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와중에 갑자기 찾아온 긴 휴식은 시간마저 정지시킨 것처럼 어색하고 고요합니다. 그러나 일상은 제 마음과는 상관없이 분주한데도 어찌된 일인지 제 마음속 시간은 바빴던 그 시간대에 그대로 머물러있네요. 언제쯤이면 학교를 떠나있어도 불안하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요. 기우에서 벗어나야지 하면서도 마음은 늘 학교로 달려갑니다. 뭔가 허전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오늘은 아침부터 산에 올랐습니다.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산은 황홀하도록 아름다웠지만 마음속으론 한 줄기 스산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길섶에 피어있는 현란하게 아름다운 채송화도, 맨드라미도, 다알리아도, 코스모스도, 석류도, 먼나무열매도 모두 시리고 애릴뿐 뻥 뚫린 가슴을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채송화의 꽃말이 '가련'과 '순진'이라고 하더군요. 어느 농가의 담모퉁이에서 초가을바람에 떨고 있는 모습이 정말 가련하고 순진해 보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면 저 여린 채송화는 어찌될까요. 마치 요즘 교육계에 가해지는 각종 압력을 보는 듯해서 예사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하산하면서 내내 그 걱정으로 화두(話頭)를 잡은 하루였습니다.
2006-10-04 20:28
올해가 몇 년이더라? 2006년이지. 그러고 보니 저것을 고칠 기회가 2000년부터였으니까 7년이나 되었네. 그 동안 학년교무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눈에 띄지 않았나 보다. 아니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것은 아닌지? 어느 학년 교무실 칠판에 있는 '一九九 년' 글자를 보면서 학교 선생님들의 무관심, 무신경, 무관찰력, 구태의연함, 꼼작거리기 싫어함, 게으름, 주인정신 없음, 언행불일치, 일안하자주의 등을 탓하고 싶어진다. 7년간 그 곳을 거쳐간 선생님들도 꽤 되었을 텐데…. 한 세기가 바뀌었는데….
2006-10-04 20:28"이게 요즘 중 3 남학생의 앞서가는 사랑 고백인가요?" "용기가 가상하다고 할까요? 철부지 행동이라고 할까요?" "사랑에 빠지면 중학생도 이성(理性)을 잃고 눈이 멀게 되나요?" 바로 어제 오후, 교내를 순회하는데 우리 학교 2학년 *반 교실에서 여학생들의 함성이 터지더군요. 가서 보니 공부시간이고 교과 선생님도 계시고... 옆반에서 수업을 하시던 담임 선생님은 반 학생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곤 복도에서 어떤 남학생과 함께 서 있더군요. 처음엔 전입생이 와서 담임교사가 그 학생을 소개시키려는 장면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학생들이 좋아서 소리 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전입생을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담임 선생님도 그 남학생을 모르고 있고 처음보는 학생이라고 답합니다. 그 남학생을 데리고 교무실로 내려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인근 남학교에서 온 그 학생은 오후 시간 배가 아프다고 조퇴를 하고(그 학교 담임에게 확인하니 외출이라 함) 사랑 고백을 하기 위해 우리 학교를 찾아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방해되는 줄도 미처 생각하지 않고 교실 앞문을 노크하
2006-10-04 14:10저가 있는 아파트는 도심 속의 변두리입니다. 거기에다 고층이라 전망이 좋습니다. 푸른 하늘이 보입니다. 푸른 산이 보입니다.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국도24호선이 보입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보입니다. 학교가 보입니다. 아이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전에는 간암 말기로 오는 8일 중국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초조하게 날을 기다리고 있는 아는 분을 찾아뵙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개천절이라 집에서 쉴 수 있는 좋은 날이지만 그보다 더 좋고 보람된 일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조금 전에는 ‘행동’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교육은 행동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잘 압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지켜야 할 일과 지키지 말아야 할 일을 잘 압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잘 압니다. 알기는 잘 알지만 아는 것으로 그칠 때가 참 많습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지켜야 할 일이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잘 지키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운동장이나 교실 밖으로 실내화를 신고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압니다. 하지만 편리하다
2006-10-03 18:08서울시 교육위원회 2명이 선거 전에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 본인만 주민등록을 임시로 옮겨놓고 당선 후에는 이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지 않거나 혼자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당선을 위한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10월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의 행태가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교육위원이 서울시의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예산 편성 및 집행 등을 감시하는 `교육계의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교육자 출신으로서나 도덕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제1선거구(종로.중구.용산.강북.성북)에 출마해 당선된 A 교육위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입후보 등록을 할 때에는 주소지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로 기재했다. 또 교원단체 수장까지 지냈던 B 교육위원은 실제 주거지가 경기도 북부지역인데도 서울지역 출마를 위해 서울 노원구로 주민등록을 옮긴 후 서울 제4선거구(도봉.노원.중랑)에서 당선됐다. 법적인 문제는 없을지 몰라도 도덕성에 관대하면 안된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퇴해야 옳다고 본다. 교육부의 수장인 교육부총리의 인선에서 보듯이 도덕성이 결여되면 여론이 악화될 것이다. 교육부총리에게
