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기고 무서운 폭염이 쏟아지던 여름의 끝자락에 지인들과 여수엘 갔습니다. 짙푸른 바다와 반짝이는 잎새가 아름다운 동백나무가 있는 돌산도의 끝자락 거북목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싱싱한 회를 갓김치에 얹어 먹을 때 바다는 먼 불빛으로 일렁이고 바람 속에 벌레소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앉아 올봄 아버지를 여읜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금슬이 유난스러웠던 지인의 아버지께서는 아침을 준비하던 사랑하는 아내 얼굴도 보지 못하고 쿵 소리와 함께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꽃을 사랑하여 집 주변 마다 꽃을 심어두고 즐기셨던 아버지를 보내고 돌아와 보니 주무시던 창 앞에 홍매화가 유난히 붉게 피어있더랍니다. 가고 없는 아버지의 손길이 닿았던 꽃밭과 진달래로 사태 진 산기슭마다 송이송이 핀 아버지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합니다. 짙푸른 여수바다로 가는 제 가방에 넣었던 한 권의 책은 이 시대 대표적 작가인 신경숙의 오래 전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입니다. 이 소설은 고향으로 잠시 돌아간 화자가 그동안 지속해 온 불륜을 끝내기로 결심하기까지 하염없이 고민하며, 떠올린 상념들을 상대방에게 편지형식으로 고백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화자는 사
2018-08-14 09:07 
								서령고는 8월 6일(월) 중국 합비1중에서 오신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서령고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 안휘성 합비시 합비1중 교사 4명과 학생 10명이 8월 1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서령고를 방문했다. 합비1중 방문단 일행은 1시간여에 걸쳐 서령고 관계자들로부터 선진 학교 경영의 노하우와 학교 현황을 브리핑 받고 협력체제 구축에 대한 방안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령고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교육 강화라는 역점사업을 위해 14년 전부터 중국 합비시와 활발한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데 이번에 중국 합비시 제1중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을 맞아 열렬한 환영식을 갖게 된 것이다. 학교장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환영을 받으며 학교에 도착한 합비시 방문단은 교장 선생님의 환영인사와 함께 학교소개 동영상을 시청한 후에 역사관을 비롯하여 도서관 및 각 특별교실 등을 둘러보았다. 이날 중국의 귀한 손님을 맞은 한승택 교장 선생님께서는 "먼 곳에서 친한 벗이 오니 어찌 즐겁지않겠는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중국방문단이 많은 것을 보고 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령고와 합비 1중은 앞으로도 상호…
2018-08-13 10:17 
								1997년 OECD에서 제안한 인간의 역량 기준 프로그램으로 'DESECO(Defining and Selecting Key Competencies)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 사람이 생애를 사는데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핵심역량과 그 요인을 분석한 것이다. DESECO 프로젝트의 3가지 역량은 지적도구 활용역량, 사회적 관계역량, 자율적 행동역량으로, 한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사용하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흐름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인 것이다. OECD의 DESECO 프로젝트의 연구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핵심역량’이라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특히 강조하는 사항으로,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무엇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이다. 그동안 한국의 초·중·고 교육은 학습의 도구로 사용한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서열화하였고, 학생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평가하는 결과 중심적인 평가를 지향하였다. 또한, 교육과정, 교수·학습(수업), 평가, 기록의 연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위와 같은 문제
