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4명 중 1명, 카페인 과다섭취라는 11월12일 자 한국일보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커피도 마시지 않은 아이들이 카페인에 중독될 수 있다는 신문 보도를 보고 당장 우리 반 아이들에게 건강을 위한 잔소리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초콜릿이나 콜라, 아이스크림, 빼뻬로, 커피우유 등에는 하루 허용량을 초과하는 분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불안과 우울증, 신경과민을 유발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여 친구들과 다툼이 잦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카페인 함량 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서 어떤 식품을 피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얼마 전 중국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동도 채 가시지 않았는데 이제는 카페인 중독을 걱정해야 합니다. 평소에 군것질을 못하게 하고는 있지만 나들이를 가거나 체험학습을 갈 때면 아이들 가방에 어김없이 들어있는 간식거리에는 모두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먹을 것은 많아졌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먹거리를 골라 먹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미 서구화된 아이들의 식성을 생각하면 비만 아동에 이어 카페인 중독은 벌써 시작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저학
2008-11-13 07:40가을을 보통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부른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니 그렇게 부를 만하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오늘 새벽은 둥근달이 전형적인 가을하늘을 예고하는 듯하더니 해뜨기 전 아침은 높고 맑고 깨끗하기 그지없다. 가을은 하늘이 맑고 모든 것이 풍성하기에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한다. 한편으로 가을은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고 책을 많이 읽어 마음의 양식이 풍성하게 곳간에 쌓이니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하겠다. 죽을 때까지 책을 읽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몇 년 전 친구 중 한 분이 암으로 투병을 하고 있을 때에 모대학병원에 병문안을 간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암과 싸우면서도 책을 읽고 열심히 읽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기를 좋아하던 친구라 이해가 되었다. 죽을 병에 걸리면 대부분 사람들은 책을 가까이 하겠는가? 그런데 그 친구는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다. 문학에 관한 잡지였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처형되는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감동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사형집행인이 안중근 의사에게 마지막 소원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분께
2008-11-12 08:27우리 반 아이들과 가을 소풍을 갔던 가을 동산에서 모과를 주워 왔다. 바닥에 떨어져서 귀퉁이가 깨진 모과 한 알, 설익은 꼭지가 약해서 어미나무에서 버티지 못한 꼬마 모과두 알을 귀한 보물처럼 데리고 오면서 모과의 향기에 푹 빠진 것이다. 과일 열매임은 분명하건만 과일 대접을 받긴 어려운 외모를 지닌 모과는 슬픔을 안으로 삭여서 오래 가는 향기로 살고 싶었던 걸까. 사람이건 과일이건 꽃이건 간에 겉모습이 첫 인상을 좌우하는 세상 속에서 모과 같은 사람은 그 진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모과는 M을 닮았다. M은 30여 년 전 학교의 후배이다. 그는 내 인생의 멘토이기도 하다. 가난을 딛고 홀로 서서 사막 같은 배움의 길 위에서 앎에 목말라하던 내 갈증을 기꺼이 풀어준 은인이기도 한 M. 배고픈 사람만이 배고픈 자를 알아주듯, 가난했던 그는 내 설움의 깊이를 침묵으로 이해해 주었고 가르침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난한 학생이라는 공통점과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였다는 점에서 마음이 통했던 내 영적인 친구였다. 그러나 그의 외모는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는 모과의 얼굴에 가까웠다. 어쩌면 그의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감추지 않으면 상처로 버틸…
