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학기부터 ‘방과 후 활동’의 일환으로 기획된 논술 수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학입시에서 논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학교 차원에서도 정규교과 이외 시간에 별도로 수업을 편성하는 등 관심이 많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방과 후 논술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 뜨겁다. 논술 실력이 당장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1학기 수업은 실패나 다름없었다. 논술의 특성상 딱딱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논술 수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없었기에 가르치는 입장이나 배우는 처지에서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논술을 처음 대하는 학생들은 ‘논점’, ‘논변’, ‘논증’ 등 생소한 어휘에 ‘문장 개요’, ‘화제 개요’ 등 논리적인 구조까지 익혀야 했기에 더욱 힘들어 했다. 20시간으로 예정된 1학기 수업을 간신히 마치며 많은 반성을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지만 대다수는 무척 힘들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논술이 아무리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학생들이 어려워하면 실패한 수업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고심끝에 생각한 것이 바로 신문을…
2008-11-03 13:46세월이 너무 빠르다. 벌써 11월로 접어들었다. 가는 세월 어찌 막을 수 있으랴! 하지만 세월이 너무 귀하기에 좀 더 가치 있게 사용해야 겠구나. 오늘 아침 출근길 어느 라디오방송에서 예전에나 들을 수 있는 두부 장수가 울리는 종소리를 들을 수 있어 참 좋았다. 날씨가 흐려 청명한 가을하늘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두부 장수가 울리는 청명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어 출근길이 가볍기도 하였다. 오늘은 선조들이 서당에서 공부할 때 처음 배우는 내용으로, 아동용 교과서인 사자소학(四字小學)에 나오는 독서에 관한 글귀를 음미해 보면서 독서의 귀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사자소학(四字小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勿懶讀書裹糧以送(물라독서과량이송-양식을 싸서(裹) 보내 주시면 독서를 게을리(懶) 말라(勿)” 사자소학(四字小學)은 지금으로 말하면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과서인데 도시락 싸서 학교에 보내면 독서를 게을리 말라고 했다. 요즘은 급식시설이 잘 되어 있어 학교에서 점심이 해결되어 도시락 싸서 학교에 갈 일은 없지만 아동 때부터 학교에 가면 책 읽기를 소홀히 하지 말고 게을리 말라고 가르쳤으니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독서의 조기교
2008-11-03 13:46각급학교 교장들 중에는 교사 출신보다는 교육전문직 출신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교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략 교사를 10-15년 한 후에 교육전문직으로 진출하여 전문직을 거쳐 교감을 거친후 교장으로 임용된다. 전문직 출신이 관리직에 많은 것이 옳은 것인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이들 관리직이 교육전문직으로 재직할 때와 일선학교 교감, 교장으로 재직할때의 마음가짐이 너무나 다른 경우들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교육전문직출신 교감, 교장 모두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해 없었으면 한다. 일례를 하나 들도록 하겠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오랫동안 전문직으로 재직하고 교장으로 임용된 모 교장이 있었다. 물론 교감경력도 가지고 있다. 일선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학생들이 너무나 변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생활지도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며칠동안 고민을 했다고 한다. 교사들에게 반항하는 학생들, 수업시간에 교사의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잠을 자는 학생들, 여기에 성인인지 학생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머리 등을 어떻게 해야 할까 수차례 고민끝에 교장이 직접…
