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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벚꽃이 만발하고, 꽃샘추위가 물러가는 4월이다. 매년 4월에는 많은 이들이 기억해주는 장애인의 날 행사들로 가득하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체험 부스에서 시각·청각·지체장애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한 번이라도 그런 체험을 해본 사람들은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장애인들을 만났을 때 그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것이 느리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다. 이 시점에서 장애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장애를 가졌다 하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 불편함이 없다면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 이것이 최근 바뀌어 가고 있는 장애의 개념이다. 시설·환경보다 중요한 건 인식 따라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이동에 불편함이 없고,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장애’라는 말이 사라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시설, 도구, 장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들의 인식이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낯섦과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이런 인식은 장애인을 자주 겪어보고 익숙해지면 바뀔 수 있다. 쉬운 예로 사회복무요원들이 처음 특수학교나 장애인복지시설에 배치되면 장애인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면 장애인들과 친해져 장난을 치고, 심지어 전역 후에 다시 학교나 시설을 찾아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듯 인식은 서로 함께할 때, 서로 부딪히며 알아갈 때 개선된다.장애는 전염이 되는 질환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태어나듯 장애도 그 사람의 특징과 같은 것이다. 장애인도 이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장애인들을 바꾸려 하고, 장애인들이 바뀌어서 그들과 함께 하기를 요구한다.그러나 장애인을 사회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 할 것이 아니라, 사회를 장애인들이 살아가기 편리하게 바꿔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애인을 억지로 사회에 맞추려 말아야특수교육은 장애를 바꾸어서 장애 자체를 소멸시키는 교육이 아니다. 장애아의 장애정도에 따라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개발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함께 나아가기 위해 개별화된 맞춤교육과 그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또한 장애아를 억지로 사회에 통합 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바뀌어 갈 것을 요구한다.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을 이해시키는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 사회는 그들이 가진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이 가진 장애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을 미성숙한 모습으로 표현하거나, 자기가 살고 있는 주변에 장애인 관련 기관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이 아니다.장애인들과 소통하며 통합된 교육을 실시하고,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변화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장애인들은 장애인이 아니게 될 것이다. 다음 세대에는 좀 더 낮은 현실의 문턱, 좀 더 나아지는 장애인들의 삶이 펼쳐질 수 있기를 2017년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기대해본다.
한국교총은 12일 ‘2016년도 교권상담 실적보고서’를 발표하며 교권의 민낯을 공개했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갈수록 교권침해가 증가하고,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지난해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총572건으로 전년도 488건에서 17.2%나 증가했고 10년 전인 2006년 179건과 비교하면 300%나 증가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건수가 47%에 달한다는 것도 심각한 대목이다.교권침해 형태는 다양했다. 신분피해(징계)는 물론, 교육활동 중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학부모와의 갈등, 정당한 학생지도임에도 불만을 품은 학부모들의 무조건적인 항의와 담임교체 요구, 전보 및 사직강요, 인터넷상의 무고성 민원에 의한 명예훼손 등 교원들의 고충이 이루 말할 수 없다.이는 학교운영 참여가 확대된 학부모들의 책임의식 부족, 내 자녀 이기주의등 그릇된 인식에 기인한다.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師母동행’을 통한 교육공동체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학교분쟁 시 교육관계 법령이 정하고 있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적인 항의와 고소․고발보다는 학교에 설치된 제도적 기구를 통해 먼저 교육적 해결방안을 찾는 성숙된 의식이 필요하다.