2018-08-13 10:16MBC가 8월 11일 밤 8시 45분부터 천만영화 ‘부산행’을 방송했다. 원래 주말드라마를 방송하는 시간대에 ‘여름방학 특선’으로 천만영화 ‘부산행’을 내보낸 것. 8월 4일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종영후 바로 이어져야 할 후속작 ‘숨바꼭질’이 8월 25일 시작되기 때문 그 공백을 메운 땜방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해 추석특선으로 방송(10월 6일)했으니 재탕이기도 하다. 제작비 190억 원의 ‘인랑’이 일찌감치 나가떨어지고 ‘신과 함께-인과 연’과 ‘공작’, 그리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풀아웃’이 경쟁하는 일명 7말 8초의 2018 여름 대목 영화시장이지만, 잠깐 2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공중파인 MBC가 여름방학 특선으로 방송한 천만영화 ‘부산행’을 본 사람들이 많을 것같아서다. 2016 여름 대목 영화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가령 2014 ‘군도’⋅‘해적: 바다로 간 산적’⋅’명량’⋅‘해무’의 대결이나 2015년 여름 쌍천만 영화로 동시에 등극한 ‘암살’⋅‘베테랑’의 쌍끌이에 비해서도 뜨거웠다. 2016 여름 영화들은 7월 20일 ‘부산행’, 7월 27일 ‘인천상륙작전’, 8월 3일 ‘덕혜옹주’, 8월 10일 ‘터널’…
2018-08-13 10:16제28회 나라꽃 무궁화 축제가 2018년 8월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다. 이 번 행사의 주제는 무궁화로 하나되는 세상으로 행사장 주변에는 2018년 우수 무궁화 분화 전시회가 열렸다. 개막식 행사에는 다문화 합창단의 축하공연과 이상봉 디자이너의 축하 컬렉션이 있었다. 다문화 자녀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상큼발랄한 모습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이상봉 디자이너의 축하컬렉션은 섬세하고 활기찬 모델들의 행진으로 무궁화의 생명력을 표현하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의 축사와 2018 우수 무궁화 분화와 사진 작품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또한 최태성 강사가 무궁화에 대한 상식을 퀴즈 형식으로 참석자들과 함께 풀어봄으로써 무궁화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무궁화 사랑은 이웃 사랑이며 무궁화에 대해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향후 무궁화를 주제로한 게임도 개발하고 지속적인 무궁화 사랑을 실천해달라는 당부를 하였다. 무궁화 축제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사시사철 지속가능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2018-08-11 11:49학창시절 수학 때문에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수학은 대체 왜 이렇게 어렵고 까다로운 것일까? 수학 때문에 좌절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노력하고 공부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수학실력. 많은 수험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며 ‘수포자’라는 단어까지 생성해낸 수학. 오정혜 작가는 이처럼 까다롭고 어려운 수학을 아주 쉽게 풀어냈다. 바로 수학 언어로 문화재를 읽다라는 책이 그것이다. 필자는 가마솥더위로 전국이 펄펄 끓을 때 서부평생학습관에서 이 책을 만났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갖가지 건축물과 문화유산에 꼭꼭 숨어 있는 수학적 지식을 아주 맛깔나게 찾아서 풀어놓았다. 필자는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우리 문화재를 답사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의 피서였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아는 대로 보인다고 했던가! 지금까지 필자는 그저 문화재를 보면서 참 멋있다,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부터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함수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조선왕조 오백년을 버티게 한 경복궁은 신비한 기하학의 집합체로도 보였다. 경기도 수원시에 소재한 수원화성
2018-08-10 17:39 
								교직에서 은퇴를 하고 나니 집에서 나오는 재활용품 분리 배출은 내 몫이다. 얼마 전 플라스틱 바구니에 안경집 세 개가 보인다. 그 속에는 안경도 들어가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급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딸의 안경이다. 딸의 방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학생 시절 착용했던 것을 아내가 버리려고 내 놓은 모양이다. 딸은 서울에 머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퇴근한 아내에게 물었다. “이 안경, 왜 내 놓았죠?” “쓰지 않으니까 버리려고요.” “가영이가 알면 버리지 말라고 할 텐데一. “갖고 있으면 뭐해요. 사용하지도 않는데一.” 이게 나와 아내의 생활방식 차이다. 아내는 필요치 않으면 버리고 필요하면 구입하는 스타일. 나는 그 안경을 딸의 분신으로 생각하고 버리지 않고 유물처럼 보관하려 한다. 또 딸이 집에 와서 활용할 수 있게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의 생각이 맞고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 나처럼 생각하면 물건을 버리지 못해 온 집안이 박물관이 된다. 아내처럼 하면 집안이 정리 정돈이 된다. 아내의 생각은 지금 쓰지 않는 물건은 앞으로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잘 보관해 두면 언젠가 요긴하게 쓰일 거라는 믿음으로 사용하던 물건을 함부로…
