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교육청에 있으면 많은 전화를 받게 되는데 어느 날 두 분으로부터 동일한 호칭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장학사씨'였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 들렸고 거부감마저 들었다. 왜 그렇게 불렀을까? 아무리 세상이 메말라 가고 인정이 메말라 간다 하더라도 호칭에까지 인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학사는 직위인데 직위 다음에 '씨'자를 붙이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개 장학사님 하고 불렀다면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인데. 같은 호칭의 전화를 서로 다른 분으로부터 두 번이나 받았으니 유쾌할 일은 아니었다. 10년이 지나서 다시 되씹어 보게 되는 것은 호칭에 대한 관대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 때문이다. 씨(氏)는 성(姓) 또는 이름 밑에 붙이어 부르는 접미사 아닌가? 김씨, 길동씨...에 붙이어 부르면 자연스럽다. 그런데 ○○○교감씨, ○○○교장씨, ○○○과장씨, ○○○학무국장씨, ○○○교육장씨...직위 다음에 붙이어 불러보니 우습게만 들린다. 아무래도 잘못된 호칭인 것 같다. '님'자를 붙이기 싫으면 차라리 '○○○씨' 하든지, '○○○장학사' 하는 것이 더 낫
2008-08-04 10:54학생들로부터 칭찬 받는 선생님, 학생들에게 유익 주는 선생님. 이 둘을 다 갖추면 선생님으로서 금상첨화 격이 되겠다. 이 둘을 다 갖춘 선생님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나아가기 위해 여름방학에도 땀을 흘리며 각종 연수와 자기연찬에 여념이 없다. 학생들로부터 칭찬 받는 선생님? 학부모님들로부터 칭찬 받는 선생님? 교장,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칭찬 받는 선생님? 아니면 학생들에게, 학부모님들에게, 교장, 교감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은 받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선생님? 어느 선생님이 우선일까? 우선이 따로 있겠나마는 그래도 칭찬을 덜 받더라도 아니 칭찬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선생님이 먼저 되어야 될 것 같다. 칭찬 받는 선생님이 되려고 하다가 보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에 치중하게 된다. 내용보다 형식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다. 주위를 더 많이 의식하게 된다. 불필요한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수업 내용보다 수업 외적인 것에 관심을 쏟게 된다. 칭찬을 받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수업을 준비하다 보면 수업다운 수업이 소홀히 될 가능성이 많게 된다.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수업에는 관심이 없기에 학생들의 흥미에만 관심을 둔다.…
2008-08-03 15:49얼마 전 경찰관이 하시는 말씀을 간접적으로 들은 적이 있다. 10대 문제청소년들이 경찰서에 많이 오는데 그 중에 한 청소년이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를 받은 후 돌아서서 가는 경찰관에게 다가와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경찰관은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난데없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처벌을 받는지, 몇 날을 경찰서에서 보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이어야 마땅함에도 그런 것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으니 좀 특이하다 싶어 다른 분들에게 말씀을 했는지 모른다. 어찌 보면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문제청소년에게는 빛이 있기 때문이다. 비전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장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보이는 문제 뒤에 보이지 않는 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저지른 문제를 풀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까지의 습관, 지금까지의 행동, 지금까지의 노력, 지금까지의 의지로는 그 문제가 쉽게 풀릴 수가 없다. 이런 청소년들에게는 무엇보다 비전이 필요하다. 비전을 가슴에 품어야…