나아가 정부와 국회는 학교 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연수 강화와 실효성 있는 교권보호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국회에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지도감독 기관인 관할청이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교권침해 학생의 보호자가 특별교육 등을 거부할 시 과태료 부과,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원들이 가르치는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열일 제쳐두고 교원지위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대구교총은 12일 대구시교육청과의 상반기 정책협의회를 가졌다.박현동 대구교총 회장은 그간 초·중등 현장 의견수렴협의회를 통해 결정된 △‘3월 교육활동 몰입의 달’ 개선 △교권침해 및 교원사기진작책 마련 △교내 체육관 시설 매주 1회 교직원 활용 규칙 이행 지원 등 안건을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보다 나은 교육 환경 및 수업권을 보장하고, 교원 복지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아왔고 교사가 된 이후에도 ‘가르치기’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배움’에 대해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객관적 지식이 존재했던 과거에 교사는 그 지식의 권위자로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은 가르침을 잘 받아야할 존재로 이해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으며 수업에서 학생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을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라고 본다면 수업의 성공 여부는 학생의 배움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이제 학생의 역할은 가르침의 대상이 아닌 배움의 주체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배움이 있는 수업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요즘 학교에서는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선생님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그 만남에서는 수업의 변화를 위해 보통 ‘배움중심’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현재 고교의 현실은 입시 때문에 정답을 찾아가는 수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한다. 수능이 존재하는 한 교사들은 그것이 하나의 책무라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수업의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함께 공부하던 사회과 B선생님이 ‘거꾸로 수업’에 대해 알고 싶다며 수석교사실 문을 두드렸다. 이후 선생님과 정기적으로 만나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공부한 것에 대해 토론하면서 거꾸로 수업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다. B선생님은 ‘교사의 역할이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교실 수업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그런데 제 수업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거나 조는 아이들이 제법 많은 거예요. 그런 수업 상황에서 교사인 저는 소외되고 있는 것 같아 힘들었어요. 그런데 거꾸로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과 실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학습에 깊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아이들이 마치 생물처럼 움직이고 교실이 바뀌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변화를 보면서 B선생님은 ‘교사중심의 일방적 가르치기(teaching)에서 학생들을 안내하는 역할(guide)’로 바꾸어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학생은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가?’ ‘배움이 일어난 상황은 어떠한가?’ ‘학생이 배우는 데 영향을 미친 교사의 행위는 무엇이었는가?’에 치중할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철학을 지닌 교사가 되고자 하는 것일까.” 철학자 들뢰즈는 가르침을 배움이라는 활동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참된 스승이 될 수 있는 교사는 배움과 가르침이라는 관계 속에서 만나는 교사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교실에서 이뤄지는 수업행위를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물론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설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교육의 장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배우는 활동’에 참여하고 교사의 ‘배움’이 학생에게 가르침으로 작용한다면 이처럼 즐거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들뢰즈의 교육에서 가르침은 부차적 위치에 있다고 본다. 배움이 우선되고 가르침은 배움의 부수적인 작용이라는 것이다. 들뢰즈가 말하는 배움과 가르침의 관계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육이 본래 기능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사회는 정답 없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학교에서 배운 정답대로 사회가 만들어지거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교육이 변화를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란히 간다는 측면에서 수업의 변화는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이 지면을 통해 수업을 과감히 바꾸고자 수석교사실 문을 두드렸던 B선생님께 박수를 보낸다.