2008-11-02 21:49지난 31일까지 나흘간 충주농고에서 개최 된 북부지역 실업계고등학교의 『2008청풍명월 직업교육종합축제』개관식에 참석하여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진로교육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다. 교육의 목적이 사람답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지도하는데 있다면 아이들이 타고난 재능을 발굴하여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진로교육이 매우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좋은 기회였다. 직업은 생계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은 물론 사회기능을 유지하기도 하고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원동력이 된다.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통해 자기성취에 대한 만족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타고난 재능을 조기에 발굴하여 그 분야에 집중적인 노력을 하였기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얻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진로교육면에서 보면 크게 성공한 사례라고 하겠다. 야구선수 박찬호 이승엽, 축구선수 차범근 박지성, 골프선수 박세리, 피겨스케이팅선수 김연아, 수영선수 박태환 등 체육 분야 말고도 세계적인지휘자 정명훈 삼남매 등 세계무대에 나가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낸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 자랑스럽다. 이날…
2008-11-01 10:51지난 10월 하순, 전교생이 가을 나들이를 갔습니다. 에너지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영광 원자력발전소를 견학하고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의 바닷가에서 놀이도 하였지요. 아이들과 함께 가을 소풍을 가는 버스에서 바라본 벼논은 해님이 빗질하고 바람이 가위질을 했는지 단발머리 소녀처럼 이발한 벼들이 단정하게 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누구 하나 삐죽이 나오지 않고 키를 맞추어 서서 평등 세상을 노래하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어쩌다 삐죽이 얼굴을 내민 녀석은 농부의 손길에서 살아남은 피 뿐이었습니다. 해마다 보아왔던 벼논의 풍경이 새롭게 보여서 놀랐습니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보다 새로운 시각을 갖는데 있다.' 고 한 프루스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추수를 끝내지 않은 벼논은 한결같이 같은 키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이발을 시켜 놓은 것처럼! 문득 세상의 아이들도 저렇게 공평하고 곱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모두 함께 성취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희망을 품은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아이도 가정환경이나 외모, 재능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저렇게 대우받으며 함께 기뻐하고 어울리며사는 세상. 세상에
2008-11-01 10:50"선생님, 사랑의 눈으로 운동장 체육시설물을 살펴보세요! 잘못 설치된 것이 보이네요." 지식인들 사이에서 가장 심한 욕은? 아마 '생각 없는 사람' 아닐까? 요즘엔 '개념없다'는 말이 쓰인다. '상식이 없는사람'도 모욕적인 말일 것이다. 무개념의 사람 중 선생님이 있다면? 개념 없는 선생님은 없다.다만 관심과 사랑, 교육적인 눈이 부족할 뿐이다. 웬 누워서 침뱉기 같은 말?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잘못된 체육시설을보고 떠오른 생각이다. 개교 8년 정도면 그 학교를 거쳐간 교장이 최소 3명,교직원들은 수 십명이 되었을 텐데 어찌하여 저런 시설물을 지금껏 방치하고 있을까? 체육수업을 한 선생님은 즉각 건의도 하였을 텐데…. 어린이 사고도 몇 건 있었을 텐데. 며칠 전 모 초등학교 운동장을 갔었다. 잘못된 것 3개가 눈에 금방 띈다.우선 일(一)자로 놓인 평행봉 간격이 너무 가깝다. 줄자로 재니 62cm. 또 다른 곳에 나란히 놓인 평행봉 간격이 79cm. 정글짐과 구름다리 간격이 한 사람 지나갈 정도. 시설물 간격이 너무 가깝다. 사고 발생 요인이다. 우리 학교 체육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듣고 간격이 최소한 2m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한다. 체육 전공자 뿐 아
2008-10-31 16:41- 학교 운동시설에 대한 새로운 접근 필요 - 요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사라져야 할 것, 정글짐이 아닌가 한다. 쓸데 없이 커다란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글짐(jungle-gym)은 아이들이 오르내리며 놀도록 만든 운동 기구다. 마치 필수시설인 양 초등학교마다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오늘 A학교를 가 보았다. 얼마전 이 학교를 둘러 보았을 때 정글짐에 거미줄이 있어 사진을 촬영하고자 들렸다. 거미줄은 보이지 않고 잡초만 무성하다. 망초 두 포기가 껑충하게 자라나 있다. [사진 참조] 거미줄과 잡초가 있다는 것,학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증거다. 아니다. 교원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체육시간에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페인트칠이 벗겨져 녹이 슨 채로 방치되어 있다. 개교 8년차 B학교를 가 보았다. 페인트칠 자국은 벗겨져 어느 정도 학생들이 이용한 흔적이 있으나 흙먼지가 쌓여 있다. 이 학교에서도 정글짐은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개교 18년차의 C학교의 정글짐을 보았다. 바닥은 패여 안전을 위해 고정시킨 것이 드러나 있고 기둥 2개는 녹이 슬어 없어졌다. 곳곳의 철봉에 녹이 슬었다. 부식 정도가 심하다. 이곳에 오르는 것이 위험하다
