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축하해! -선생님이 쓰는 교실 일기 어제는 현민이의 생일이었다. 교실에 들어선 현민이의 눈치를 살피니 생일이지만 즐거운 표정이 아니었다. 미역국은 먹고 왔을까? 할머니랑 사니 그래도 미역국은 먹고 왔기를 바랬다. 묻고 싶었지만 아침 독서를 방해할까 봐 꾹 참았다. 독서 시간이 끝나고 숙제검사를 한 뒤 일기장을 미리 읽어 보았다. 생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걸로 보아 아이가 기대하는 일은 한 가지도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작은 이벤트를 해야할 것 같았다. "얘들아, 오늘이 현민이 생일인데 친구들이 뭐 준비한 건 없니?" "현민이도 내 생일에 아무 것도 안 주었는데요?" "지난 번 바른생활 시간에 현민이에게 미리 축하 편지를 썼잖아요?" 상황을 보니 모두들 시큰둥했다. 현민이에게 선물을 줘 봐야 자기들 생일에 선물을 받지 못할 것을 미리 생각하는 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 꼭 선물을 해야 하는가 의문을 가진 아이까지 있었다. "얘들아, 꼭 돈을 주고 산 선물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친구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선물이 있는데..." "예, 선생님! 편지를 쓰는 겁니다." "맞아요. 편지는 마음을 전하는 글이니까 없어지거나 닳아지지도 않고 오래도록 간
2008-06-05 17:45‘별도의 시간이 나질 않는 관계로 연수물을 드리니 도움 되시기 바랍니다’ 로 시작된 교장선생님의메신저를 통한 연수가 연재로 시작되었다. 교장선생님은 늘 여유롭다. 젊다. 정년을 1년 앞둔 나이에도 젊음을 머금고 있음은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가 유머감각에서 오는 순발력 때문이 아닌가 한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3분만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상대를 배려함이란 많은 아마 독서나 연구를 통한 성찰에서 온 것일거다. 늘 연구하는 그런 학자적 분위기 탓인지 우리에게 주어지는 연수물은 신뢰가 더해진다. 6회에 걸쳐 제공되는 연수는 내게는 반갑고 유익한 연수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의 수월성 교육' 을 발표 하였다 하여 궁금하였던 차에 동기부여가 좋았던 탓이다. 이런 연수물은 무조건 읽고 저장하는 것이 지식을 얻는 방법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간된 고형일(2008)의 「세계의 수월성 교육」인데 수월성 교육은 개인의 특성이 강조되는요즘, 인재를 발굴하는 방법을 포함한 인재육성에 대한 대안적 방법으로.책 한권을 읽은 효과이다. 요약본으로 정리하여 별도 저장해두었다. 수월성 교육의 목표는 우수 학업성취뿐 아니라 타인배려, 팀워크, 의사소통, 책무
2008-06-05 00:13벌써 교직 경력이 27년을 넘었다. 그 사이에 나를 거쳐 간 제자들이 800명을 넘는다. 그 동안 나름대로 보람된 교직 생활의 추억도 많았고 가슴에 남은 후회와 회한의 기억도 있다. 오랜 세월 함께 한 제자들이 있는 가하면 소식조차 알 길 없는 제자들도 많다.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가장 아쉬운 점이 제자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따로 파일을 만들어 그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그들의 기록을 따로 남겨 두지 못한 점이다. 아이들이 보낸 편지나 학급 문집의 형태로 기록물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단편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 살기 급급해서, 아니면 체계적으로 가르쳐 준 선배나 멘토를 두지 못했고 그런 충고를 해준 사람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다행히 인터넷을 활용한 블로거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기록물이나 교단일기를 모아 두기 시작하면서 좀더 적극적인 기록 활동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교단에 서 있는 동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아동 개인별로 기록하거나 사진과 에세이를 곁들여 남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비록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기록하고 보존하여 아이들이 내 곁을 떠나가는 순간에 어떤 형식으로든지(학급 문집이나
2008-06-04 11:41문득 2003년 동아일보 주최 12월 인터넷 생활수기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 기자와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우선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잠깐 언급해 보고 싶다. 기자: 선생님, 직업이 무엇입니까? 환희: 교사입니다. 기자: 어느 학교에 근무하십니까? 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에 근무합니다. 기자: 제가 강릉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데 그곳에 문성고등학교라는 학교가 있습니까? 환희: 예, 역사가 짧지만 명문 사학고로 발돋움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기자: 남고입니까? 여고입니까? 환희: 남․여 공학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 가지 부탁드려도 될까요? 기자: 예, 그렇게 하세요. 환희: 오늘 인터뷰 내용 동아일보 기사에 나옵니까? 기자: 아마 내일 신문에 나올 겁니다. 환희: 그렇다면 제 이름 앞에 강릉문성고등학교라는 학교명을 꼭 좀 써 주시면 안 될까요? 기자: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환희: 농담입니다만 기자 선생님처럼 강릉에 있는 저희 학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저희 학교를 알리려고요. 기자: (웃으면서) 하 하, 학교를 PR하는 방법이 대단하군요. 환희: (멋쩍어 하면서)별 말씀을……. 그리고 다음 날, 출근길에 고속버스터미널에 들러 동아일보를 한 부 샀다.
