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은 세침떼기에다 자기만이 특별하다고 여겼다. 학교에 오면 친구들과 이야기하기보다는 언제나 나만 따라 다니며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시간이 있어서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면 열심히 이야기하다가도 “선생님이 지금 바빠서 그러는데 나중에 얘기하면 안 될까?”라고 하면 “우리 아빠는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데…”라며 아빠와 비교하기도 했다. M은 또래집단 아이들과 어울릴 생각이 별로 없어 보였다. 자기 딴에는 책을 많이 읽어서 아는 것도 많다는 일종의 자만심이 있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인가는 고무줄놀이를 하는데 자기는 안 끼워줬다고 엉엉 울었다. M의 변화가 필요했다. 쉬는 시간에는 교실에서 실내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리게 했고 피구나 도둑 경찰놀이, 얼음 땡 놀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바깥놀이를 함께 했다. 점차 M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됐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금방 다투다가도 친해지는 게 그들의 특성인 것 같다. M과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문제아가 있을 때 교사가 포기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지도한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을 알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것
2017-05-16 17:39봄의 최고조에 달한 느낌이다. 오늘 같은 날을 두고 싫다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늘을 쳐다보면 마음이 높아진다. 산들은 바라보면 마음이 젊어지고 꿈으로 가득 차게 된다. 바다를 상상해보면 절로 마음이 넓어진다. 오늘은 선생님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마음이 하늘과 같이 높아지면 좋겠다. 마음이 하늘과 같이 높고 바다와 같이 깊어지고 넓어지면 어머니의 마음이 된다. 이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부모님처럼 온후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면 학교의 생활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고 기쁨의 학교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학교가 가정처럼 평온하게 되는 것은 오직 선생님의 마음에 달려있다. 선생님의 마음이 노도와 같이 성난 물결이 교실에 출렁이면 교실은 싸늘해진다. 불안하게 된다. 한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된다. 반면에 선생님의 마음이 호수와 같이 잔잔하면 교실도 잔잔해진다. 미소가 학생들의 입술에 머금게 된다. 공부에서 기쁨을 얻게 된다. 깨달음의 기쁨도 얻게 된다. 집중하며 들을 수가 있다. 잔잔한 호수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이는 없다. 선생님의 마음이 푸른 나무처럼 되면 학생들도 그렇게 된다. 선생님이 내 나이
2017-05-16 09:10교육은 길을 안내하는 일이다 어느 때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스승의 날 아침을 맞은 날. 평소에는 다니지 않던 메타길로 차를 몰았다. 이른 아침이라 오가는 차들이 없어서 잠시 한 컷 찍었다. 떠오르는 아침 햇빛을 받아 빛나던 순간, 휴대폰을 들었다. 북유럽 노르웨이 가로수길이 연상될 만큼 상큼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생각이 멈췄다. '내가 가고 있는 교직도 길을 내는 일'이라고. 길을 만드는 일도, 그 길을 따라 오게 하는 일도 어렵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하고 있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담임 선생님에게 카네이션 종이꽃까지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낯선 풍경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던 하루. 우리 반 꼬마 아가씨가 써온 편지 속에 든 예쁜 브로우치를 그 아이 옷에 매달아주면서 말했다. "이 편지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요.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꼭 말씀 드리고 이 브로치는 어머니께 갖다 드리렴!" 아이들이나 학부모님께 감사 편지나 선물, 꽃다발을 받기 위해 선생의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없다고 기죽을 일도 정이 메마른 삭막한 세상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대통령도 날마다 까이는 세상, 제 부모도 함부로 하
2017-05-16 09:04세상은 참으로 각박해지고 있다. 오늘이 스승의 날이라지만 꽃 한 송이도 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현실에 대하여 누구를 책망하고 비난을 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옛날 스승과 제자로 만나 인연을 가진 제자들이 안부를 물어 오고 있다. 선생님께 오늘 스승의 날을 핑계삼아 안부편지를 오랜만에 드립니다. 선생님 ! 무었보다도 항상 즐겁고, 건강하시기 바라면서, 그동안 잊지 않고 소식 보내주셔서 늦게나마 다시 문안드리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벌써 35년이 흘렀지만, 장흥중학교에서의 2,3학년 생활이(1981~82) 제 기억에는 생생합니다. 많은 것을 배웠지만, 무었보다도 선생님의 열심히 사시는 모습들이 인생의 순간순간에 살아있는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이제 육십대 중반이 되셔서 인생의 성숙기에 들어서셨지만, 여전히 활력 넘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기대하며, 더불어 이제는 중년이 된 많은 제자들에게도 인생의 푯대가 되는 멋진 선생님의 역할을 계속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도 사모님과 함께 건강하시고, 아이들도 다 잘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17. 5. 15 장흥중 제자 OOO 드림 잊지 않고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로 보내는
2017-05-15 18:06장옥순 선생님! 스승의 날을 축하드려요. 다과라도 준비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항상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오늘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학년 노하승 엄마 드림 진정 어린 그 마음만으로 충분히 감동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힘내어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기르겠습니다. - 담임 장옥순 드림 스승의 날은 특별한 날이 아닙니다. 내가 선생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자성하는 날입니다. 타성에 젖은 감동이 없는 수업을 반성하고 관성적인 배움을 전하고 있지는 않은지 무거움 마음으로 나를 채찍 하는 날일 뿐.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카네이션 한 송이 없어도 선생의 이름으로 살아온 내 인생이 부끄럽지 않기를 나에게 각인시키는 날입니다.
