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인연이라는 소중한 끈으로 연결돼 있다. 특히 매일같이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며 인연을 맺는 교사들에게첫 출발은 매우 소중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3월은 일년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3월에는 눈 녹은 산골짜기에 매화꽃이 핀다. 봄의 전령인 매화꽃처럼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봄은 꿈과 희망 그리고 생명력이 넘치는 시간이다. 미래의 꿈과 희망을 꼭 쥐고 환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어린 새싹들이 떠오르는 해를 재촉하며 아침을 환하게 비추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그래서 매일 아침맞이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아침인사를 나누다보면 기분이 언짢아서 시무룩해져있는 아이도 있고 매우 명랑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하는 아이도 있다. 하이파이브를 통해 그날 아이들의 기분을알 수 있어 참좋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아름다운 봄꽃이 봄의 향연을 펼칠것이다. 아니 벌써 진달래꽃이 슬며시 피운 산도 있고 꽃몽우리들이 바깥세상 구경을 하려고 저마다달리기 선수처럼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봄이 봄일 수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을 이긴 뒤 어둡고 두꺼운 지표를 뚫고 싹튼 새싹이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교사일수 있는 것은 우리들 곁에 소중한 인격체의 아이들이 있기
2019-03-11 13:24교직 은퇴 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은퇴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2016년 2월에 교직에서 은퇴하자마자 방송대 1학년에 입학, 지금은 4학년이다. 평생학습을 실천에 옮긴 것. 성적우수 장학금과 발전기금 장학금 모두 8차례 선정되었다. 처음엔 즐겁게 공부했으나 점차 욕심을 부려 A+를 위해 공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다. 공부하는 모습이 초췌해 애처롭다는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여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잠시 방송대를 쉬기로 했다. 주민센터 기타초급반은 1년 하다가 그쳤다.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초보들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수업이 복습을 반복해 그만두고 말았다. 일주일에 두 번 나가는 탁구교실은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체력증진에도 도움이 되고 나보다 실력이 나은 분들에게 도전하여 승리하는 쾌감이 짜릿하다.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어서 혼자서 서열을 메겨가며 상위에 머물도록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도전은 즐겁다’를 실천하고 있는데 탁구는 앞으로도 계속할 작정이다. 다음엔 대안학교 국어교사. 학교생활에 적응이 힘들거나 정규학교에 도저히 다닐 수 없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다. 첫해엔 심성이 거친 학생들의 교권 무너뜨리기에 힘겨워 했다. 다루어 본 경험이 없
2019-02-25 12:59인간의 위대함은 완벽함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천재란 타고 나지만 수재는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며칠 전 인터넷 서점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들을 클릭해보다 필자의 시선을 끌었던 문장들이다. 그동안 수재는 보통사람인 우리와는 동떨어진 사람으로 알았는데,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보니 보통의 아이들도 충분히 수재로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필자 역시 10대인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한 해가 지나갈수록 새로운 고민들이 새록새록 새순 돋듯이 생겨나고 있다. 지금 필자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말이다. 책이 도착하던 날 만사 제쳐두고 자정을 훌쩍 넘겨버린 새벽녘까지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고 추구했던 것과는 다른 것들. 고정관념에 박혀 아이의 숨은 능력을 찾아 개발해줄 수 없는 현실에 계속 고개만 끄덕였다. 지능개발이 전공인 정미령 교수는 35년 전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대 정교수로 임명된 세계적 교육학자이다. 그는 영재성은 타고나는 것이며, 유아기 때 영재교육을 끝내야 한다는 통설을 뒤집었다. 오히려 평범한 아이도 10대 때 교육과정에 따라 영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
2019-02-01 11:00현대시 중에 ‘운전면허증을 딴 아들에게 보내는 충고’란 시가 있다. 운전면허를 따면 어디든 빠르게 다닐 수 있는 편리함은 있겠지만, 대신 아주 작고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만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면 평소 걸어 다닐 때 보았던 길가에 피어 있는 작은 민들레꽃, 동토를 뚫고 올라오는 귀여운 새싹, 풀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 거미줄에 갇힌 잠자리 등등 얻는 것 대신 잃는 것이 더 많다고 걱정하는 내용이다. 혜민 스님의 두 번째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바로 이런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산다.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우정, 이웃 간의 대화가 그런 것들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부귀와 공명, 출세를 얻었을 때만 사람들은 칭찬하고 인정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사랑받을 만하다고 스님은 주장한다. 인간의 가치를 평가할 때 무엇인가를 꼭 이루어 냈을 때만 대단한 가치가 있는 존재로 판단하는 세상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남이 자신을 하찮게 보더라도 자신만큼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라고 충고한다. 이 구절에서 필자는 격한 공감이 갔다.