체육이나 중증 장애학생 대상 수업 등 교육활동 중 피복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 교사에게는 일정한 피복 지원이 필요하다는 일선 교원의 요구가 높다. 교직원에 대한 피복비 예산 편성·집행 기준이 교육청·학교별로 달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도 소속 기관장의 관심나 예산이 부족할 경우 피복 지원을 받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본지가 최근 각 시도교육청 예산 담당자를 통해 조사한 결과 피복비 예산 편성기준은 시도별로 큰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광주·울산·경기·강원·전북 등은 교원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피복비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반면, 부산·충남·경북·경남은 시설직 공무원이나 학교회계직 직원의 작업복, 공익근무요원의 제복 구입만 허용하고 있다.교원 피복비 편성이 가능한 지역도 허용 범위는 제각각이다. 서울은 2012년 서울교총과의 단협에서 체육 및 실습담당 교사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피복비를 학교예산에 반영할 것을 권장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2017학년도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에는 '업무성격상 작업복(제복) 등의 착용이 필요한 경우 학교 실정을 감안해 해당 업무담당자에게 지급'이라고만 돼있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예산 담당자는 “지침에 나온 '작업복(제복) 등'에는 체육복과 실험·실습복도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 보니 문구상 다르게 해석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별다른 문의가 없어 일선 학교에 안내하진 않았다"고 말했다.강원도교육청은 예산편성 지침에 체육담당 교원과 특성화고 실습담당 교원 피복 구입비 지원을 권장사업으로 명시했다.광주·전북은 용처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편성할 수 있다"며 "지나치게 고가의 제품만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와 울산의 경우 체육담당 교원에게 지원할 수 있다.그러나 편성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인데다 금액 등 기준이 명확치 않아 학교별로 편차가 크다. 경기 A초 체육전담교사는 "학교에 피복 지급을 요청했지만 '우리 학교는 지급해본 적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같은 체육전담 교사임에도 소속 학교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서울 B초 교사는 "최근 몇 년 간 체육복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며 "가끔씩 타 학교에서 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불만만 커진다"고 말했다. 관리자들은 예산 편성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늘어나는 정책 사업으로 인해 실제 학교에서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이 줄어 교직원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교원 간 갈등에 대한 걱정도 있다. 일반적으로 피복비 편성 대상으로 여겨지는 체육교과 외에 실험·실습 관련 교사나 중증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의복 손상이 잦은 특수교사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서다. 빠듯한 학교 예산 형편상 이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현장 교원들은 교육청이 피복 지원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 C초 교사는 "학교 규모나 연구·혁신학교 여부 등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예산 편차가 심한데, 이에 대한 조정 없이 자율에만 맡기면 교원 사이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당국이 실제 학교 교육에 필요한 수요를 파악해 지원 대상과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따라 예산도 정확히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지금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열리는 '뭐라도 학교 인생수업 6기' 수강생이다. 이 수업에는 총 34명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시간에 모여 인생 후반기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수강생들 수업 태도 얼마나 진지하고 좋은지 강사들 칭찬이 자자하다. 유용한 무언가를 배워서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개강 첫날에는 ‘100세 시대 변화를 읽는 시니어’ 특강을 들으며 지금 평생학습의 시대적 흐름을 살펴보았다. 우리 수강생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제2일차에는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 특강을 들었다. 