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말아 먹을 영어광풍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소위 영어공교육강화방안(이하 강화방안)이 그렇다. 강화방안의 골자는 모든 고교 2010년부터 영어로 영어수업과, 일반과목도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몰입교육’, 초ㆍ중ㆍ고 영어수업시간 확대 등이다. 몰입교육은 없던 일이 되었지만, 인수위가 밝힌 강화방안의 최종 목표는 ‘기러기 아빠’ 퇴출이다. 한 마디로 강화방안은 너무 어처구니없는 ‘한건주의’ 대책이라 할 수 있다. 또한‘영어로 나라 말아 먹으려 하나하는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대책도 아닌 대책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 모두가 영어를 미국인처럼 잘 할 이유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락 30조에 달하는 사교육비중 반절가량인 영어교육비용을 줄이겠다는 그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학교교육에서 영어교육을 강화하면 학원 등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고교만 나와도 생활영어 정도를 구사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은 그게 아니어야 한다. 우선 현실적 여건이다. 모든 고교에 전문계고가 포함되는지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과연 2년 후부터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을 제대로 알아 들
2008-02-22 10:20
전주공고생의 서울대학교 합격 “도내 서울대 117명 합격.” 2월 13일 어느 지방 일간지 4면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기사는 ‘도내 고교별 합격현황’을 통해 이른바 ‘SKY대’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진학학생 수를 알려주고 있다. 소개된 49개의 고교중 순수한 전문계고는 전주공고가 유일하다. 이미 알려진 대로,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2명(신경택ㆍ이성민)이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와 전기컴퓨터공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1953년과 1958년 서울대학교에 각각 합격한 바 있으니 92년 역사의 우리 학교로선 50년만의 쾌거요 경사인 셈이다. 그런데 앞의 합격현황에 따르면 전주ㆍ익산ㆍ군산 3시의 일반계고 중 9개 학교는 단 1명의 서울대학교 합격자도 없다. 단 1명만 합격한 학교도 14개 교나 된다. 아무리 겸손해지려 해도 그리 할 수 없는, 되지 않는 이유이다. 전주공고생의 서울대학교 합격은, 사실 잘 짜여진 ‘작전’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뭐라 해도 2003년 시작한 ‘인재육성프로젝트’의 결실을 본 것이기 때문이다. 인재육성프로젝트는 갈수록 위축되어가는 전문계고의 위상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회분위기가 제일 큰
2008-02-22 10:192월입니다. 2월은 교원들에게 그중에서도 교사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특별한 달입니다. 실없는 농담으로 가장 적게 일하고 월급을 받는 달이라서가 아닙니다. 2월이면 현장 교사들은 어김없이 가벼운 홍역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올 한해 나는 어떤 인연을 만들게 되는가? 나와 만남을 가질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맹자(孟子)는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得天下英才 而敎育之 ) 아이들과의 좋은 만남에 대한 기대로 2월을 열에 들뜬 채 막연한 기다림으로 보냅니다. 올 한해 같이 갈 아이들이 나와 좋은 연을 가진 아이들이기를 빌면서 아이들과의 관계는 그렇게 미열같은 흥분속에서 기다림으로 점철됩니다. 그러다가 앞산에 지천으로 진달래가 피어가고 동네 고샅의 돌담길에 흐드러지는 개나리들이 함께 할 때쯤 첫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아이들과는 기다림 말고도 학교의 현장에서는 신학년도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만남이 있습니다. 같이 동학년을 할 선생님들이지요. 너무 모나지 않는 선생님, 다른 반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아는 선생님과 동학년을 하고 싶은 바람이지요. 그런 선생님과 동학년이라는 인연을 만