2019-01-31 09:49예전의 스승상은 경명행수 도덕겸비 가위사범자(經明行修 道德兼備 可爲師範者)였다. 즉 경전에 통달한 뒤 행실을 닦아 도덕을 겸비하여야만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가장 위대한 가르침은 본을 보이는 것이고, 가장 큰 지혜는 스승의 삶을 보고 배움으로써 얻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흔히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 중의 하나를 스승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플라톤이 곧 철학이요, 철학이 곧 플라톤이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서양 철학의 토대를 확립한 플라톤에게는 소크라테스란 위대한 스승이 있었다. 열여덟 살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그가 독배를 마시고 숨을 거둘 때까지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스승 소크라테스가 죽고 나자 플라톤은 이렇게 말했다.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 그의 가르침을 받은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 역시 위대한 스승 밑에는 위대한 제자가 탄생하나 보다. 플라톤은 다시 아리스토텔레스란 훌륭한 제자를 만나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인품은 고스란히 플라톤에게 전해지고 플라톤의 형이상학 철학은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다시 형이하학의 철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훌륭한 제자가 있었다. 바로
2019-01-28 09:15며칠 전, 출근 시간이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는 예상은 했지만 앞사람을 뒤에서 힘껏 밀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일단 타기로 결정을 하고 앞 사람을 미는 순간 쇼핑백이 선로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참고로 나는 대부분 안경이나 서류 등을 쇼핑백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있다.) “아저씨, 가방 떨어졌어요.” 한 아주머니가 안타깝다는 듯 걱정을 했다. 쇼핑백 안에는 오늘 당장 제출해야 할 보고서와 애지중지 아끼는 수첩 그리고 안경이 있었기에 다음 열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역무실로 달려가서 도움을 청했다. “저…… 가방이 선로 밑에 떨어졌는데요.” “어디예요. 어디” 오히려 나보다 더 걱정을 하며 한 공익근무요원이 황급히 떨어진 장소로 갈 것을 재촉했다. 그 분은 위험을 무릅쓰고 잽싸게 선로로 뛰어내려 가방을 꺼내주었다. 순간 얼마나 고마운지 조카뻘 되는 젊은이에게 연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다음 열차에 몸을 실었다. 공익근무요원의 친절로 우울할 뻔 했던 하루가 기분 좋은 하루로 바뀌었다. 언젠가는 영등포로 가는 버스를 탔었는데 어디선가 쾌쾌한 냄새가 나서 도저히 그 자
2019-01-24 18:52청출어람이란 가르친 스승보다 제자가 더 훌륭한 인물이 되었을 때를 비유한 말로 중국의 학자인 순자(筍子)의 청출어람이 벽어람(靑出於藍而 碧於藍)이요, 빙출어수이 한어수(氷出於水而 寒於水)라는 글귀에서 나온 말이다. 청출어람의 결실은 모든 교직자의 소망이다. 교직자들이 보람을 찾는다면 바로 가르친 제자들이 훌륭한 인물로 성장하는 일일 것이다. 자신이 가르친 제자가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자기 직분을 다하고 사회 발전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볼 때 그 기쁨이란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교단을 지키는 교직자는 이 청출어람의 보람을 얻기 위해 고난과 시련을감수해가면서 온갖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30여 년 간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청출어람의 제자들을 많이 보아왔으나 그중에서 한 제자의 감동적인 사례가 생각난다. 재직 기간 중 많은 학생과 상담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일도 많이 시켰다. 일을 많이 시키다 보니 학생들로부터 푸념도 받았고 또 기숙사정지 작업 때에는 웃지 못 할 일화도 있었다. 주민으로부터 자기 집 기둥을 판다고 하여 물가지 세례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때의 어이없었던 광경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으
