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적성을 고려한 학과선택이 중요하다 지난 토요일(11월 13일) 오후 올해 졸업한 아이들의 방문이 있었다. 수능 시험을 앞둔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전에 연락이 닿은 몇 명의 아이들이 모인 듯했다. 졸업 후, 평소 연락을 자주 못 한 아이들과의 재회라 그 반가움은 더욱 컸다. 졸업생들은 가져온 찹쌀떡과 엿 등을 후배들에게 나눠주며 수능에서의 대박을 기대했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쯤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위안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아이들은 선배들에게 불안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수능에서 잘 찍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며 농담을 하기도 하였다. 후배들과의 만난 후, 졸업생들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우선 바쁜 대학생활에도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해 준 것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대학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졸업생 각자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들 대부분이 대체로 대학생활에 만족하고 있었으며 선택한 학과에도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 그런데 졸업생 중 한 아이는 대학생활이 힘든 탓인지 대답을 회피하였다. 그리고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얼굴이 많이 수척해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아이가 그 아이에 대한 최근 근황을 귀띔해 주었다. 친구의 말에 의하
2010-11-16 09:14
우리 반 학급 자랑 퐁퐁이와 툴툴이 동화를 발표하는 한진규와 김태환 2010년 9월 1일 새로 부임하신 최남철 교장 선생님의 방침에 따라 그 동안 관행적으로 해 오던 애국주회의 형태가 변하였답니다.첫째, 사회를 보는 사람이 선생님이 아닌 학생 회장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결과 처음에는 당황하던 아이들이었으나 석달이 지난 지금은 매우 자연스럽게 잘하고 있답니다. 둘째, 생활주회 중심으로 고칠 점을 말하고 지시하던 모습에서 벗어나서 학년 별로 10분 동안 솜씨 자랑의 무대를 펼치고 있답니다. 그 결과 다양한 모습의 발표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있답니다.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초점을 맞추니 선생님들은 바로 도와주는 자리에 서서 아이들 한 사람이라도 무대에 올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원고지 6장 분량의 일기를 발표하는 강유진 그러다보니 그 동안 묻혀 있던 다른 학년 아이들의 장점을 보며 놀라움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교실에 묻혀서 아무도 모르던 아이들의 끼와 자신감이 기다리는 월요일의 긴장감을 좋아한답니다. 수동적인 애국주회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오늘은 누가 발표를 하는지 아이들이 관심이 높아진 애국주회의 풍경. 오늘은…
2010-11-16 09:11교직에 첫 발을 내딛은 지 벌써 십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 서투른 점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보다 나은 학교 생활과 교육을 위해 몇 가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물론 사회적 연륜이나 교직 경력으로 봤을 때 필자와는 어떤 식으로든 비교할 수 없는 만큼의 경륜을 가진 분들이 너무도 많기에 먼저 송구한 마음을 전해 드리며 관용을 구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우선은 어느 사회보다도 경직되어 있고 보수적인 그룹이 교직 사회이며 그래서 올바른 토의 및 토론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린 아직 전인적인 인간으로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지식과 예절, 살아가는 방식들을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우리들이기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들의 생각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배려할 수 있는 그런 처지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각자의 입장에서만 보더라도 우리 교사들은 모두가 한 분야에서 만큼은 전문가다운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런 전문가적인 소양과 자질을 서로가 공유해야 할 것이지만, 교실 문만 닫고 들어가면 그 어느 누
