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는 가족문화를 만든다. 정을 나누고 가문의 정체성을 익히는 가장 좋은 산교육이다." 이른 새벽바람에 싱그러운 가을 향기가 묻어나는 계절이 찾아왔다. 미리 준비한 벌초 기계와 벌초 후에 조상님 산소에 올릴 음식을 챙겨 길을 나선다. 약속한 산소 앞 주차장에 모두가 다 모였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손자 며느리 증손자 까지 4대가 남녀 구별 없이 다 모였다. 오래 만이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조상님이 도우셨는지 벌초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 각지에 흩어져 사는 친척들이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온다. 3개 지역별로 나누어서 벌초가 시작된다. 마치 한 문중이 원족을 떠나는 분위기다. 참 많이도 달라진 모습이다.내가 어렸을 때 집안 어른들께서 벌초 다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미 고인이 된 분들도 있지만, 윗대 어른 몇 분이 큰 초배기에 밥과 막걸리와 물을 가득 담아 둘러메고 당신 몸 생각하지 않고 일주일 넘게 이 산소 저 산소 그 먼 길을 걸어서 벌초를 했다.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자하는 자식된 도리로서 온갖 정성을 다하는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예초기의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계속 들린다. 마치 여러 대의 헬리콥터가 주위를 맴도는 듯하다. 늦더위에 곤히 쉬던
2007-09-21 13:31
"40분 수업 중 전투비행기가 한 번 뜨면수업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의를 집중시키려면 10분은 그냥 지나갑니다. 수업의 흐름은끊기고 맙니다. 초교 6년, 중학 3년 총 9년간의 학습 피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학교와의교과 평균 성적이 최대 10점까지 차이가 납니다. 교직원은 2년만 근무하면 떠나려 합니다. 그러니 학교에는 우수 경력교사는 없고 초임교사만 넘쳐납니다."(T초등학교 교장) "목소리 커짐, 신경질, 짜증, 정신적 혼미와 피폐, 집중력 저하, 주위 산만, 불친절, 난청, 스트레스, 우울증,고혈압, 임신 꺼림과 유산 등이지금까지 조사된 정신적, 신체적 피해입니다."(이종필 수원시의원) "교사들에 대한 승진가산점 검토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비행장 이전만이 수원시민의 건강권, 학습권, 재산권을 되찾는방법입니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입니다."(S중학교 교장) 비행장 주변 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전투기 굉음으로 인한고통을 생생히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30여명의 초·중·고 교장들의 학교 피해 사례가 낱낱이 보고되고 있는데영공수호라는 국방의 문제와 얽혀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학교장들은 수업 중단 사례 및…
2007-09-21 09:06어느 예비 선생님이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 왔습니다. 선생님의 역할이 그리고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내용입니다. 교육활동에서 신뢰와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는 결코 지워지지 않은 것 보니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되새겨 봅니다. 오늘도 선생님은 교단에서 열정을 다해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지만, 저의 귀에는 선생님의 말씀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저기 선생님의 손에 들려 칠판을 가르키는 '몽둥이'에만 눈이 갈 뿐입니다. 조금 있으면 선생님은 저 몽둥이로 우리를 때리시겠죠. "숙제 안 해온 사람들 다 나와!~" 라는 선생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나를 비롯한 6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숙제를 해오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우리가 숙제를 해 가면 또 누구 것을 베꼈느냐고 따지며 묻겠죠.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숙제를 하지 않습니다. 숙제가 쉬운 것이든 어려운 것이든 말이죠. 사실 학기초에 선생님이 산수숙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반 아이들 중에 깜빡하고 숙제를 안 해온 친구들이 있었고 우리는 한 친구의 숙제를 베꼈습니다. 이걸 알게
