통은요. 휴가 가실 때 양념 통으로 쓰셔도 좋고요. 가정에서 자잘한 물건 담아두면 좋아요.” 약사님의 대답을 듣고 나니 가정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개를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큰 통 하나에 담아두었던 단추들을 모양과 크기 별로 분리해서 넣고, 클립도 따로 담았습니다. 그런데 모양과 색이 똑같아서 병에 든 물건을 알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들어 되어 있는 물건의 이름을 견출지에 써서 붙였답니다. 밀폐력도 좋아서 야외 나갈 때 양념을 넣어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고객을 배려하는 약사님의 마음 아름답습니다.
2006-09-02 22:21
어릴 적 여름방학을 떠올리게 되면 많은 추억으로 남아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는 지금처럼 체험학습이나 현장학습의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집 밖에만 나가면 그동안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을 살펴볼 많은 것들이 주변에 있었다. 또 집집마다 형제가 둘 이상은 있어 동네의 아이들이 모이게 되면 함께 할 놀이나 이야기 거리가 많아 매우 정서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즈음 아이들의 방학생활 모습은 예전과 다른 점이 많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나 가정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개학날 더 단단해진 몸과 검게 탄 얼굴을 많이 볼 수 없는 것이다. 긴 방학을 끝나고 와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개학날이라고 하지만 방학 전 생활에서 연장이 되고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여름방학의 끝 지점에서 우리 반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이러 저런 생각을 해오던 중 오늘 37일간의 긴 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하였다. 아침 일찍 출근을 했는데도 벌써 몇 어린이들이 교실에 있었다. 밝은 얼굴로 인사를 끝내니 저마다 방학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는 바람에 교실을 둘러볼 틈도 없다. 어제 붓글씨를 배우러 갔다가…
2006-09-02 22:20
이제 떠나시군요. 2년 남았다 1년 남았다 하시더니 25년 동안 몸담았던 교정을 아이들에 대한 사랑 한가득 남기고 떠나시군요. 교무실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시면서 감정이 복받쳐 끝내 말씀을 하지 못하시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그러다 겨우 가슴을 진정시킨 후 하신 말씀은 모두를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떠나면서 제가 교사로서 합당한 사람이었나 반성을 해봤습니다. 교사로서 열심히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빚 갚는 마음으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죄송하다니요. 선생님은 누구보다 열심이었다는 것을 후배들은 압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어떤 마음으로 지냈다는 걸 다 압니다. 아직 평교사로 정년퇴임을 한 적이 없는 학교(본교)에서 선생님의 정년퇴임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닙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난 후 교장 선생님이 "평교사로서 정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학교나 개인으로서 큰 영광"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 한편으론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평교사로 있다가 정년을 맞이하는 게 왜 이리 힘든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교장이나 교감이 되면 정년이 되어 퇴임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평교사로 있
2006-09-02 17:34선생님, 오늘은 9월 첫 토요일입니다. 밖에는 매미소리가 들립니다만 한여름만큼 힘있게 들리지 않네요. 개학 한 주를 보내면서 힘들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적응하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수업에 대한 적응, 시간에 대한 적응, 생각에 대한 적응, 지도에 대한 적응들이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첫 주말을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잘 조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야자시간에 한 여선생님께서 당번이 아닌데도 집에 가서 애들 챙기고 집일을 하고 여가를 선용해 다시 학교에 와서 학생을 지도하는 걸 보았습니다. 보기가 참 좋더군요. 누가 시키면 그렇게 하겠습니까? 자진함이 그만큼 중요함을 알 수 있더군요. 선생님들은 어른입니다. 어른이기에 어른답게 생각하고 어른답게 행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 때가 좋아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행동하고 아이처럼 자유롭게 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분명 어른이기에 어른다운 생각과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고 본받게 되고 영향을 입게 될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하드웨어는 어른이고 소프트웨어는 아이인 키덜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아이어른’의 특징은 무엇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것
2006-09-02 17:28
9월 1일. 충남 보령 삽시초등학교가 오천초등학교 분교장으로 첫 출발 하는 날입니다. 제가 꿈에 그리던 삽시에 닻을 내리고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학교가 뜯겨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아담하고 예쁘게 짓는답니다. 3~4개월 뒤에는 말끔한 모습의 학교 구석구석을 자랑할 수가 있겠지요. 그래서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사시는 관사에 책걸상을 들여 놓고 방에서 공부하게 되었지요. 1학년 3명, 2학년 2명 합계 5명이 내가 맡을 아이들입니다. 1학년 여자 둘, 남자 하나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혜경이, 수빈이 여자 둘은 쌍꺼풀이 시원스럽게 져있고 활짝 웃는 표정이 아름답습니다. 희준이라는 남자 친구는 어리디 어린 표정이 오천에 있는 지희를 연상시킵니다. 3명의 친구들은 오천 친구들 보다 발육이 늦은 듯 아직도 앞니가 빠지지 않은 상태로군요. 2학년 남자 둘은 대단한 개구장이 들입니다. 씩씩하고 영리하고 글씨를 예쁘게 잘 씁니다. 1학년 동생들과 손잡고 사이좋게 잘 놉니다.
