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서 달력을 보았습니다. 11월 30일. 11월의 마지막 날이더군요. 이젠 정말 2006년도 다 갔다는 조급한 생각이 들자, 갑자기 허무와 쓸쓸하단 생각들이 밀물처럼 밀려와 제 자신을 흔듭니다. 게다가 밖에는 눈인지 비인지 분간하지 못할 진눈깨비까지 내리는 것 같고…. 아무튼 무척이나 싱숭생숭한 날입니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늘 느끼는 아쉬운 감정이지만 올해는 유난하군요. 아직도 한 달이나 남았다는 여유보다는 달랑 남은 한 장의 달력이 세월의 빠름을 실감케 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쉬지 않고 앞만보고 달려왔던 지난 11개월,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를 정도로 분주한 나날이었습니다. 분명 뭔가를 하긴 한 것 같은데 돌아보면 눈 덮인 들판처럼 하얘져 아무 것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머릿속은 온통 무채색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마냥 허송세월만 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군요. 무엇보다 가슴이 시리도록 붉고 애절한 사랑을 만났으므로. 바로 한국교육신문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외롭고 허전함에 파랗게 질려가던 무렵 저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신문을 만났으니 어찌 허송세월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제 생애 가장 가슴 떨리는 순간과 만남을 꼽으라면 전 주저…
2006-11-30 14:02오늘 아침은 온도가 많이 내려간 것 같습니다. 손가락이 저려오는 것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중부지방에는 영하권으로 떨어진다고 하니 겨울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11월의 끝자락인 조용한 아침입니다. 혹시 이 달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것이 없는지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오늘 11월을 잘 마무리하시고 금년 마지막 달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어제 우리학교에서는 3교시째 3학년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울산여성회 성교육 강사 12명이 오셨습니다. 울산여성회 인권복지위원장이신 강진희 강사님을 비롯하여 12명이 각 교실에 한 명씩 들어가셔서 성교육에 관한 강의를 하셨습니다. 사전에 보내주신 성교육안을 보니 학습내용이 성심리와 성충동의 의미, 남녀의 성심리와 성충동의 차이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와 평등의식, 성충동에 대해 바르게 대처하는 방법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성폭력 교육안을 보니 학습내용은 성폭력이 무엇인지, 성폭력의 예방과 대처 방법, 성매매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인식하고 성매매 대응방법과 예방법 등이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에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강사님께서는 모두 한결같이 우리학교 선생님 못지않게 열심히 강의를 하고 계셨습니
2006-11-30 08:56우리 학교에는 한 가정에서 4남매가 다니고 있습니다. 1,2,4,6학년에 재학하고 있는데 한결같이 밝고 명랑한 아이들이랍니다. 우리 반에 다니는 아이는 `김미심`이라는 귀여운 아이인데, 처음 학급을 맡았을 때 제일 먼저 이름을 외운 아이이기도 합니다. 8살밖에 안된 1학년 아이였지만 의젓하게 일을 도우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모습에 감동했지요. 1학년 아이들 20명이 공부를 하고 간 교실 청소는 늘 담임인 내 몫이었기 때문에 온통 어질러 놓고 간 교실은 날마다 대청소를 하고 청소기를 대서 먼지를 흡입시키지 않으면 실내 공기가 혼탁했습니다. 아이들의 책상과 의자를 다 옮기면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청소기까지 대고 나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게다가 칠판을 물걸레로 닦아 분필가루가 교실에 날리지 않게 정리하는 일을 날마다 반복할 때, 선생님을 돕겠다며 자청하는 아이가 바로 우리 미심이었습니다. 1학년 아이들에게 청소를 시킬 수도 없고 청소를 도운다고 찾아오는 2명의 4학년 아이들이 3일에 한번 정도 쓰레기통을 비워주는 심부름만 해줘도 고마울 정도입니다. 날마다 교실 청소를 마치고 나서 후줄근하게 땀에 젖어 쉬고 있으면 우리 미심이는 한 동네에 사는 선영이
2006-11-30 08:55매스컴에 의하면 학교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또 벌어졌다.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담임선생님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폭력을 행사한 어린이가 여학생이고, 폭행당한 교사가 얼굴을 다섯 바늘이나 꿰매 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입원까지 했었단다. 급변하는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보기에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문제를 일으킨 학생은 같은 반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스무 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했으면서도 또 다른 애를 때릴 만큼 자주 폭력을 행사했다. 다른 어린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행동이 반복되니 담임으로서는 당연히 훈계를 해야 했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불순하니 장구채로 옷 윗부분을 두세 차례 때렸을 텐데 고맙게 받아들기는커녕 선생님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쓰러진 선생님의 뒷목을 구타했다니 당사자가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교권이 추락했다지만 정말 씁쓸한 소식이다. 교권이 흔들리면 아이들이 말을 들을 리 없고, 덩달아 가정교육도 어려워지게 되어있다.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므로 같은 교사의 입장을 떠나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라도 그런 행위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서
2006-11-29 23:10교육인적자원부는 그동안 주5일 수업제 전면실시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던 학교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2007학년도에도 월 2회의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주40시간 근무제 근로자수가 전체의 29.8%에 불과해 주5일 수업 전면실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나홀로 학생의 비율이 14.1%에 달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현재 주40시간 근무제를 실시하는 근로자수가 29.8%라고 하는데, 타당성이 별로 없는 수치이다. 토요일의 실제모습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정황으로 볼때 자영업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휴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이다. 최소한 50%이상은 토요일에 휴무한다고 보는 것이 좀더 타당할 것이다. 이런 통계가 주5일 수업제의 전면실시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홀로 학생의 비율이 14.1%에 달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영업자등의 자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를 거듭해도 그 비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 않다. 자영업자들은 상황에 따라 주5일 근무를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주4일 근무도 가능하기
