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필수재에서 신분재로의 변화 사람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요소를 우리는 ‘의식주(衣食住)’라 부르며, 이러한 것들을 경제학에서는 생존을 위한 ‘필수재’라고 한다. 의복과 음식이 인간의 생활에 필수적인 것처럼, 비바람을 피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집 또한 대체하기 어려운 필수재다. 그리고 집 중에서도 ‘아파트’는 현재 전체 주택의 과반을 차지하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표준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다. 고단한 하루의 노동을 마친 뒤 돌아와 피로를 씻어내고,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하며, 소중한 가족의 안녕과 평온을 지켜내는 쉼의 울타리. 이처럼 일상을 회복하고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물리적 안식처라는 점이야말로, 집이자 아파트가 지닌 가장 본질적이고 순수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아파트는 이러한 1차원적 거주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주거라는 필수적인 쓰임새 위에, 타인과 나를 구별 짓고 사회적 위치를 드러내는 ‘신분재’로서의 가치가 덧씌워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아파트를 고를 때 단순히 방의 개수나 내부 구조의 안락함만을 따지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나의 경제적 체급을 어떻게 증명해 줄 수 있는지를 함께 고…
2026-10-07 10:00
일잘러를 꿈꾸는 삐끗교사의 오답노트 (좌충우돌성장연구소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80쪽, 1만 7,000원) 현직 교사들이 마주한 실수의 순간과 상황별 대처법을 모아 엮은 학교 생존 전략 모음집. 경력과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교직생활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응한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찔했던 학교 안 에피소드를 통해교사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위기 상황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팁을 소개한다. 사춘기 아이와 대화하는 법은 따로 있습니다 (홍순범 지음, 포레스트북스 펴냄, 252쪽, 1만 8,500원)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뇌과학적 관점에서 10대 청소년과의 올바른 소통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사춘기 특유의 반항과 예민함을 단순한 문제 행동이 아닌 뇌가 재정비되고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으로 분석한다. 아이의 생각을 넓히는 ‘3단계 대화법’과 감정 자극을 줄이는 ‘감정 대화법’, 아이의 말과 마음을 한 걸음씩 확인하며 스스로 답을 찾게 돕는 ‘잔걸음 대화법’ 등 실용적인 소통 기술을 소개한다. 교실 바깥의 마음 (최지혜·하고운 지음, 롤러코스터 펴냄, 224쪽, 1만 7,000원) 동갑내기 현
2026-10-07 10:00
가끔 뉴스에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장면을 보곤 한다. 차 밑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수십 명이 달려들어 차를 들어 올리는 시민들,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로 쓰러진 사람을 구한 학생들, 강도를 끝까지 쫓아가 붙잡는 사람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행동하는 평범한 이웃들을 보면서 세상엔 생각보다 따뜻한 사람이 많음에 안도하곤 한다. 하지만 정반대의 모습도 많다. 학교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보면서도 ‘괜히 나섰다가 나에게도 불똥이 튈까 봐’ 외면하는 아이들, 옆집에서 싸움소리와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도 ‘집안일이니까’라며 넘어가는 이웃들, 부당한 일을 당하는 동료를 보면서도 ‘내 일이 아니니까’라며 선 긋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무관심할까?’라며 씁쓸해지지만, 정작 내 눈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방관의 순간을 만난다. 방관이라고 하면 흔히 누군가 위험에 처했는데도 모른 척하는 장면을 떠올리곤 하지만, 방관은 그렇게 거창한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도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며 ‘누군가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그 틈에서 한 걸음 물러서곤 한다.…
2026-10-07 10:00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교원의 명예퇴직이 증가하는 가운데 교장(교감)의 명예퇴직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2024년 17개 시도에서 명예퇴직한 교장(교감)은 660명으로, 2020년 278명에 비해 137%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장의 역할, 책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 학교장의 주요 역할이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학교를 관리하는 데 있었다면, 최근에는 민원 대응, 갈등 조정, 안전사고 예방 등 다양한 갈등 관리와 위기 대응 업무를 수행하며 이에 따른 책임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오늘날 학교장의 역할이 관리적·행정적 차원을 넘어 경영적·교육 정치적 차원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학교 생태계에 떨어진 또 하나의 거대한 소행성, 인공지능(AI)이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 구조, 조직 문화, 리더십의 방식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이 거대한 충격 앞에서 어떤 조직은 쇠퇴할 것이고, 어떤 조직은 새로운 종과 같이 진화할 것이다. 그 차이는 결국 단 하나, ‘전환 가능성’(Convertibility)에 달려 있다. 6,600만 년 전,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은 압도적인 힘에도 불구하
2026-10-07 10:00
지난 호에서는 1980년대 교육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교육을 통한 사회 이동의 사다리를 놓았으나, 점차 교육 현장의 획일화와 경직성을 초래하며 자율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분출되었음을 살펴보았다. 1993년 출범한 문민정부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 흐름에 발맞추어 권위주의적 국가 통제를 완화하는 한편, ‘세계화’와 ‘정보화’를 국가 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내걸고 사회 전반의 전면적인 개혁에 착수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1995년 ‘5·31 교육개혁안’을 발표하며 공급자 중심의 획일적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해 학습자(수요자) 중심의 열린교육사회로 나아가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교육대통령’을 표방하며 ‘교육재정 GNP 5% 확보’와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설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 2년 여에 걸친 사회적 공론화와 숙의 과정을 거쳐 개혁의 청사진을 확립했다. 이때 정립된 ‘자율과 책무, 다양화와 수월성’이라는 기본 철학은 3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 5·31 교육개혁은 단순한 이상주의적 선언에 머물지 않았다. 정부는 제7차 교육과정
2026-10-07 10:00