2010-11-15 08:56먼저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고3이라는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얼마나 힘들었겠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할 수 있단다. 너희들 부모님이나 선생님 세대도 그 시기를 건너올 때는 마치 홍역을 앓듯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기에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당시를 떠올리면 오금이 저려온단다. 올 한 해 너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마 여름이었던 것 같구나. 예년에 없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땀이 철철 흐르던 그 사우나 같던 날씨에도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한 자라도 더 보기 위해 애쓰던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물론 교실에 에어컨이 있었지만 40명 가까이 내뿜는 그 뜨거운 열기를 어찌 충분하게 식혀줄 수 있었겠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솔솔 불어오던 가을도 벌써 꼬리만 남긴 채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는구나. 그러다 보니 극심한 일교차로 감기에 걸려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꽤 많구나. 몸에서 열이 펄펄 나는데도 졸음이 밀려온다고 추운 복도에서 찬바람 맞으며 책장을 넘기는 아이, 저녁 식사하러 가는 시간도 아깝다며 밥도 거른 채 공부하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대신 아프
2010-11-14 15:38그해 여름의 도서관 도서관은 내 영혼의 고향이다. 특히 더운 여름날 도서관에 있으면 나는 향수에 젖는다. 20대 초반, 무덥던 그 여름 겨우 선풍기 한 대만 돌아가던 시골 읍내의 도서관 한 쪽에서 땀을 훔치며 책과 씨름하던 나를 만날 수 있어서다.그리운 시절이다! 가슴이 울컥하도록. 1970년대, 배고픈 시절 호박볶음에 밥 한 공기가 점심이었고 저녁은 건너 뛰고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버티던 시절. 단 한 벌뿐인 옷은 밤마다 세탁해서 연탄불 위에 걸어두고 겨우 말려서 그 다음날 아침에 입었다. 파르스름한 청치마에 나일론이 곁들여진 반팔 티셔츠는 나의 장기기억에 새겨져서 색깔 하나 변하지 않고 영상으로 떠오른다. 무엇을 배웠을까? 혼자서. 무엇을 깨달았을까? 그냥 해야 한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그 길밖에 길이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책 속에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공통수학이나 수학의 정석 등을 혼자서 공부하며 더디게 알아가는 기쁨 한 모금으로 설렜던 젊은 날. 아직도 나는 도서관을 좋아한다. 칸막이로 둘러싸인 그 작은 공간이 마치 모태인 양 편안해진다. 그 작은 공간에서 만나는 책 속의 언어들이 나의 유일한 친구였던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살
2010-11-12 12:44
11월 11일(목요일)은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빼빼로 데이'. 숫자 '1'을 닮은 가늘고 길쭉한 과자 '빼빼로'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친구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날. 아이들은 이날 빼빼로를 꽃다발 모양이나 하트모양으로 꾸며 선물하면서 다이어트에 꼭 성공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식사 대신 빼빼로를 먹으며 롱다리가 되라는 말을 전한다고 한다. 등교하는 아이들의 손에는 누군가에게 줄 각양각색의 빼빼로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학교 앞 마트에는 빼빼로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언제부터인가 이날은 아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것을 만드는 제과회사 또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실 문을 열자,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줄 빼빼로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열심히 포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빼빼로를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수능시험(18일) 일주일을 남겨놓고 오랜만에 아이들이 갖는 여유였다. 아이들의 표정은 다소 긴장되어 있었으나 왠지 편안해 보였다. 문득 빼빼로 데이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만 주는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대부분의 책상 위에는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빼빼로가 놓여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다 내…
2010-11-12 12:44
필자는 매월 2, 4주 쉬는 토요일을 이용하여 '원탁토론 아카데미 전문과정' 연수를 받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8시간 강행군이다. 그래도 교장으로서 얻는 소득이 많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에는'우리 교육 평가제도를 평가한다'라는 주제로 '제5회 원탁토론 학술 심포지엄'(장소 서울특별시교육연수원)을 가졌다. 총 5개동시 분과 심포지엄이다. 1분과는 교원 양성, 임용 평가 방식, 2분과는 학생 내신평가, 대입제도, 3분과는 학교 및 시도교육청 평가, 4분과는 교원 양성기관 및 연수기관 평가였다. 1분과의 미국, 일본, 독일, 핀란드의 교원 양성, 임용 평가 방식을 주의 깊게 들었다. 그 중 선진국가 교육으로부러움의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는 핀란드 교육을 살펴보며선진교육의 밑바탕을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핀란드는 학교에 대한 장학과 감사가 없는 나라다. 왜? 학교를 믿기 때문이다. 학교를 믿는다는 것은 교장과 선생님을 믿는다는 것이다. 정부와 국민이 신뢰하기 때문에 교장은 창의적으로 학교경영을 하고 교사들은 더 자율적이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장학과 감사를 폐지함으로써 크게 강화된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과 자
