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른 아침 둥근달은 환하게 다가왔습니다. 수능 1주일을 앞두고 등교하는 3학년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듯했습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고 아침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해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듯했습니다. 어느 때도 발견하지 못한 둥근달이었습니다. 하얀 달이었습니다. 마음에 불안과 초조를 안고 등교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안아주고 달래주는 듯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았습니다. 학생들에게 큰 안정을 가져다 줄 것 같았습니다. 고3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차분해 보였습니다.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가 서려 있는 듯했습니다. 처음 겪었던 중3의 과정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힘든 관문입니다. 뚫어야 할 문입니다. 통과해야 할 문입니다. 선택된 자들만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좁은 문입니다. 가려고 하는 학생은 많아도 한정되어 있기에 좁은 문입니다. 그래서 이 문을 통과하려고 막판까지 힘을 쏟습니다. 집중을 합니다. 끈기와 인내로 이겨냅니다. 그러기에 그들의 모습이 대단해 보입니다. 그들의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들의 학생들이 뿌듯해 보입니다. 함께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굉
2006-11-08 22:04어제는 입동이라 그런지 겨울맛을 약간 보게 했지만 오늘은 조금 풀리는 것 같네요. 이제 아침 6시 반 출근시간에 미등을 켜고 출근해야 할 정도로 어두워지고 있네요. 오늘 아침 출근을 하니 푸른 하늘에 보이는 것은 둥근달이었습니다. 보기가 참 좋네요. 현관을 들어서니 새로 눈에 들어오는 게 겨우내내 피는 양배추였습니다. 군데군데 심겨줘 있더군요. 이웃 동사무소 동장님께서 직원들과 함께 직접 오셔서 500본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분들의 관심과 사랑과 정성이 겨우내내 학교를 아름답게 해 줄 것입니다. 이제 손꼽을 정도로 수능이 다가왔습니다. 이맘때면 긴장으로 인해 집중력을 잃고 불안하고 초조해 마무리를 잘못하는 고3학생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긴장을 풀고 불안 초조를 물리치고 안정되고 편안한 가운데 집중력을 높이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월드컵 축구경기를 비롯하여 중요한 국제축구경기를 볼 때 마지막 때에 꼭 필요한 것이 집중력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기고 있다가 마지막 5분 집중력을 잃고서 동점골을 허용한다든지 역전골을 허용하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습니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갖고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동점골이나 역전골을 허용하지…
2006-11-08 14:35
학교 가까이에서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처음엔 굴착기와 중장비, 대형 트럭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 그리고 먼지로 학습에 지장을 주더니 이제는 시각적으로 학교를 위협한다. 운동장에서 학교 건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건물 위로 타워크레인이 팔을 뻗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체육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시각 공해에 해당한다. 맑은 가을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구름이 정상인데 '저건 아니다' 싶다. 교문 밖을 나가 살펴보니 학교 울타리에서 5M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타워크레인이 뻗쳐 있다. 학교 건물 위까지 보인 것은 착시현상이었다. 그러나 저것이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수업시간에 주위를 산만하게 하여 수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교사나 학생이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된다. 자기도 모르게 공포와 위협을 느낀다. 이럴 경우, 시각적 피해 개념이 새로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을 막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학교에서는 수업권, 학습권이 중요한 것인데 전문가적 도움이 아쉬운 순간이다.
