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나무들도 사랑을 한다는 것 아십니까? 뿌리를 달리했지만 두 나무가 맞닿은 채 오랫동안 자라다보면 서로 합쳐져 하나의 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이 연리인데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이라고 합니다. 가까이 심어져있는 두 나무의 줄기나 가지가 차츰 굵어지면 맞닿게 됩니다. 그러다 맞닿은 부분의 껍질이 벗겨지면 맨살끼리 만납니다. 사랑의 스킨십인 이 부분이 사실은 생물학적인 결합의 시작입니다. 한 그루밖에 살 수 없는 공간에 두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 두 나무 중 한 그루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쪽이 병들어 죽기 전에 서로 한 몸이 되어 혼자였을 때보다 훨씬 더 거대한 나무로 자랍니다. 어쩌면 그렇게 되기 전에 나무 스스로 공생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이렇게 합쳐진 나무들은 합쳐지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합니다. 흰 꽃을 피웠던 가지에서는 흰 꽃이, 붉은 꽃을 피웠던 가지에서는 붉은 꽃을 피운 채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며 조화롭게 살아갑니다. 농촌이 고향인 사람들은 고욤나무에 감나무 접붙이는 것을 보고 자랐습니다. 바로 그런 원리에 의해 두 나무의 세포가 이어지는데 연리는 적어도 10여
2006-11-05 18:44'10월의 마지막 밤'만 있나요? '10월의 마지막 낮 교정'도 있답니다. 그것도 낙엽이 뒹구는 벤치의 모습. 이 가을 교정에서 학생들은 어떤 추억을 간직할까요?
2006-11-01 10:44대전에서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흐리기는 하였으나 워낙 가뭄 탓으로 모두가 비가 오기를 갈망하고 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정감을 가지게 한다. 가뭄으로 단풍의 빛깔이 예년만 못하다고는 하나 누렇게 익은 벼와 들녘의 갈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으로 보는 듯하다. 자연 예찬을 하는 순간에 중부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증평에서 충주방향으로 접어들었다. 가끔은 빗방울이 차창에 내려앉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몇 개월 만에 보는 빗님이기에 문학기행 가는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다. 충주에 다다를 즈음 빗방울은 제법 차창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충주 공용시외버스 옆 롯데마트에 주차를 하고 시사문단 회원들을 만나게 되었다. 언제나 처음 만나면 쑥스러움으로 서로가 한 마음으로 동화되기까지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가 보다. 서로가 인사는 하였지만 서먹서먹한 감정은 어찌할 수가 없다. 한 쪽 귀퉁이 쓰레기통 주위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특별히 할 일이 없다거나 여러 사람을 만나서 무료할 때 하는 버릇이다. 뒤늦게 도창회 회장님과 손 발행인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점심식사 할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가는 중에 충주댐에서 우중에…
2006-11-01 09:54▶「감자(甘蔗)」와「감자(減資)」 어느 방송의 경제뉴스에서 방송기자가 어느 회사의 ‘감자설(減資說)’을 보도하는데 그 발음을 짧게 ‘감자설’ 이라고 하니, 신문이라면 괄호를 써서 한자를 표시해줌으로서 여기서의 ‘감자’ 가 ‘먹는 감자’ 가 아니라 자본감소의 ‘감:자’ 임을 구분 할 수 있었을 텐데, 방송이라서 이를 구분할 수 없었다. 물론 보도 내용으로 보아 그 뜻은 혼동될리 없겠지만 발음만큼은 방송기자로서 틀려서야 되겠는가? ‘감자(甘蔗)’는 가짓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그 땅속줄기의 일부가 덩이모양을 이룬 우리가 흔히 먹는 농작물이며 그 발음은 짧게‘감자’로 해야 하고 ‘감자(減資)’는 회사의 공칭 자본금의 액수를 감소하는 일을 말하며 그 발음은 길게 ‘감:자’로 해야 한다. ▶「와중(渦中)」 “조용히 사색에 잠겨있는 와중에 전화가 걸려왔지 뭐야” ‘와중’은 소용돌이치며 물이 흘러가는 가운데나 일이나 사건 따위가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가 운데라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많은 사람이 전란의 와중에 가족을 잃었다” “태풍과 홍수의 와중에도 이웃사람을 구조하기 위하여” 등의 경우에 쓰이는 말인데, 위의 예처럼 ‘-하는 도중’ ‘-한 상황’ 쯤으로