2010-11-12 12:42
'아침을 김밥으로 먹는 남자', 바로 필자다. 무슨 일 때문에? 집안 식구 중 누가 소풍을 가나? 아니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3 딸 덕분이다. 딸이 수능 시험 당일에 대비한다고 엄마에게 수능처럼 똑같이 점심을 준비해 달라고 한다. 아내는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싼다. 그 김밥을 들고 안양으로 향하는 필자. 딸은 통학 시간을 절약한다고 학교 앞에서 하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김밥, 가게에서 사면 몇 천원이면 해결된다. 그러나 부모 마음은 그게 아니다. 딸의 요구를 기꺼이 들어주고 싶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의 컨디션 유지다. 수능 시간표에 맞추어 생활하고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왕이면 당일날 먹는 것도 미리 예행 연습을 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 딸이 김밥을 요구했을 때, 나의 첫반응은 "우리 딸, 꽤 유난 떠네'였다.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구태어직장생활하는 엄마에게, 아침 그 바쁜 시간에 점심 김밥을 가져오라고? 이건 부모가 시녀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고3부모는 자녀의 심부름꾼이란 말인가? 말이 김밥이지 그것 준비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하
2010-11-10 10:13교편을 잡고 세월을 지켜가는 교사는 어느 원두막의 파수꾼이 아니다. 이름 모를 아이를 지켜가는 자도 아니요, 말 못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자도 아니다.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교육시키는 자다. 그러기에 이들에게 자라나는 2세를 교육시킬 권한을 준 것이다. 교육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렇다고 어느 세력에 떠 밀려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교육은 재화를 구하듯이 나의 욕망을 충족시킬 대상을 위해 나의 말과 나의 에너지를 뱉어내는 것은 아니다. 교실에서 순진한 학생들의 눈을 보면서 그들에 속임없는 눈동자가 오염되지 않도록 양심의 밥을 먹여야 하고 그들의 손발이 남을 위해 희생도 할 줄 아는 그런 인격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따뜻한 교육자의 의무다.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교실에 보이는 휴지를 주워 학생에게 버리도록 지시할 줄 알고 학생이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고개를 숙여 인사할 줄 알게 인도하는 정신의 소유자가 진정한 교사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항상 교사답다는 이미지를 늘 타인의 입에서 오르내릴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따뜻한 정을 소유한 교육자다. 교실에 휴지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차가
2010-11-10 10:10지난 10월 토요일 2주 연속 학생들을 데리고 황순원문학제와 토지문학제 백일장에 다녀왔다. 경기도 양평군,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한 ‘소나기마을’과 ‘최참판댁’에서 열린 백일장이라 사실 큰맘 먹어야 갈 수 있는 대회였다. 두 백일장은 각각 황순원문학제ㆍ토지문학제 행사의 하나로 열린 것이었다. 아니나다를까 대학교처럼 그냥 백일장만 하는 대회보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함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점심시간이 낀 백일장인데도 학생들 식사제공은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손님을 집에 초대해놓고 식사대접도 하지 않은 결례나 다름없는 일이다. 거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된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아닐까 싶다. 지역축제에 놀러온 많은 관광객들이 돈을 펑펑 써주길 고대하듯 백일장 참가 학생들 주머닐 노린 것이다. 참으로 인색하고 치사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지역축제의 하나로 열릴망정 백일장은 그렇게 접근해선 안된다. 특히 작고한 문인추모 백일장의 경우 좋은 일 하면서 욕 얻어먹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황순원과 박경리를 기린다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오라해놓고 밥도 안주냐’는 불만 등 나쁜 인상을 심어줘서 되겠는가?…
2010-11-10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