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에 홍시가 열려 있었다. 그 홍시는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엄청 영양가도 있다고 소문도 나 있는 지라 서로들 따먹으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달려들었지만 불행하게도 홍시는 상당히 높은 꼭대기에 열서너 개만 달려 있었다. 그러니 감나무는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치 긴 장대를 만들어서 홍시를 따려고 애를 썼다. 천신만고 끝에 홍시를 거머쥐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간발의 차로 미치지를 못했다. 어떤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낭창낭창한 가지를 붙들고 나무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장애물을 들고서 천신만고 끝에 홍시를 거머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간발의 차로 실패를 거듭하다가 땅으로 떨어져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목말을 타고 막연히 손을 뻗어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림 반 푼도 없었고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서 있는 촌극부류도 있었고 그 꼴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기도 하고 볼썽사납다며 혀를 차기도 하는 사람, 사람들은 밥을 먹다가도 만나서 인사를 하다가도 전화통화를 하다가도 그 홍시 따먹는 일이 주된 화재거리였다. 어떻게 하면 홍시를 따먹을 수 있느냐, 야, 친구야 너도
2007-01-27 09:01그리 오래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고 보니 80년대라고 해도 좋다. 학부모님이 교실에 오면 여자어린이에게 아래와 같은 칭찬말을 푸짐하게 전해주기도 했다. “정아(가명)는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보름달처럼 예쁘게 생겼네요.” “아유, 선생님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실제로 학부모에게 전해주는 칭찬말이었고 학부모님도 흐뭇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것도 아닌데 요새 보름달처럼 생겼다고 말했다가는 뺨맞기 십상이다. 아닌게아니라 그때는 얼굴이 둥글넓적하고 살집도 있고 후하게 생겼으면 상당히 미적인 호감을 가졌다. 반대로 요새 인기짱이라는 조막만한 얼굴은 고민대상이었다. 당시에는 키가 큰 어린이들이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선망은커녕 멀대처럼 키가 크다고 놀림을 받곤 했었다. 너무 키가 커서 작게 보이려고 구부리고 다니는 어른도 봤다. 또 어떤 키큰 청년들은 키 크지 말라고 궁여지책으로 역기를 들기도 했다. 키 큰 것이 전혀 달갑지 않은 세월이 불과 코앞의 옛날이었는데, 요새는 180도 달라졌으니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이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초등학교 다녔을 적에는 대머리와 배나온 남자들이 존경의
2007-01-27 09:00철강왕 카네기는 칭찬을 “상대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고,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게 되면 자신의 능력이 인정되었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도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교사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칭찬을 해줄까? 아쉽게도 많은 교사들은 칭찬에 인색한 편이다. 수업시간의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학생이 머뭇거리는 학생보다 이쁘고, 과제를 잘 해 오는 학생이 해오지 않은 학생보다 이쁘고, 시험성적이 좋은 학생이 시험성적이 나쁜 학생보다 이쁜 것은 교사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에 당연한 마음일 것이다. 교사들은 이렇게 이쁜 아이들에게는 그나마 칭찬을 하지만, 반대인 학생에게는 칭찬보다는 충고나 꾸중을 더 많이 한다. 이럴 경우 조금 부족한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게 되고 자신의 학습능력 자체에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교사에게 있어 말하는 기술은 아주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대인관계부터 수업 진행상의 말하는 기술은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하지만 다른 재능과 달리 말하는 기술은 연습으