2017-05-15 15:44오늘 날씨가 유달리 좋다. 구름 한 점 없다. 맑고 깨끗하다. 티 하나 없다. 그야말로 천의무봉(天衣無縫)이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5월 15일이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기념하기 위하여 정한 날. 5월 15일이다. 스승의 날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면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고 스승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돼야 할 것 같다. 왜 선생님을 존경해야 할까? 오늘 아침에는 선생님을 존경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선생님은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본받아 학생들이 평생 선생님처럼 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나는 어느 선생님을 존경한다. 어느 선생님이 추억에 가장 오래 남는다고 한다. 그건 자기도 모르게 삶에 좋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은 사람을 살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살리는 역할은 선생님밖에 못한다. 부모님들이 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한계로 인해 선생님에게 위임을 한다. 모든 환자들은 병원에 가면 의사선생님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어느 누구도 낮아지고 겸손해진다. 아무리 나이 어린 의사라도 늙은 환자들이 자세를 낮춘
2017-05-15 09:27매일 볼 수 있는 작은 정원에 대나무 한 그루가 있다. 요즘 주변 죽순이 여기 저기 많이 올라와 있다. 놀라운 사실은 죽순의 성장 속도였다. 며칠 사이 40~50센티미터나 자랐다. 정말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죽순이 한두 군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정원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는 대나무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다. 대나무처럼 푸르게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생 꿈을 지니고 살고 평생 변하지 않고 살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평생 오직 외길만 걷는 게 좋다. 교직의 꿈을 꾸고 교직의 꿈을 이루어 교직의 길을 걷고 있다면 이 마음은 평생 변하지 않는 게 좋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꿈이 자라서 꿈의 열매를 맺는다. 열매를 맺기까지 많은 노력을 투자한다. 꿈이라는 푸른 잎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그 꿈을 바라보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잘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나무는 마디가 길고 속은 비어 있어 약하다. 그러나 속이 비었기에 유연성이 있고 껍질은 더 강하다. 그래서 대쪽 같은 선비에 비교하고 강직한 성품을 말
2017-05-12 13:53이제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졌던 대통령 선거도 끝나고 차분하게 새길을 걸어갈 시간이다.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런 중간고사도 끝나니 홀가분한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항상 시험에 얽매인 삶을 사는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의 모습이다. 시험이 끝나고 5월 10일 오후 학습코칭대상 학생들과 가볍게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시험이라는 성과 평가를 잘해야 다음 시험에 효율적으로 적용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학습코칭 수업에 빠지지 않고 나와 소통을 한 학생들은 변화가 나타났다. 한 학생은 예전에는 받지 못헸던전 과목 평균 99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조그만 실수로 인해 아쉽게도 만점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만족함을 표시했다. 사실 이 학생은 중간고사에서 평균 100점을 목표로 할 것을 나와약속했기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다소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 학생은 이번 시험을 통하여 자신의 학습법을 점검해보고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를 계속한다면 학원 수강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게돼 학원 수업을 끊었다는 것이다. 대단한 결단이라고 칭찬을 하면서 격려했다. 스스로 학원을 끊으니 어떤 느낌이냐고 물
2017-05-12 13:18문재인 정부가 교사의 신분을 국가직 공무원에서 지방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교육은 우리 국가의 미래고 희망이다’는 엊그제의 말을 잊는 듯하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소방사들 앞에선 지방공무원을 국가공무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시작부터 교육을 홀대하려는 목소리에 우리 모두는 귀 기우려야 한다. 선거기간 내 교육부를 없어야 한다는 일부 진보교육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새 정부에 대한 기대는커녕 교육의 불안과 혼란만 몰려오고 있다. 현장 교육을 위해 묵묵히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는 교육자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교육이 정치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 말은 알면서도 정권 인수와 함께 무차별적 혼란은 우리 교육을 위축시킬 뿐이다. 역대 정부가 그렇게 해 왔고 또 그렇게 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학교현장 교원들의 의견은 전혀 듣지도 않고 정치적 판단만으로 우리 교육을 더 이상 흔들어서는 안 된다. 새 정부의 처사는 있을 수 없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난 김대중 정부의 교원 정년단축도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대혼란이 이어오고 있고, 이번 교원 지방직 추진은 더더욱 개악으로 어떠한 일이 있어
2017-05-12 13:13오늘 아침도 날씨가 썩 좋지 않다. 얼마 남지 않은 봄날을 다 빼앗아가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어떤 환경에 처해도 잘 견디며 이겨내는 자가 지혜로운 자다. 오늘 아침에는 담쟁이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어제는 많은 담쟁이들을 보았다. 인천에도 담쟁이들이 방석에 아름다운 수를 놓듯이 담에 예쁜 수를 놓고 있었다. 부천에 오니 부천에 있는 학교의 담에도 담쟁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담쟁이는 인내할 줄 안다. 하루도 참고 견디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수직의 담에 붙어 있는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낙심하지 않는다. 그래도 슬퍼하지 않는다. 그래도 힘들어하지 않는다. 담쟁이 같이 인내의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가운데 좋은 일보다 좋지 않은 일이 더 많다. 그래도 참을 줄 아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어떤 때는 학부모님들이 선생님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어떤 때는 동료 선생님들이 괴롭힐 수 있다. 어떤 때는 교장, 교감선생님이 피곤하게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참을 줄 아는 선생님이 되면 담쟁이처럼 즐거운 교직의 삶을 살 수가 있을 것이다. 담쟁이는 남을 의지
2017-05-11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