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제2인생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필자. 얼핏 보면 교직에서 은퇴한 후 한가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리고 있을 것 같지만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어제는 ‘바쁘다 바뻐!’를 외치며 하루해를 보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기에? 평범했던 그 하루 일상을 돌아보고자 한다. 5시 30분 기상과 동시에 라디오를 켠다. 뉴스를 듣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서다. 또 음악을 들으면 하루를 준비한다. 스마트폰으로는 카톡과 밴드에 도착한 새로운 정보를 확인한다. 어제 비가 왔기에 아침 삭사 전에 일월공원 텃밭으로 향한다. 고추와 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살피려는 것이다. 도시농부로서의 삶은 부지런을 요구하고 행복을 선사한다. 10시, 주민센터 체력단련실에 도착이다. 탁구교실에 참가한 것. 회원들은 미리 도착하여 몸풀기를 하고 벌써 복식게임에 돌입하였다. 나 역시 스트레칭을 하며 준비운동을 하고 게임을 준비한다. 금방 복식조가 편성되어 시함을 한다. 세트 스코어 0:2에서 2:2가 되고 결승전이다. 탁구경기에서 얻는 교훈 하나는 졌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11시, 마을만들기협의회 정례모임이다. 동장실에서 개최됐는데 주요시
2017-05-11 18:43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취임식도 간단히 가졌다. 매우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해야 할 일이산적해 모두 감당해 낼 것인지 두렵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소감에서 밝힌‘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국민의 열망을 적절히 반영한 것이었다.수차에 걸쳐 촛불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은 단순한 정권 퇴진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대개조를 요구하는 바람이었다. 날로 심화한 양극화로 인해 국민은 힘들어 하였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은 단순히 3기 민주정부를 넘어 총체적인 국가 개조, 격차사회 탈출을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나라다운 나라'를 강조한 것처럼 모든 조직과 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함으로 '다움'을 추구해야 한다.지금 국민들은 기득권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을 거부한다.정치인들은 국민들이변화를 지향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계절은 봄이다. 봄은 봄다워야 한다. 그러나 황사로 인해 나들이가 어렵게 되면 이건 나들이 하기 좋은 봄이 아니다. 내가 근무했던 학
2017-05-11 11:31나이가조금씩 들면서 알차차리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은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가까이는 가족의 도움이다. 그 가운데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배우기 위하여 어린이 집, 유치원을 거쳐 학교에 들어가 많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도움 받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쉽지 않기에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이런 사랑을 받아 본 사람들에겐 큰 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나라 역사상 정약용은 자신의 귀양살이로 아버지 없이 지내는 두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가르쳤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독서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떤 마음 가짐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내용을 편지에 담았다. 또, 편지의 중심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와 격리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에는 편지가 최상의 수단이었다. 필자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많은 편지를 써 제자들에게 보낸 경험이 있고, 그 덕분에 제자들이 정성들여 쓴 손편지 등 많은 편지를 받았다. 한 제자는 중 3때 편지를
2017-05-10 21:46오랜 만에 봄비가 내리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모두가 고생을 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이렇게 봄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를 날려버리니 고마울 뿐이다. 비로 인해 출퇴근이 힘들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출근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봄비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봄비가 적절한 때에 내렸다. 미세먼지가 너무 심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차를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차가 온통 미세먼지로 인해 엉망이다. 이 미세먼지가 입으로, 코로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이게 폐를 나쁘게 만들고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건강을 망가뜨리고 학교의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든다.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때 봄비가 내려 문제를 풀어주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악습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힘들어질 때 선생님의 단비와 같은 조언이 필요하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씀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면 학생들은 살맛이 날 것이다. 봄비는 온 대지를 적셔 주어 농작물뿐만 아니라 온갖 동식물들이 새 힘을 얻게 된다. 비가 오지 않으면 모든 잎은 시들시들해지다 결국은 죽고 만다. 농작
2017-05-10 11:32어버이날. 객지 생활하는 딸과 아들로부터 문자메시지를 각각 받았다. 아들과 딸은 어버이날 함께 하지 못하는 죄송함을 문자로 표현했다. 그런데 기존 어버이날에 접하지 못한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들은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미세먼지 조심하라며 마스크를 사서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외출할 때, 꼭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부탁했다.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아버지❤ 미세먼지 조심하시고 황사마스크 사서 보낼 테니 외출할 때 꼭 착용하세요!! -아들 올림-” 이제 미세먼지는 해결해야 할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어버이날 미세먼지 조심하라는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미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2017-05-09 10:49봄이 한창이다. 새들이 노래한다. 하늘은 푸르고 푸르다. 나무는 새잎으로 온통 연두색으로 물들어 있다. 