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잘 쉬셨습니까? 편히 쉴 수 있기는커녕 학교생활보다 더 바쁘게 더 힘들게 생활하신 선생님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오늘 결혼식에도 한 군데 다녀왔고 문상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면 피로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쌓입니다. 하지만 남은 시간들은 마음 편안하게 보내려고 합니다. 선생님들 중에는 MTV(Music Television) 사업체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계실 겁니다. MTV는 전 세계 십대문화를 주도해 간다고 합니다. 미국의 MTV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업체라고 합니다. 그들이 전 세계 십대 문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십대들을 향한 철저한 관심에 있다고 합니다. MTV는 임의적으로 각 도시에서 십대들을 발굴하고 그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사례를 주며 그들의 사생활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집중 관찰한다고 합니다. 십대들의 방에 어떤 그림이 붙어 있는지 살피고 십대들이 어떤 언어를 주고받는지 연구하며 십대들의 우는 상황, 기뻐하는 이유를 분석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그들과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며,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10대들의 세계에 푹 빠져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2006-10-29 21:07“안녕하십니까? 김제교육청 학무과 우경미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상냥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맑고 경쾌한 목소리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그의 미소가 떠오른다. 업무 보고 내용의 오류에 대한 정정 때문에 전화를 걸었으니 약간은 부담스럽다. 특성상 인사업무는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 개인 신상에 관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세히 검토한 뒤 보고했어야 했다.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그런 실수가 없었을 텐데……. 친절하게 반가워하는 그의 인사말에 약간은 무겁게 느껴지던 수화기가 가벼워진다. 요즘은 어떤 기관이나 회사든 민원 해결을 위해 민원인의 직접 방문보다는 전화나 인터넷을 활용하여 친절하고 간편하게 해결해 주려는 의지와 노력을 많이 하고. 혁신적 차원에서 친절서비스 교육을 강화하여 전화 받기 요령, 민원인에 대한 친절한 태도와 표정 짓기 등 문턱 낮추기 노력도 적극 하고 있다. 예전의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다. 실로 성숙된 민주사회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나는 인사업무에 미숙한 점이 많다. 주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종 법령이나 인사규정을 잘 알아야겠지만 전문성을 갖추려 하기 보다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교육청
2006-10-28 19:312006년 10월 26일 mbc 9시 뉴스에서 일본의 모 고등학교에서 3학년이 세계사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이수한 것으로 거짓 보고한 것이 발각되어 일본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의 경우도 경향신문 10월 16~25일 보도, ‘교육보고서-한국의 고3’에 의하면,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을 3학년 1학기로 완결하거나 3학년 2학기 수업 시간을 감축해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또 학교장 재량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은 수업 시간을 늘리고 시험을 치르지 않는 과목은 수업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고 한다. 사실 일본의 고3 과정 운영이나 한국의 고3 교육 과정 운영이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것은 엇비슷해 보인다. 고3 교실은 학원의 축소판 고3 학년이 되면 무엇보다도 대학 진학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교사나 학생이나 누구 할 것 없이 경마식 교육이라는 누명을 무릅쓰고서라도 학생 개개인의 인간적인 면을 따지기보다는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하여 진학 지도를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모든 교사가 우수한 학생에게만 관심을 두고 진학 지도에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의 학교 교육 과정이…