2008-06-03 09:07
통합교실 1층에서 갑자기 여교사들이 분주하게 드나들었다. 아나바다 이밴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에는 나름대로 원칙이 있었다. 첫째, 수익금은 현재 10명의 생활보호 대상자 에게 방학중 지급되지 않는 급식비를 지원한다. 둘째, 1인 1물건이상 내기. 셋째, 예매는 불가. 점심시간 한 시간동안만 실시. 넷째, 아끼고 잘 쓰던 물건이 내게는 필요없어 졌으나 다른 사람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것. 다섯째, 모든 물건은 500원에서 5,000원 미만에 거래. 여섯째, 5,000원이상 거래하면 영수증 철(동창회에서 지원)1개씩 사은품 지급. 일곱째, 거래 시 동전과 1000원짜리를 준비할 것. 학교 축제의 일환으로 교사들만 참여하는 장터는 몇 년 전부터 년 2회씩 진행되어지고 있었다. 계절마다 집안정리를 하면 성장하는 아이들의 옷이며 가방 살림살이 등을 정리하고 나누기도 하는 기회이다.그것이 제자사랑을 실천하는 기회이고 모두가 적극적으로 내어 놓은 물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물건을 수집하는 가운데 교류되는 정은 벌써 한 가족이 되어 ‘공동체의식'을 함양 할 수 있었다. 물건마다 사연이 깊고 다양하였다. 사랑이 젖어있는 아이들의 깜직한 청자켓, 원피스, 책과 가방, 신발
2008-06-02 11:15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서경아, 안녕? 지금쯤 마량초등학교 뒤뜰에도 아카시아 꽃향기가 넘치고 있겠지? 학교 앞 운동장까지 바다의 짠 냄새가 풍겨왔었지. 그 동안 부모님께서도 안녕하신 지 안부를 전해 드리렴. 떠나올 때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고 훌쩍 영암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와서 늘 미안했단다. 너의 사랑이 철철 넘치는 편지를 받은 지 벌써 여러 날이 되었구나. 스승의 날이 한참 지난 5월 21일 경에야 받은 너의 편지를 보며 추억에 잠겼단다. 1학년 21명이었던 너희를 만나던 3월 첫날부터 나는 낑낑댔었지. 입학식 내내 돌아다니던 권영이를 잡으러 다녀야했고, 엄마를 부르며 3시간 이상 울던 선영이를 달래며 땀을 뻘뻘 흘리던 그 날이 생각나는구나. 개구쟁이 남자 아이들 몇 명이 날마다 서로 말싸움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서로 지지 않으려고 따지는 통에 우리 교실은 늘 시끌시끌했었지. 지금 생각해 보니 마치 동네 고양이들처럼 설 영역 표시를 하며 자기 틀을 벗어나는 우정의 싸움이었던 같구나. 특히 성질을 부리고 소리를 지르면 얼굴까지 빨개지던 영민이에게 한 번도 지지 않으려고 대들던 목소리 큰 승현이, 성질이 급해서 울기부터 하던 원빈이 까지 합세하여 싸우면 우리 교실
2008-05-31 12:51
< "아니 웬 중국돈?" 화폐 단위를 알아야 수업시간에 물건을 살 수 있거든요.> 수업연구를 하고 있는 선생님, 학생들 앞에서는 자신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떨고 있다. “과연, 내가 수업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학생들과 호흡이 척척 맞아야 하는데….” “지도안의 시간 배분은 적절히 되었을까?” “컴퓨터는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 준비에 준비를 거듭했지만 아무래도 실수할까봐 걱정이 크다. 교실 뒤쪽에는 교감 선생님을 비롯해 동료 선생님들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내가 짜 놓은 지도안을 펼쳐놓고 보이지 않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 중국어과 선생님이 수업을 공개하였다. 오늘 평가 반성회 때 나온 이야기를 들으니 무려 한 달간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도 수업을 고민했다는 것이다. 자료 준비에 컴퓨터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실토한다. 수업연구, 사실 유쾌한 작업은 아니다. 선생님들이 꺼리는 이유는 수업공개에 따른 엄청난 정신적 부담 때문이다. 우선 준비가 만만하지 않다. 준비에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자기 실력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치부까지 드러나니 자진하여 나서는 선생님이 드물다. 교사
2008-05-31 12:50