죽순도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민다. 사철나무도 봄의 꽃을 닮아 하얀 색으로 변하고 있다. 봄의 꽃은 끊어짐이 없다. 벚꽃, 목련꽃이 사라지더니 이제는 연산홍을 비롯한 봄의 꽃들이 화려하게 온 세상을 장식한다. 꽃은 사람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온 땅을 아름답게 만든다. 오늘 아침에는 봄의 꽃과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봄의 꽃은 언제나 웃음을 머금고 있다. 웃음을 잃지 않는다. 꽃을 보고 울고 있다고 하는 이는 없다. 꽃을 보고 찡그리고 있다고 말하는 이도 없다. 웃음은 참 좋은 것이다. 건강의 비결을 가져온다. 가정의 화목을 가져온다. 학교의 화평을 가져온다. 웃음이 넘치는 교무실은 선생님을 행복하게 만든다. 웃으며 인사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뭐라고 말하는 이는 없다. 언제나 그 선생님 닮고 싶다고 한다. 그 선생님 때문에 교무실 분위기가 화기애애(和氣靄靄)하다 한다. 봄의 꽃처럼 웃음을 머금고 살면 삶이 풍성해진다. 삶이 윤택해진다. 웃으며 생활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환경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선생님은 봄의 꽃처럼 어떤 환경과 조건에도
2017-05-08 11:53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같은 이야기를 하나 할께요. 옛날 지금부터 60년쯤 전 어느 시골학교에 어느 선생님이 부잣집의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먹게 되었답니다. 이 무렵에 우리나라에서는 전기가 귀하여서 도시의 부잣집에서나 전기를 섰을까 일반 사람들은 전기 구경도 하기 어렵던 시절이었답니다. 순전히 구식으로 가마솥에 나무를 때어서 밥을 짓고 어둑한 호롱불 밑에서 상을 차려서 방안으로 들여 놓던 시절이었지요, 부엌은 방보다 거의 1m이상 낮은 곳에 위치하여서 밥사을 들고 방안에 들여 놓는 일도 쉽지가 않은 정도였지요. 이 무렵엔 보통 한 집안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삼촌 작은아버지 등 한 식구가 적어도 10명이고 많은 집에서 20명에 가까운 대식구가 한 솥 밥을 먹으면서 살았지요. 그래서 부엌에서 밥을 푸는 담당자는 그릇 수를 잘 헤아리지 않으면 나중에 자기 먹을 밥은 없어지고 마는 경우가 흔할 만큼 일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겠지요. 온 가족이 빙 둘러 앉아서 할아버지께 수저를 드시면서 “자 먹자“ ”선생님 이거 찬이 별로여서 잡수실 것이 없습니다.“ 하시고 잡수시기 시작하자 온 방안에서는 수저를 들고 젓가락이 움직이는 소리
2017-05-08 11:335월 4일 목요일. 개교기념일. 늘 수면 부족으로 아침마다 잠과의 전쟁을 벌였는데 오랜만에 단잠을 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언제부턴가, 수면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잠자기 전 항상 휴대폰 전원을 꺼놓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아침에 깨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휴대폰 전원을 켜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늘 그랬듯이, 일어나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확인했다. 휴대폰의 전원을 켜자, 액정 위에는 여러 통의 문자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유독 눈에 띈 것은 '부재중 전화 5통'의 알림 문자메시지였다. 확인 결과,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처음에는 전화를 걸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모르는 전화번호라 그만뒀다. 잠시 뒤, 부재중 받지 못했던 그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에는 스팸이라 생각하고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계속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신경 쓰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 목소리에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휴대폰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선생님, 저는 ○회 졸업생 ○○○입니다. 기억나세요?" "누구라고요?" 상대방이 졸업생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으나 도무지 그 졸업생의 이름과 얼
2017-05-08 09:56"선생님……," "K(가명)구나. 그 동안 어떻게 지냈니?" 오래 전 스승의 날, 중학생이 된 제자로부터장미 꽃 한 송이를 받았다. 지금도 그 때 받았던 진한 감동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좀 겸연쩍은 모습으로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는 K의 모습을 보면서 오래 전의 일들이 필름처럼 떠올랐다. 초등학교 2학년인 K는 다른 아이와는 달리 유난히 겁이 많았다. 하루 종일 실어증에 걸린 아이처럼 거의 말도 하지 않았다. K는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내성적이며 자기주장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K를 괴롭히는 친구들이 많았다. K의 닫힌 문을 여는 방법으로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여러 아이들 앞에서 칭찬해주었다. 피구나 발야구를 하면서 아이들 앞에서 인정도 많이 해주었다. K는 빙긋이 웃을 뿐 거의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집에서는 엄마, 아빠에게 수다스러울 정도로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K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시도했다. 사육장 토끼풀을 뜯으러 다니기도 했고 메뚜기나 방아깨비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K는 점점 말도 하고 가끔씩 웃기도 했다. K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2017-05-08 09:263일간의 중간고사를 끝내고 하교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인다. 시험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탓일까?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들떠 평소 인사를 잘하지 않았던 아이들까지 큰소리로 인사하며 지나간다. 그런데 가끔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시험이 끝난 아이들의 기분을 망칠 때가 있다. 문득, 시험을 막 끝낸 아이들에게 던지는 선생님의 첫 마디가 궁금했다. 그래서 잠시나마 교무실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던지는 말이 시험 결과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시험 잘 봤니?" 그리고 채점을 마친 선생님 중 일부는 시험 성적에 실망한 듯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은 것을 나무라곤 했다. “시험공부 안 했구나.” 시험 난이도를 물어보며 다음 시험을 잘 볼 것을 주문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이번 시험 망쳤으니 다음 시험 잘 봐야겠구나.” 다소 교직 경력이 많은 선생님은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며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해주기도 했다. “시험공부 하느냐 고생했구나.” 시험이 끝난 뒤, 틀에 박힌 선생님의 질문에 짜증내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한번은 아이들에게 시험이 끝난 뒤, 부모님에게 제일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2017-05-04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