2008-10-30 07:33'사랑의 매란 게 정말 있을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아이들과 생활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사랑의 매'란 없다는 것이다. 사랑과 매는 어울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물과 기름 같은 사이이다. 그런데 우리는 물과 기름과 같은 사랑과 매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착각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랑은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나 부모나 스승, 또는 신(神)이나 윗사람이 자식이나 제자, 또는 인간이나 아랫사람을 아끼는 마음 정도로 표현되어 있다. 교육현장에서 사랑이란 두 번째에 해당된다 하겠다. 그럼 매는? 매는 사람이나 짐승을 때리는 막대기, 회초리, 곤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또는 그것으로 때리는 일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듯 단어의 의미를 보면 사랑과 매는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집에서나 학교에서 그 '사랑의 매'란 것을 사용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때리는 거야.' 그러나 경험상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매를 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아이의 잘못된 점을 고쳐주고 바른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를 대는…
2008-10-27 21:19풍성한 가을 아침 황금 들판을 바라보면서 중국 북송 8대 임금의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배운 사람은 벼 곡식과 같고 배우지 않은 사람은 쑥대 풀과 같다”는 말씀이다. 벼 곡식은 나라의 훌륭한 양식이자 세상의 큰 보배라고 하셨다. 쑥대 풀은 농사짓는 자가 싫어하고 김매는 자가 괴로워한다고 하셨다. 그렇다. 벼 곡식은 나라의 훌륭한 양식인 것처럼 배우는 사람은 어려운 나라살림에 큰 보탬이 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훌륭한 인재가 되며,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반짝반짝 빛나는 큰 보배가 된다. 배우는 것은 바로 책 읽는 것이다. 학교에서나 학원에서 선생님에게서 배우는 것만이 배우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나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책을 통해 배워야 한다. 책 속에는 동서고금의 유능한 선생님이 다 계신다. 나는 집이 가난하다고 핑계대면서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안 된다. 학교 도서관에 가면 책이 얼마나 많은가? 학교마다 새로운 책들을 많이 구비해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원하는 책이 없으면 이웃 도서관에 가면 된다. 구,군마다 도서관이 있지 않은가? 거기에는 우리 학생들이 읽을 만한 책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시간이 없어 책을
2008-10-26 13:43"헉, 원더걸스가? 과연 연예인들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군!" 우리 학교 음악실, 책상에 붙은 모둠 이름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원더걸스'가 아니다. '원덕걸스'다. '원더걸스'를 그대로 하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패러디한 명칭이다. 학생들 나름대로의 줏대가 보인다. 맨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들이 수업을 즐기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음악은우리에게 정신적인 즐거움을 준다. “학생들이 만든 캠페인송 불러보세요” 10월 22일(수) 3교시 서호중학교 음악실, 2학년 2반 음악과 공개수업 중 모둠별 발표가 한창이다. 곡은 하나인데 모둠별로 캠페인 주제에 따라 가사가 다르다. 이른바 노래 가사를 바꾸어 캠페인송을 만든 것이다. 요즘 학생들이 엉뚱한 길로 막가고 있다고 한탄하는 소리도 들리지만 우리가 올바른 길로 바르게 지도하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본다. 학생들이 지은 노랫말 속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원곡은 우리가 알고 있는 교과서에 소개된 가요 ‘아름다운 세상’이다. 가사 내용이 참으로 좋다. 1. 문득 외롭다 느낄 때 하늘을 봐요./ 같은 태양 아래 있어요, 우린 하나예요.//마주치는 눈빛으로 만들어가요./나지막이 함
2008-10-23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