2008-08-03 08:25월요일 아침. 출근하여 교실에 다녀온 최 선생의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가 않았다.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바, 최 선생의 얼굴이 이렇게까지 굳어 있는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동료 교사를 보면 늘 웃으면서 대했기에 갑자기 달라진 최 선생의 행동은 뭇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최 선생은 여름방학 보충수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찍 출근하여 아이들의 출석을 점검하는 열성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최 선생의 마음은 타 선생님의 모범이 되기도 하였다. 최 선생의 심기가 불편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방학 보충수업을 시작한 첫 주까지 아무 탈 없이 학교에 잘 나오던 학급의 한 여학생이 사흘째 결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아이와의 연락은커녕 학부모와도 연락되지 않아 담임으로서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아이의 행방을 찾으려고 수소문해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하였다. 그 이후로 최 선생은 그 아이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동료교사들은 최 선생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나름대로 별생각을 다 했던 것이었다.…
2008-08-01 15:29드디어 서울시교육감이 결정되었다. 어느 지역보다관심이 많았던 지역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역할을 해온 지역이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이 15개시도에 직간접으로 교육의 영향을 많이 끼쳐왔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어느 분이 교육감에 당선될지 숨을 죽이며 지켜왔던 게 사실이다. 공정택 후보가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싶다. 선거기간 동안 피를 말리며 선거운동에 임했을 것인데 그게 열매로 나타났으니 기쁨이 그지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쁨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짊어졌으니 그 짐을 함께 하는 모든 교육식구들과 함께 지고 가야 할 것이다. 공 교육감께서는 평생 50년 가까이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경륜이 높으신 분이시기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공 교육감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아직 젊은 분 못지않게 넘쳐흐르는 건강미가 전국 모든 교육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추진하고자 하는 모든 교육정책들이 밤하늘의 별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 새바람을 줄 것 같다. 공 교육감께서는 이제 공약으로 내세운 모든 교육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손에 의해 뽑혀진 교육감이기에 조금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 과감한 추진력으로
2008-08-01 09:437월 30일, 서울시민이 교육감을 직접 뽑습니다 지하철 승강장과 거리 곳곳에서 나부끼는 선거현수막을 보고는 타직종에 몸담고 있는 지인들이 의아하다는듯 내게 묻는다. “왜 우리까지 교육감 투표를 해야하는데?” “가르치는 교사들이 잘 알지 우리가 뭘 알겠노?” “쓸데없는 혈세 낭비해가며 이게 무슨 짓이고?” 그러면 나는 선거를 해야하는 당위성을 설명해주느라 바쁘다. “직선제가 되기까지 교육감 선출 방식은 몇차례의 변화 과정을 거쳤어. 중앙정부에서 임명하던 초기방식에서 최대 25명의 교육위원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그 다음 각 지역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해왔지. 하지만 교육위원회의 선출은 몇 명 안되는 표를 금품으로 사들이는 금품선거의 부작용을 낳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선출은 후보의 조직이나 자금 동원력에 따라 선거결과가 좌지우지되는 폐해를 낳았어. 그래서 교육감 주민직선제를 도입하기에 이른 것이야.” 이렇게 차근차근 설명해줘도 그네들은 관심 밖이라는듯 한마디 덧붙인다. “그럼 누구를 찍으면 되노?” “6․25를 통일전쟁이라고 했다는 후보도 있다며?” “누구는 선거총책임자가 유명한 학원장이라매?” 후보들이 내세우는 교육정책보다는 자극적
2008-07-30 17:31요즘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교장 선생님의 ‘가짜 청첩장’ 사건이다. 내용인즉 다음 달 말 정년을 앞둔 광주 모 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소속 교직원과 학교운영위원 등 200여명에게 차남의 결혼식 청첩장을 돌렸다. 청첩장을 받은 사람들은 축의금을 건넸고, 교직원 친목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돈을 전달했다. 결혼식장이 멀어 피로연을 미리 열겠다며 광주의 한 식당에서 식사 대접도 했다. 여기까지는 상부상조를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 사회에서 의례 있는 일이다. 그런데 예식에 참석하려고 예식장에 전화를 하던 교직원들에 의해 가짜라는 게 밝혀졌고, 이미 결혼한 아들의 결혼식을 개인 사정으로 알리지 못했었다며 부랴부랴 축의금을 돌려줬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은 돈을 거둬들이라는 게 아닌데 그동안 경조사비로 지출한 돈을 퇴직하기 전에 거둬들이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것이다. 수양딸 삼아 잔일 시키던 부모 없는 아이가 머리 커져 집 나가더니멀리서 결혼식한다고 불쑥나타나자 딸 결혼한다고 청첩장 돌려 돈 챙기는 사람이 없던 게 아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세상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교장 선생님이 ‘가짜 청첩장’을 보냈다가 들통 났다? 같은 동료