2006-11-08 06:54A시에 있는 B초등학교. 점심시간을 알리는 벨소리가 그치고 나자 바로 교내방송이 울린다. “5학년 3반 C선생님 교무실에 전화 와있습니다.” 휴대전화가 보급되어있지 않은 시절이고 일반전화도 각 교실 까지는 설치되지 않고 인터폰시설도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서 이렇게 시도 때도 없는 전화를 이런 식으로 받아야 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서둘러 달려와 수화기를 드니 “여기 D파출소인데 요. B초등학교 C선생님 맞습니까?”하는 약간은 퉁명스러우면서도 사무적인 말투의 경찰관의 말이 들려온다. “네 그렇습니다만...” “지금 곧 D파출소로 오셔야겠는데요. 여기에 학생을 한명을 보호하고 있거든요” C선생은 오늘로 벌써 사흘째 결석을 하고 있는 훈이를 퍼뜩 떠올렸다. “그 아이가 혹시 김용훈 아닌가요? 그런데 무슨 일로...” “아무튼 와 보시면 아니까 빨리 오세요.” 수화기를 놓자마자 학교 오토바이로 달려간 C선생이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쪽 구석 소파에 훈이가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있고 그 옆에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서너명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다. 훈이는 4학년때 어머니가 생활고 때문인지 훈이 아버지와의 불화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가출한…
2006-11-08 06:53새벽에 창문을 열어보니 주차된 자동차들 지붕 위에 첫눈이 새하얗게 내렸더군요. 내심 그렇게나 기다리던 첫눈이 입동인 오늘 11월 7일 새벽에 드디어 내렸던 겁니다. 떡가루처럼 새하얀 첫눈을 보니 가슴이 마구마구 설레더군요. 한참이나 창가에 서서 첫눈을 감상하자니 문득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이 생각났습니다. 그 소설 첫머리에는 눈 내리는 날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자리에서 처녀가 다가와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 젖혔다. 차가운 눈 기운이 흘러나왔다. 처녀는 창문 가득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듯, "역장님~, 역장님~" 하고 외친다. 등불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으며 온 남자는, 목도리로 콧등까지 감싸고, 귀는 모자에 달리 털가죽으로 내려 덥고 있었다. 벌써 저렇게 추워졌나 하고 시마무라가 밖을 내다보니 철도의 기관사인 듯한 가건물이 산기슭에 을씨년스럽게 흩어져있을 뿐, 하얀 눈빛은 거기까지 채 닫기도 전에 새까만 어둠에 삼켜지고 있었다. 어때요, 멋지죠? 모르긴 몰라도 눈 내리는 날의 환상적인 풍경을 이보다 더 잘 묘사한 소설은 없을 겁
2006-11-08 06:50
11월 초순인데 많은 양의 첫눈이 내렸다. 제법 쌀쌀한 날씨가 몸을 움츠리게 한다. 세월이 하도 수상하니 여러 가지 이변이 일어난다. 한밤중 살포시 내려 가슴 설레게 하는 첫눈이 아니었다. 그런 것을 알리 없는 아이들만 첫눈이 왔다고 아침부터 신이난다. 바람이 불든 첫눈이 내리든 교정에 있는 나무들은 묵묵히 제 할일을 다한다. 계절이나 세월이 바뀌어도 적응을 잘하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꼭 우리들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우리 앞에 닥친 여러 가지 현안들을 보면 나무를 닮을 수도 없다. 무작정 적응하며 내성만 기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우리들끼리라도 힘을 합치고, 방안을 모색하고,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의 순수를 닮고 싶은 교육자들이 자꾸 목청을 높이게 한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마구 던지면서 왜 파문을 일으키느냐고 시비를 붙는다. 지금 교육을 위한답시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몇 명의 주도하에 돌아가고 있는 꼴이 꼭 그렇다.
