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일 여행작가·㈜여행이야기]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1년 반이 넘었다. 마음은 답답하고 몸은 무겁다. 갈 수 있는 곳이 줄어드니 길을 떠나는 것도 걱정스럽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 해도 사람이 많지 않은 공간에서 자연과 만나는 것은 소중한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자연과 호흡하며 자기 자신을 다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좋겠는데 어디가 좋을까…. 사람마다 그 공간은 산이며 바다며, 숲이며, 혹은 궁궐이나 왕릉이 될 수 있다. 그중 하나로 이번 방학에는 절, 산사는 어떨까. 절은 산에 있으니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산이 절을 품은 데에는 다 사연이 있으니 그 이야기를 통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 강원 정선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 ‘정암사’ 처음 소개할 곳은 정선의 정암사다. 골짜기가 깊기로 소문난 정선의 정암사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한 곳이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곳으로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정암사가 이런 내력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신라 선덕여왕 때 활동하던 자장율사와 관련이 있다. 정암사를 상징하는 유물은 국보로 지정된 수마노탑이다. 전설에 따르면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2021-08-09 09:13[이정기 여행작가]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의 활동 반경이 많이 줄어들었다. 멀리 가는 여행보다 주변으로의 여행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코로나19는 ‘여행’의 의미도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살고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캠핑을 하거나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 국내 여행 수요는 오히려 더 많아졌다.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과거에 신경 쓰지 않았던 여행지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탐험적 여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여행지를 피한다면, 바이러스도 피하면서 나름의 여행 욕구를 잘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그래서 올여름 코로나가 완화된 이후 언제라도 거리 두기를 하며 나들이 가볼 만한 곳들을 지역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시간을 잘 골라서 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엄숙·장엄한 건축미에 압도되는 경험 서울: 종묘와 길상사 서울의 여행지로는 종묘와 길상사를 선택했다. 둘 다 조용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4대 궁궐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지만 종묘는 상대적으로 한적한 편이다. 그러나 일단 종묘를 방문해…
2021-07-19 15:40아무리 멀리 떠나도 결국 우리 땅일 수밖에 없는 방학이라면 김환기, 이중섭, 천경자 같은 이름을 마음에 새기며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한국 근대미술 작품의 아름다움에 푹 빠질 수 있는 전국의 미술관을 소개한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하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여름 미술관 여행을 떠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이건희 컬렉션’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소장 미술품 148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후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는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모네, 샤갈, 달리, 피카소,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도 포함돼 있지만 상당 수(1369점)가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다.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이인성, 이중섭, 천경자 등의 회화, 판화, 드로잉, 공예, 조각 등 다양한 작품으로 구성돼 근현대미술사를 망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화려한 컬렉션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면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해보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을 통해서는 4점이 공개된다. 전시는 ‘한국의 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과도 같다. 박물관의 삼국시대 문화재와 미술관의 예술 작…
2021-07-13 11:49지난해부터 쌓인 여행의 갈망을 잠시나마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 바로 극장으로의 피서다. 두 시간 동안 만큼은 정글로, 눈밭으로, 우주 공간 그 어디라도 갈 수 있다. 올여름 영화관에서 가족과 함께 신나는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는 영화를 골라 소개한다. 랑종 “더위를 단숨에 식혀줄 공포영화” 개봉 전부터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영화가 있을까. 랑종은 파격적인 수위와 소재로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작품 속에 근친상간, 살인, 식인, 영아 살해, 동물 학대 등 금기시된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태국의 북동부 이산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대를 이어 신을 모셔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큐 형식으로 다룬다. 신내림을 거부한 조카가 빙의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상황이 펼쳐지며 앞서 언급한 끔찍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한국과 태국에서 ‘호러의 대가’로 꼽히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 셔터의 반종 치산다나쿤 감독이 의기투합했다는 점도 작품의 수위를 짐작케 한다. 제작 나홍진 | 감독 반종 치산다나쿤 | 출연 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장르 공포 | 개봉 7월 14일 블랙 위도우 “어벤져스와 마지막 안녕”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해 어
2021-07-13 10:34코로나 바이러스로 우리 주변의 생활패턴이 변하고 있다. 외식이나 아웃도어 스포츠, 모임 등이 줄고 배달 음식이나 온라인쇼핑, 인터넷 서핑 등 매스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직접 요리를 하면서 활동성을 높일 수 있는 패턴을 만들어 건강한 여름을 보냈으면 한다. 오늘은 오징어와 메밀 등 여름철 보양 식재료로 지치기 쉬운 더운 날씨에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요리를 소개 드리고자 한다. ■오징어=난류성 어종으로 동해 죽변항, 독도, 울릉도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요즈음은 동중국해에서 서해로 난류가 유입되면서 서해 태안 신진항이 최대의 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 오징어는 얇으면서 식감이 쫀득쫀득해 횟감으로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좋은 오징어를 고르는 방법은 신선할수록 전체적으로 탄력이 있으면서 색상이 초콜릿처럼 짙은 갈색을 띄며 눈은 광택이 난다. 또 다리에 빨판이 온전하게 붙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오징어는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예전부터 사랑받아 온 보양 식재료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의 뇌 발달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오징어에 풍부한 타우린 성분