2006-10-31 23:09▶「절약」과「전략」 “에너지를 절략하자.” “패션도 절략입니다.” 위의 두 문장에서는 ‘절약’ 과 ‘전략’을 모두 ‘절략’으로 통틀어 발음하고 있다. 「절약(節約)」은 ‘함부로 쓰지 않고 꼭 필요한데만 써서 아낌’을 뜻하며 ‘저략’으로 짧게 발음해야하며 「전략(戰略)」은 ‘ 전쟁이나 정치 경제 등에서의 책략’을 뜻하는 말로서, 이 또한 받침의 자음 역행동화에 해당 될 뿐 아니라 ‘절:략’으로 길게 발음해야 한다. 그러므로 위의 두 문장은 “에너지를 절약(저략)하자.” “패션도 전략(절:략)입니다.”로 적고 ( )처럼 발음해야 한다. ▶「방방곡곡」과「방방곳곳」 “전국 방방곳곳에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간혹 위와 같이 말하는 사람 중에는 놀랍게도 방송기자나 리포터도 포함되어 있음을 본다. 「방방곡곡(坊坊曲曲)」은 ‘한군데도 빠짐없이 모든 곳’ 또한 ‘면면 촌촌’을 뜻하는데 여기서 ‘곡곡’이 장소를 나타내는 말이므로 ‘곳곳’으로 발음해도 되는 줄로 착각 하는 것 같다. ▶「대한 사람 대함밍국 길이 보전하세」 얼마 전에 어느 인기 여가수가 어떤 스포츠 경기 개회식에서 애국가를 부르는데 후렴에서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를 “대한 사람 대함밍국 길이…
2006-10-30 17:17▶「가건물」과「가검물」 “불법으로 여기저기 지어진 가검물을 철거한다.” “설사환자의 가검물을 채취한다.” 위의 두 문장이 모두‘가검물’이란 단어를 Tm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분명히 잘 못 발음하는 사례이다. 「가건물(假建物)」은‘임시로 지은 건물’을 말하며「가검물(可檢物)」은‘병균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하여 거두는 물질’을 뜻한다. 그러므로 위 첫 번째 문장은 “불법 가건물을 철거한다.”로 적고 읽어야 한다. ▶「안마당」과「앞마당」 “우리집 암마당에는 병아리들이 놀고 있고” “마을회관 암마당에는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위 두 글 에서는‘안마당’과‘앞마당’을 구분 없이‘암마당’으로 발음하고 있는데, 물론‘안마당’은 집안에 있는 마당이고‘앞마당’은 집 앞에 있는 마당으로 그 뜻도 다를 뿐 아니라 발음도 엄연히 달라야 한다. 다만 「앞마당」이‘암마당’으로 발음되는 것은 우리말의 ‘자음동화’현상 중‘역행동화’즉 자음과 자음이 만날 때 발음하기 편하도록 받침의 자음이 뒷자음의 자질에 동화되는 현상으로서 맞는 발음이라 하겠으나 「안마당」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그대로‘안마당’으로 주의해서 발음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디가 무슨 마당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이와
2006-10-30 08:49어디를 가나 국화향기 그윽하고, 어디를 둘러보나 감동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 가을에 현동자 안견 선생을 기리는 백일장 대회가 우리 서산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답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산시민문화회관 광장에는 초등학생을 비롯, 중고등학생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약 1000여명이 모여 안견 선생을 기리는 기념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현동자 안견 선생은 충남 서산시 지곡면 출신으로 신라의 솔거, 고려의 이녕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화가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분입니다. 이 분의 대표작으로는 그 유명한 '몽유도원도'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진본은 일본의 천리대학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몽유도원도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정확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하루 빨리 몽유도원도를 되찾아 안견기념관에 보관해야 할 사명이 우리 후손들에게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그림 때문만이 아닙니다. 몽유도원도의 뒷면에는 안평대군의 제서(題書)와 시(詩) 한 수를 비롯해 당대의 기라성 같던 학자들인 성삼문, 신숙주, 이개, 박팽년, 서거정 등을 포함해 20여 명의 고사(高士)들이 쓴 스무 편의 친
