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하던가? 추석날, 가족과 함께 오대산 비로봉 산행을 마치고 귀가길에 진부초등학교 월정분교장을 잠시 들렸다. 우편물 몇 개가 중앙 현관 앞에 떨어져 있고 운동장에는 농구공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적막하기 그지 없다. 교실 창문을 보니 3개 교실에서 복식 수업이 이루어짐을 알겠다. 인근 가게 주인 말씀에 의하면 재학생이 모두 14명이라고 한다. 평상 시엔 쓸쓸하더라도 추석 때만큼은 운동장이 시끌시끌했으면 한다. 학교에는 사람 모습이 보여야 한다. 운동장에는 어린이들이 뛰어 놀아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경제 논리를 내세워 소규모 학교는 통폐합 한다고 하던데…. 지역사회의 문화센터 구실을 하는 학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에 경제 논리를 잘못 적용시켜 실패한 정년단축 사례를 다시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교육은 어디까지나 교육이다. 교육백년지대계는 아니더라도 최소 20-30년 앞을 내다 보았으면 한다. 추석에도 쓸쓸한 월정분교장 교문을 나오는 우리 가족마저도 쓸쓸한 기분이다. 다음 방문 땐, 운동장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2006-10-27 16:33선생님, 이번 주는 시험기간이라 마음이 좀 편하지 않습니까? 오후에는 자유시간을 가질 법도 한데 교무실에 앉아서 열심히 일하시는 선생님을 보게 됩니다. 저는 어제부터 원치 않는 감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시험기간이라 늦게까지 학교에 있지 않고 집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요새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걸 ‘열공한다’고 하네요. 그리고는 한 선생님은 열심히 일하고 있어서 ‘열일한다’고 하네요. 열공하든 열일하든 이는 좋은 현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열공하는 학생이 성적이 좋을 것이고 열일하는 선생님이 일에 대한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험기간 공부해야 할 시기에 공부가 싫어서 적당히 공부하면 어떻게 됩니까? 보나마나 성적이 좋지 않을 것 아닙니까? 적당히 공부하는 ‘적공하는’ 학생이 되면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입니다. 흉내만 내는 공부는 하나마나 아닙니까? 오늘 아침 교실을 둘러보니 3학년 교실에는 몇몇 학생들이 자고 있더군요. 밤샘을 해서 그러나요? 아니면 포기해서 그러나요? 아무튼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아예 하지 않고 포기한 상태로 공부에 손을 놓으면 어떻게 됩니까? 결과는 보나마나 아
2006-10-27 16:30개교기념일이었지만 월 2회의 토요휴업이 실시되면서 위축된 학교행사를 단 1회라도 더 실시하기 위해 교내 백일장 및 사생대회를 실시하였다. 소풍이라는 명목의 학교행사는 이미 사라져가고 있다. 그래도 학교에 따라서는 소풍이나 교내 백일장 또는 사생대회를 실시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처럼 백일장과 사생대회를 하루로 묶어서 실시하는 학교 역시 적지 않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여의도공원으로 장소를 정했다. 아침일찍 대회를 시작하였다. 하루에 백일장과 사생대회를 모두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라고 별도의 시간을 제시하긴 했지만 학생들은 짬을내서 식사를 하고 글쓰기와 그림그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점심도시락을 지참하여 실질적인 식사를 하는 학생들보다는 주변의 매점등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이 눈에 띠었다. 이렇게 오전이 지나갈 무렵, 갑자기 출출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있는 곳을 순회한 후 하나 둘 모여들었다. 아마도 다 같은 느낌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회본부로 자리한 곳에는 거의 도시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미 학교행사에 교사들…
2006-10-27 16:29요즘 교실은 다음 주부터 실시되는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불타고 있다. 그래서 일까? 아이들 또한 시험에 대한 중압감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중간고사 일 주일 전부터 웬만한 일로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하물며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할 때에는 내 발걸음까지 방해가 될까봐 조심한 적이 있었다. 금요일 아침. 조회를 하기 위해 교실 문을 열자 몇 명의 아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시험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교실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내 신경을 자극하게 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교실 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와 사물함 위에 내 팽개쳐 있는 실내화였다. 