2007-09-20 09:00이번 태풍은우리나라를 비껴가서 다행이다. 이제태풍이 끝이었으면 좋겠다. 태풍은 간혹 와야 효자노릇하지 그게 잦으면 불효노릇밖에 못한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더위의 뒷자락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보이지 않던 모기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을의 냄새를 이곳저곳에서 맡을 수 있다. 풀벌레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게 바로 가을소리임에 틀림없다. 조금 신경이 쓰이지만 소리 없는 것보다 훨씬 낫다. 어제 3학년 한 담임선생님께서 골마루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셨다. 지나가다 들어보니 전날 청소구역에 청소를 하지 않고 그냥 가서 주의를 주고 충고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마 이 선생님의 지도와 충고는 학생들에게 많은 유익이 되었으리라 본다. 학생들에게 상처가 아니라 치료하는 보약으로 들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선생님께서 평소에 학생들이 청소를 하지 않고 가면 선생님께서 혼자서 청소를 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 선생님께서 자주 화장실 청소를 하고 계시는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는 선생님은 이 선생님과 같이 유익한 충고자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선생님들은 유익한 충고자이기보다는 무익한 충고자가 되기 싶다. 선
2007-09-20 08:58태풍의 계절인가 보다. 엊그제 태풍이 하나 휩쓸고 지나갔는데 복구가 채 되기도 전에 또 태풍이 지나간다고 하니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주눅들게 만든다. 큰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한다. 아무리 태풍이 와도 흔들림 없이 잘 대비하고 잘 복구하고 했으면 한다. 그러면 태풍도 얌체가 있어 피해가거나 스스로 풀이 꺾어 소멸되지 않을까 싶다. 어제 한 2학년 여학생이 교장실에 찾아 왔다. 개인의 문제를 두고 교장실에 찾아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학생은 1학기 때무단가출을 하여 장기결석을 한 학생이었다. 방학하기 전 담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이 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한번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했더니 애에게 연락이 됐던지 방학 전에 교장실에 왔었다. 그 애에 대한 이야기를 사전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어보니 말이 아니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아버지는 집에 계시지 않고 별도로 혼자서 집을 나가 생활하고 있으며 집에는 할머니와 오빠와 함께 살고 있는데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고 할머니의 구박에 못 이겨 집을 나가 방황하다가 쉼터에서 임시 생활터전으로 지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집에 있을 때 한 달에 만 원을 잡비로 주며 할머
2007-09-19 08:48초등학교 5학년 어느 날, 우연히 거울을 보던 나는 내 얼굴에 실망한 나머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까만 피부에 깡마른 얼굴, 사춘기가 시작되었던 그 시기에 거울을 보고 내 얼굴에 실망한 나는 어느 날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넌 얼굴이 예쁘지 않으니 마음만이라도 예쁘게 가꿀 수 있도록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속사람을 가꾸자.’고. 돌이켜 보면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 시기도 그때부터였습니다. 더구나 결정적으로 나를 강타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학생회 간부로 출마를 했던 그 날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평소에 발표에 자신 없어했던 내가 출마자 소견 발표를 하러 친구들 앞에 섰을 때였습니다. 연단 아래에 있던 친구 하나가, “우와! 콧구멍 크다!” 하고 나를 놀린 것입니다. 내 외모에 대하여 특히 얼굴에 자신감을 잃게 했던 그 사건이 있은 후 나는 정말 아이들 앞에서 발표할 엄두를 내지 않게 되었고 다른 사람보다 항상 낮은 자리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결혼한 이후까지도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약간 고개를 숙여서 내 콧구멍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이 얼굴 모습이나 신체의 특
2007-09-17 11:52지난 월요일 퇴근시간에 운동장으로 차를 몰고 나가다 잠시 차를 세웠다. 모든 학생들이 운동장을 다 빠져 나가고 한 여학생만이 초등학생 두 명과 함께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남학생들처럼 체육복을 입고 공을 차고 있었다. 짧은 바지에 위에는 체육복이었다.그 여학생을 불렀다. 온 몸에는 땀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앞으로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 여학생은 앞으로의 꿈은 가수 아니면 여자 축수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는 그 학생에게 격려를 하였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면서 너는 앞으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꿈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을 하라고 하였다. 그 학생은 아주 기분 좋아하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 그 학생은 내 눈에 자주 들어왔다. 왜냐하면 생김생김이 남자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체구도 좋았다. 점심시간만 되면 남학생 틈에 끼여 공을 차고 있었다. 이 여학생에게는 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찌 남학생들 틈에 공을 찰 수 있으랴! 어찌 모두가 집에 가고 없는데 혼자서 초등학생과 함께 공을 찰 수 있으랴! 미래를 향한 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이