2021-07-05 10:53[권순채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확장 통화정책과 지원책을 쏟아내면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해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작년 3월 급락한 이후 연말까지 약 두 배 올랐고 같은 기간 미국은 SP500 지수가 약 60% 이상, 나스닥지수는 거의 90%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 전체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투자를 하지 않던 사람들도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났다. 과연 이들 모두는 투자에 성공했을까?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연간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규모는 약 8644조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의 주식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약 20만 명 중 약 46%가 투자손실을 기록했는데, 특히 기존투자자(39%)보다 신규투자자(62%)가 손실을 본 비율이 더 높았다고 한다.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본 투자자 비율이 높은 것은 왜일까? 연구원은 본인 판단이나 정보에 대해 과한 믿음을 갖거나 주식투자로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이 자주 거래하는 경우가 많으며,…
2021-06-28 09:51[박광일 여행작가·㈜여행이야기]답사에서 무덤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워낙 그 수가 많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덤 주인공이 왕이나 왕비라면 어떨까. 왕릉 답사라고 하면 자칫, 밋밋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인 ‘몇 세기에 걸친 전통을 잘 지킨 것’과도 역설적인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왕릉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90년대 이전 수도권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라면 서로 다른 왕릉으로 소풍을 갔지만, 그저 너른 잔디 공간이 있는 곳으로 기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조선왕릉도 조금만 관심 갖고 보면 북한의 2기를 제외한 40기의 무덤이 모두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왕릉을 조성하게 된 내력이나 사연까지 알게 되면 각각의 왕릉은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조선왕릉 가운데 가장 특이한 곳은 어디일까. 능침의 석물이 모두 2세트인 헌릉(태종, 원경왕후)이나 세 개의 무덤에서 정자각으로 이어지는 신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목릉(선조, 의인왕후, 인목왕후), 혹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 위·아래로 있는 영릉(효종, 인선왕후)…
2021-06-22 09:38[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뜨거운 햇볕과 기온과 바람만은 분명 여름인데, 방학과 휴가까지는 아직도 한참이다. 이 지난한 기다림을 잠시 잊는 법은 바로 미술관으로 향하는 것. 예술가들의 사유가 우리를 상상의 세계 속으로 떠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황재형: 회천回天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깥의 더위는 사라지고, 태백산맥 탄광촌의 뼛속 시린 겨울바람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작품 속에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담긴 강원도 탄광촌의 풍경 때문이다. 이토록 사실적인 묘사는 황재형 작가가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생활자로서 그 풍경 안에 존재한 덕분에 가능했다. 작가는 1980년대 초반 강원도에 정착해 광부로 일한 경험을 리얼리즘 시각으로 그려낸 ‘광부화가’다. 그는 3년간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광부로서 갱도에 드나들며 현실 참여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탄광이 폐광되며 쇠락하는 마을의 풍경과 함께 강원도의 자연을, 2010년 이후에는 머리카락과 흑연 등을 재료로 탄광촌에서의 삶을 보편적인 차원으로 확장했다. 한 은퇴한 광부의 주름진 얼굴에 ‘아버지’라는 제목이 붙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4월 30~8월 22일 | 국
2021-06-14 11:46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노동, 성차별, 인종 차별, 경제 불평등 등의 이슈를 담아 브로드웨이에 파장을 일으킨 작품. 미국 펜실베니아의 철강 산업 도시 ‘레딩’을 배경으로 노동권을 지켜내기 위한 노동자들의 노력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종 차별, 노동자와 사측의 대립, 노동자 간 분열 등을 통해 노동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6.18.~7.18 | 명동예술극장 뮤지컬 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한국의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했던 故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모은 주크박스 뮤지컬. 배우 윤도현, 엄기준(명우), 차지연(월하)이 열연을 펼친다. 막이 내리고 시작되는 신나는 싱어롱 커튼콜은 광화문 연가에서만 즐길 수 있는 백미이니 놓치지 말것. 7.16~9.5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뮤지컬 메리셸리 발표 이후 뮤지컬, 영화 등 수많은 장르로 변주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 프랑켄슈타인. 뮤지컬 메리셸리는 이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 메리 셸리에게 주목한다. 가난과 돌아갈 곳이 없다는 두려움,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의 작품과 꿈을 위해 끊임
2021-06-14 11:40[최세아 고고필라테스 원장]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옷은 얇아지는 요즘, 체지방에 둘러싸여 감추고 싶은 다리 때문에 걱정이다.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하다가 미워진 다리를 관리하고 싶거나 탄탄한 힙업을 원한다면 이번 호에 소개하는 동작을 꾸준히 따라 해 보자. 단기간에 변화된 다리 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하체 운동을 하면 허벅지 앞쪽으로만 자극을 느껴 오히려 다리가 굵어 보이게 되는데, 허벅지 뒤쪽과 엉덩이에 자극을 느껴주는 자세를 통해 하체탄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Wall back Lunge 1. 어깨높이에 벽을 양손으로 짚는다. 2. 손으로 벽으로 밀어주면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을 때 머리가 닿지 않게 뒤로 물러선다. 3. 두 다리를 11자로 두고 상체를 숙이면서 오른발을 뒤로 보낸다. 이때, 왼다리는 무릎을 구부려주며 허벅지 뒤쪽 자극을 느낀다. 4. 무릎이 발가락 보다 나오지 않도록 구부린다. 5. 상체와 오른발을 원래 위치로 가져온다. 6. 다시 다리를 뒤로 보내며 무릎을 구부리고 처음 자세로 돌아온다. 7. 15번 반복하고 반대쪽까지 3세트 진행한다. - 주의사항: 등이 굽지 않게 주의하며 오리처럼 엉덩이를 뒤로 뾰
2021-06-07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