2007-01-27 08:57겨울에는 사람 수가 곱빼기로 늘어나기도 했다. 눈사람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널린 눈사람은 어쩐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눈사람과 함께 웃기도 하고 정을 주기도 하고 고민을 털어 놓기도 하였다. 겨울아이들은 싸움을 해서 행복했다. 눈싸움을 했다. 눈이 쏟아지는 날이면 고샅으로 쏘다니며 눈싸움을 하고, 그러다가 편을 갈라서 작전을 세우고 계략을 짜기도 했다. 고샅 돌담틈새에 다량의 눈을 뭉쳐서 숨겨두고서 적을 유인하여 박살을 내기도 했던 그때의 기억이 새롭다. 재갈량이나 이순신 장군 같은 승전보를 올리며 얼마나 통쾌하게 웃었는지 모른다. 겨울 아이들은 힘껏 때리면서 놀았다. 팽이치기였다. 힘껏 때리고 내리치다가 상대방 팽이에게 싸움을 걸어 팽이를 몰아부쳤다. 이기면 환호를 질렀지만 패하면은 더 성능 좋은 팽이를 구하느라 갖은 애를 썼고, 여의치 않으면 직접 팽이를 깍아쓰기도 하였다. 겨울아이들은 딱딱 소리를 내며 양지바른 곳에 모여서 딱지치기를 하였다. 손때 묻은 딱지에 흙때까지 다닥다닥 붙은 딱지를 들고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가져가면 어머니는 야단을 쳐댔다. 그렇지만 딱지를 신주단지 모시듯 잘 보관했다. 겨울아이들은 연을 날렸다. 하늘 높이 점이 될 때 까지 연
2007-01-26 15:3699년 3월부터 울산교육연수원에서 근무할 모셨던 원장님은 김석규 원장님이셨다. 원장님께서는 지금 정년퇴직을 하시고 부산에서 살고 계신다. 저가 30년 교직생활을 하는 가운데 많은 선배 선생님을 만난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분이시다. 이분에게서 남은 교직생활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소 가르쳐 주신 분이시다. 98년 3월 언양여상에 발령을 받아 가니 원장선생님께서는 언양여상에 교장으로 계시다가 다른 학교로 가셨다. 그 때 처음 원장선생님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 학교를 떠났지만 실업계 학교에 인성교육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책을 통해 사람됨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게 하고 공책에 감상문을 쓰게 하고 시를 외우게 하고 사람됨 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저가 간 뒤에도 반별 감상문 발표대회를 가져 시상을 하기도 했었다. 교장선생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만나 뵙고 싶었고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그 다음해 저가 울산광역시교육청에 인턴장학사로 근무할 때 원장님께서는 중등교육과 장학관으로 오셨다. 같은 과는 아니었지만 자주 뵙고 인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 다음해 그분을 직접…
2007-01-26 14:182006. 11. 26 외로움 2006. 12. 4 외로움 2007년 1월 21일 일요일 한낮에 자살한 가수 유니미니홈피에 있는 Today is... 3집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둔 시점에 생을 마감한 주인 없는 미니홈피에 덩그마니 떠있는 오늘의 기분이다. 가수에게 앨범 발매는 자신의 혼과 다름이 없다. 책 한권을 탈고한 뒤에 서점에 내놓는 작가나, 직접 도안한 옷을 매장에 거는 디자이너의 기분이 이와 같을 것이다. 분신과도 같은 작품을 내어 놓느라 너무도 숨가빠서 외로울 틈이 없었을 터인데 계속 외롭다고 호소한걸 보면 3집이 그녀가 추구하던 싶었던 음악과는 거리가 먼 컨셉이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섹시가수라는 닉네임을 달고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거칠게 오르내리던 그녀가 화려한 겉모습과는 반대로 외로움을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것도 충격인데, 마지막 가는 길인 장례식장이 너무도 쓸쓸해 그냥 화면으로만 보는 데도 마음이 짠하다. 학교사회에서 왕따가 있듯이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사회에서는 더한 왕따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늙으면 자연히 죽음의 강을 건너게 되는 호상도 아니고, 오랫동안 앓아온 지병으로 병사한 것도 아닌, 젊은 나이에 덜컥 세
2007-01-25 21:18
한 때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All roads lead to Rome).’고 하여 로마인의 가치와 행동을 배우고자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계인의 관심이 두바이로 모아지고 있다. 즉 모든 길은 두바이로 통한다(All roads lead to Dubai)고 해야 할 것이다. 황량한 사막에, 겨우 인구 30만의 작은 토후국이 ‘세계 최대, 세계 최고, 세계 최초’의 신화를 창조하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와 같은 두바이 기적에 놀라워하면서 ‘두바이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연 어떤 힘이 그러한 기적을 만들어 냈을까.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넘치는 ‘기적의 리더십’이 바로 그 원동력이다. 국가적 리더십이 결여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추어 볼 때 그저 부럽기만 하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리더십의 3가지 요건을 고루 갖춘 훌륭한 지도자이다. 