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우루무치, 국제대바라르, 천산천지 여행일 : 2011/07/26, 27, 28 카라쿠리 호수에서의 ‘양파티’ 이후 부쩍 잦아진 설사로 속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여행에 지장을 줄 만큼 이상스러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행에서 느꼈던 자유를 곧 반납해야 된다는 아쉬움이 더 큰 스트레스인지도 모르겠다. “집 나오면 고생”이라지만 고생 뒤에 맛보게 되는 해방감 때문에 다시 짐을 꾸리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며칠 뒤에 돌아갈, 익숙하고 갑갑한 일상을 생각하자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물론 돌아갈 집이 있기에 여행이나 자유도 가치가 있는 것은 알지만 눈앞에 주어진 자유를 당장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 마음 아닐까… 우루무치에 도착한 우리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그런데 도로 곳곳에서 고급 승용차들을 심심찮게 만났다. 벤츠, BMW는 물론이고 포르쉐에서 막 나온 4인용 세단, 파나메라까지. 수억 원을 호가하는 명차만 보더라도 도시의 규모가 짐작이 간다. 신장위구르 지역의 최대 도시이자 문화, 교통, 군사적 요충지, 거기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 있는 도시가 바로 우루무치였다. 호텔에 짐을 내
2012-06-27 15:176월 17일 '815투어'에서 북바위산(높이 772m)을 다녀왔다. 7시경에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 산악회원들과 주중동 수름재카풀주차장에서 합류했다. 증평, 괴산을 거쳐 괴강삼거리 만남의 광장 뒤편 물가에 둘러앉아 투어에서 제공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었다. 물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주인을 기다리는 오리배, 괴강교를 건너는 차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칠성, 연풍을 지나고 597번 지방도를 달려 충주시 수안보면 사문리에 도착한다. 미륵리로 넘어가는 지릅재 못미처의 길가에 뫼악산장이 있다. 이곳에서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물레방아휴게소까지의 북바위산 산길이 오늘의 산행 코스다. 차에서 내려 산행장비를 점검하고 가볍게 몸을 푼다. 산장 건너편 숲으로 들어서면 도로가 잘 정비된 굽잇길이 길게 이어진다. 맑은 날씨에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주니 발걸음이 가볍다. 넓은 산길의 끝에서 박쥐봉과 북바위산 산행의 갈림길인 사시리고개를 만난다. 북바위산 산행은 이곳에서 왼쪽 과수원 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 북바위산은 지릅재의 북쪽에 위치한 바위산이고, 산자락에 북을 닮은 큰 바위가 있어 이름 지어졌다고 전해온다. '뫼악동 1.9㎞, 물레방아 3.0㎞'를 알리는 이정표가 표석을 대신하
2012-06-25 16:44다른 사람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지만 흔하게 하는 것은 말과 글이 아닌가 한다. 우선 전파속도가 빠르고 표현에 있어서 쉽게 사용할 수 있기에 그렇다. 필자 또한 글쓰기를 애용한다. 한 달에 서너 건씩 한교닷컴에 기고해서 내가 가진 생각과 지향할 바를 다른 사람에게 내놓는 것이 작은 취미라고 할까. 여기 글쓰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현재 경북대 로스쿨에서 형사법과 형사소송법 등을 가르치고 있는 김두식 교수다. 그는 사법시험 합격 후 군법무관을 마친 다음에 검사를 하다가 6개월 만에 그만둔다. 적성에 안 맞고, 부인의 유학으로 인하여 떨어져 살아야 하기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보통사람이 생각하기에는 독특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게 독특하지 않다. 그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분야, 이를테면 성적 소수자 문제, 병역 문제, 동성애 등에 관심이 많다. 다수를 지향하는 삶을 조금은 꿈꾸었지만 언제나 소수를 향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까. 그가 쓴 책 중에서 읽어본 것은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이다. 모두 법조계의 숨겨진 내면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특히 불멸의 신성가족은 법조계의 적나라한 문제들인 전관예우(전직 판
2012-06-24 16:006월 16일, 주성중 20회 동창생들이 칠갑산의 천장호와 장곡사ㆍ대천해수욕장으로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옛 사람들의 이야기 틀린 게 없다. 지나온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빨랐다. 중학교를 졸업한지 어느덧 41년이 지났고, 나이 먹은 만큼 책임질 일이 많아졌다.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하루쯤 편히 쉬는 것도 삶의 활력소다. 그런데 바쁘게 사는 친구들이 많다. 총무가 예상했던 인원보다 참석자가 적다. 한참을 더 기다렸지만 오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15명이 칠갑산으로 향했다. 인생의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다. 그렇다고 나이를 공짜로 먹은 것은 아니다. 회장의 인사말처럼 각지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달리는 차에서 까까머리 시절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칠갑광장휴게소에서 칠갑산 정상을 거쳐 장곡사로 하산하는 산행을 계획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친구가 여럿이다. 이 세상의 모든 길은 다른 길로 연결되기에 여행지를 따지기보다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여행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산행을 포기하고 천장호와 장곡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정산면 소재지에서 36번 국도를 달리면 마치고개 왼쪽에 칠갑