2008-11-11 21:06"사장님, 지난번 주문한 책이 왔습니까?" 퇴근 후,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 듯 습관적으로 가는 곳은 시골 읍내의 작은 서점입니다. 인터넷 주문도 가능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아직도 나는 내 발로 걸어가서 책 냄새를 맡으며 책을 고르고 주문하는 내밀한 기쁨을 사랑합니다. 이제는 돋보기를 써야 편안하게 눈에 들어오는 활자들이지만 책을 볼 수 있다는 기쁨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지천명을 넘어 삶의 이치를 터득하며 완급을 조절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세를 얻게 해 주는 것은 책입니다. 그러니 책이 없는 세상은 암흑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즐겨보는 책은 고전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입니다.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소금처럼 꼭 필요한 분량만 섭취하는 책입니다. 다른 책을 읽기 전에 마음가짐을 준비하는 책입니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촌철살인의 명문장들이 잠든 영혼을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저녁식사를 위해 부지런히 부엌일을 마치고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다음, 도서관 전용 책가방을 메고 강진도서관에 들어가면 나의 행복한 시간이 시작됩니다. 독서노트에 읽기 시작한 시각, 쪽수를 적고 인상적인부분을 꼼꼼하게 메모로 남기는 일도 잊지 않습니
2008-11-11 21:05이른 새벽. 찬 새벽 공기가 상큼하다.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어찌할 수 없다. 아내를 졸라 간단한 산행준비를 하고 천황산을 향해 가을소풍을 떠난다. 도심을 벗어나 능동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어둑어둑 아직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동이 틀 때까지 차안에서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문득“앞으로 이 가을을 몇 번 더 맞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지나온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빛바랜 흑백사진이다. 옛날의 흑백 영상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만큼 여기 이 자리에 함께한 순간에 감사하며 절로 고개 숙인다. 가을이 넘어가는 길목에서 마음껏 이 가을을 누리며 오늘 하루도 삶의 보람을 만끽해야지. 어느새 주위가 밝아지면서 옆에 위치한 연수원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학생들의 기상시간이다. 아이들의 카랑카랑한 함성이 정겹다. 덩달아 힘이 솟는다. 동이 트고 희망이 솟는다. 타박타박 가을을 밟으며 우리의 산행도 시작이다. 맑은 가을바람에 밝은 가을 달까지 우릴 반긴다. 발끝에 전해오는 감촉 또한 포근하다. 밤새 놀다간 노루, 토끼 발자국을 밟으며 물씬 산내음에 취한다. 그리고 산정기를 흠뻑 받는다. 마음이 울적하고 세상이 하수상할 땐 무작정 집을 떠
2008-11-11 13:08‘21년 전 체벌했다고… 스승 살해’ 교육계 전체가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기사의 제목만 봐도 섬뜩하고 충격적이다. 어른과 스승에 대한 존경을 근본도리로 배우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너무나도 동떨어진 사건이라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경향닷컴에서 이 기사의 제목만 봤을 때는 해외토픽을 인용한 글이려니 했다. 기사의 내용대로라면 지난 8일 오후 9시40분쯤 옛 제자가 스승의 집 근처에 숨어서 기다리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케 했다. 그것도 21년 전인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시험시간에 감독 교사에게 커닝을 했다는 지적과 체벌 받은데 앙심을 품고 벌인 일이다. 경찰조사에서 전화를 하거나 근무 중인 학교로 찾아가 협박하고, 모교의 복도 및 화장실에 스프레이로 비방하는 글을 쓰고, 마트에서 등산용 과도를 구입하고,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3개월간이나 집 앞에서 범행 기회를 노린 것도 밝혀졌다. '커닝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의 진위여부나 '누구의 잘잘못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분명 스승과 제자 사이다. 스승과 제자는 좋은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다. 그런데 비뚤어진 자기 인생이 커닝 사건 때문이라는 망상에 시달리며 '나는 커닝을 하지 않았다
2008-11-11 08:59올해 울산 강북교육청 역점 ․ 특색사업 중의 하나가 독서 ․ 논술교육의 강화이다. 독서 ․ 논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여건을 조성하고 31개 중학교에서는 1인 1독서기록장 쓰기 지도를 실천하도록 하며 단위학교별 독서 ․ 논술지도팀을 구성하도록 하고 강북교육청에서도 독서 ․ 논술교육의 지원팀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진장중학에서 학교별 2-3명의 학생들이 참가하여 논설문쓰기대회를 개최하였고 11월 중에는 독서토론대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독서 ․ 논술교육 실천 우수학교로 선정되면 지도교사 교육장 표창을 줄 계획도 세워 놓고 있고 독서 ․ 논술교육을 잘 실천한 최우수 및 우수학교에 도서구입비를 지원할 계획도 세워 놓고 추진할 것이다. 이렇게 독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독서 ․ 논술교육을 역점사업으로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강북 관내 31개 중학교에서는 학교별로 다양한 독서 ․ 논술교육을 위한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침 독서 10분 운동, 독서 인증제,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한 독서교육, 도서관 자료…