그것은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는 통찰력,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발전상을 머리에 그릴 줄 아는 상상력, 불가능은 없다는 자세로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실천력이다. 특히 셰이크 모하메드의 번뜩이는 상상력은 오늘의 두바이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2007-01-25 21:18어제는 모처럼 서울에서 내려온 딸에게 그 동안 말로만 듣던 울산 산업의 발전상을 보여주기 위해 아내와 함께 나들이를 했다. 현대자동차 제1공장으로부터 제5공장을 지나 현대 미포조선을 거쳐 저가 근무했던 울산교육연수원으로 안내했다. 그 곳은 8년 전에 근무했던 연수원이 아니었다. 바다는 옛 바다 그대로였지만 소나무는 아니었다. 수백 년을 곧게 자란 그 많은 해송들은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려 많이 잘려 나가 엉성해 보였다. 해송의 적인 재선충병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으니 안타깝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다 울산교육연수원이 울기공원 안에 위치해 있어 건물을 재보수해야 하지만 할 수가 없어 그런지 많이 낡아버렸고 도색도 하지 않아 이대로 연수원이 사라져버리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안 그래도 관할 동구청에서는 울산교육연수원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곳을 공원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즈음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였다. 아무튼 연수원은 나같이 감성이 무딘 자에게도 감성을 키워주기 안성맞춤인데 그 곳이 사라지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다시 99년 4월로 돌아간다. 4월 7일 오후 제7기 ○○○○정보고등학교 1
2007-01-25 09:48
오후에 접어들자 햇빛은 더욱 투명해 졌다. 창문으로 바라 뵈는 저 쪽 아파트 담장으로 밝은 겨울햇살이 환하게 쬐여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나는 또 운동을 하러 나갈 참이다. 지난 봄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타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경주용 자전거를 새로 구입하고 헬멧과 사이클용 안경 등 몇 가지 장비를 갖추었다. 들꽃들이 무더기무더기 피어있던 봄 길을 달리며 부드러운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기도 하고, 5월 하순엔 탐스러운 아카시아 꽃길을 달리며 그 꽃잎을 따서 입에 넣고 꾸역꾸역 씹으며 동심에 젖기도 했다. 진달래꽃과 더불어 아카시아꽃은 어렸을 적에 많이 따먹었던 꽃이다. 한여름에 접어들었을 때도 나는 그 뙤약볕 속을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렸었다. 더위는 피한다고 피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조금만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돌려대는 것보다는 그 더위에 몸을 내 맡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나는 터득했다. 조금만 더우면 덥다고 투덜거리며 냉장고 문을 여닫고 바닷가나 계곡으로 피서여행 떠날 생각을 하기 보다는 땀이 줄줄 흐르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그 열기에 내맡기는 것이 나의 피서법이다. 그래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나는 자전거를 타고 들녘을 달렸다. 오히려…
2007-01-24 21:23수련 3일째가 되면 수련생들이 대왕암을 찾는 날이다. 6시 기상해서 체조를 한 후, 신라 문무왕비가 죽어서 문무왕처럼 동해의 호국용이 되어 이 바위로 잠겼다고 하는 대왕암에 간다. 그러면 나도 머리를 깨끗이 씻고 체육복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연수원 후문을 통해 해변을 따라 난 산책길을 따라 걸어간다. 그러면 하루의 산책은 주위의 자연 배경으로 인해 한 폭의 그림을 안고 돌아오게 된다. 내가 산책로를 따라 걸을 때면 여러 산책객들을 만나게 된다. 보통 때는 날씨가 썩 좋지 않은데 오랜 만에 화창한 날씨가 되면 더욱 머릿속에 담을 것이 많아진다. 맑게 갠 하늘에 간간히 보이는 옅은 구름과 바다 위에 떠있는 조각배들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 준다. 산책길의 왼쪽은 소나무 숲이고 오른쪽을 바라보면 확 터인 동해바다와 하늘이 열리며 앞에는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대왕암이 보인다. 어떤 날은 바닷가의 크고 작은 바위만 눈에 들어온다. 제일 먼저 들어오는 바위는 바다 위에 외로이 떠 있는 작은 바위, 설움에 지치다 못해 굳어 버린 바위, 자기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바닷물은 자주 변덕을 부린다. 기분 좋으면 열어주고, 기분 나쁘면 감싸버리는 심술궂은 바닷물
2007-01-24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