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인터넷 카페 모임도 변하고 있다. 처음엔 카페 자체가 지지부진하더니 30여명의 회원이 생기니 카페가 활성화된다. 그 뿐 아니라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초기엔 저녁 먹고 이야기 조금 나누다가 헤어지더니 그 다음은 식사하면서 세상사를 비롯해 교육정보 교환 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라이브 카페로 향한다. 7080 음악을 즐기며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러던 것이 더 발전하였다. 여기에 산을 찾는 건강 프로그램이 추가한 것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 리포터가 속한 카페 정기모임이 수원 칠보산(七寶山 238m)에서 있었다. 산높이가 낮고 능선이 부드러워 이 곳을 찾은 것이다. 등산하면서 대화를 틈틈이 나누니 일석이조다.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 도착하니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린다. '아니, 이 산속에 웬 어린이들이?' 자세히 보니 한 둘이 아니다. 유치원 어린이마다 아버지들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다. 어느 유치원에서 단체로 등산을 온 모양이다. 그들은 전망대에서 칠보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 촬영을 한다. 아버지들은 가슴에 아이 이름과 아버지 이름을 써서 붙이고 포즈를 취하는데 좌우에는 토끼 분장을 한 두 사람이 있다. 자식
2006-10-23 09:17선생님, 오랜만에 가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미세한 먼지라도 씻어주니 좋은 것 같네요. 가을안개 속에는 미세한 먼지들이 너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던데 다행히 비가 내려 미세한 먼지를 깨끗하게 씻어주니 좋습니다. 저는 이 시간에 해도 해도 좋은 게 칭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까? 칭찬을 들으면 밥맛이 좋아지지 않습니까? 더 열심히 일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칭찬을 들으면 다 이룬 듯이 기분이 좋습니다. 칭찬을 들으면 세상이 다 자기 것으로 느껴지지 않습니까? 칭찬을 들으면 기쁨이 차오르지 않습니까? 칭찬을 들으면 흐뭇하지 않습니까? 저가 초등학교 때 공개적으로 칭찬을 받은 적이 한 번 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운동장 조례시간에 저를 조례대 위에 불러 세우고는 전 학생들 앞에서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그 날 남들보다 일찍 등교해서 현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당번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더럽다 싶어 자진해서 쓴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교장선생님께서 보시고 칭찬을 해 준 것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크게 칭찬을 해…
2006-10-22 18:01개인적으로는 학교일이 바쁘다거나 힘들다거나 하는 따위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학교에서 우리부서 요즘 바빠서 힘들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하는 일이란 것이 거의 비슷할 뿐 아니라 바쁘다는 것이 항상 그런것이 아니고 순환되기 때문이다. 즉 내가 바쁠때 다른 부서가 조금 덜 바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부서가 바쁘고 우리 부서가 좀 덜 바쁜 경우가 반드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수업준비하고 수업하고 수시로 생활지도를 하는 일이야 말로 교사들이 가장 바쁘게 지내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학교사정을 보면 아무리 그대로 담아 둘려고 해도 바쁘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우선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의 예를 들어 보아야 하겠다. 물론 다른학교도 사정은 거의 같을 것이라는 전제를 두겠다. 11월초에 학교평가가 잡혀있다. 이와 관련된 각종 서면자료를 준비하느라고 교사들이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거의 비슷한 시기에 체육대회, 전시회, 예술제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우리학교의 특색사업인 경제체험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그뿐 아니다. 교육청에서 주