2018-08-10 14:01 
								2018년 8월 8일 외교부 국민외교센터에서는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외교부 공감 팩토리 행사를 실시하였다. 강의를 듣기 전 국민외교센터 벽면에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그리고 국민대표가 국민외교센터에 남긴 글들이 인상적이었다.특히 강경화 장관은 국민의 의지가 담긴 외교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를 국민과 함께 구현에 나가겠습니다라는 글을 보면서 외교부가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의 뜻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알 수 있었다. 이 날 주제는 재미있는 쿠바이야기로서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하상섭 교수가 쿠바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에 관한 강의가 있었고 강의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강사님은 쿠바도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쿠바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였다. 국민외교 공감팩토리를 통해 외교부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에게 한 발자국 다가서려는 노력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2018-08-09 15:438월 3일(금) 저녁 7시 박현성 구은복 작가가 경남 지혜의 바다를 방문하여 도서관을 찾은 200명의 경남도민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북콘서트’를 개최하였다. 현성 구은복 작가는 2018년 1월 ‘박현성 구은복 선생님의 행복이 가득한 미덕교실 이야기’ 책을 출판하고 우리의 교육이 행복한 교육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하여 그동안 500권의 책을 선물하면서 재능기부 북콘서트를 76회 개최하였다. 김해신안초, 진영금병초에 200권의 책을 기부하고 책을 반마다 돌려 읽으면서 온책 읽기로 책을 읽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자와의 만남을 추진하여 왔으며, 화정초(410), 우암초(417), 경운초(424), 주석초(510), 구산초(514), 진영중앙초(529), 진영금병초(604), 대진초(612) 교사들을 대상으로도 북콘서트를 개최하였다. 방학을 하고는 하루도 쉬지 않고 7월30일 양산중부초(60명), 7월31일 창원광여초(60명), 8월1일 김해삼문초(60명), 8월2일,3일에는 창원대원초(40명)를 방문하여 교사들을 대상으로 행복이 가득한 미덕교실을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8월에는 경남의 여러 도서관을 찾아 재능기부 북콘서트를 개최 예정인데, 그 시작
2018-08-09 09:48 
								얼마 전 아들과 함께 10만원을 벌기로 했다. 아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10만원 아끼기로 했다. 세입자의 빈 방을 부자(父子)가 힘을 합쳐 청소하기로 한 것. 부동산에 알아보니 청소비용은 원룸인데도 10만원, 15만원이다. 그러니 주인이 직접 청소하면 10만원을 버는 셈이다. 나의 요청을 아들이 받아들여 청소 함께하기가 성사된 것. 아들과 함께 청소를 하면서 세대 차이를 느끼고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60대 아버지와 20대 아들. 말이 부자이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주고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사고방식이 다르고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폭염 속의 아버지와 아들, 어떻게 청소를 할까? 준비물부터 다르다. 나는 비와 쓰레받기, 행주와 걸레, 솔을 챙겼다. 아들은 청소기부터 챙긴다. 원룸에 도착해 앞에 놓인 일거리를 확인하고는 고무장갑 두 개, 황사 마스크 두 개, 곰팡이 제거제, 세정제, 폐기물 스티커 4장,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챙긴다. 편의점에서 사오는데 2만 5천원이 들었다. 세입자를 잘못 만나 발생한 비용이다. 오늘의 일거리 어떻게 생겼을까? 퇴직 후 안정적 수입원으로 도시형생활주택 두 개를 분양받
2018-08-09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