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메일함을 보다가 용량이 가득 차서 메일함을 비우라는 메세지가 와 있었습니다. 내 메일함을 꽉꽉 채우고 있는 스펨메일들을 10개, 20개씩 지워나갔죠. 어떻게 요즘은 20통중 20개가 스펨메일인지. 물론 친구들끼리야 폰이 있어 문자 메세지가 가능하고, 미니홈피를 통해 안부를 묻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라지만 매일 매일 새로운 메일을 기대하며 메일 함을 보는 스스로의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이렇게 메일함을 정리하던 중 2002년도, 2001년도에 받았던 메일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내 고등학교때 사랑하는 단짝친구의 메일, 지금은 군대 간 친구의 메일, 그리고 고등학교때 지독하게 짝사랑했던 우리 화학선생님의 메일들을 보며 '아...그때 그랬지.'하는 그리움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던 중, '노마에게'라는 메일 제목이 있었습니다. 받은 때는 2001년도.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였죠. 고등학교 1학년때 지리선생님을 참 좋아했습니다. 원래 여자선생님은 잘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 선생님은 왜 그리도 멋있어 보였는지. 멋모르고 지리학도가 되어야겠다며 선생님을 좋아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지도를 그리고 설명하시는 선생님은 너무 똑똑하시고 명쾌하신 분이셨죠. 고1때 스승의 날
2006-09-02 09:595교시가 막 시작된 직후였다.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교무부장선생님의 갑작스런 교내방송이 각 교실로 전달되었다. '잠시후에 교내의 나무에 대한 병충해 방재가 실시되겠습니다. 각 교실에서는 교실 창문을 닫아 주십시오. 다시한번 알려 드립니다. 잠시후에.....' 이런 내용의 방송이었다. 무슨영문인가 싶긴 했지만 교실 창문을 닫은채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더운 교실에서 꼼짝없이 한 시간의 수업을 거의 진행한 셈이었다. 5교시가 끝났지만 가급적 창문을 열지 말라는 방송이 다시한 번 흘러나왔다. 6교시는 비는 시간이기에 무슨 병충해 방재 작업을 하는가 싶어 밖으로 나와 보았다. 몇몇의 인부들이 나무에 농약을 뿌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어디서 오셨습니까. 갑작스런 방재작업을 한다고 해서 좀 당황스럽습니다.', '동작구청에서 나왔습니다. 관내 학교들이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교내 나무에 대한 병충해 방재작업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의문이 한꺼번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학교에까지 신경써 주시고....'. '뭘요. 이정도 쯤이야 보통이죠,
2006-09-02 07:41교시 수업이 끝난 뒤 교무실로 돌아오자 휴대폰에 반가운 문자메시지 하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 수능 원서 때문에 오늘 찾아 뵙겠습니다.” 제자의 문자메시지를 읽으면서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2월 대학에 합격을 하고도 집안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올려졌다. 졸업식 날 남몰래 눈시울을 붉히며 3년 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는 그 아이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제자와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나마 다른 아이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졸업이후 서울로 상경하여 낮에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독학으로 재수 준비를 한다고 하였다. 학창시절 워낙 성실하고 믿음이 가는 아이라 그렇게 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으로서 마지막까지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 때문일까. 내 마음 한편에는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학교를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 아이를 만난다는 기쁨에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찾아온다는 제자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걸어 보았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할 수없이 점심을
2006-09-02 07:41우리학교 2학년 3반 급훈이 교학상장(敎學相長)입니다. 그 아래는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크자’라고 쓰여 있습니다. 교실 앞에 세워진 커다란 돌비석에도 敎學相長(교학상장)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교학사장이란 예기(禮記) 학기(學記)편에 나오는 말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뜻 아닙니까? 즉 스승과 제자는 한쪽은 가르치기만 하고 다른 한쪽은 배우기만 하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 역시 배움으로써 나아진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예'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한 책이 인데, 그 책의 학기(學記)편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좋은 안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먹어 보아야만 그 맛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극한 진리가 있다고 해도 배우지 않으면 그것이 왜 좋은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배워 본 이후에 자기의 부족함을 알 수 있으며, 가르친 이후에야 비로소 어려움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고 하는 것이다.” “활용의 예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배움이 깊을수록 겸허해진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학문이 아무리 깊다고 해도 가르쳐 보면, 자신이 미처 알지 못
2006-09-02 07:39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은 성형을 한 것이 마치 자랑거리라도 되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중들 앞에 드러내기도 한다. 그만큼 성형을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이 둔감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성형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마치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 것인 냥 매도를 당하곤 했지만, 현재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너그러워 진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그런 성형을 하는 것이 부의 상징이나 자신의 계발을 위한 하나의 수단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야! 너 눈이 왜 그래? 중·고등학교 현장에 있다 보면 이런 연예인들의 행동과 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다. 물론 연예인들의 유행을 쫓아 멋을 부리는 아이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그런 점도 하나의 자기표현 정도로 인정해 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최근에 연예인들 사이에서 성형수술이 아주 보편화된 현상쯤으로 취급되고, 성형을 한 것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분위기에 편승해 우리 아이들도 가끔 성형에 가까운 일을 벌이곤(?) 한다. “○○아, 너 눈이…