2006-10-22 08:44"교장은 힘들고 외로운 것 같아... 학생, 교직원, 학부모, 상급 관청... 지금의 한국 교육 현실이 가파르고 고비인 것 같아. 사회 현실도 마찬가지고. 목소리만 크고 대안 부재 속에 이기심만 잔뜩하여 자기자신, 자기 집단의 이익만 챙기기 솔직히 국가의 앞날이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네.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과거에 국가발전을 목표로 묵묵히, 열심히 각자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았던 그 때가 오히려 희망이 있었고 행복했던 것 같네. 자율화, 민주화가 무언인지. 회의가 많이 생기고 두렵네." 이 짧은 내용의 글은 섬에서 교장으로 학교를 지키는 한 친구가 보내온 것 입니다. 학교의 업무라는 것은 행정적인 것도 있지만 핵심은 거의 선생님의 지도록을 통하여 발휘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선생님이 어떤 자세를 가지고 가르치는가에 따라 교육의 성패가 갈립니다. 따라서 교장 선생님은 선생님들이 꼭 가져야 할 자세를 갖고 교육에 임하도록 하는 일일 것입니다. 가장 평범한 원리로 돌아가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대접받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바램을 채워주는 교장 선생님에게 다가 서게 됩니다. 이러한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으
2006-10-21 11:12요즘 날씨가 덥고 모기가 활개치는 이상한 가을입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더군요. 하늘도 더없이 푸릅니다. 하늘은 더욱 높아 보입니다. 햇빛은 더욱 찬란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주말 되셨으면 합니다. 가을꽃도 구경하시고 자연을 벗삼아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푸셨으면 합니다. 때가 때인 만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보기가 좋습니다. 특히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은 최후의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진지합니다. 오늘 아침 교실을 둘러볼 때도 3년 교실을 지나가는 나 자신이 움츠려집니다.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으려 의도적으로 애를 씁니다. 학생들과 보조를 맞추며 함께 하는 선생님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습니다. 어느 기간보다 더 중요한 기간이라 선생님이 계시지 않아도 조용하게 공부를 잘 할 터인데도 교실에서 동행교육을 하는 모습이 가을의 국화 향기처럼 더욱 진한 향기를 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침 자습시간 교실을 돌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늘 한 구석에 있습니다. 1학년 어느 반 급훈이 ‘엄마가 보고 있다’입니다. 급훈처럼 엄마가 늘 보고 있는데 저렇게 아침마다 교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자고 있으면 어쩌
2006-10-21 11:11리포터는 어제 정말 오랜만에 고3아이들의 야간자율학습지도를 했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둠이 짙어지고 덩달아 주변의 소음도 줄어들더군요. 가끔 가을감기에 걸린 아이들의 콜록거리는 기침소리와 볼펜심 딸깍이는 소리. 그리고 저 멀리 간선도로에서 들려오는 자동차의 타이어마찰음만이 정적을 깰 뿐, 사방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습니다. 가끔 학교 인근에 있는 해미공군전투비행장에서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굉음만 없다면 완벽한 가을밤의 고요라 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가을 훈풍에 실려오는 그윽한 국화향과 도대체 어디쯤인지 알 수도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가 가을밤을 더욱 스산하게 하더군요. 이 황홀하고도 스산한 가을밤에 우리 고3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 야간자율학습 중인 교실을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대부분의 교실은 텅 비어있고 한 반에 서너 명만이 앉아서 공부할 뿐 나머지 학생들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교실에 남아있던 학생에게 물어보니 논술과 구술면접 준비 때문에 특별실로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특별실에 가보았더니 한밤중이었는데도 고3선생님들과 아이들은 논술과 구술면접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예상문제집을 펼쳐놓고 실
2006-10-21 09:32‘10대가 깨어나면 세상을 뒤흔든다!’라는 글을 읽고는 공감하는 바가 많습니다. ‘나라를 살린 10대들’이라는 글에는 육당 최남선 선생님에 한국 근대사 최초 문학잡지인 ‘소년’을 출간하기 시작했던 때가 18세라고 합니다.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10대가 문학계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유관순 열사도 한국이 낳은 위대한 10대 아닙니까? 14세에 이화학당에 입학, 15세에 삼일운동에 참여, 16세에 옥중에서 독립만세운동을 벌이다 순국한 열사 아닙니까? 10대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라를 빛내는 10대들’이라는 글에는 ‘보아’라는 가수가 소개되었는데 14세 때 SBS 생방송 인기가요를 휩쓸고, 17세 때 서울서 홍보대사로 선정되고, 18세 때는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일본열도를 뒤흔들고, 19세가 되어서 한국의 경제에 영향력을 끼치는 아시아의 대표 연예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10대에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10대들’이라는 글에는 2005년 11월 4일, 한 고등학생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해내는 일이 있었는데 지하철이 막 들어오려는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2006-10-20 21:09교정의 은행나무가 곱게 물들고 국화꽃 향기가 가을을 느끼게 하는 날(10월19일)을 잡아 학부모들에게 수업을 공개하니 참관하라는 가정통신을 내 보내놓고도 걱정이 되었었다. 