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오전, 학기초라 이것 저것 할일이 있어 학교에 출근했다. 이날은 토요휴업일이 월 2회로 확대 시행되면서 첫번째 맞이한 휴업일이다. 9시 가까이 되어서 교무실에 들어 갔더니 이미 교감선생님은 출근 후였다. '안녕하세요? 교감선생님?' '아니 어쩐일로 나오셨습니까?' '부서일도 할 일이 좀 있고, 학년 일도 좀 챙겨야 할 것이 있고 해서 나왔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마치고 있는데, 교감선생님의 손에 책이 한권 들려 있었다. '무슨 책을 보십니까?' '아 제가 교감되기 전부터 참여했던 연구회가 있는데,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참여를 못했습니다. 오늘 공연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대본을 못 외웠습니다. 그래서 지금 보고 있는 중입니다.' '무슨 연구회 인데요?' '탈춤관련 연구회 인데, 이미 수년전에 전수를 받았어요. 그런데, 교감된 이후에는 거의 참여를 못했습니다. 교감되고나니까 교사시절보다 훨씬 더 바쁘더군요. 제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교감되고 나니까 교사 시절보다 훨씬더 바쁘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보통은 교감되면 수업을 거의 안하기 때문에 편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리포터
2006-03-13 12:55
난 너와 생각이 틀리다 / 난 너와 생각이 다르다 대학교는 고등학교와는 틀리네 / 대학교는 고등학교와는 다르네 '다르다'와 '틀리다'는 어떻게 틀려? / '다르다'와 '틀리다'는 어떻게 달라? 이 가운데 어느 것이 바른 표현일까요? 물론 뒤에 것이 맞는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다르다'는 말을 써야 할 자리에 '틀리다'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분명히 '틀리다'와 '다르다' 뜻도 다르고 품사도 다른 말입니다.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혹은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나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다르다'는 '같다'의 반대말로 영어의 'Different'의 뜻이고, '틀리다'는 '맞다'의 반대말로 영어의 'Wrong'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방송을 보다보면 연예인 출신 진행자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나운서 출신의 진행자들까지 "역시 신세대는 기성세대와 사고방식이 틀리군요"와 같은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세태에
2006-03-13 09:47
종업식과 졸업식 때문인지 2월하면 자꾸만 ‘이별, 아쉬움, 안타까움’이란 단어가 소금쟁이처럼 맴돌고, 한 학년 진급과 입학식 때문인지 3월하면 ‘만남, 새로움, 설렘’이란 낱말이 물안개처럼 피어납니다. 어느새 종점 같은 2월을 보내고, 또 다시 출발점 같은 3월을 맞이하였습니다. 교단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2월이 마치 섣달그믐 같고, 3월이 정월 초하루처럼 느껴집니다. 3월 1일, 새해 첫날 같은 기분입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하는 거룩하고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이 달과 이 날을 맞이합니다. 분명 떠나보냈음에도 지난 학년 아이들이 제 눈 안에 그렁그렁합니다. 교편을 잡은 지 15년이 넘었음에도 저는 아직도 새내기 교사처럼 계속되는 만남과 이별이 낯설기만 합니다. 오늘, 밖에 나가 나무들을 보았습니다. 고목 같은 겨울나무들, 그러나 고목(枯木)이 아니라 나목(裸木)이었습니다. 나무는 겨우내 알몸으로 추위에 떨면서도 새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 떠나보낸, 어쩌면 시간과 추억까지도 훌훌 털어버린 빈 가지라서 홑몸인 줄 알았는데,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달걀 안의 병아리처럼 그 여리디 여린 가지 끝에서 새봄이 아지랑이처럼 꼼지락거리며 부화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
2006-03-13 09:39
지난 주말부터 찾아온 꽃샘 추위가 급기야 눈을 몰고 왔습니다. 출근길에 이따금 내리던 눈발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폭설로 변했습니다. 겨울이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매서운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실외청소에 나간 아이들은 추위보다도 내리는 눈이 더 반가운지 가벼운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흔히 볼 수 없는 삼월의 눈이기에 그 눈에 실어보내는 소망도 그만큼 크겠지요.