2006-09-02 07:38오늘은 무더위의 8월은 물러가고 선선한 9월을 여는 아침입니다. 9월 첫날답게 이른 아침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질서에 순종하는 자연의 미덕을 배우게 됩니다. 선생님, 9월이 되어서 마음이 기쁘지 않습니까? 혹시 선생님 중에는 차라리 더워도 8월이 좋다고 하시는 선생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8월은 더워도 집에 쉴 수 있으니까 좋고 여유가 있으니까 좋고 책을 볼 수 있으니까 좋고 특히 수업을 하지 않으니까 좋아 8월이 그립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9월이 부담스럽지는 않습니까? 한편 선생님 중에는 8월보다 9월이 되니 좋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계실 것입니다. 수업을 해서 힘이 들어도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니 좋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쫓기는 생활을 해도 학생들과 생활하니 좋고 선생님들과 생활하니 좋다고 생각하시는 선생님도 계실 것입니다. 저는 8월보다 9월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유가 없어도 더운 것보다 낫습니다. 학교생활이 긴장되고 개인시간이 없어 힘이 들지만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자체가 좋습니다. 선생님도 그러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행복해집니다. 기쁨이 생깁니다. 즐거움이 있게 됩니다. 처음보다
2006-09-01 13:48윷놀이용 카펫을 중심으로 어린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빙 둘러 앉았다. 학생 대 교직원간 윷놀이를 하고 있다. 1학년 꼬마에서부터 6학년 어린이들까지 10명의 학생과 교직원 10명이다. 생각보다 윷놀이에 대한 놀이 방법을 잘 모르는 어린이가 많았다. 던지는 방법이나 말 쓰는 규칙 등을 잘 모르고 있었다. 1~2학년 학생들은 모나 윷이 나와 모두가 박수를 치며 좋아해도 정작 본인은 무슨 영문인 줄도 모를 만큼 윷놀이를 처음 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넓은 체육관 마루 바닥에는 3개조로 나뉘어 6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윷놀이를 하고 있다. 윷놀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청백 게임을 하였다. 각 팀에는 교직원과 학생들 30여 명씩이 한 편이 되어 각종 게임을 하였다. 학생들과 교직원 1:1 짝꿍끼리 벌이는 각종 경기는 그야말로 웃음바다였다. 교장선생님과 어깨동무를 하고 2인3각으로 달리는 1학년 학생의 모습이 코끼리에 올라 탄 어린이의 모습처럼 언밸런스를 이루어 우스꽝스러웠다. 고목나무에 매미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발을 맞추지 못해 뒤뚱거리던 여선생님은 어린 학생을 안고 넘어지기도 했다. 고학년 어린이는 자기와 비슷한 키의 짝꿍 선생님과 자연스럽게 발을 맞추
2006-09-01 07:08서울의 A중학교 교사인 B씨는 학교만 가면 속 터지는 일을 경험한다.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고 매일 겪는다. 교사가 학교에 가면 학생들을 즐겁게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것도 남학생들의 경우가 훨씬더 심하다.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하는가에 대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교육당국이 원망스럽다. B교사가 무슨일을 매일 겪고 있기에 학교만 가면 속이 터질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이 학교의 3년전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이 학교는 3년전에는 여학교였다. 그러던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남, 여공학으로 개편하였다. 당연히 여학교에서 남,여공학으로 되었으니 학교에 남학생들이 배정되었다. 남학생들을 새로 받아야 했기에 화장실 공사를 했다. 여학생 화장실만 있던 학교에 남학생 화장실을 설치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완벽한 준비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남,여공학으로 개편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은 아니었다. A교사가 겪는 속터지는 일이 바로 이것과 연관이 있다. 대략 짐작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매교시 쉬는시간이 되면 화장실이 남학생들로 붐빈다. 화장실 공사를 했는데, 화장실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겠지만…
2006-09-01 07:07오늘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의 교장실에서 정년퇴임으로 떠나는 강수남(姜秀男 .62) 교장과 새로 부임하는 김영호(金永鎬.59) 교장이 만났다. 선배 교장은 후임 교장을 따뜻한 사랑으로 맞이하고 후임 교장은 선배 교장의 가르침을 받을 자세가 단단히 되어 있다. 선배를 대하는 예우가 깍듯하다. 학교 회계와 자산에 대한 공식적인 인계인수는 1주일 이내에 이루어지지만 오늘 만남은 보이지 않는 '교육 사명감'에 대한 인계인수이기에 더욱 뜻이 깊다. 이 인계인수가 제대로 될 때 교육은 연속성을 띄고 일관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떠나는 교장은 교직원의 구성, 학교경영 상의 유의점, 학생 생활지도면, 본교의 신입생 선호도, 운동부 운영 관계, 교직원 복지 등 학교의 현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알려 주고 당부를 한다. 후임 교장은 선배 교장의 말씀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귀담아 듣는다. 학교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임자이기에 그 분의 말씀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모두 학교경영의 지침이 되는 귀한 말씀이다. 인생 선배, 교직 선배, 교장 선배의 말씀은 후배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교직 생활의 산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떠나는 교장은 자기가
2006-09-01 07:07교육인적자원부는 29일 장애인의 교육권을 획기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안을 마련, 공청회 등을 거쳐 9월 중 입법예고한 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는대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특수교육지원대상인 장애학생이 일반학급에 통합교육을 받기를 원할 경우 특수교육운영위에서 배정한 장애학생을 학교측이 거부하면 학교장을 1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규정이 강화된다는 내용이다. 나는 특수교육이 절실한 아동과 함께 살면서 우울증에 가까운 마음의 병을 앓으며 1학기를 보냈다. 학교를 옮겨간 곳에서 처음으로 1학년을 맡던 날, 입학식 내내 한 아이를 안고 어르며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1학기 119일 동안은 정말 시행착오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통상적으로 장애아동이 있는 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있고 특수교사가 있어서 하루 1, 2시간 정도는 일반학급에서 생활하고 나머지 시간은 특수학급에서 따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일반학급에서 데리고 사는 어려움을 덜 느낀다. 그것도 18명의 1학년 아동들이 학교생활에 처음 적응하는 시기인데 천방지축 제맘대로인 장애아동과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누나의 하교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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