2006-11-29 23:10교권실추 또는 교권추락이라는 이야기가 일상화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만큼 사회적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사건이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릴때만해도 관심이 높았다.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때마다 대책을 세우느니 어쩌니 하면서 며칠동안 사회적 관심사로 자리잡았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그런 뉴스도 단지 뉴스로만 끝나가고 있다. 이번의 초등학생에 의한 교사폭행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 포털을 비롯하여 공중파방송까지 보도가 나갔지만 이전의 사건만큼 이슈화 되지 않고 있다. 일반화된 사건을 접하는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별다른 조치없이 시간만 흐르게 되고 제2, 제3의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을 교육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교사들의 몫이다. 최소한 학생이 학교에 등교해 있을 때만이라도 그 학생의 교육은 교사의 몫임에 틀림없다. 결국 학교교육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도 어느정도는 인정한다. 그러나 모든 책임을 교사들에게 돌리는 것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최근의 국가적, 사회적 분위기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부각된 학생의 인권문제로 인해 생활지도가
2006-11-29 23:10논어에 보면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뜻입니다. 날이 갈수록 정보는 범람하고 익혀야 할 지식의 종류도 방대해지고 있으나,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고 배우느라 막상 그것들을 선별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저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수동적으로만 섭취하다보니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하고 익힐 시간이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 모든 공부가 재미있을 리가 없죠. 위태로울 줄을 뻔히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를 싫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에 있는 글자를 읽고 책 내용만 파악한다고 해서 완전한 독서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읽은 것을 스스로 생각해보는 능동적인 독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죠. 독서토론과 독서감상문을 쓰는 것이야말로 이런 능동적 독서의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독서는 학업 향상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익합니다. 옛 선현들은 貧者因書富 富者因書貴(빈자인서부, 부자인서귀)라 하여 항상 책을 가까이 하였습니다. 즉 가난한 사람이 책을 읽으면
2006-11-29 16:41‘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 무관용 정책)’, 더 큰 범죄를 막기 위해서 ‘학교에서만은 사소한 규칙 위반에도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미국식 체벌주의’ 정책이다. 지난 11월 28일자 J일보에 실린 ‘싸움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 교내 폭력과 기물 파손, 교사에 대한 거친 반항, 심지어는 갱단에 가입한 학생 등 ‘실패 예정 인생들의 대기소’였던 학교를 정상화시켜 모범학교로 변화시킨 미국 LA의 한 고등학교 교장 얘기였다. 이 학교가 폭력이 난무하는 ‘문제학교’를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범학교’로 변화시킨 과정은 비록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학생들에게 ‘잘못을 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학생들에게 각인시키는 ‘제로 톨러런스’를 적용한 것, 결국 잘못한 정도에 따라 ‘교실에서 쫓아내기’ ‘부모호출’ ‘교장지도’ ‘가정근신 및 정학’ 등 엄격하고 강한 벌을 가하는 등 교내생활에서 ‘죄와 벌’의 상관관계가 확고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례를 보자. 지난 1999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최근 미국식 체벌주의 ‘제로 톨러런스’ 정책으로 성공한 미국 시카고의
2006-11-29 14:04사람을 ‘만물의 영장’ 이라고 하는 까닭은 사람이 두뇌․ 사고․ 언어․ 손재주 등 여러 면에서 다른 동물이 갖지 못한 월등한 능력을 소유함으로서 만물을 지배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아주 중요한 까닭의 하나는 사람은 다른 동물에서는 볼 수 없는 일가 친척관계를 이루고 이를 아주 중요하게 유지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이다. 만약에 사람만이 유지하고 있는 이 친척관계를 그 구성원들이 잘 모르거나 망각하고 살아간다면 그래서 정상적인 일가친척의 관계가 허물어져 버린다면 만물의 영장은커녕 다른 동물과 다를 게 없을 것이며 아니 오히려 그 뛰어난 지능으로 다른 동물보다 더욱 타락한 존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의 우리 어린이들이 알고 있는 친척관계에 대한 지식은 어느정도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촌수로는 ‘아저씨’ 인데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야,자’ 하지를 않나, 분명히 자기 조카 항렬(行列)인데도 자기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아줌마’ 로 부르기도 하고 ‘고모’ 를 ‘할머니’ 로 ‘외삼촌’ 을 ‘형’ 으로 부르는 등 친척관계와 그 호칭법을 몰라서 범하는 오류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어린이들이 잘
2006-11-29 13:56청년 시절에 읽은 청천 김진섭의 수필 한 대목에 나는 공감했다. 일생을 즐겁고 보람 있게 살 수 있다면 만년에 죽는 자리에 누워 있어도 유유한 마음으로 눈을 감을 수 있다고 하면서 사람의 일생을 귀중한 예술품의 완성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래 젊은 시절에 읽은 이 구절이 영 잊어지지 않고 삶의 고비마다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그런데 어떤 노 정치가가 기자와의 대담 중에 정치를 또 예술에 비유하는 것을 보았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모 원로 인사가 시장 직에서 퇴임하며 행정이 예술과 같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평소에 인생은 예술이라는 생각은 줄곧 가지고 있었지만 정치가가 정치는 예술이라고 하고, 서울시장을 했던 분이 행정이 예술과 같다고 했을 때 나는 아주 신선하게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교육도 바로 예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시를 읊조려 보기도 했다. 정치도 예술이라고 노정치가가 말했다 인생도 예술이라고 한 수필가가 말했다 성공한 행정가는 또 말 하네 행정도 예술이라고 교육도 예술이다 청소 안하고 그냥 간 영희 반성문을 쓰게 할까 화단 풀 뽑기를 하게 할까 오늘도 지각한 철수
2006-11-29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