통합 의학적인 암과 전인건강에 대해 전문가의 강의를 들었다. 얼마 전에는 재테크 차원에서 노후설계와 은퇴준비를 들었다.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최성환 소장의 명강의를 들었다. 강의 종료 후 수강생들의 질문은 주로 주택연금에 관한 것이 많았다. 지금 수강생의 연령대가 부모님을 모시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노후에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부부가 웰다잉하려는 생각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이 된다. 가족의 지지와 격려가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믿을 것은 자신밖에 없다. 최 소장은 중장년의 3가지 오해에 대해 말문을 연다. 첫째, 나는 100살까지 살지 못할 것이다. 둘째, 내 자식은 다른 자식과 다를 것이다. 셋째, 내 배우자는 다른 배우자와 다를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우리가 100세 시대 살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노후를 자식과 배우자에게 100% 기대하지 말라는 것 아닐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게 마련이다. 왜 노후준비가 화두인가? 금리는 낮아지고 기대수명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과거와는 달라진 환경으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5저(低) 3고(高) 시대라고 한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저물가 시대에 자산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저고용률에 고용의 질은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시대를 맞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에도 우리의 소득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곧 3만 달러의 고소득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국민소득 1-2만 달러 시대는 자산축적의 세대이지만 3~4만 달러 시대는 자산관리의 시대라고 강사는 강조한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고 자산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50대 이후의 우리들이 세대의 빠른 흐름에 적응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이 바뀌면 댄스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 음악에 맞추어 동작을 하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나의 성향과 전략도 바뀌어야 하는데 과거 성향과 그동안 써왔던 전략을 수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승마, 요트 시대인데 과거에 즐기던 화투 놀이를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한국인이 노후, 은퇴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무엇일까? 경제적 어려움, 두려움, 외로움 등 부정적인 것이 많다. 이에 반해 세계인들은 자유, 만족, 행복 등 긍정적인 단어가 상대적으로 많다. 은퇴라는 말은 re-tire인데 글자 그대로 보면 타이어를 새 것으로 바꾼 것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물러나 숨어 서는 안 된다.물러나서 반짝이는 존재가 되기 위해 그만치 준비가 필요한 것이리라. 강사는 행복한 노후준비를 위한 5개의 기둥을 소개한다. 그는 이것을 '5F'로 표현한다. 이른바 돈(재정 Finance), 건강(Fitness), 일(직장 Field), 친구(Friends), 재미(Fun)다. 집의 기둥 5개 중에서 하나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 다섯 가지를 잘 지키면 금수강산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적막강산이 된다고 전해준다. 물론 노후준비가 잘 된 사람은 행복한 노후가 될 것이다. 준비된 노후는 설레임이라고 한다.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친구를 챙길 걸, 일 좀 덜할 걸, 도전하며 살 걸, 내 뜻대로 살 걸, 내 감정에 더 솔직할 걸 등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라고 한다. 최 소장의 노후를 즐기는 ‘5자’가 인상적으로 남는다. ‘놀자, 쓰자, 주자(베풀자), 웃자, 걷자’ 지금 나는 삶을 즐기고 있는가? 타인을 위해 지갑은 열고 있는가? 건강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숙이는 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오늘 하루의 일을 생각해 봅니다. ‘오늘 청소 시간에는 내가 먼저 치워 주었어야 할 것을 내가 안 치운다고 트집을 부렸어. 그건 분명히 나의 잘 못 이었어. 나쁜 아이와 상대를 해서 다툰다는 것은 내가 잘 못한 것이겠지. 다음부턴 영수가 하기 싫다면 내가 해주어야지. 착한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착한 일을 해야해. 내일부터는 꼭 내가 먼저 해 주어야지. 영수가 싫다고 말하기 전에 해 주어야지.’ 이렇게 생각한 숙이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져 갑니다. ‘아, 난 정말 착한 소녀가 되어 가는 것일까? 틀림없이 착한 소녀가 되는 거야.’ 이렇게 혼자 좋아하며 대답합니다. 숙이는 눈알을 반짝이며 캄캄한 방안을 휘익 둘러봅니다. 수 십 개의 무서운 눈들이 숙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눈들은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고, 위 아래로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눈, 어른들의 눈 모든 눈들이 반짝입니다. 