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의 결단을 따를까? 연산군의 결단을 따를까? ② 11월호에서 이어집니다 같은 결손가정을 배경으로 가졌지만 연산군과 이황을 비교하면 몇 가지 두드러진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결손가정도 상황과 배경에 따라 다르다 첫째, 가족 간의 상호작용에 차이가 있었다. 가족은 핏줄로 연결된 특수한 집단이다. 이 특수한 집단 속에서 경험한 내용은 이후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질과 양은 매우 중요하다. 상호작용의 질이란 가족구성원들 간에 얼마나 깊은 애정과 사랑이 담긴 교류가 이루어지는가를 뜻하고 상호작용의 양이란 교류가 이루어지는 횟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상호작용의 질이 좋고 그 횟수가 많을 때를 이상적이라고 한다. 연산군의 경우는 상호작용의 질과 양 모두에 문제가 있다. 일단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생모가 없었다는 점, 계모인 정현왕후가 정을 담지 않고 겉치레로 대했다는 점, 할머니인 인수대비 역시 손자를 까다롭고 차갑게 대했다는 점, 아버지 성종마저 의례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점 등에서 상호작용의 질이 매우 떨어졌으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연산군이 할머니나 아버지 품에
2008-12-01 09:00
가슴과 머리에서 손으로 당연한 이야기에 대해 사람들은 두 가지로 반응한다. 하나는 무 반응이요, 다른 하나는 놀라움이다. 반응이 없는 사람은 그저 지나가고 놀라는 사람은 깨달음을 얻는다. ‘글은 손으로 쓴다’는 말도 그렇게 엇갈리는 반응을 가져오리라. 자율신경계의 활동은 대개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심장의 박동, 폐의 호흡, 장기들의 연동운동, 눈 깜박임 등은 그 운동을 의식한다는 것이 오히려 몸에 이상이 있다는 증좌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일 또한 그러하다. 손으로 펜을 잡고 글을 쓰면서, 혹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서 손의 동작이나 움직임을 일일이 마음을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인다. 그런 움직임이 반복되고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글을 쓴 종이를 들고 읽고 검토하고 교정을 한다. 한데 정작 그러한 일을 손으로 한다는 생각은 깊이 하지 않는 편이다. 손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글의 소재는 가슴으로 온다. 가슴으로 온다는 말은 감동으로, 충격으로 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아침에 문득 보니 단풍이 깨어질 듯한 빛깔로 물들었다. 드디어 가을인 것이다. 공연히, 나도 모르게 ‘아!’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면 그게 감동이고 충격이다.…
2008-12-01 09:00
바보란 밥만 축내면서 제 구실 못하는 사람 요즘 필자의 눈길을 끈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한 장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이지아 분)와 천재 트럼펫 주자 강건우(장근석 분) 커플, 가을 밤 정취에 취해 키스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입술과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애견 (베)토벤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괴짜 지휘자 강건우(동명이인, 김명민 분)에게 딱 걸리고 만다. “흥, 귀머거리에 백치라, 바보 커플이네. 계속해 봐….” 지휘자 강건우가 청신경 종양 때문에 청각을 잃게 될 두루미를 귀머거리로, 스스로 엄청난 음악적 천재임을 모른 채 좌충우돌하는 순수한 청년 강건우를 백치라고 비아냥거리는 대목이다. 이 대사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귀머거리+백치=바보’가 된다. 바보의 뜻을 찾아보면,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 또는 어리석고 멍청하거나 못난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바보라고 부르는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바보를 규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여하튼 통상적인 기준에 비추어 바보가 틀림
2008-12-01 09:00
주몽의 후예 실크로드 여행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고 100일 동안의 여행을 위해 푸른 지붕의 모스크가 가득한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만난 일본 배낭족을 통해 저렴한 홈스테이에 짐을 풀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거리는 온통 티코, 마티즈를 비롯해 대우자동차의 물결이었다. 현지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대우’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우즈베키스탄에 수입 차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국 차 보호를 위해 수입 차에 엄청난 세금을 물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슈켄트에서 출발해 사마르칸트에서는 레기스탄 광장, 하하라에서는 미나렛 탑, 히바에서는 노을에 물드는 올드 타운을 보며 감동을 받았지만 역시 여행의 묘미는 현지 사람들을 만나는 데 있다.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한국 드라마 ‘주몽’이 방영 중이라 제키 찬보다도 주몽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주몽 그림이 들어간 장난감과 옷이 드라마의 후광을 업고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었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인사가 “주몽!”이다. 경찰을 만나도 드라마 얘기에 신분증 검사는 뒷전이었다. 어떤 현지인들은 드라마를 통해서 일본의 만행을 보고 일본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2008-12-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