2008-02-20 16:382007학년도 수료식을 마치고 저는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돌아간 적막한 학교에 앉아 잠시 운동장에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았습니다. 강마을 운동장에는 봄비처럼 그렇게 보실보실 예쁘게 햇살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 햇살 뒤로 논둑에선 쑥이며 달래며 냉이가 기지개를 켤 것 같습니다. 저는 다시 2008학년도 계획을 세워야하고, 새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입학식날에 새순 같은 아이들은 맞을 생각을 하면, 입춘날에 보았던 대문에 붙은 잘 쓴 춘첩처럼 그렇게 기분 좋습니다. 그렇게 저는 새 아이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갈수록 새봄이 좋습니다. 봄이란 말도 좋고, 봄이 오는 것도 좋고 봄을 맞이할 수 있음도 좋습니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일까요? 며칠 전에 향기로운 히아신스 알뿌리를 하나 샀습니다. 거실에 두었더니, 금새 길쭉한 솜사탕같은 꽃덩어리를 피워 올렸습니다. 작은 꽃들이 무수히 덩어리를 이룬 꽃에서 나는 짙은 향내가 온 집을 감싸 시위를 하는 듯 하였습니다. 히아신스는 그리스신화의 아름다운 소년 하이토킨스가 죽어서 된 꽃입니다. 아름다운 미소년이 변해서 된 것이어서 인지 꽃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봄이면 저는 향기롭고 예쁜 수선화며 히아신스, 후
2008-02-18 18:13어느 글에서 이런 우스갯소리를 읽은 적이 있다. 강물에 신부님하고 국회의원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를 본 구경꾼들은 구급대원들이 이들 두 사람 중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가가 궁금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국회의원을 먼저 구했다. 그러자 한 시민이 “왜, 신부님보다 국회의원을 먼저 구했습니까?” 라고 묻자, 구급대원은 씩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그 자체로 오염원(汚染源)이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면 강물이 심각하게 오염됩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국회의원부터 구했습니다”라고. 짤막한 우스갯소리지만 여기에는 많은 시사점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겉으로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입에 달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의 영달과 이익 추구에만 급급하고 있기에 그렇다. 또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변신을 거듭하는 행태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다. 오죽하면 김지하 시인은 그들을 오적(五賊)의 하나로 지목하였을까. 민족의 명절인 설을 보내고 새롭게 한 주를 맞이하려는 순간에 다음과 같은 뉴스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반 공무원의 봉급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의 세비가 지난해보다 무려 7
2008-02-18 18:11아직도 겨울바람이 매섭습니다. 그러나 백합동산의 깡마른 백합줄기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백합의 은은함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언 땅을 녹이며 세대교체를 위해 새싹이 움틀 때까지 묵묵히 자기 일 다 하는 백합의 지혜와 인내를 보면서 37개성상의 제자신의 흔적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좀 더 잘할 걸 하는 후회와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입니다. 회자정리와 돌고 도는 섭리 아래 오늘 이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자랑스런 백합인 여러분.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교실에서, 독서실에서 책과 씨름하며, 쏟아지는 잠을 쫓으려고, 교실의 열기를 식히려고, 복도에서 계단에서 서성이던 그대들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여러분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무엇이 되어야하고 무엇을 이룰 것인가, 스스로 물으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인간이 갖추고 살아가야할 덕목과 바람직한 가치관은 변하지 않음을 명심하고, 언제 어디서든 백합인의 긍지를 잃지 말길 바랍니다. 교육동지 여러분. 교육의 성패는 선생님들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사명감으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교육의 질 향상에 새로운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는데
2008-02-18 17:56시대가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이 졸업식의 시상관련이다. 졸업식장의 모습만큼은 내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의 모습과 한 치도 다름이 없다. 정해져 있는 대외상 몇 명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그 이외의 학생은 손가락만 빨면서 박수만 치는 그런 악습 말이다. 아날로그 세대의 졸업식이 멀티미디어 시대인 지금까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는게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똑같이 졸업하는 처지에서 단상에 한번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졸업식장만 지켜야 하는 아이들, 상을 받는 친구와 대비되어 나는 왜 가족들 앞에서 자랑스럽지 못한가 하는 자괴감에 가슴쳐야 하는 아이들... 그런 모습에 씁쓸해 하는 것은 비록 상못받는 졸업생만이 아니다. 일년 동안 키워서 떠나보내는 담임의 입장에서는 더욱 가슴 저린 일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마음에 품은 제자들 모두 담임에게는 하나같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왜 6년간의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막판에 상이라는 이름으로 순위를 매겨서 상처를 줘야하는지 모를 일이다. 특히 대외상은 고질적인 말썽꾼이다. 말썽의 소지가 있다는 것은 상부기관에서도 진즉 감지하고 있는 터이다. 오죽했으면 최고상