2006-10-28 19:33청주시 동편에 위치한 우암산은 시민들의 쉼터이자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자연생태학습 공간이다. 충북교육과학연구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학습 활동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우암산 중턱에 우암골자연생태학습공원을 조성하고 일선 학교의 어린이들이 하루씩 직접 숲 속에서 공부하는 우암생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우암생태학교에 가는 날 산에서 공부를 한다는 말에 아이들은 더 신이 났다. 교육과학연구원에 도착해 수업을 담당할 숲해설사로부터 주의사항과 일정을 듣고 우암산으로 출발했다. 도로변에 심어져 있는 이팝나무와 채마밭에서 혼자 키를 키우고 있는 아주까리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했다. 화창한 날씨와 맑은 공기가 아이들의 기분을 좋게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풍을 나온 듯 흥얼흥얼 콧노래를 따라 부르는 아이들이 많다. 마음이 수시로 변하는 게 아이들인지라 오르막길이 나타나자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힘이 든다고 엄살을 부린다. 아무 것도 못 들은 척 참을성을 가르치는 담임의 마음을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무너져 내려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는 우암산의 산성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이 지루해 하기 전에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2006-10-28 19:32▶「방금전」과「아까전」 모두 같은 의미로 혼용하고 있지만 말 자체가 필요 없는 중복사용을 함으로서 틀리는 말이 되고 있다. “방금 전 까지 여기 있었는데 요” “수업이 아까 전에 끝났는데 요” 「방금」은“말하고 있는 시점 보다 바로 조금 전”을 뜻하며 「아까」는“조금 전”을 뜻한다. 둘 다 모두 말하고 있는 시점보다 전을 나타내지만, 굳이 비교 한다면 「방금」이「아까」보다는 더 가까운 시각이라 하겠는 데 거기에 “-전”을 또 붙여 “조금 전”을 중복 사용하는 격이 되었고, 더구나“아까 전”이란 말은 사용되지 않는 말인데 최근에 슬그머니 나타난 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요” “수업이 아까 끝났는데 요”로 말해야 한다. ▶「-체」와「-채」 “옷도 벗지 않은 체 물속으로 뛰어들었지” “내막도 모르면서 아는 채를 하더군” 「체」는 어미‘-은’‘-는’뒤에 쓰여‘-척’과 같은 뜻의 의존 명사이며 「-채」는 어떤 상태 그 대로 미처 변동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체」와「-채」를 바꾸어 써야 마땅하다. “옷도 벗지 않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었지” “내막도 모르면서 아는 체를 하더군”
2006-10-27 17:19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의 자판을 보자. 휴대 전화에서 모음은 천(ㆍ), 지(ㅡ), 인(ㅣ) 석자로 수십 가지의 모음을 다 적을 수 있고, 자음은 동일한 자판을 한 번씩 누를 때 마다 ㄱ(예삿소리), ㅋ(거센소리), ㄲ(된소리)의 순으로 바뀌게 된다. 모음은 천(ㆍ), 지(ㅡ), 인(ㅣ) 의 조합으로 나타내고 자음은 발음기관 모습을 형상해서 기본자를 만들고 다시 가획의 원리로 다양한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과학적인 문자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한글날이 돌아온다. 올해부터는 국경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1443년(조선 세종25년)에 세종대왕께서는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 28자를 창제하셨다. 그 이후 언문, 언서, 암클, 가갸글, 조선글 등의 명칭으로 불리다 근대화 과정에서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통일 되었다. 한글이라는 자체의 뜻은 ‘한(韓)나라의 글’, ‘큰 글’, ‘세상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글’이란 뜻이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 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국경일로 정하였다. 한글날 기념식을 처음으로 거행한 것은 1926년이다. 이 해는 1446년 한글이 반포된 이후 8회갑(480돌)이
2006-10-27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