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10구간을 걷다가 주택가에서 노란 탱자를 보았다. 담장 위로 절반 이상이 보일 정도로 크게 자란 탱자나무에서 탱자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나무라 고향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어릴 적 고향 마을에선 과수원이나 집 울타리로 흔히 쓴 나무였다. 요즘은 벽돌 담장에 밀려서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나무다. 윗동네 큰집 탱자나무 생울타리도 어느 해인가 벽돌 담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5월 하얀 탱자꽃이 필 때 옆을 지나면 꽃향기가 은은하다. 그러나 탱자나무는 꽃이 필 때보다 탁구공만 한 노란 열매가 달려 있을 때가 더 돋보인다. 고향 마을 생울타리에 달리던 탁구공만 한 노란 탱자 열매 어릴 적 가시에 찔려가며 노란 탱자를 따서 갖고 놀거나 간간이 맛본 기억이 있다. 잘 익은 노란 탱자도 상당히 시지만 약간 달짝지근한 맛도 있다. 탱자를 따기 위해 아무리 조심스럽게 손을 집어넣어도 여지없이 가시에 찔렸다. 윤대녕의 소설 탱자를 읽고 오래 여운이 남았다. 소설에서 ‘나’는 늙은 고모로부터 제주도에 보름 정도 머물 생각이니 방을 좀 구해달라는 편지를 받는다. 고모는 중학교 졸업도 하기 전(열여섯에) 절름발이 담임선생과 눈이 맞아…
2020-11-05 10:30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 개구리에서 희곡의 신 디오니소스는 더 이상 들을만한 비극작품이 없어 매우 심란해한다. 살아있는 작가들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디오니소스는 고민 끝에 저승에서 아이스퀼로스와 소포클레스 중 한 명을 데려오려 한다. 하지만 저승에서는 갓 죽은 에우리피데스가 아이스퀼로스에게 비극의 왕 자리를 놓고 심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오랜 논쟁을 지켜본 디오니소스는 아이스킬로스를 다시 이승으로 데려간다. 고대 아테네의 비극작가 3인방으로는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가 꼽힌다. 지난번 다루었던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3부작이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과 각성하는 자아의 모습을 그려냈다면,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는 인간 내면에 깊숙이 박혀있는 ‘복수’를 주제로 한다.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 자비로운 여신들로 이어지는 현존하는 유일한 3연작 오레스테이아를 읽어보자. 복수를 주제로 한 막장드라마, 그 속에 담긴 의미 트로이아 전쟁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10년간의 고초 끝에 고국 미케네로 돌아왔다. 하지만 원한에 사무친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는 대담한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의미 없는 전쟁을 위해 친딸을 제물로 바치는…
2020-11-05 10:30얼마 전 인천교육청에서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AI)을 가르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담은 교과서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의 최종 승인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렸다.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의 목차를 살펴보니 ‘1부 인공지능’에서는 인공지능의 개념과 발전 방향 및 알고리즘, 그리고 지도학습·딥러닝·비지도 학습 등 AI의 학습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2부 피지컬 컴퓨팅’에서는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예시와 이를 활용한 AI 프로그램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과서는 보통교과 진로선택과목 인정도서로 채택되어 2학기부터 고등학교에 정식 도입된단다. 이렇게 고등학교부터 시작된 인공지능교육은 곧 중학교, 초등학교로 내려올 예정이다.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다양한 AI 도구 이렇게 공교육에서도 인공지능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SW/AI 교육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교육에 대한 연구와 일반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시작되는 교육이다 보니 각 학교급에서 인공지능의 어떤 내용을 어느 범위까지 다뤄야 할지 고민이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어린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쉽고 재미있게 인공
2020-11-05 10:30“TPO에 맞는 옷차림 좀 하세요.” TPO는 때(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의 약자이다. 줄임말이 낯설다 느낄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초등학교 실과 시간에 배웠을 옷차림의 기본 원칙이다. 실제로 실과 교육과정에는 ‘옷의 기능을 이해하여 때와 장소,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적용한다’는 성취기준이 있다. 교사에게 TPO란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난다’이다. 어린 학생을 만나고 그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특수성이 교사의 옷차림에 영향을 미친다. 해리 왕·로즈메리 왕의 좋은 교사 되기에서는 좋은 교사를 만드는 조건에는 긍정적인 기대가 있으며, 그 기대 요소 중 하나가 교사의 옷차림이라고 했다. ‘성공하는 교사의 옷차림’이라는 챕터에서는 교사는 옷을 잘 입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옷으로 말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전문적이고 신뢰감 있는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옷으로 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점은 2020년에도 변함없다. 그러나 이 책이 미국에서 The First Days of School: How to be an Effective Teacher이라는 제목으로…
2020-11-05 10:30만화 한국전래동화 ‘도깨비 이야기’ (곽기혁 지음, 스튜디오 돌곶이 펴냄, 184쪽, 1만2000원) 한국문화를 재밌게 볼 수 있게 그려낸 어린이 만화 시리즈. 1편 호랑이 이야기에 이어 도깨비와 관련된 전래동화 4편을 엮었다. 무섭고도 친근한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될까? 진짜 친구란 어떤 걸까? 먼저 베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싫은 음식을 좋아하게 될 수 없을까?’ 네 가지 교훈을 다룬다.
2020-11-05 10:30참새를 따라가면 (김규아 지음, 창비 펴냄, 44쪽, 1만3000원)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외로운 마음을 달래는 아이와,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아주는 참새들의 우정 이야기를 그렸다.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참새들은 무엇을 할까?’, ‘내가 참새가 되면 어떨까?’ 하는 아이의 물음에 공원에서 지저귀던 참새들은 같이 놀자고 손짓한다.
2020-11-05 10:30인공지능시대, 십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정재민 지음, 사계절 펴냄, 272쪽, 1만4800원) 유튜브·소셜 미디어·메신저 등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콘텐츠는 무궁무진해졌지만, 청소년들의 미디어 편식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청소년들의 콘텐츠 선택은 더욱 편중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 입문서.
2020-11-05 10:30과학이 어려운 딸에게 (마리 퀴리 · 아자벨 샤반 지음, 최연순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160쪽, 1만1500원)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을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 마리 퀴리에게 과학수업을 듣고, 이를 기록한 이자벨 샤반의 강의노트를 그대로 옮겼다. 마리 퀴리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쉬운 일상적인 현상 속에서 과학원리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2020-11-05 10:30스프린트 (이재훈 지음, 비엠케이 펴냄, 448쪽, 1만9800원) 21세기의 원유로 비유되는 빅데이터가 비즈니스 원천이 되었고, 데이터의 가치를 찾고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역량이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세상이다. 변화와 불확실성 시대의 생존방법과 승리 노하우를 제시하는 책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습과 일, 삶과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20-11-05 10:30엄마의 사랑법 (장성오 지음, 메이트북스 펴냄, 256쪽, 1만5000원) 내 아이를 사랑한다고 확신하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엄마들을 위한 책. 양육의 기본인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며,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특별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를 가장 행복한 존재로 만들어주기 위해 엄마가 배워야 할 사랑에 대해 말한다.
2020-11-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