서울 도심 한복판, 4만여 동문을 배출한 전통의 명문고 용산고등학교가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았다. 1946년 9월 9일, 6년제 용산공립중학교로 문을 연 이래 80년 간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 학교다. 광복 직후 남녀공학으로 출발했고, 6·25 전쟁 때는 부산 송도 바닷가 천막 교사에서도 수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시 많은 학생이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해 조국을 위해 희생했고, 4·19혁명 때는 3학년이던 이한수 열사가 종로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주도하다 진압 경찰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지금도 교정에는 그의 넋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학문의 용산’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성취도 있었다. 1954년 5회 졸업생이 서울대 전체 수석에 올랐고, 1971년 22회 졸업생들은 한 해에만 서울대 102명, 고려대 66명, 연세대 77명을 합격시켰다. 또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한 농구부는 여전히 전국대회 우승을 휩쓸고 필드하키와 정구부 역시 학원 스포츠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건히 한다. 명실공히 지·덕·체(智·德·體)가 조화를 이룬 명가(名家)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100억 원 장학기금, ‘동문의 힘’ 용산고를 찾으면 가장 먼저…
2026-10-07 10:00
교원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밖에서 강의나 발표를 요청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직 전문성을 나누는 것은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외부강의를 언제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복무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례금 제한은 없는지 등 기준과 유의사항을 살펴봅니다. 외부강의 허가 및 복무 관리 ● 겸직 허가가 필요한 경우 대학의 시간강사·겸임교수 등으로 위촉돼 지속적으로 출강하는 경우 등에는 사전에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함. 특히 1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대가의 유무나 월간 횟수와 관계없이 겸직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소속 기관의 겸직 허가 기준을 확인해야 함. ● 외부강의 등 신고 대가를 받는 외부 세미나·공청회·토론회·발표회·심포지엄·교육과정회의 등에서 하는 강연·발표·심사·평가·자문·의결 등은 학교의 장에게 신고해야 함. 다만 요청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경우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며 강의를 마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신고해야 함. ● 근무시간 중 외부강의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직무 수행과 관련 있는 경우, 국가 정책수행 상 필요한 경우, 또는 기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가능함. ● 복무 처리 연가·외출·조퇴 등으로 처리
2026-10-07 10:00
교실로 직접 걸려오는 학부모 등의 민원전화를 교원이 받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이 광주지역 학교에 도입됐다. 교실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걸더라도 학교 대표번호로 전환하고 외부 발신 때도 대표번호만 표시하는 방식이다. 교원 개인이 아닌 학교 등 기관이 민원에 대응하도록 하는 방향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민원 대응체계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이달부터 광주지역 초·중·고·특수학교와 공립단설유치원 등 324개교에서 새로운 민원전화 대응체계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대상은 행정전화망 통합이 완료돼 관련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학교다. 새 체계에서는 외부에서 학교로 전화를 걸면 학교 대표번호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연결된다. 민원인은 안내에 따라 원하는 부서를 선택해 연결을 요청해야 한다. 교실번호를 직접 알고 전화를 걸어도 교원에게 곧바로 연결되지 않고 대표번호로 전환된다. 교원이 학교 전화로 외부에 전화를 걸 때도 상대방에게는 교실번호 대신 학교 대표번호가 표시된다. 교실 전화번호가 외부에 노출돼 이후 직접 연락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발신자표시제한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안내 음성을 송출한 뒤 자동으로 통화를 종료한다.…
2026-10-07 09:11
충남교육청과 충남경찰청이 교권침해와 학교폭력에 공동 대응한다. 학교 현장의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사후 처리뿐 아니라 예방 중심의 학교 안전망을 강화한다. 충남교육청은 6일 교육청에서 충남경찰청과 ‘교권 보호 및 학교폭력 예방 업무협약’을 체결(사진)했다. 협약식에는 이병도 충남교육감과 이서영 충남경찰청장을 비롯해 양 기관 부서장과 실무 담당자 등 35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와 학교폭력에 교육청과 경찰이 공동 대응하고 안정적인 교육활동과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그동안 공동 대응이 필요했던 업무의 추진 과정과 주요 내용을 점검하고 앞으로 추진할 협력 사업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교권 보호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현장 중심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안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살피는 예방 중심의 안전망을 학교 현장에 정착시키는 데도 힘을 모은다. 이번 협약은 충남교육청이 최근 강화하고 있는 교권보호 체계와도 연계된다. 충남교육청은 지난달부터 교권침해 신고부터 현장 대응과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교권보호관 제도를 가
2026-10-07 08:59
대구교육청과 대구교대가 학교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학습곤란 학생을 전문적으로 진단·지원하는 기초학력 지원체계를 공동 구축한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맡아온 현장 지원에 대학의 정책연구와 교원 연수 기능을 결합해 경계선지능·난독 학생 등에 대한 기초학력 안전망을 강화한다. 대구교육청은 대구교대와 함께 ‘대구맞춤형학습지원센터’를 공동 구축해 내년 3월 개소한다고 2일 밝혔다. 센터는 대구교대 옛 과학관 3층에 약 711㎡(215평) 규모로 조성된다. 올해 12월까지 사무공간과 맞이공간, 연구실 등을 갖추고 내년 1월 인력을 배치해 시범운영한 뒤 3월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두 기관의 협력은 기존에 분산돼 있던 기초학력 지원 기능을 연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대구교육청과 동부·서부·남부·달성·군위 등 5개 교육지원청의 기초학력지원센터는 두뇌기반 학생 맞춤형 교육과 느린학습자·난독학생 진단·지원 등 학교 현장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대구교대 기초학력지원센터는 정책연구와 교원 연수 등을 맡아왔다. 대구교육청과 대구교대는 9월 8일 센터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사진)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부터 실무전담팀(TF)을 구성해 양 기관이…
2026-10-06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