2006-11-08 06:50이미 앞선 글에서 밝혔듯이, 우리학교는 강당이 없는 탓에 구민회관을 대관하여 종합예술제의 공연을 실시하였다. 그것도 우리학교가 속한 행정구청의 구민회관이 아닌, 다른 행정구청의 구민회관을 어렵게 빌린 것이었다.(우리학교가 속한 행정구청의 구민회관은 규모가 작아서 전교생이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아침에 월요일이라는 특수성이 맞물려 어렵게 1시간여를 이동해야 했다. 어지간한 결단이 없고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행사였다. 그래도 학생들을 위해서는 종합예술제의 공연을 근사한 장소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고, 뒷정리도 어느정도 마무리될 무렵이었다. 그쪽(구민회관)에서는 대관만 해줬을 뿐, 뒷정리는 고스란히 우리들의 몫이었다. 어차피 우리가 사용했고 우리가 어지럽혀 놓은 것이기에 학생들과 교사들 모두 열심히 뒷정리를 하였다. 바닥청소에서부터 무대 청소, 의자정리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 학생들만 시키기 어려워 교사들도 모두 나서서 함께 했다. 정리가 끝났다 싶어,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킨 직후, 구민회관 관계자가 급히 들어왔다. '지금 2층 남자 화장실에 좀 가 보시지요. 일단 보시고 난…
2006-11-08 06:50학부모님 여러분, 지금 학교에서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생각들 하시겠지요. 물론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상당수의 학생들이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수십 건씩 문자를 날리고 있거나 아니면 첫 시간부터 계속 눈이 빨개지도록 잠만 자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설마 우리 아이는 아니겠지 하실 겁니다. 지금 인문계 고등학교 교실은 대학을 향해 잠시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은 졸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교사들은 아이들 잠 깨우고 수업분위기 조성하려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선생님의 강의 내용에 정신을 집중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생들은 왜 학교에 나온다는 자각도 없이 학습의욕도 상실한 채 교과서는 꺼내놓지도 않고 잠을 자거나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거나 엠피쓰리를 귀에 꽂고 시끄러운 음악에 몰입해 있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그럼 교사는 뭐하는 건가, 학생들을 이끌어 수업을 하도록 지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항의를 하시거나 교사의 업무태만을 나무라시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교사가 태
2006-11-07 16:10최근 미국이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중 한국인은 약 8만 7,724명, 이는 전체의 14.5%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인구 10억을 넘는 인도, 중국은 물론 1억 3천 명 가까운 인구에다 경제 대국인 일본도 제치고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유학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실로 세계가 깜짝 놀랄 일로 자녀교육에 삶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유난스럽고도 희생적인 교육열을 보여주는 또 다른 면모다. 거기다가 불어닥친 과잉 영어열풍과 입시과열로 인하여 유학생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쏟아 붓는 비용만도 매년 10조원에 이르는 등 유학인구는 당분간 세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기는 오늘의 한국이 세계에 우뚝 서게 된 것도 우리나라 부모의 남다른 교육열 덕분이라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발짝만 뒤로 물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교육열은 의외로 단순하다. 오로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데만 초점을 맞추어 벌이고 있는 경쟁이 우리 교육의 전부일 정도다. 그러나 성숙되지 못한 우리의 교육열은 이미 무분별한 해외 어학연수나 유학 과정에서 유학생의 부적응과 일탈, 기러기 가족
2006-11-07 15:32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약 1시간가량 걸리는 서해의 작은 섬인 대이작도에 있는 전교생 12명의 이작분교 아이들의 소원을 성취시켜 주신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님과 관계 직원 여러분께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지난 5월, 우연히 보게 된 우편물을 통해서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에서 도서 · 벽지 아이들을 위해서 실시하는 ‘소원성취 프로그램’ 사업 공모 공문을 보면서 “바로 이거야!”하면서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게 되었고, 곧바로 사업 신청용 계획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항상 이작분교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줄까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던 차에 이번이 참 좋은 기회라고 여겨져 부부교사인 아내와의 오랜 상의 끝에 비행기 탑승 체험과 나라 사랑 정신을 동시에 키워줄 수 있는 제주도 탐방 쪽으로 계획을 세워서 신청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경비를 500여 만원이나 신청한 큰 행사여서 혹 지원 대상교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선정되었다는 유선 통보를 직접 받은 날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튼, 이 사실을 수업 중에 아이들에게 말하니 아이들도 너무 기뻐 펄쩍펄쩍 뛰는 것이었다. 사실 가정…
2006-11-07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