세모난 눈도 잇고, 뱀 같은 눈, 토끼눈과 같은 동그란 눈, 잔뜩 부라린 성난 눈도 있습니다. 숙이는 무서워서 이불자락을 머리끝까지 푹 뒤집어쓰고 들어가 버립니다. “아니야, 숙이는 착한 소녀이니까 무서워 할건 없어. 착한 숙이가 부러워서 그러는 거야. 어서 나와서 여기를 좀 보아요.” 가느다랗고 달콤한 목소리가 속삭여 줍니다. “누구세요? 그렇게 속삭여 주는 사람은?” 숙이가 무서워서 빠끔히 이불자락만 들추고서 물어 봅니다. “숙이의 동무!” “숙이의 동무 ? 내 동무가 누굴까 ?” 숙이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내리고서 가만히 얼굴을 들어 쳐다봅니다. 무서운 눈들이 아직도 숙이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숙이는 다시 무서워졌습니다. 얼른 동무를 찾아야 하는데 나타나 주지를 않으니 알 수가 없습니다. 숙이가 고개를 갸웃뚱거리면서 “어디 있을까?” 중얼거리면서 이리저리 둘러 봅니다. “여기야, 여기! 숙이야, 착한 숙이야!” 가느다란 목소리가 또 들려 옵니다. 숙이가 고개를 돌려보니 문구멍으로 가만히 얼굴을 내밀며 방긋이 웃고 있는 얼굴이 보입니다. “그런데 누구세요? 난 모르겠는데....?” 숙이가 두 눈을 반짝이며 물어 봅니다. “나는 별나라에서 숙이 엄마의 심부름을 온 사람이에요.” 비단 같이 가느다랗고 해금 소리 같이 가냘프면서 엄마의 손길 같이 부드러운 소리가 어찌나 숙이는 저도 모르게 “예? 엄마의 심부름을 왔다구요? 우리 엄마는 어디 계셔요?” 숙이는 너무 반가워서 벌떡 일어나면서 물었습니다. “저기, 별나라에 계신답니다.” 숙이는 올해 아홉 살로 서 3학년에 다니는 아이입니다. 숙이가 여섯 살이 나도록 숙이 엄마는 동생을 낳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온 집안 식구들은 엄마나 동생을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논 다섯 마지기를 지으면서 초가 삼간에서 살망정 아무 걱정이 없이 사는 숙이네 집이건만 가끔가끔 아버지가 취하시면 어머니와 다투는 일이 생겼습니다. 더구나 숙이가 사내가 아니라서 더욱더 그러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있는데 왜 또 동생이 필요할까? 왜 동생을 원할까 ?’ 숙이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가도 친구들이 동생의 손을 잡고 아장걸음을 걸리는 것을 보면“엄마, 엄마는 왜 아니 안나? 얼른 아기 하나 낳아.”하고 졸라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엄마는 숙이를 꼬옥 껴안고 볼을 부비면서 귀여워 해주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숙이는 ‘왜 동생이 필요해!’ 하고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숙이가 일곱 살이 되어서 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예쁜 달걀 모양의 얼굴 모습이며, 깔끔한 성격, 깨끗한 살결은 농촌의 아이 같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영리하여 공부까지 잘하니까 모두 귀여워 해주었습니다.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가냘픈 듯한 숙이의 얼굴을 보며 유난히 귀여워하며 쓰다듬어 주고 안아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2학년에 올라 올 때는 6등이 되어서 5등까지 주는 우등상을 아깝게 놓치고 말아서 약간 시큰둥한 성격이 생겼습니다. 2학년이 되자 숙이는 열심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숙이를 무척 귀여워하셨지만, 조그만 잘못도 엄하게 나무라시는 선생님을 숙이는 가깝게 대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였습니다. 아빠처럼 안겨 보고도 싶고, 엄마처럼 재롱도 부려 보고 싶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근엄하신 모습에 가까이 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럴 무렵에 숙이네 집에는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고대하던 동생이 생긴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숙이가 2학년이 되어 봄꽃이 피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엄마의 배가 불룩해 올수록 숙이는 동생이 생기기를 더욱 기다려졌습니다. 빨리 사내 동생을 하나 낳아 주셨으면 하는 것이 숙이의 소원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남자 동생을 업고 다니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기 때문에 어른들 보다 더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숙이의 소원과 다르게 그렇게도 기다리던 숙이의 동생이 태어나기 두 달쯤 전부터 엄마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였습니다. 병원에도 가보고 약을 지어다 달여 먹어 보기도 하였지만, 큰 효과가 없이 자꾸만 야위어 가시는 것이었습니다. 가을이 되어서 집안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엄마가 걱정이 되어서 숙이는 학교가 파하기 무섭게 집으로 뛰어가서 집안 일을 돌보았습니다. 그 조그만 손으로 할 수 있는 물도 긷고, 청소도 하고, 부엌에 불을 지치는 일도 거들었습니다. 엄마의 일이 걱정이 되어서 곁을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웬일인지 엄마가 자꾸만 영영 어디론가 떠나시고 말 것 같아서 엄마의 눈치를 살피면서 잡수시는 것과 얼굴 빛을 살피는데 온 신경을 썼습니다. 어느 날 밤늦도록 숙제를 하다가 지쳐 쓰러져 누운 숙이는 잠결에 엄마의 심음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잠에 취한 어린 숙이는 꿈결 속에서 들리는 엄마의 신음 소리를 들으면서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아직 꿈속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비명 같은 신음 소리를 지를 때에야 겨우 숙이는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엄마는 몹시 아프신지 몸부림을 하셨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도 엄마를 부축하고 등을 쓸어 드렸습니다. 