2019-01-14 09:50이 책은 수학자나 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천재들이 쓴 책이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 직접 초·중·고학생들의 수학을 가르치던 강사가 쓴 책이라 더욱 실감이 난다.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수학의 학습법에 대해 뜬구름 잡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막상 우리 학생들이 읽어보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론과 현실사이에는 너무나 많은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조안호의 ‘십대들이여, 수학에 올인하라’는 크게 1부, 수학 상식을 뒤집는 수학 이야기. 잘못된 수학 공부에 반대한다. 2부, 초등수학 사용설명서. 수학 공부의 진실 혹은 거짓을 말하다. 3부, 중학수학 사용설명서. 학원의 성공은 학생의 패배다. 4부, 고등수학 사용 설명서. 수학 공부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라.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책은 ‘수학’에 대해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한다. 수학이 무엇인지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그친 것이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각 시기별로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여 수학 공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했다. 흔히 명문대학 입학의 관건은 수학실력이라
2019-01-07 08:5312월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달. 해마다 이 맘 때면 빼놓지 않고 하는 일 하나. 바로 나의 10대 뉴스를 정하는 것이다. 언론사에서도 각자 기준에 따라 올해의 10대 국제뉴스와 10대 국내뉴스를 정하여 경쟁하듯 보도를 한다. 이것을 훑어 보면 한 해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상기하면서 짚어보게 된다. 마무리 단계에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것을 그대로 개인에게 적용해 보는 것이다. 우선 다이어리에 적힌 기록을 토대로 내게 있어서 중요했던 일을 월별로 메모하며 간추린다. 나의 경우, 다이어리에는 중요한 스케줄이 메모가 되어 있고 금전 출납까지 기록이 되어 있다. 수입은 검은색으로, 지출은 붉은색으로 표시한다. 월별 수입과 지출 합계를 계산해 놓는다. 기록을 생활화하면 좋다는 이야기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다사다망(多事多忙)이라는데 정말 일도 많았고 바쁘게 지냈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감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이 유수와 같은 게 아니라 쏜 살 같다. UN이 재정립 평생 연령 기준으로 보면 18세부터 65세까지 청년이고 중년은 66세부터 79세이니 나는 아직 청년이다. 그런데 느끼는 감각은 청년시절의 그 때와는 다르다. 언론에서 보도한 국제뉴스
2018-12-20 11:10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 겨울나라 앨리스는 주인공 앨리스가 거울 뒤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 속에서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나무 아래를 계속해서 달린다. 숨이 턱에까지 찬 앨리스는 헐떡이며 붉은 여왕에게 묻는다. “여왕님, 계속 뛰는데 왜 나무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제가 살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리며 벌써 멀리 갔을 텐데요.” 붉은 여왕이 대답한다. “여기서는 힘껏 달려봐야 제자리야. 나무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해.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단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인 밴 베일러는 1973년 ‘새로운 진화의 법칙’이란 논문에서 ‘붉은 여왕의 가설’을 제기했다. 그는 생명체들은 모두 진화를 하는데 진화의 속도는 각기 차이가 난다며 다른 생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화가 더딘 생명체는 작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99%가 멸종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쟁 상대에 맞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지 못하는 주체는 결국 도태된다는 설명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동화 속
2018-12-12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