평소에 학부모에게 수업을 공개하라면 담임교사들이 부담을 가질 것 같아 1년에 한번 있는 요청장학을 받는 날을 수업공개의 날로 잡았다. 장학일정 중 11시20분부터 1시간 수업을 공개하기로 했는데 11시가 되어 교문을 주시해 보아도 학부모님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농촌에 일손이 바빠서 못 오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11시 5분이 되니까 몇 분의 자모가 교문을 들어서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후 예상보다 많은 자모님들이 새로 만든 교문을 들어서는 모습을 본 순간 농촌지역 학부모들도 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무부장을 시켜 안내방송을 하게한 다음 교무실로 들어오게 하여 따듯한 차 한 잔을 대접하였다.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유인물(독서지도 법,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을 주어 참고 하도록 하였다. 그 동안 변모한 학교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급식소에 무대가 없어서 각종행사를 하는데 지장이 많았는데 교육감지원사업으로 완성된 무대와 막을 보고 너무 예쁘게 잘 되었다 고하며
2006-10-20 17:353일간의 중간고사가 끝이 났다. 바뀌는 대입에서는 내신 성적이 강조되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성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지만 나름대로는 자신의 내신 성적 관리에 철저를 기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심 교사로서 아이들이 두렵기도 한편으로 부듯하기도 하다. 농·어촌의 조그마한 고등학교에 몇 년 근무하다 보니 자칫 아이들의 교과 지도에 소홀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의 수준이 여타 도시의 아이들보다 떨어진다는 생각에 교과 연구나 학습 지도면에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스스로를 채찍질 해 보기도 한다. 시험조차 동기유발 되지 않는 아이들 중간고사를 치기 며칠 전부터 아이들에게 시험 문제 좀 제대로 보라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내신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성심을 다해서 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공부양도 문제지만 시험에 대한 절박함이라는 것이 애시 당초 없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처음 시골 학교에 발령을 받고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었다. 50분 시험에 10분도 안 되어 시험을 다 치루고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많았다. 내심 시험 낸 사람의 성의를 무시한다 싶어 아이들을 독려하기도 했
2006-10-20 14:48오늘 달력을 보니 수능이 27일 남았다. 학기초에 300일이 넘는 숫자로 카운터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능이 코앞이다. 굳이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을 들먹이지 않아도 세월의 빠름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지루하고 무더웠다. 학생들은 살인적인 폭염과 싸우면서도 이런 날들을 잘도 견디어 냈다. 푹푹 찌는 열대야 현상과 입시에 대한 중압감을 오직 해내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 하나만으로 견뎌낸 학생들이 참으로 장하고 대견하다. 2006년 10월 중순. 서서히 고등학교 생활이 종착역으로 치달으면서 아이들 인생에도 희비가 찾아오는 것 같다. 일찌감치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여유와 느긋함으로, 또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더욱더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지금 고3 교실을 보면 마치 인생의 축소판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명암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가 있듯이 말이다. 학기초에는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였건만, 겨우 8개월만에 이렇게 인생이 뒤바뀐 것이다. "시험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흔히들 말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정 반대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시험은 인생의 전부
2006-10-20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