2007-09-16 15:37며칠 전에 우리학교에 불량한 청소년들이 들어왔다.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중에 교내에 들어와 욕지거리를 하고 침을 뱉는 등 행동거지가 불량하여 체육부장이 불렀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기에 "너는 부모도 없느냐?"하니 "왜 부모를 욕하느냐."며 대들기에 기가차서 "뭐 이런 자식이 있어"하며 때리려 하니까 "때려만 봐라 이빨을 빼어 고소를 하겠다."며 적반하장으로 선생님에게 어름 장을 놓으며 "선생님이 부모를 욕했다"고 폰으로 자기 부모에게 전화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어쩔 도리가 없어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해서 기동경찰관이 출동은 했으나 범죄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어 훈방조치 되고 말았다. 김 선생님은 멋쩍은 얼굴로 "오늘 더러운 꼴 볼뿐 했어"하며 허탈감에 빠져 넋두리를 했다. "김 선생님, 세상이 너무 변했어,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네, 참고 살아갈 수밖에 없어." 씁쓸하게 세상을 탓하며 퇴근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다른 어떤 기관 보다 정숙하고 질서가 있어야할 교육기관인 학교가 최근 기본질서를 잃어 혼란스럽다. 각 학교에 교칙은 있으나 시대가 변하여 그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규칙을 어기는 학생에 대한 관용과 변호는 늘어나는데…
2007-09-15 23:35
"정말 蘭 대신 축하쌀이 왔네요. 저 쌀을 어떻게 할까요?" 리포터는 한교닷컴에 '축하蘭 대신 쌀은 어떤가요?'(2007.8.21)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의 핵심은 인사철에관례화된축하蘭 대신 쌀로 하면 관리를 잘못해 난을 죽이는 일도 없고 쌀은 용도도 다양해 뜻있게 쓸 수 있으므로 '쌀 10kg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蘭 대부분이 대만산이라는 화원 주인의 말도 들은 적이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한국산 蘭은 겨울철 난방비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오히려 수입蘭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고보니 나의 주장이 더 한층 탄력을 받는다. 리포터의 주장이 효과가 나타났을까. 이번 9월 1일자로 리포터가승진발령을 받자 가까운 지인들이 정말 쌀을 보내준 것이다. 10kg 9푸대, 20kg 2푸대 총 130kg의 쌀이축하선물로 모아진 것이다. 이 소중하고 귀한 쌀 어떻게 쓸까? 불우학생, 독거노인, 조손가정, 사회복지시설등 여러 곳이 떠오른다. 여러 선생님들과 의논하니 우리 학교와 봉사 결연을 맺은 단체와 유대를 강화하는 안이 나왔다. 여론수렴을 통한 중지 모으기는 이래서 좋은가보다. 마침 봉사교육차 내교한 총괄부장과 상의를…
2007-09-14 10:11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매를 들고 교육에 임하는 것은 사랑과 이해에 바탕을 둔 진정한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에 교단생활 삼십여 년 동안 하나의 금기처럼 멀리했던 매를, 기막히게도 학교 교감이 되어 집어 들게 되었으니 이 무슨 변고인가. 일반적으로 학교에서의 매는 담임선생님들이나 생활지도 하시는 몇몇 분이 손에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가벼운 주의를 촉구하거나 경각심을 주는데 쓰이기도 하고, 교육적 설득만으로는 부족한 아이들을 선도할 때 최후의 도구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 교감은, 그런 매를 드는 선생님들 가운데 혹 지나치다 싶은 경우가 발생하면 말리기나 해야 할 입장이거늘 직접 매를 들게 되었으니 누가 봐도 이건 정상이 아니리라. 하지만 어쩌랴. 막다른 일선학교의 절망적인 생활지도 현실에 비추어 교감이라도, 아니 교감부터서 매를 들지 않으면 정상적인 학생관리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하루가 멀다않고 터지는 각종 사건 - 못된 몇몇 학생들의 음주․흡연 행위에서부터 준법성이 없는 아이들의 이런저런 비행과, 장난 수준을 넘어선 학우들 간의 폭력 사건, 그리고 학업성취나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에서 부적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2007-09-13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