숙이는 어쩔 줄 모르고 엄마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숙이야, 걱정 말아라. 동생이 태어나려고 그러는 것이란다.” 하시며 아버지는 걱정말고 자라고 말씀 하셨지만 숙이는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엄마 곁에 붙어 앉아서 엄마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만 있었습니다. 겨울 방학이 며칠 남지 않은 12월 중순이었습니다. 엄마는 새벽녘에 밝은 빛이 점점 퍼져오는 시간에 아기를 낳으셨습니다. “으앙, 으아앙.” 아기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리자 할머니는 매우 기쁜 낯으로 어머니에게 말씀 하셨습니다. “아들이다 ! 아가 고생 했다.” 할머니와 아빠는 매우 기뻐하셨고, 집안에는 기쁨이 넘쳤습니다. 숙이도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엄마도 야윈 얼굴로 누우셔서나마 기쁜 미소를 띄우시고 계셨습니다. 곁에 누워있는 어린 동생을 바라보시는 엄마의 눈빛은 한없이 사랑스런 인자함을 담뿍 머금은 그런 눈빛이었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병세는 날마다 점점 더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밥도 잡수시지 못하고 자꾸만 피를 흘리시기 때문에 아빠가 의사 선생님을 모셔와서 주사도 맞고 약도 주셨지만, 엄마는 끝내 다시 못 오실 세상으로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어린 동생을 낳으신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숙이는 싸늘해진 엄마를 붙들고 울었습니다. 무작정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도 없었고, 철부지인 숙이의 마음 속에 무엇인지 모를 불안이 한없이 울도록 만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숙이가 애처롭게 우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해 주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자 집안은 싸늘하고 쓸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어린 젖먹이 동생 때문에 할머니는 항상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 젖 달라고 울 적마다 할머니도 따라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며 “빨리 새 엄마를 구해 들여야지 어떻게 저 어린 아이를 기를 수 있느냐 ?” “날마다 울음으로 보내는 어머니를 생각해야지...” 하시면서 야단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대답이 없으십니다. 그런 말을 들을 적마다 숙이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 마저 병이라도 드시면 어쩌려구 ?” 하고 마을 사람들과 집안 어르신들이 야단을 하시자 마지못해 아빠는 새엄마를 맞아들이기로 하셨습니다. 엄마가 돌아 가신지 석 달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새 엄마가 오셨습니다. 집안 어른들은 그래도 모두 반가워하고 기뻐했지만 한편으로 숙이 엄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숨을 쉬기도 하고, 숙이 엄마의 한 일을 이야기하면서 “불쌍한 것,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치더니만....” 하고 혀를 차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새엄마는 아직 젊고 아이도 없이 남편이 죽은 뒤 혼자서 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새엄마는 숙이를 더욱 예쁘게 가꾸어 주셨습니다. 남보다 더 고운 옷을 사다 입히려고 애를 쓰시고, 더욱 곱게 차려 주시며, 머리도 예쁘고 멋지게 빗겨서 예쁜 핀으로 다듬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새엄마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참으로 정성껏 숙이를 보살펴 주셨습니다. 엄마와 살던 때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단정해진 숙이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럴수록 숙이는 엄마 생각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 새엄마는 정말 나를 귀여워 해주세요. 그렇지만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 새엄마가 속상해 하실까 봐서 이불 속에서 소리를 죽여 이렇게 울었습니다. 이럴 때면 아빠가 숙이를 꼭 껴안아 달래 주시곤 하였습니다. “우리 숙이 착하지? 숙이가 아빠 말씀 잘 듣고 착하게 살면 말이지. 엄마가 숙이를 저 멀리 별나라로 데리고 간단다. 숙이 엄마는 저기 별나라에 가서 계신단다.” 눈물을 감추려고 애쓰시며 숙이를 달래는 아빠의 말씀을 듣던 숙이는 “아빠! 엄마가 계시는 별나라는 어디야 ? 알려 줘........” 하며 눈물을 닦고 어리광을 부리면서 매달렸습니다. “엄마가 계시는 별나라를 알려 주면 나 안 울고 착한 소녀가 될 테야. 엄마에게 날마다 빌 테야, 착한 소녀가 될 테니 별나라로 데리고 가 달라고....” 숙이가 너무나 야무지고 분명하게 말하자 아빠는 숙이가 너무나 똑똑한데 공연히 불안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숙이에게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서 “엄마는 저기 저 별나라에 계신단다.” 하고 은하수 곁에 있는 직녀성을 가리켜 주었습니다. 숙이에게 몇 번이고 들려주었던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숙이가 알기 쉽게 가르쳐 준 것입니다. 그 뒤로 숙이는 가끔 밤하늘의 직녀성을 쳐다보면서 엄마를 생각하는 듯 두 손을 마주 잡고 주르르 눈물을 흘리곤 하였습니다. “엄마 ! 