-원평초등학생들 수학여행 동행기- 5월 27일,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 5,6학년 전학생(80명)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의 우려 속에서도 들뜬 가슴을 안고 수학여행을 떠났다. 비를 준비하는 날씨는 무척 덥고 습도도 높았지만 가슴 설레는 여행길에 나서는 학생들에게는 상관없었다. 버스 안,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담임선생님의 견학 사전 안내 및 예비 학습, 짝들과의 즐거운 대화, 오늘의 벅찬 기대감 때문에 밤잠을 설친 듯 깊은 잠에 빠진 학생들,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면서도 휴게소에 언제 도착하느냐고 보채는 학생들, 모처럼 학교를 벗어난 학생들의 모습이 자유롭고 다채롭다. 용인 한국민속촌에 도착했다. 시간을 거슬러 옛날로 돌아 간 듯, 우리 조상들의 독특한 의식주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시켰다. 먹거리 장터, 지방과 계층에 따라 달랐던 전통가옥, 민속신앙, 전통의례, 민속놀이 등의 전통문화에 대한 견학을 하였다. 그러나 역시 어린이들이었다. 제사보다 젯밥이 우선이었다. 먹을 것과 놀이시설 이용, 사극 촬영 현장과 인기 연예인의 모습을 보는 것과 사인을 받는 것 등이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촬영 현장에 대한 통제로 직접 볼 수 없는데도 끝날 때까지
2008-05-30 16:42
「오늘 과학의 날에 즈음 하여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를 하였는데 미래 과학을 열어갈 우리 반 꿈동이들은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소연 우주인이 우주에 가 있는 기간에 가진 행사라서 더욱 뜻 깊었던 오늘이었습니다. 우리학급 홈페이지 자료실 ‘나는 달라요’ 코너에 들어가서 과학 상상 그리기 작품을 사진으로 찍은 것 확인하세요. 그리고 선생님은 우리 반 최우수 작품으로 어느 그림을 선택하였을까 맞춰 보세요.」 지난 4월 10일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를 마치고 학급 홈페이지에 38명의 작품과 함께 올렸던 글이다. 다음 날 자료실 ‘나는 달라요’ 코너에 들어가 보니 학부모님과 아이들의 덧 글이 올라와 있다. ‘선생님, 저의 작품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는 시간이 부족했는지 바탕색을 칠하지 않았네요.’, ‘모두들 정말 잘 그렸네요. 짝! 짝! 짝!’, ‘여자 어린이들이 색깔을 다양하게 잘 칠했네요.’, ‘우주선을 멋있고 크게 잘 그렸네요.’ 등 아이들의 작품 평가는 자료실에서 다 이루어지고 있었다. 게시판의 학부모님 광장에는 1학년 아이를 처음 학교에 입학시키고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걱정과 교사에 대한 질문의 글들이 올라오는 데 담임으로
2008-05-29 11:25
초록의 풀 냄새가 교실창문을 타고 싱그러운 모습으로 뚜벅뚜벅 걸어온다. 5월의 냄새이다. 5월의 냄새, 5월은 신록의 향기만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디맑은 미소도 있고, 세파에 주름살 깊게 패인 아버지 어머니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부모에 대한 사랑이나 관심을 잊은 채 살아간다. 늘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관심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기처럼 말이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종요로운 것이 공기(산소)이면서도 우리는 그 공기의 소중함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항상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부모는 공기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이들(학생)과 이야길 나누다보면 의외로 부모에 대한 안 좋은 감정들을 드러내는 아이들이 많음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엄마는 나 싫어해요.’ ‘우리 아빠하고 이야기 한 적이 거의 없어요. 혼내기만 해요.’ 엄마나 아빠가 사랑스런 이유 20가지를 써보자고 할 때도 아이들 몇몇은 노골적으로 투덜대기도 했다. 왜 엉뚱한 짓을 하려고 하여 우리들을 괴롭히려고 하느냐는 의미였다. 그런 아이들에게 한 번 써보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설득했다. 그리
2008-05-29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