2008-11-11 08:59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아침에 조선(朝鮮) 중종(中宗), 선조(宣祖) 때의 문신(文臣)ㆍ학자(學者)인 이이(李珥)의 독서에 관한 말씀을 되새겨본다. 이이(李珥)는 “凡讀書(범독서)는 必熟讀一冊(필숙독일체)하여 盡曉義(진효의)하여 貫通無疑(관통무의)라야 然後(연후)에 乃改讀他書(내개독타서)라” 즉 “무릇(凡) 독서는 반드시 한 책을 익히 읽어(熟讀) 뜻을 다 깨달아(曉義) 꿰뚫어 의문이 없어진(貫通無疑) 뒤에야(然後) 이에(乃) 바꾸어(改) 다른 책을(他書) 읽어야(讀 )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이(李珥)는 한 책을 읽을 때 반드시 필히 한 책을 익히 읽으라고 함에 유의해야 한다. 반드시는 마땅히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고 있다. 한 책을 숙독해라고 한다. 익숙할 때까지 읽으라고 한다. 책을 읽을 때 쉬운 책을 한 번 읽어 익숙이 되고 뜻을 깨닫게 되어 의문이 생기지 않아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몇 번이고 읽어야 뜻이 깨달아지고 의문이 풀린다. 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해서 또 읽고 해야 한다. 그런데 책이 좀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만 책을 덮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경우 책을 덮고 다른 책으로 넘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갈등에 빠지게 된
2008-11-10 13:21“연구부장님, 저 좀 수업연구에서 빼주세요.” 늘 남의 부탁을 거절 못해 우유부단하다고 오해를 받는 나도 이번만은 꾹 참고 미소로 넘겨버렸다. 드디어 이번 주에 보건 교사와 영양 교사, 그리고 전담 교사들의 공개수업을 끝으로 우리 학교 43명 모든 교사의 수업연구가 끝났다.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알찬 수업을 준비하고 기꺼이 수업을 공개한 동료 교원들에게 마음 속 뜨거운 갈채를 보낸다. 우리 학교는 4월부터 모든 교사가 공개수업이라는 방법으로 수업연구를 하는 자율장학 계획을 수립했다. “어휴, 학교 행사 때문에 공개수업 날짜를 잡을 수가 없어요.” “전국에서 모든 교사가 공개수업을 하는 학교는 우리 뿐일꺼야.” 온갖 비명과 뒷담화가 쏟아졌지만 그때마다 교감선생님과 주무 부장인 나는 논리적인 답변과 비논리적인 억지를 써가며 역경(?)을 헤쳐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학교 교사들은 올해 기본적으로 네 번의 공개수업을 준비했다.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과 교사 대상 수업연구, 그리고 학교평가와 시범학교 공개수업이 의무적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더하여 명품수업 실기대회에 참가하는 열 명의 교사들은 세 번의 수업을 더 공개했다. 배가 남산만 해져서 다음 달에 출산휴
2008-11-09 22:05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게 마련이다. 처음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교직의 시작이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첫 부임하는 학교 교문을 들어서 학생들 앞에 부임인사를 하는 것이라면 교직의 끝은 정년퇴임이라는 이름으로 교직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이나 법관의 임관식 같은 경건한 의식도 없다. 정년단축으로 교사가 모자랄 때는 50대의 많은 신규교사도 교단에 서는 기현상도 나타났었다. 취업난이 심한 요즘은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힘든가? 졸업만 하면 발령을 받던 시대는 지나가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원임용고사에 합격하면 수업실기와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을 하고도 성적순에 따라 발령을 기다렸다가 교단에 설수 있다.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거쳐 교직에 들어오는 초임교사들을 한자리에 불러 “초임교사 교직 소명(召命)축하식”을 2년 전부터 충주교육청에서 실시해오고 있다. 교직에 대한 자긍심과 책무성을 가지고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교직에서 보람을 찾으라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올 4월 이후 발령교사 초등33명, 중등2명 모두 35명의 초임교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앞쪽에 앉았고 축하내빈과 동료교사와 학부모도 참석하였다. 축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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