저는 아버지 말씀 잘 듣고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어요. 정말 착한 아이가 되겠어요. 나를 엄마 곁으로 데려가 주세요.” 어쩌면 숙이는 이렇게 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말 숙이는 착하고 아름답게 자라기 위해서 있는 힘을 다하였습니다. 거짓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남을 괴롭히는 일은커녕 조금이라도 남을 위한 일이 아닌 것은 하려고 하지 않을 만큼 애를 썼습니다. 별님의 이야기를 들은 숙이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별님, 저를 엄마 곁으로 데려가 주세요.” 하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 손을 잡으세요.” 하며 별님은 가느다란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숙이가 별님의 손을 잡자 이상하게도 몸이 공중으로 둥둥 뜨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고무 풍선이라도 되는 듯 무게를 잃은 몸뚱이는 머언 하늘 나라로 날아 올라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찌이이잉.” 하고 귓속이 울리면서 정든 집과 마을이 까마득하게 멀어져갑니다. 까만 밤에 묻힌 마을들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고, 희미한 호롱불빛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어 갑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거나 땅을 봐도 어느 곳이 마을이고 땅이고 하늘인지를 구별하지 못하게 불빛이 하나로 모아지며 수많은 마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보이다가 영영 한 개의 별덩이가 되어 보입니다. 아득한 발아래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이 진주처럼 반짝이며 땅과 바다들이 유리 구슬의 무늬처럼 아롱져 보입니다. 숙이의 몸은 제트기보다도 더 빨라 저 멀리 은하수를 향하여 달려갑니다. 잠자리에서 그냥 나와서 잠옷차림인 숙이었지만 밤바람이 도무지 춥지 않습니다. 동쪽으로 얼마나 날아갔는지 모릅니다. 날아가기를 계속하던 숙이는 은하수에 닿았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은 은하수 물이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파아란 가을 하늘처럼 흐르는 것 같지 않은 물소리는 웅장한 교향악을 피아니시모아주 여리게라는 음악 용어로 연주하는 것처럼 온 은하 세계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은하수 줄기가 뻗친 곁에 자리잡은 오리온 궁전은 마치 물 속에 서 있는 용왕님의 궁전인냥 찬란한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궁궐의 군데군데엔 세상에서 가장 호사스런 장식과 수천 수만 개의 보석으로 장식된 휘황한 등불이 마치 밤늦게 남산에 올라 내려다본 서울 시내의 불빛인양 빠끔한 틈도 없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은하수 소리와 찬란한 오리온 궁전, 그 불빛이 은하수에 비친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면서 숙이는 마치 자신이 옛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공주라도 되어서 꿈의 궁전을 찾아온 듯 황홀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황홀한 오리온 궁전에 눈을 팔면서 얼마쯤 은하수를 따라 서쪽으로 달리자, 은하수 언덕의 풀밭에는 커다란 황소가 눈알을 부라리며 버티고 서있었습니다. “아유, 무서워 !” 숙이는 별님에게 꼭 매달렸습니다. “걱정 말아요. 저건 별이랍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을 거예요.” 별님이 숙이에게 속삭이었습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황금빛이 찬란한 마차를 끌고 있는 마차꾼이 나타났습니다. 채찍을 높이 치켜들고 번쩍이는 모자까지 쓴 마차꾼 아저씨가 손을 흔들어 숙이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마차꾼 아저씨 고맙습니다.” 숙이도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벌써 마차꾼 아저씨는 아스라이 멀어져 버렸습니다. 기치를 타고 가면 전봇대가 뒤로 달아나는 것처럼 보이 듯 갖가지 별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들 있었습니다. 저마다 아름다운 모습들을 자랑하고 있었고, 제각기 갖가지 특징을 지닌 채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몇 분쯤 달렸을까 ? 건장한 몸집의 무서운 철퇴를 치켜든 페르우스가 마치 수문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떠억 버티고 서있었습니다. 오른편으로 저 멀리 작은 곰이 가만히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엄마 곰에게 매달려 재롱을 부리는 보송보송하고 귀여운 강아지 새끼마냥 보드랍고 귀여운 모습이었습니다. 언젠가 아빠가 숙이에게 가르쳐 주었던 북두칠성이 있는 큰곰이 바로 작은 곰 곁에 커다란 몸집으로 무엇을 금방 덮칠 듯 서 있었습니다. 번쩍 번쩍 빛나는 일곱 개의 별이 국자 모양으로 빛나고 있는 별자리입니다. 엄마가 살아 계실 때에는 엄마와 함께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 셋........” 하며 세어 보기도 하였고, 위에서 두 번째 별의 바로 옆에 매달리듯 있는 조그만 별이 보이느냐고 물으시며 보인다는 숙이의 대답에 “숙아 눈이 아주 밝구나 !” 하며 칭찬을 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큰곰을 바라보며 한참을 달리던 숙이는 깜짝 놀라서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눈앞에 옛날 에디오피아의 왕비였다는 카시오페이아가 눈부시게 찬란한 황금 왕관에 보석이 밤하늘의 별처럼 박힌 옷을 입은 채 인자한 웃음을 띄우면서 서 있었습니다. 