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 / 호주칼럼니스트(ayounshin@hotmail.com) 2학기말 고사를 치루고 있는 9학년생(한국의 중 3에 해당) 아이가 다음 날 시험공부를 시작하려다 말고 “아이, 하기도 싫은데 문제가 뭔지 그냥 물어볼까 보다”하는 게 아닌가. 무슨 소린지 의아해서 “무슨 문제를 누구한테 물어본다는 거니? 설마 선생님께 미리 문제를 가르쳐 달라는 건 아닐테고”하며 되물었다. “아니야, 엄마. 그냥 장난으로 해본 소리예요. 그런 짓 절대 안 해요”라며 변명을 하듯 손사래까지 쳐가며 강하게 부정을 했다. 그럼에도 내가 말귀를 못 알아듣자 비로소 자초지종 설명을 했다. 과목에 따라서는 같은 학년이라 해도 반드시 한날한시에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반에 따라 하루 먼저 치르기도 하고 같은 날이라 해도 반마다 시간을 달리해서 보는 일도 있기 때문에 마음만 한번 나쁘게 먹으면 다른 반 친구를 통해 시험문제를 미리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재시험 제도’를 악용할 수도 있다는 것. 호주 학교는 대부분 시험 당일에 몸이 아프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결석을 한 학생들을 모아 다음날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 따라서 시험 치는 날은 적당히 꾀병을 부려 빠진 후 친구
2005-10-01 09:00김정호 / 서울 양화초 교사 지난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파견된 200여 명의 대표단과 수백 명의 국내 중국어 교육 관련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세계 漢語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는 중국 교육부를 포함한 대외중국어교육 담당 기관이 주최한 것으로 ‘세계 다원문화 틀 속에서의 중국어 발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는 중국어 발전을 위한 3일간의 토론 외에도 ‘제8차 국제 중국어교육 토론회’ ‘해외 중국학 학술대회’ 등도 함께 열려 중국어의 해외 확산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엿보는 계기가 되었다. 개혁․개방정책 이후 20여 년간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발전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최근 중국 국내에서는 경제력으로 드높아진 국가의 위상에 걸맞도록 언어 및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선진국을 따라잡자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한어대회’는 중국의 이러한 국가방침 하에 진행된 최초의 중국어관련 국제행사로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각국의 교육부장관, 중국어 교육정책을 주관하는 관료, 대학 총장들 및 기타 저명한 중국어 학자들을 이번 대회에 참석시켜…
2005-10-01 09:00충북 지역의 자랑으로 자리 메김 "동문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과 함께 한 개교 100주년 행사를 통해 청산초등학교는 새 역사를 쓸 것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특히 인구 약 4000명에 불과한 작은 면소재지에 위치한 초등학교가 약 9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것은 옥천뿐만 아니라 충북 전체에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난 4월 청산초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100주년 기념탑 설치 및 기념 식수, 학생들의 학예 발표회, 사진 전시회, 시화전 등의 행사를 가졌다. 특히 동문들의 힘으로 건립된 100주년 기념탑은 청산초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되었다. 이 학교 졸업생인 박수용 조각가에 의해 제작된 기념탑은 현재의 지구와 미래의 지구 모습을 형상화하여, 미래를 짊어져 나갈 청산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41회 졸업생 박명식 씨는 "우리 모교는 신교육의 산실로 조동호 선생을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학교다. 100주년 기념탑의 의미에 맞게 앞으로도 많은 인물들이 탄생하길 기원한다"며 "객지로 간 후배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또한 명예졸업장 수여라는