2006-03-13 09:38학교를 옮기고 새 학교에 부임하면 이런 것은 고쳤으면 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을 사귀게 될 때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고 오래 남는 것과 같은 것 같다. 그런데 6개월 내지 1년이 지나고 나면 타성에 젖어 신경이 무디어진다고 한다. 좋게 말하면 현장에 동화가 되어 그냥 지내거나 첫인상의 거슬림이 사라지는 것 같다. 교사시절에 전근을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도 있었지만 관리자와 대화의 채널이 없어서였던지 반영시켰던 기억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학교관리의 부책임을 맡고부터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고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책임감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은 도우미교사라고 쓰고 있는 주번교사가 되면 운동장에 떨어져있는 휴지도 눈에 더 잘 뜨인다는 선생님들의 말도 내경험에 비춰 봐도 맞는 것 같다. 부임 교에 안착이 된 며칠 전 교장선생님께서 교감선생님이 본교에 부임해 왔을 때 이런 것을 고쳤으면 하고 느끼신 것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신다. 내가 느낀 것을 몇 가지 이야기 했더니 교장선생님께서 부임해 오실 때도 똑같은 것을 느꼈다고 하신다. 그런데 아직 바뀌지 않은 것도 있었다. 올해도 학교예산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예산을 수립할 때는 우선순위
2006-03-13 08:40대통령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정자들이 생각하는 '교육과 교사'들이란 어떤 것이며 어떻게 되어야 하는 걸까하는 궁금증이 불같이 일어난다. 그들은 늘 말하기를 나라의 운명은 교육에 달렸고 교육은 교사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말과 행동은 사뭇 다르기만 하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남의 나라에 가서 개혁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저항세력이 교사집단이라고 했으니 그들이 말하는 교육개혁이란 어떤 것인지 자못 궁금할 뿐이다. 개혁이란 반드시 개선 적인 의미를 수반해야 가치가 있는 것일 것이고 가치란 그 사항의 본질적인 의미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이란 궁극적으로 인간다운 인간의 육성을 목적으로 생각할 때 결코 경제논리로 설정되는 가치로 개혁을 추진해서는 안될 것인데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밀고 그것을 반대하는 교사들을 집단이기주의자로 몰았다. 이제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교육이란 대통령 한 사람의 뜻으로 그 방향이 결정되기에는 너무나 국민 개개인의 삶과 나아가서 나라의 백년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데도 깊지도 않은 교육철학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최고 지도자와 거기에 영합하는 소수의 학자, 또
2006-03-13 08:37정부에서는 일선 학교의 학생들의 탈선을 막고 교사의 학생 통제권을 강화시킨다는 취지로 교사에게 유해업소 단속권을 주려는 준사법권은 전례를 통해서 본다면 그 실효성에는 큰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학생 통제가 교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교내에 경찰을 상주시켜 가는 추세에 있는 지금 또 다른 양상으로 교사에게 준사법권의 형태를 띠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하면 오히려 교사의 위상만 추락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과거에도 학생과 교사에게 학생 단속이라는 미명하에 학생들이 출입해서는 안 되는 영화관에 무료로 출입할 수 있는 통행증을 발행하여 사용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교사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드나드는 데 이용되곤 했다. 학생의 지도를 교사가 잘 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방법을 고안하고 있는 것도 교육부의 고뇌는 고뇌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교사에게 준사법권을 준다고 해도 그 권한으로는 교사에게 원망만 가져올 뿐 그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사의 단속이 심하면 심할수록 교사와 학부모간의 이질간만 더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는 교사에 대한 이미지도 더욱 나쁘게 만들어 가
2006-03-13 08:36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면서 연구부장에게 물었다. "우리 학교에서 봄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목련이예요. 목련꽃이 피면 정말 볼만 합니다." 목련나무를 보았다. 그러나 꽃이 피려면 아직은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수돗가에서 남학생 3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너희들 식당에서 하지 왜 밖에서 하니?" "예, 식당엔 자리가 없어서요." 과연 식당에 자리가 없을까? 아니다. 1학년은 4교시에 하고 2,3학년은 점심시간에 하도록 시간차를 두었으니 자리가 모자를 리 없다. 그들은 우정을 나누며 찾아온 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어느 새 봄바람이 제법 따스하다. 훈풍이다. 목련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마음엔 벌써 봄이 찾아 왔다. 그들의 밝고 해맑은 표정이, 서서 식사를 하면서 엉덩이를 흔드는 흥겨운 모습이 그것을 말해준다. 교무실로 가면서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 이라는 노래를 혼자 읊조려 본다.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 들 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신고
2006-03-13 08:35
학년 초가 되면 이런저런 일로 조사하여 제출할 것이 많습니다. 학급이나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자료들은 대부분 이맘때쯤 확보하게 되지요.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던 중, 책상 위에 놓인 유인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지였습니다. 잠시 설문지의 내용을 살펴보니 충청남도 교육청에서 금년을 '학교 혁신의 해'로 정하고, 수업과 행정의 변화를 통하여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몇 몇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부모님의 의견을 받아오라고 했더니, 다음날 일제히 설문지를 가져왔습니다. 설문지를 보니 문항마다 학부모님들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의견 가운데는 교육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바람직한 대안까지 제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애써 설문만 받아놓고 정작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정책 담당자들의 의식 개혁도 함께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2006-03-12 16:42코미디언 김형곤씨의 돌연사가 사람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김형곤씨는 남보다 앞서 코미디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훌륭한 개그맨이었고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참인간이었다. 그러하기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고 동료 연예인들이나 네티즌의 추모 열기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싸이월드에 있는 그의 미니홈피 ‘코메디언 김형곤의 홈피입니다’를 보면 그가 웃음전도사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엔돌핀코드에 웃음의 테크닉을 20가지 열거했는데 그중 1번이 ‘힘차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라. 활기찬 하루가 펼쳐진다.’이고 마지막 20번째가 ‘죽을 때도 웃어라. 천국의 문은 저절로 열리게 된다.’고 써있다. 죽음을 하루 앞둔 3월 10일 09시 07분에는 대한민국이 웃는 그날까지_03에 ‘온 국민이 웃다가 잠들게 하라’는 글을 남기며 웃음전도사로서 웃음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철학과 시청률에 의존하는 방송계를 비판했다.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세상에 웃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이유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생략 - 웃음은 우리에게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2006-03-12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