2012-06-21 14:28교육에 조그만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은 평론가가 되어 한 마디씩 할 정도로 교육문제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그만큼 교육이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공교육에서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일상적인 교사의 수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선생님은 '수업전문가'라 불러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역에따라 편차는 있지만, 이 수업의 기강이 무너지는 냄새가 언제부터 나기 시작했다. 거기에 인권조례 바람이 불어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심하게는 수업중에도 교사를 조롱하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여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이제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있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그러나 교사들의 전공과 성격이 다르고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이 제각기 달라 단순화 시키는 일이 어럽지만 교실이 기강이 서려면 어느 정도 기준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음 내용은 NEA의 ‘I Can Do It' 학급경영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 교원단체에 의해 개발된 항목으로서 교실의 기강을 잡는 방법이다. 만일 교사라면 스스로를 점검해 보면서 교사간의 공유를 통하여 교실이 기강이 잡힌 교실이 되길
2012-06-21 14:26목마르게 기다리는 비가 구질구질 내리던 6월 8일 오후였다. 마동창작마을과 마불갤러리를 돌아보기 위해 직원 다섯이 문의로 향했다. 운전대는 지리에 능한 내가 잡았다. 옛 회서분교 터에 자리잡은 마동창작마을에 가려면 문의면 소재지를 지나 굽잇길을 한참동안 달려야 한다. 차에서 내리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건물들이 맞이한다. 여름철이면 쉼터 역할을 하는 그네가 나무에 매달려 비를 맞고 있다. 달걀을 삶고 커피를 끓일 수 있는 휴게실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전시실에서 갤라리, 까패, 차안~차니, 귀경하시고, 개인작압실 등 재미있는 말들을 만나는데 '휴계실에서 차 한잔 삶아드셔도 됩니다.'라는 글이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마침 이홍원 화백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곳은 예술과 현실이 만나는 창작과 소통의 공간이라 찾아오는 사람들 누구나 주인으로 대접한다. 우리의 옛 경험과 생활들을 서정적이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이 화백의 작품을 감상하며 원시적인 듯 하면서 현대적이고 지역인 듯 하면서 세계적이라는 말을 이해한다. 예술은 소통이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부부와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눴다. 작가들이 마음 편히 작품 활동에
2012-06-20 09:49도플갱어 :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환영)을 보는 현상.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분신·생령·분신복제' 등 여러 용어로 쓰인다. (네이버 백과사전) 친구에서게 건내받은 비디오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발견한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인 그는 같은 영화사에서 제작된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체크해가며 다니엘 산타클라라는 이름을 찾아낸다. 그리고 애인의 이름으로 영화사에 편지를 보내 그의 본명이 안토니오 클라로인 것을 확인한다.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는 안토니오 클라로에게 전화를 걸어 쌍둥이와 같은 자신들의 외모를 이야기하며 만날것을 제안한다. 안토니오 클라로는 의미없는 일이라 여기며 거절하지만 몇일 후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수천년을 날아온 해성이 만나는듯한 긴강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확인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삶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조금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 혹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일종의 승부욕으로 새로운 존재를 찾아나선다. 그렇게 둘은 만났다. 하지만 둘의 삶은 이미 전과 같지 않았다. 분신의 등장으로 테르툴리아노
2012-06-19 14:19여행지 : 카라쿠리 호수 여행일 : 2011/07/23, 24, 25 중국의 서쪽 끝, 카스에 도착하자 역 앞에서 대기 중인 거대한 택시 물결이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는 증거가 아닐까. 더군다나 ‘푸른 눈’의 위구르 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내륙의 중국과는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서쪽으로 이동해온 이번 실크로드 여행에서 가장 위구르적인 곳이 아닐까 싶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점심도 해결할 겸 바자르(시장)로 이동했다. 한국으로 치면 남대문시장(서울)이나 국제시장(부산) 쯤 되는 곳으로 토피(이슬람 남성들이 쓰는 둥근 모자)와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에 두르는 수건)을 두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흥정소리나 길모퉁이에서 주스나 하미과를 먹는 모습 등 진열된 몇몇 특산품을 제외하고는 우리네 시장과 다르지 않았다. 형형색색의 토피나 스카프, 옷이나 장신구에서부터 주머니칼과 같은 기념품, 낭(신장위구르 지역의 빵)이나 닭고기, 양고기, 과일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우리는 기념이 될 만한 물건이 없을까 시장을 둘러보다 한 음식점에 들어갔다. 이슬람식의 요리를 파는 대형 식당이었는데 주변을 곁눈질하며 닭고기,
2012-06-19 14:189일 오랜만에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심어준 뜻 깊은 하루였다.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상당초 4학년 2반 어린이들이 청주삼백리의 미테재 생태문화답사에 참여했다. 청주삼백리는 산길, 들길, 마을길을 걸으며 내 고장의 산줄기와 물줄기,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고 있는 답사모임이다. 약속 시간에 맞춰 출발장소인 학교로 갔다. 매일 보는 아이들이지만 휴일인 토요일에 색다르게 만나니 반갑다고 우르르 몰려온다. 참석인원을 확인하니 우리 반 아이들 19명과 학부모 1명에 다른 반 아이들 3명까지 23명이나 된다. 안내장을 가정으로 보내며 답사를 안내할 때 참여하겠다는 아이들이 많았고, 몇 명은 오늘의 행사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고학년을 대상으로 행사를 계획했다가 우리 반만 참여하는 것으로 축소되며 참석자를 적게 예상했기에 담임을 믿고 아이들을 보내준 학부모님들이 고마웠다. 학교를 출발하자 가방을 둘러멘 아이들은 멀리 여행이라도 떠나는 양 신이 났다. 10여분 걸어 아파트단지를 벗어나니 평화로운 농촌 풍경들이 기다린다. 산더미처럼 쌓인 폐휴지, 빨랫줄에 걸린 옷, 발자국 소리에 놀라 흙탕물을 만들며 벼 포기 사이로 숨는 올챙이 등 도회지 아이들에는 모두가 새롭다. 운동교
2012-06-14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