2006-10-28 08:26오늘은 1학년과 2학년이 수학여행과 수련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입니다. 2학년은 무사히 잘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1학년은 대구에서 출발하기 전에 전화가 왔는데 오후 7시쯤 되면 도착할 것 같네요.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무척 피곤할 텐데 연휴 동안 푹 쉬시고 마음과 몸이 하루 빨리 정상적으로 회복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최근 뉴스 중 가장 오랫동안 저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건 다름 아니라 22일 세상을 떠난 최규하 전 대통령입니다. 평소에 최 전 대통령이 주는 이미지가 저에게는 참 좋았습니다. 언제 봐도 따뜻해 보였습니다. 언제 봐도 포근했습니다. 언제 봐도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언제 봐도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좀 더 건강하게 오래 사셨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다른 뉴스들은 근성으로 볼 때가 많지만 최 전 대통령의 관련 뉴스가 나오면 눈여겨봅니다. 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련되는 뉴스는 꼭 봅니다. 특히 최 전 대통령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 꼼꼼하게 듣고 보고 합니다. 그리고는 배울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습니다. 배울 점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저는 최
2006-10-27 21:15요즈음 일선 지자체들마다 수많은 축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거기에는 일선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문화적인 여러 행사를 통해 그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축제들이 지역의 경제적인 활성화와 이미지 개선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활동들로 일선 학교 학생들이 엉뚱하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주말을 이용해 축제의 주요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학생들을 동원해 달라는 지자체의 요구가 많다. 학교가 지역단체의 요구를 묵살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거절하지 못하고 지자체의 요구를 억지스레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 축제 좀 하지 말자고 그래요! 이런 지자체의 요구는 일선 학교 평교사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위의 관리자들을 거쳐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교사들로서는 더더욱 거절하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론 학교의 관리자들도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그런 지자체 기관장들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고 만다. “선생님, 우리가 왜 일요일 날 그런 축제 행사에 가야 되나요?” “이 놈아
2006-10-27 16:47어제 가을 단비로 인해 너무 깨끗해졌습니다. 출근길에 하늘을 쳐다보니 어느 때보다 더욱 맑고 푸릅니다. 높고 깨끗합니다. 미세한 먼지로 가득찬 가을안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오늘처럼 공기가 맑고 온 천지가 깨끗해 출근길을 상쾌하게 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주는 1학년 수학여행과 2학년 수련활동이 있는 주입니다. 학생들은 마음이 벌써부터 들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도 혹시 마음이 들떠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까지, 수련활동을 하러 가기 전까지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평소와 같이 수업하는 일, 자습하는 일, 자기의 계획대로 해야 할 일을 차근히 했으면 합니다. 지난주에 1학년 학부형으로부터 편지 하나를 받았습니다. A4용지 한 장에 깨알같이 썼습니다. 요지는 수학여행을 갈 때 사복을 입지 말고 교복을 입고 가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저는 그 편지를 1학년 부장선생님과 관계되는 선생님께 드리면서 사복을 입지 말고 교복을 입고 가도록 하고 사복이 꼭 필요한 학생들은 가지고 가도록 하면 어떨까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학여행을 갈 때면 종종 사복을 입고 가도록 할
2006-10-27 16:44오늘은 9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높고 청명한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임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연휴로 인해 에너지도 어느 정도 충전되었고 좋은 날씨가 펼쳐지고 있으니 이번 주는 기분좋게 활기차게 한 주가 펼쳐지리라 봅니다. 오늘 아침에 ‘성격 화통하세요?’라는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보통 성격이 화통하다 하면 좋은 성격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은 생각이 그러하지 않습니다. 말 한 마디로 인해 남에게 주는 상처가 엄청나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언제나 뒤끝 없는 성격이니, 화통한 성격이니 하면서 말을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격 화통하세요?'라고 하는 글을 옮겨보니 읽어보시고 이 글에 나오는 선배님이 과연 성격이 좋은 건지 그렇지 않은지 한번 생각해 봄 직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은 어떠한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네요. “자신이 화통하다고 자랑하는 선배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마음에 들지 않은 거 있으면 상대방에게 그 자리에서 쏟아 붓는답니다. 대신 뒤끝이 없어 그 일을 다시 생각지도 않고 문제 삼지도 않으니 얼마나 깨끗하냐 하시더군요. 게다가 그런 일로 두고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정신건강에