2005-09-01 09:00이민정 /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 사회적으로 파장 일으킨 고교 등급제 작년 9월, 교육부는 일부 사립대가 수시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실시하였다는 전교조와 일부 학부모단체의 의혹제기를 토대로 서울시내 몇 개 사립대를 대상으로 고교등급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2005학년도 수시1학기 전형과정에서 일부 대학이 고교간 학력 차이를 학생들의 서류평가에 반영하는 형태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것이 밝혀졌다. 이 대학들은 고교 내신성적을 불신하여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의 실질반영률은 낮추는 반면 서류평가, 논술․면접의 영향력은 높이고 지원자 출신고교의 최근 3년간 해당 대학의 입학자수, 수능점수 등을 서류전형에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고교등급제는 출신 고교의 진학실적이나 수능성적 등을 토대로 고교의 등급을 매기고, 이 등급에 따라 대학입학 전형시 특정고교 출신 학생들의 내신성적에 가산점이나 감점을 부여하여 고교간 학력수준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기여입학제․본고사와 더불어 '3불정책'으로 금지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러한 전형방법은 학생 개인의 능력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학생 개인과 관련 없는 외적 요소
2005-09-01 09:00신아연 / 호주 칼럼니스트 "영어 선생님은 4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고, 과학 선생님은 6시 40분이니 두 시간 반 동안 어떻게 기다리지?" "종이 울렸는데 저 학부형은 왜 아직 자리를 뜨지 않는 거야? 이번 면담 후에 바로 다음 면담이 있어서 시간이 늦어지면 낭팬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여유 있게 순서 안배를 할 걸 그랬나 봐." "일본어 선생님은 6시부터 저녁을 드시기로 되어 있으니 우리도 그 시간동안 식사를 하고 오는 게 좋겠어요. 어차피 밤 8시 반 까지는 학교에 있어야 할 테니까 우선 밥부터 먹고 오자고요." 한국과는 반대로 1학기 겨울방학을 마치고 7월 중순 경부터 2학기가 시작된 호주 퀸스랜드 주의 한 고등학교의 어느 이틀간의 저녁풍경이다. 평소라면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한산하기 이를 데 없는 시간이건만, 이 날만은 3시 30분경부터 학부형들이 몰고 온 차들로 교정이 다시금 붐비기 시작해서 밤늦은 시간까지 좀체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날은 자녀들의 학교생활과 학업성취도를 교사들로부터 전해 듣고 자녀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전교 차원의 면담일로 지난 한 학기 동안 궁금했던 모든 것을 털어놓기 위해 학부형들이 속속 몰려들
2005-09-01 09:00김정호 / 서울 양화초 교사 각 대학의 졸업식이 한창이던 지난 7월초 중국 교육계에는 신동이라 불리던 한 대학생의 퇴학 소식에 술렁였다. 심양공업대학에 재학 중인 왕쓰한(王思涵)이라는 학생은 지난 2001년, 14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대학입시에 참가하여 대입 커트라인을 상회하는 점수를 받고 이 학교 공과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월반을 하여 영재중학교에 입학한 후, 6년인 중고등학교 과정을 4년 만에 끝내고 불과 14살에 대학에 들어간 소위 ‘영재’ 학생이었다. 중고 과정 4년에 마치고 대학입학 그러나 이 학생의 화려한 경력은 여기서 그치게 된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대학 첫 해에는 3과목이나 낙제를 받았다. 이후 4년간의 대학 과정동안 낙제된 과목의 수가 늘었고, 마침내 졸업을 해야 할 올해 7월 성적불량으로 졸업자격을 상실하고 학교 측으로부터 퇴학통보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동으로 불리던 한 소년의 몰락은 중국 교육계 내에서 현행 영재교육의 방식이 과연 영재를 길러내기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영재교육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재 중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2005-09-01 09:00신현호 / 경기 안산 단원고 교사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의 일부 사립대학들의 통합형 논술을 통한 학생선발과, 특목고학생들을 동일계 선발이 아닌 특기자 선발로 확대함으로써 특목고 특혜라는 신(新)고교등급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잘하는 학생이 피해보는 것은 문제 논란의 핵심은 내신을 강화하여 대학입시를 치름으로써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절감하자는 취지이다. 그렇지만 대학입장에서는 학교마다 실력이 다른데 일률적인 내신적용과 내신의 비중 강화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를 살펴보면 평준화지역, 비평준화지역,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실업계고 등 다양한 형태가 있고, 학생들의 학력도 도농간, 강남북간의 차이에서 보듯이 지역별, 학군별, 학교별 차이가 완연하다. 일부 대도시에만 평준화가 존재하지 아직도 우리나라의 많은 고등학교는 비평준화 지역에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교육과정과 학력차이를 무시하고 동일하게 학교 내(內) 상대평가를 통하여 입시에 비중을 높인다는 것도 비정상적인 말이다. 교육부의 2008 학년도 대학입시안이 상대평가로 인한 내신비중의 강화로 인하여 현재 고1 교실은 큰 혼란을 맞고 있다.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고액의 사
2005-09-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