하물며 쓰레기통은 쓰레기가 넘쳐 흘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하였다. 사실 봉사학생과 청소당번이 정해져 있지만 시험공부에 쫓기다 보니 평소 때보다 청소가 소홀할 수밖에 없다. 설령 청소를 한다고는 하지만 거의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이들의 이런 처사에 내심 화를 내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괜한 일로 아이들의 심경을 불편하게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상황이 달랐다. 아무리…
2006-10-27 16:26오늘은 학교 안이 아주 조용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렇겠지만 1,2학년 학생들이 없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두 총각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변함이 없습니다. 한결같습니다. 저에게도 힘을 실어줍니다. 그분들이야말로 학교의 보배입니다. 그분들의 열심히 있기에 3학년 학생들이 힘들고 견디기 어려워도 잘 참아내고 이겨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학년 학생들은 2박 3일 간의 수련활동 중입니다. 경북에 있는 수련원인데 가보니 수련장소로는 적당해 보였습니다. 주변에 동네도 보이지 않습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학교처럼 운동장도 커보였습니다. 식당시설 등 각종 시설도 좋아 보였습니다. 건물이 깨끗해 보였습니다. 저가 99년도에 근무한 울산교육연수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이번 2학년 학생들은 좋은 여건 속에서 수련활동을 잘 하고 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의 수련활동을 그려보면서 99년도의 수련활동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마 수련원마다 프로그램 내용이 대동소이할 것입니다. 오전 6시 기상입니다. 행진곡이 울림과 동시에 사감의 수련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수련생 여러분!…
2006-10-27 12:59교장 3년차인 S중학교 G교장(59). 그는 요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한다. 학생들의 모습이 '이건 아닌데?'인 것이다. 선생님들도 하소연 한다. 선생님의 지도가 학생들에게 도대체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이게 학교 붕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학교에 엉뚱한 인권 바람이 불어 학생들은 '두발자율화'를 '두발자유화'로 착각하고 있다. 그리하여 머리 모양을 제멋대로 한다. 학교 규정은 있으나 마나다. 학교 규정대로 머리 모양을 한 학생은 바보 취급을 당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날씨가 좀 쌀쌀해지자 학교에 새풍속도가 생겨났다. 3학년 여학생들이 담요를 뒤집어 쓰고 현관에서 햇볕을 쬐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하교하면서 담요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간다. 주민들이 그런 학생들을 보고 흉보는 소리를 들을 때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진다고 한다. 교복의 이름표는 대부분의 학생이 감추고 다닌다. 자기 이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당당히 행동해야 하는데 이름표를 주머니 속에 감추고 교문을 무단출입하여 군것질을 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교정을 함부로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쉬는
2006-10-26 22:2899년 울산교육연수원에 교육연구사로 6개월 간 근무할 때 수련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사물놀이를 지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사물놀이 지도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가 사물놀이를 좋아하니 자연적으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학생들과 어울렸습니다. 수업은 자기가 재미가 있어야 시간도 잘 가고 학생들도 신이 나지 않습니까? 사물놀이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고 그저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전부입니다. 그러니 더욱 공부하게 됩니다. 서점을 다니면서 관련 서적을 구하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교재를 보고 또 보고 합니다. 교재에 따라 연습을 합니다. 나름대로 수업 구상을 합니다. 사물놀이 자진모리의 기초 가락은 이렇습니다. [쇠] 땅도/ 땅도/ 내 땅/ 이다. 조선/ 땅도/ 내 땅/ 이다. 내 땅/ 이다/ 내 땅/ 이다. 백두산/ 땅도/ 내 땅/ 이다. 잰재 잰재 잰재 재잰/ 재잰 잰재 잰재 재잰/ 잰재 재잰 잰재 재잰/ 재재재 잰재 잰재 재잰/ [장구] 합 합 합따 쿵따/ 합따 쿵따 합따 쿵따/ 합따 쿵따다 합따 쿵따/ 합따다 쿵따다 합따 쿵따/ [북] 강 약 약 약 / 강 약 약 약/ 강 약 약강 약/ 강약강 강약강/ [징] 징 / 징 / 징 / 징 첫 번
