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독서는 위험하다 -쇼펜하우어 스위스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영어나 산수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가만히 앉아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 줄 서기, 다른 아이 괴롭히지 않기 같은 것을 배운다는 것. 노르웨이 초등학교에서는 장래 희망을 이야기할 때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를 포함해서 이야기하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패자에게 벌을 주지 않는 북유럽 사회의 모습은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그렇다고 뭐든지 따라 하자는 건 아니지만 취사선택은 할 수 있으리라. 지난 해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며 청와대 청원 글을 올린 선생님의 이야기에 한숨이 나온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것도 학생보다 학부모 민원이라고 하니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모든 인간관계는 양면성이 있으니 어느 한쪽만을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도덕률이나 인간다운 자세만은 그곳이 어디든 지켜져야 함을 생각하게 된다. 서두에 인용한 스위스 유치원 교육의 모습이나노르웨이 교육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요즈음이다. 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은 얼킨 실타래처럼 풀기 어려운 문제로 보여서다. 대단한 독서가였던 쇼펜하
2020-01-21 16:05십여 년 전으로 기억된다. 전라남도 장흥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물과 숲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장흥읍을 가로질러 흐르는 탐진강에선 물축제를 하여 사람들이 무척 많았었다. 편백숲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산림욕을 하였고, 장흥 삼합(쇠고기,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구웠다. 이 아름다운 장흥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다시 읽었다. 오래전 여행지에서 본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한적한 바다 풍경, 소등섬의 일몰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아이들은 해수욕장에서 파도와 놀았지만 나 혼자 비상학의 전설을 찾아 계속 바다 위를 바라보았었다. 소리꾼 아버지와 눈먼 딸 그리고 이복 오라비의 기구한 운명은 가슴에 한을 품게 하고, 그 한을 다만 소리로 풀어내고 있다. 사내가 찾아갔던 그 장흥의 마을 주변에서 나도 내 마음에 얽혀있던 어떤 것을 풀어내고 싶었으리라. 사내는 갈수록 발길을 서둘러 댔다. 사내는 새삼 표정이 긴장되기 시작했다. 산길이 제법 높아 그런지 저녁 해는 회진 쪽에서보다는 아직 한 뼘 길이나 남아 있었다. 이제 마지막 산모롱이를 하나 올라서고 나면 거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길게 뻗어 들어간 선학동 포구의 긴 물길이 눈앞을 시원히 막아 설 것이었
2020-01-21 16:05어느새 교단을 떠난지 4년이 되어간다. 흔히들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교단을 떠나는 마음이 그랬다. 무너진 교실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시원했다면 교직 32년간 기본적인 수업외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들 글쓰기며 학교신문 및 교지제작 지도를 계속할 수 없음이 섭섭하게 다가왔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 섭섭함과 상관없이 흐뭇한 소식들이 지난 달 연달아 전해졌다. 먼저 ‘제17회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소식이다. 7명의 교사가 교육부·조선일보사·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제정·시상하는 ‘제17회올해의 스승상’을 수상했다. 수상 교사들에게는 각 2,000만 원의 상금과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2002년 제정돼 지금까지 221명의 교사가 상을 받았다니 흐뭇한 일이다. 사실 나로선 아쉬움이 있는 올해의 스승상이다.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근무 때 1차심사를 통과해 2차 현지실사까지 받은 적이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최종 수상 교사 명단엔 들지 못해서다. 이후 ‘남강교육상’ 수상자가 되어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 지도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은 셈이 되긴 했지만,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소식을 대할 때마다 그때의 아쉬움이 솟구치곤 한다. 그런 아쉬움이 전혀 없는,…
2020-01-15 14:03멈추지 않는 성장을 위한 사색 프로젝트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오르한 파묵 이 책은 저자 김종원이 세상의 룰을 바꾼 세기의 천재들을 5년 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경쟁력이 그들 안에 있는 사색가적인 능력에 있음을 집약해 놓은 사색 입문서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삶에서 자동차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은 인격이다. 인격이라는 브레이크가 없는 삶은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늘 고귀한 인격을 가슴에 품은 채 사색하라." -43쪽 "실력에서 진 사람에게는 패자부활전이 허락되지만 인격적인 부분에서 진 사람에게는 패자부활전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명심하라. 아무도 당신을 보지 않는 것 같지만, 제3의 카메라는 존재한다. "-40쪽 "눈으로 남을 볼 줄 아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나 귀로는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머리로는 남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더욱 훌륭한 사람이다. 어느 정도를 아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는 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사색하고 관찰하는 습관은 인간의 지적 성장을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한다. - 고 유일한
2020-01-15 14:01요즈음 교육관련 뉴스 미디어마다 논란이 한창이다.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고3 학생 14만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각각의 메시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학교현장에서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느냐의 문제다. 선거연령 하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만이 만 19세로 되었던 선거권의 나이가 여타 OECD 국가와 같이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 국방의 의무를 치를 수 있는 나이인 18세로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진일보한 역사이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교실의 정치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가 2월 말까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선거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급조된 만큼 부실할 가능성도 크다. 시급하게 교육부가 밝힌 방안 중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례집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혹시라도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