2006-10-03 07:40리포터가 대학시절에 학보사에서 일한적이 있다. 그때는 지금처럼 신문제작이 훌륭하게 되던때도 아니고 취재라야 보잘것 없는 기사가 많을때다. 매일같이 학생시위가 이어지던 때였다. 그것을 취재하여 보도하는것도 쉬운 여건이 아니었던 때였다. 그때 학보사 시험은 그 어느 시험보다 어려웠었다. 그 이유를 지금도 정확히 모르겠다. 왜 그렇게 경쟁이 치열했던지.. 그때 1차시험에 합격하여 2차시험인 면접을 보는데, 지금도 잊지 못하는 질문이 하나있었다. '시험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일순간 당황이 되었다. 머뭇머뭇 하는데, '제가 알려 드릴까요'라고 되묻는 것이었다. 어쩔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더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선발할려면 시험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얼굴만 보고 뽑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키큰사람을 뽑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제가 볼때는 앞으로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훌륭한 인재를 뽑기 위한 전쟁은 계속될 테니까요.' 왜 갑자기 시험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우리학교 중간고사가 오늘 끝났다. 마지막 시험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각 교실에서 '와! 끝났다.'라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2006-10-03 07:389월 27일 일간신문의 기사로, 방송국의 주요 뉴스로 확산된 한국은행을 포함한 국책 금융기관들에서 청원경찰, 운전기사 등에 최고 구천육백만원의 연봉을 지급한 사실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비, 운전 등 “단순 반복 업무에 이처럼 큰 보수를 책정하는 것이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일간신문 기사는 20년이 넘게 근무를 해도 운전기사의 연봉에 접근할 수 없는 연봉을 받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IMF 시절 교사봉급 많다고 누가 외쳤는가 IMF 시절 교사 봉급이 OECD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교사가 다른 나라의 교사에 비해서 봉급이 많다는 보도를 읽고 한국의 교사들은 어떠한 마음이었던가? 그렇게 외치던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이 지금 운전기사의 연봉이 교사 경력 20년이 넘어도 받을 수 없는 연봉을 받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아는가? 교직은 성직과 같기에 말이 없어야 하는가? 아니면 봉사직이기에 돈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가? 교사는 현실의 흐름에도 무감각하고 백면서생처럼 학생만 가르치고 책만 읽는 삶을 영위하여 금전에 초연한 안빈낙도의 선비정신만 있어야
2006-10-03 07:38교사 본인은 똑똑하다고 손해를 보지 않았다고 이익을 보았다고, 교사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를 활용했다고 할는지 모르지만 교감, 교장 입장에서 볼 때는 참으로 철부지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본인에게도 큰 손해인 것입니다. 바로 교사들의 병가(病暇)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몸이 아파 병가를 내는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마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다가 몸이 완전히 망가지고 돈으로 치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리포터가 편협적으로 보았는지도 모릅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교사 본인은 교육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법에서 정한 교사의 권리를 최대한 활용한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은 몸이 아프면 대개 병가를 생각합니다. 잠시 몇 일 아팠다가 완쾌되면 별 문제는 없겠죠. 그렇지 않은 경우, 최대한의 병가를 활용하려 합니다. 1년이면 2개월이 가능합니다. 그것 갖고 해결이 안 되면 연가까지 씁니다. 그러니까 보수도 받고 치료도 받으니 당장은 손해는 아니죠. 이렇게 하여 몸이 완쾌되면
2006-10-03 07:37오늘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덥지도 않고 차지도 않습니다. 오늘 오전에 3학년 부장선생님, 기획 선생님 옆에는 두 젊은 3년 담임선생님께서 차를 마시며 초콜릿을 먹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잠시 멈추며 함께 시간을 같이 했습니다. 3년 부장선생님께서 잔돈을 주어 자판기에서 차를 뽑아 마시고 있다고 하더군요. 한 선생님은 초콜릿을 권하더군요. 옆에 있는 3년 기획선생님의 얼굴이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이마에는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얼굴 좀 보라고 얼마나 많이 빛이 나느냐고 하니 옆에 계신 젊은 여선생님은 저의 말에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그 선생님이 입고 있는 옷을 보면서 저보고 그 선생님이 입고 있는 옷이 참 좋지 않으냐고 하더군요. 이와 같이 선생님마다 보는 눈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저는 오직 건강에 관심이 있어 건강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그 젊은 여선생님은 건강보다는 옷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새 옷이며, 새 디자인에 관심이 많더군요. 오늘 점심시간이 되어 메뉴가 무엇인지 보았습니다. 흑미밥, 조갯살미역국, 고등어무조림, 일미도라지초무침, 콩나물무침, 배추김치였습니다. 미역국도 고등어무조
2006-10-02 15:20선생님, 오늘은 10월 첫 월요일입니다. 내일이면 또 쉴 수 있는 날이라 토요일 같은 월요일 느낌이 듭니다. 월요일마다 찾아오는 월요병도 오늘만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신나는 월요일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우리 학교는 어느 때보다 더 조용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있으니 당연하겠지요. 이와 같은 날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간섭 안해도 공부하고, 감독 안해도 공부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골똘히 생각하고, 물으면서 공부하는 모습이 일년 내내이었으면 합니다. 골마루마다 붙어 있는 ‘교실은 도서실이다.’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말입니다. 지난 주 야자시간에 한 젊은 선생님께서 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인지 옆에 가서 보니 노트를 복사하고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복사하는지 물어보니 정리가 잘 된 노트내용을 반 학생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학급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얻게 하기 위한 담임의 애정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은 정말 부모님 못지않습니다. 부모님이 자식 공부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음껏 밀어주듯이 담임선생
2006-10-02 0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