2006-09-02 17:27어느 날, 메일함을 보다가 용량이 가득 차서 메일함을 비우라는 메세지가 와 있었습니다. 내 메일함을 꽉꽉 채우고 있는 스펨메일들을 10개, 20개씩 지워나갔죠. 어떻게 요즘은 20통중 20개가 스펨메일인지. 물론 친구들끼리야 폰이 있어 문자 메세지가 가능하고, 미니홈피를 통해 안부를 묻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라지만 매일 매일 새로운 메일을 기대하며 메일 함을 보는 스스로의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이렇게 메일함을 정리하던 중 2002년도, 2001년도에 받았던 메일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내 고등학교때 사랑하는 단짝친구의 메일, 지금은 군대 간 친구의 메일, 그리고 고등학교때 지독하게 짝사랑했던 우리 화학선생님의 메일들을 보며 '아...그때 그랬지.'하는 그리움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던 중, '노마에게'라는 메일 제목이 있었습니다. 받은 때는 2001년도.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였죠. 고등학교 1학년때 지리선생님을 참 좋아했습니다. 원래 여자선생님은 잘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 선생님은 왜 그리도 멋있어 보였는지. 멋모르고 지리학도가 되어야겠다며 선생님을 좋아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지도를 그리고 설명하시는 선생님은 너무 똑똑하시고 명쾌하신 분이셨죠. 고1때 스승의 날
2006-09-02 09:595교시가 막 시작된 직후였다.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교무부장선생님의 갑작스런 교내방송이 각 교실로 전달되었다. '잠시후에 교내의 나무에 대한 병충해 방재가 실시되겠습니다. 각 교실에서는 교실 창문을 닫아 주십시오. 다시한번 알려 드립니다. 잠시후에.....' 이런 내용의 방송이었다. 무슨영문인가 싶긴 했지만 교실 창문을 닫은채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더운 교실에서 꼼짝없이 한 시간의 수업을 거의 진행한 셈이었다. 5교시가 끝났지만 가급적 창문을 열지 말라는 방송이 다시한 번 흘러나왔다. 6교시는 비는 시간이기에 무슨 병충해 방재 작업을 하는가 싶어 밖으로 나와 보았다. 몇몇의 인부들이 나무에 농약을 뿌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어디서 오셨습니까. 갑작스런 방재작업을 한다고 해서 좀 당황스럽습니다.', '동작구청에서 나왔습니다. 관내 학교들이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교내 나무에 대한 병충해 방재작업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의문이 한꺼번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학교에까지 신경써 주시고....'. '뭘요. 이정도 쯤이야 보통이죠,
2006-09-02 07:41교시 수업이 끝난 뒤 교무실로 돌아오자 휴대폰에 반가운 문자메시지 하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 수능 원서 때문에 오늘 찾아 뵙겠습니다.” 제자의 문자메시지를 읽으면서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2월 대학에 합격을 하고도 집안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올려졌다. 졸업식 날 남몰래 눈시울을 붉히며 3년 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는 그 아이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제자와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나마 다른 아이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졸업이후 서울로 상경하여 낮에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독학으로 재수 준비를 한다고 하였다. 학창시절 워낙 성실하고 믿음이 가는 아이라 그렇게 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으로서 마지막까지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 때문일까. 내 마음 한편에는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학교를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 아이를 만난다는 기쁨에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찾아온다는 제자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걸어 보았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할 수없이 점심을
2006-09-02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