2008-07-30 10:13중복(7월 29일) 무더위에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향학열은 식을 줄 모른다. 이 무더위가 보충수업이 끝나는 날(8월 9일)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계속되는 불볕더위로폭염특보가 발효된 지역도 여러 곳이다. 그나마 학교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아마 교실이 아닌가 싶다.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매시간은 아니지만, 가끔 틀어주는 에어컨에 교실은 항상 냉기가 감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실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더운 날씨로 무기력해져 가는 아이들을 위해 생활의 활력소를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수업시간 아이들에게 팝 퀴즈(Pop Quiz:예고 없이 보는 시험)를 내어 맞추는 아이 3명에게 자율학습을 빼주는 것이었다. 3교시 영어 시간. 생각해 낸 내용을 아이들에게 먼저 일러주었다. 내 제안에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잔뜩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사전에 그 누구에게도 예고되지 않았기에 내가 어떤 문제를 낼지 아무도 몰랐다. 아이들 또한 나의 제안에 대해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았다. 물론 영어를 잘하는 아이에게
2008-07-30 10:13연수라고 해서 또 그저 그런 연수려니 싶었다. 늘 같은 계열의 타교원이나 왕년에 연수분야에서 날렸다는 퇴임교장을 초대해 강의를 듣는 똑같은 패턴의 지리한 연수. 학습모형이 어떻구, 수업지도안이 어떻구, 다람쥐쳇바퀴돌듯 반복되는 시간때우기식 연수…. 가르침을 업으로 삼는 교사에게 이런 연수가 필수목록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한두번이지 늘 똑같은 주제의 연수만 받다보면 질리게 마련이다. 한번쯤은 밖에 나가 외식도 해봐야 늘 먹던 밥의 존재가 그리운 것처럼, 연수도 한번쯤은 색다른 주제로 숨통을 틔워주어야 유익한 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몇십년동안 계속해온 아나로그식 연수를 고집할 것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법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듯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도 이제는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우리가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라 할지라도 졸리움을 유발하는 일방통행식의 강의는 재미가 없다. 딱딱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2시간여동안 유인물 보면서 듣기만 하는 연수는 제 아무리 날고기는 스타강사가 온다해도 환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교직원이 받은 MBTI 심리검사 연수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 강사는 교직계통은…
2008-07-30 10:13바람이 그리운 때다. 태풍 말고 시원한 바람 말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이 때 시원한 바람은 무엇보다 가장 귀하게 느껴진다. 값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바람아 제발 불어다오. 선선한 바람 말이다. 오늘 같은 날은 산바람이 그리워진다. 자연바람이 그리워진다. 솔바람을 보고 싶기도 하고 강바람을 보고 싶기도 하고 바다바람도 그리워진다. 어제는 사무실 앞 태극기가 제법 많이 휘날리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태극기가 덜 움직인다. 오늘 날씨가 장난이 아님을 예고하는 듯하기도 하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좋다. 선선한 바람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마음 속에 그리는 그 바람이 나를 손짓한다. 그 바람이 나를 보게 한다. 그 바람이 나를 듣게 한다. 그 바람이 나를 마음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 바람이 나를 가르친다. 그 바람이 나를 교훈한다. 그 바람이 나의 눈을 뜨게 한다. 그 바람이 나의 귀가 열리게 한다. 그 바람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바람은 나에게 바람(희망)을 가르친다. 바람은 나에게 꿈을 가르친다. 바람은 나에게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가르친다. 우리 아이들에게 비전을 가르친다. 장래를 가르친다. 바람은
2008-07-29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