2020-01-12 00:35명견만리(明見萬里)란, 만 리 앞을 내다본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KBS에서 미래 사회의 주요 핵심어들을 간추려 모두 두 편으로 나누어 출간했는데, 이 책은 그 두 번째 책이다. 2편에서는 윤리, 기술, 중국,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문제와 세계적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현재 인류의 변화 속도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보의 양도 무한대인 시대에 살고 있다. 때문에 책에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방부에서도 이 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반드시 읽어야 할 진중문고로 선정했다. 그만큼 읽어볼 만한 책이란 뜻이다. 엄격히 말해서 민과 군은 분리되어 있지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있어서 민과 군은 공동운명체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몰아닥치고 있는지 책을 통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째 장에서는 착한 소비, 김영란법, 세계적 트렌드로 급부상한 반부패 등을 다루고 있다. 착한 소비는 이제껏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근검과 절약 정신을
2020-01-12 00:35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이공동 주최한 2020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1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한국교총은 올해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맞아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입니다. 스쿨리뉴얼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 가자’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행복 배움터가 돼 미래 새출발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비롯 해 각 대학 총장, 교육 직능 단체장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각 당 대표를 비롯한 교육계, 정‧관계 인사, 사회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새해 교육의 올바른 지향점을 밝히고 교육발전을 위한 모두의 의지를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는 미래 교육비전이 암울한 가운데 가야 할 방향성도 이념의 웅덩이에 빠져 표류했고 교육현안에 대한 인식이 양극화로 분열돼 치유하기 어려운 상
2020-01-12 00:33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경험은 자기가 저 자신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몽테뉴 ▲ 그리움으로 남은 풍경, 운동장에서 썰매 타던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 제2차 세계대전 때 어느 유대인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나치군 장교는 잔인하게도 매일 가스실로 보낸 사람들을 골라냈습니다. 유대인들은 모두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청년이 우연히 유리 조각 하나를 줍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자신의 삶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하던 그는 유리 조각으로 제멋대로 자란 수염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면도를 끝낸 그는 말쑥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또다시 가스실로 갈 사람을 뽑을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나치 장교는 유대인들을 살펴보다 청년에게 눈길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깔끔한 얼굴에 삶에 대한 의지로 반짝거리는 두 눈을 보자, 도저히 그를 끌고 갈 수 없었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깔끔하게 면도한 청년은 제외되었습니다. 마침내 전쟁이 끝남으로써 청년은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이외수의 『마음의 열쇠, 뼈』중에서 자기 자신을 소중한 동반자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극한 상
2020-01-12 00:33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언제일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행복에 겨워 눈물이 솟구칠 때? 풍요로움을 느끼며 만족스러울 때? 물론 이런 순간들이 우리의 삶과 함께 할 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미래를 향한 희망이 존재할 때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면 희망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인간만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다. 그것은 행복의 반대 개념이 불행이 아니라 희망이 없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만큼 희망은 삶의 힘이 되는 기반이자 구심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여는 희망은 어떤 모습이고 또 어떻게 다가올까? 제인 구달에게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1934~)은 26세의 나이로 야생 침팬지의 행태를 관찰하고자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 지역으로 갔다. 그 후 30년 넘게 현장 연구를 계속해 온 구달은 야생 영장류 현장 연구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쓴 책과 그녀의 현장 연구,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연구에 대한 그녀의 헌신과 삶을 향한 깊은 성찰을…
2020-01-12 00:33
책의 오솔길에서 세상과 의미 있는 충돌을 시작하며 만일 인간을 좀 더 창의적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여하는 존재로 만들고 싶다면, 젊은이들에게 틀에 박힌 지식과 태도를 가르치기보다는 현장에서 적극적인 발견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장 피아제 나는 살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데 살다 보니 사는 길이 곧 죽기 위해 살아가는 길이라고 깨닫는 순간마다 아득해집니다. 살지 않을 수 없는 삶,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라니! 가만히 있어도 시간에 떠밀려 파도에 밀리듯 저절로 닿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죽기살기로 내닫다 지쳐 쓰러지고, 어떤 이는 스스로 삶을 던지고 어떤 이는 아무렇게나 살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그래도 眞理는 있다며 道를 찾아 조심스럽게 걷다가 발견한 지름길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죽음에 이르는 길은 王道도 샛길도 없음에도. 죽어서도 살고 싶은 인간의 희망이종교와 철학을, 문학을 비롯한 예술을 낳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그 희망이 도를 넘어서 욕망이 되는 순간 세상을 뒤흔드는 재앙을 가져온 것도 인간입니다. 그러니 어떤 이는 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 아닌 지구의 멸망을 가져올 좀비라거나 최악의 생명체라고 일갈하기도
2020-01-12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