2006-10-27 16:43“나도 딸이 있지만 내 딸도 그럴까봐 걱정이 돼요.” “왜요. 무슨 일 있었나요?” “지난 일요일 우리 집 가게에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밥 먹으로 왔는데 어찌나 입이 걸던지 듣기가 민망했거든요.” 몸이 안 좋아 자주 가는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갔을 때 간호사가 날 보고 한 말이다. 그 간호사의 남편은 식당을 운영하는데 쉬는 날이면 남편의 가게에서 일을 도와준다고 했다. 그날 삼십여 명쯤의 여고생들이 밥을 먹으러 와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을 주고받았는데 그 간호사에겐 무척 거북할 정도로 듣기 싫었다 한다. 요즘 아이들의 언어행태를 보면 두세 마디에 한 마디씩의 욕설 비슷한 게 들어간다. 아이들 세계에선 그저 단순한 대화의 형태이지만 나이가 좀 든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얼굴 뜨거운 말들도 많다. 학교에서 얌전히 공부만 한 아이들도 저희들끼리 만나 대화를 하는 걸 보면 욕설이 다반사로 흘러나오는 걸 볼 수 있다. 그런 아일 보고 ‘너도 그런 욕 하니?’ 하고 물으면 옆에 있는 아이들은 무에 그리 신나는지 ‘얘, 엄청 잘해요. 안 하는 척 하는 거예요.’ 하고 일러바친다.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 딸은 행동이 바르고 욕설 같은 건 안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
2006-10-27 16:40충북도내 학교 가운데 지난 주말과 이어진 2일, 개천절과 추석연휴 사이의 4일 등 징검다리(샌드위치 데이) 이틀을 모두 포함하여 최장 8일간 휴업하는 곳은 초등학교의 경우 39%,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18%, 8%로 집계됐다. 그 외 학교의 91%는 4일부터 학교장 재량으로 효경방학이나 명절방학 등으로 정하여 휴업에 들어간다. 한편 징검다리 4일에 휴업하는 대학이 도내 11개 중 1개 교뿐인 것으로 나타나 대체로 초등학교에 비해 중, 고, 대학으로 갈수록 연휴 기간이 짧은 추세다. 우리 학교(원봉중, 교장 홍진삼)는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당초 추석 이후에 계획되었던 중간고사를 9.30(토), 10.2(월)로 변경하여 치르고 3일부터 6일간 휴업에 들어갔다. 어제 저녁에는 여러 직업을 가진 친구들 내외가 함께하는 만남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예년보다 긴 올 추석연휴가 화제로 올랐다. 직업은 다르지만 대개가 학부모이다보니 좌중에 샌드위치 데이인 2일과 4일을 학교마다 다르게 운영하는 것을 두고 의견들이 분분했다. 거기에다 징검다리 사이에 낀 날에 휴업은커녕 이 날을 중간고사일로 정하거나 어떤 학교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시험을 치르는 학교를…
2006-10-27 16:35윤미는 제가 햇병아리 교사시절 어느 산골마을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담임했던 소녀입니다 . 당시 3학년이었던 윤미는 자그마한 키에 깜잡잡한 얼굴로 크고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늘 말없이 앉아서 수업을 그저 구경만 하는 편이었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였지요. 학년초 가정방문을 통해서 안 일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머니는 서울에 남의 집 살이를 떠나 있었고 아버지는 날 품팔이로 전전하는 처지여서 할머니가 윤미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윤미는 한글 해득이 아직도 시원치 않아 읽고 쓰기가 아주 부진했고 따라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일기쓰기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저는 교사가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일기쓰기 지도에 열을 올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일기쓰기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하고 더구나 매일 빼먹지 않고 쓰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일기쓰기 지도에 역효과를 나타내기에 십상이지요. 그래서 저는 아무 때고 좋으니 꼭 쓰고 싶은 일이 있을 때만 써도 좋고 정이나 쓰기 싫은 아이에게는 쓰기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문화실조의 환경 속에서 너무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그들에게 이렇다 할 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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