2008-02-18 17:54올해 여든 다섯인 친정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지병으로 당뇨와 협심증을 갖고 계셨다. 그리고 대장암 수술과 어렵다던 항암치료도 받으셨는데 규칙적인 검사를 꾸준히 하신 덕인지 완치판정을 받으셨다. 칸트를 존경한다는 아버지는 정확한 시간생활을 하셨고 담당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늘 칭찬을 받는다고 자랑하셨다. 그리고 허황된 명분을 쫒기보다는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판단으로 세상을 살라 하시며 ‘중단하는 자는 성공하지 못하고 성공하는 자는 중단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인용하시곤 하셨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오빠에게 제문(祭文) 작성을 가르치셨고, 어머니 손을 잡고 은행에 가서 여러 가지를 일러주셨단다. 종가의 맏며느리인 어머니는 사회생활을 모르셨고 바깥일은 거의 당신 혼자서 하셨는데 하나씩 인계를 하신 것이다. 그 때 이미 아버지는 가실 날을 예견하셨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말부터는 차츰 거동을 못하시더니 한 달쯤 후에는 혈당과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가까운 노인 병원에 입원을 하시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간단한 처치를 한 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집으로 모시는 것이 좋다 하여 퇴원과 동시에 간병인과의 생활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는 매일 신생아처럼 잠만
2008-02-15 11:31“이번 총회에 꼭 나오셔야 됩니다” 한두번 식사자리 한것 빼고는 별로 면식이 없는 협회의 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회원으로 등록한지 얼마 안되는 내게까지 전화를 걸어올 정도라면 무슨 큰 일이 있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떼거리나 들러리 모임에 참석하기 싫어해 대부분 생략하는 나의 철칙을 깨고 총회에 참석했다. 45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는 이 협회는 그 명성만큼 대단한 사람들이 포진한 협회이다.텔레비전에 심심찮게 나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탓에낯이 익은 왕년의 인사들도 많이 보였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고문이나 원로대접을 받는 퇴물이 되었지만 젊은 시절의 그 형형한 눈빛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네들이 일군 협회의 명성만큼 후배들이 벌이는 회장 따먹기 추태는 그렇게 신사적이지 못했다. 오늘의 모임은 역시나 예상대로 회장 선출건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총회에 회원들이 많이 모인건 회장의 연임을 바라는 쪽과 부회장을 회장으로 올리고 싶은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었다. 현회장은 회칙에 연임 규정이 있는 고로 한번 더 회장을 하고 싶다고 했고, 부회장들은 뒤에 할 사람들이 줄줄이 서 있는데 기회를 줘야 될 것이 아니냐고 항변을 했다. 회장도
2008-02-11 11:49대천에 있는 임해수련원에서 2박 3일의 직원연수를 한다고 했을 때, 오랜만에 겨울바다와 탁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려니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럴 틈새 여유도 나지 않아 바다를 지척에 두고도 결국은 보지 못하고 말았다. 싱싱한 회맛보다 더 깊은 겨울바다맛을 못본 이 아쉬움이라니... 이렇게 할거라면 왜 굳이 이 먼 곳까지 차를 대절해가면서 돈 낭비 시간 낭비를 했을까 싶다. 대천까지 가는데 한나절 서울로 돌아오는데 한나절 정작 해봐야 중간에 끼어있는 하루가 제대로된 연수를 하는 것인데, 그렇게 연수가 목적이었다면 굳이 이 바닷가까지 택해서 와야만 했을까 싶다. 서울 근처의 수련원에서 했다면 1박 2일만 해도 충분했을 것이고, 고작 열댓명인 우리 식구를 받아줄 저렴한 세미나 장소가 쌔고 쌨을텐데... 어쨌든 늦은 연수를 끝내고 피곤함을 뉘이고 있을 때 교장 숙소로 모이라는 연락이 왔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의 모임은 주로 오늘 하루의 평가나 내일 일정을 예고하는 짤막한 공지 뒤에, 간단한 안주를 벗삼아 캔맥주를 마시며 아주 가벼운 대화가 오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 모임의 주제는 딱 하나 교회에 관한 얘기로 집결되었다. 교
2008-02-11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