2006-10-26 17:52아침부터 하루 종일 학부모들이 기죽은 모습으로 분주하게 교무실을 드나들고, 오후에는 비행 학생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학생선도위원회’가 열렸다. 폭력 1건, 절도 2건 등 모두 3건에 연루된 6명의 학생이 대상이다. 학생이 1천 500명이나 되다보니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최근 국회 교육위의 충청북도교육청의 국감에서 작년도 대비 학생징계건을 조사한 결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징계 사유 가운데 절도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으며 무단결석, 흡연과 음주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경찰청의 분석에 따르면 강도 사건용의자의 태반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연령층이라고 한다. 이상성격 형성, 비정상적인 이성교제, 문란한 성생활, 폭력, 무절제한 생활, 학교 탈선자 및 학생비행의 문제 등 그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의 범죄도 목적은 대부분 금품이지만 강도, 강간, 폭력, 상해 등 포악한 폭력범죄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로 충격적이다. 한국청소년개발원(http://www.youthnet.re.kr)이 내놓은 자료는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에 현재 방치될 경우 심각한 성장상 위기에 직
2006-10-26 15:54교육부는 교원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0%의 차등 성과급지급을 강행했다. 5년 전과 다른 것은 여론 또는 사회분위기이다. 바꿔 말하면 20%의 차등 지급은 기정사실이고, 그것이 곧 대세라는 것이다. 나는 ‘쪽팔리게도’ 다시 C등급 교사가 되었다. ‘다시’라고 말한 것은 2001년 첫 성과급지급 때도 C등급이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5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무런 발전이 없었던 셈이다. 무려 5년간이나 전혀 나아진 게 없는데도 퇴출되지 않았으니 천행으로 여겨야 할까? 이번 C등급 교사가 받는 성과급은 A등급과 6만원 가량이 차이날 뿐이다. 돈 액수는 고작 6만원일 뿐인데 마음이나 기분으로 치면 6천 만원이라 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 원래 C등급이라면 1년 동안 아무 한 일도 없이 월급만 받아먹었다는 말이 아닌가? 그러나 나는 그야말로 눈썹이 휘날리게 일하고 있는 교사이다. 어문학부장을 맡았을 뿐 아니라 국어교사들이 꺼려하는 온갖 일을 하고 있다. 먼저 문예지도이다. 학생들을 지도·인솔하여 대학교주최 백일장 등 이런저런 대회에 나가 여러 명이 상을 받게 했다. 다음은 학교신문 및 교지제작 일을 하고 있다. 학교신문은 계간발행이라 1년 내내 바쁘게 매달리는…
2006-10-26 15:53어제는 나름대로 바쁜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1학년 수학여행 떠나는 것을 보고 와서 학교에 왔다가 다시 수련활동을 하기 위해 떠나는 2학년을 위해 다시 출발 장소로 갔습니다. 버스 14대를 보내고는 다시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2학년 수련활동을 하고 있는 ○○수련원에 다녀왔습니다. 몇 시간씩 왕복 차를 타고 갔다 오려니 피곤하였습니다.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학교에 들어와 3학년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것을 둘러보았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정말 끈기가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2박 3일간의 수련에 임하는 학생들이 이번 수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오리라 생각됩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오되 특히 인내를 배우고 돌아왔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모든 사람들은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 압니다. 학생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인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인내가 없으면 꿈도 비전도 이루지 못합니다. 인내가 없으면 중도에 포기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니 매사가 실패로 끝납니다. 후회합니다. 나는 인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이번 기회에 인내를 배워야 합니다. 인내의…
2006-10-26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