언젠가 선생님께서 캐패우스왕과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이 생각났습니다. 카시오페이아공주가 무서운 괴물에게 붙잡혀 있을 때 용감한 캐패우스 왕자님께 구원을 받던 그 카시오페이아가 늠름하게 보여 숙이는 얼른 무릎을 꿇고 엎드려 인사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별님이 어서 가자고 재촉을 해서 왕비곁을 떠나자마자 금방 용감한 캐패우스 왕이 수많은 시종들을 거느리고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궁궐 저 멀리에는 바위틈에 숨어사는 도마뱀이 징그러운 몸체는 바위틈에 숨긴채 뾰족이 내어다 보면서 혀를 낼름거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숙이는 온 몸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습 니다. ‘하늘 나라에는 참으로 별의별 것들이 다 있구나.’ 생각을 하면서 하늘의 한 복판을 달리던 숙이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우뚝 멈춰섰습니다. 무서운 독수리가 날개를 펴며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걱정 말아요. 저건 별이라니까요. 갈수록 더 아름다운 것들이 많을 거예요.” 별님이 속삭여 줍니다. 숙이는 아름다운 별들의 모습에 기쁘면서도 서울 구경을 나선 시골 아이처럼 자꾸만 두리번거려지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얼마쯤 달렸을까 ? 눈앞에는 아름다운 백조가 우아한 보습을 뽐내면서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백조로군요.” 숙이는 별님께 속삭이면서 가까이 갔습니다. 백조의 곁을 지나자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가 황홀하게 해줍니다. 숙이는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별님을 따라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집들은 모두 훌륭한 궁궐 같고 푸른 숲에 사여 절간처럼 조용했습니다. 거문고 마을에서 가장 큰집인 직녀네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직녀의 집에 들어선 숙이는 안내하는 별님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갔습니다. 황홀한 꽃들이 가득찬 정원에는 아름다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아직 꽃이 피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일년 내내 아름다운 꽃과 열매 속에 묻혀 사는 천당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숙이는 본 채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숙이 엄마가 하얀 옷을 입고 아름다운 검은머리를 묶어서 늘어뜨린 채 미소를 머금고 서 있었습니다. “엄마 !” 숙이가 반가워서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덥석 잡았습니다.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두 볼에는 어느새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있었습니다. 숙이는 미친 듯이 엄마의 옷자락에 얼굴을 묻고 비비대면서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이 엄마의 다리를 움켜잡았습니다. 엄마의 가슴에 안길 적마다 콧속에 스며들던 향긋한 엄마의 냄새가 가슴속에 가득 스며들어 옵니다. 가슴이 터질 듯 부풀은 마음에는 더욱더 엄마의 냄새가 퍼져 옵니다. “엄마 ! 아빠가 일러 줬어. 엄마가 여기에 살고 있다고......” 숙이가 엄마에게 말씀을 드렸으나 엄마는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엄마, 엄마는 숙이를 만난 것이 기쁘지 않으세요? 엄마...?” 숙이는 울었지만 엄마는 아무 대꾸고 없으십니다. 숙이는 엄마가 정말 반갑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눈물이 그칠 줄 모릅니다. “엄마, 나빠 ! 엄마, 나빠 ! 난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 엄마가 보고 싶어서 얼마나 울었다구.....” 하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엄마의 옷자락을 잡아 흔들던 숙이는 흐르는 눈물을 양팔로 닦으면서 원망스런 눈으로 엄마를 쳐다보았습니다. 가슴이 터질 듯 향기롭던 냄새로 가득 차 부풀었던 기쁨은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 듯 숙이의 가슴은 텅 비어 찬바람이 휑하니 스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아무 대답도 없이 엄마는 천천히 숙이에게서 멀어져 갔습니다. 소리도 없이 천사인 양 옷자락만 펄럭이면서 자꾸만 자꾸만 멀어져 갔습니다. “엄마 ! 어디로 가세요 ? 엄마아 !” 숙이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없었습니다. 캄캄한 방안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문구멍 사이로 별님이 살며시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뱁새가 와서 창살에 앉더니 문구멍을 뚫기 시작하였습니다. “코콕, 코콕코코.” 숙이는 약간 화가 났지만 만약 소리라도 치면 뱁새가 놀랄까봐 그냥 가만히 놓아두고 말았습니다. 그 문구멍으로 별님이 미소를 던지고 있었습니다. 숙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쥐고 멀리 서쪽 하늘을 향하여 직녀성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엄마, 숙이는 착하고 아름답게 자라렵니다. 엄마의 곁으로 갈 때까지 아빠의 말씀대로 착한 아이가 되겠습니다.” 조용히 기도를 마친 숙이는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도 닦지; 않은 채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불자락을 들추고 자리에 듭니다. “엄마, 제가 아직 착하고 아름다운 소녀가 못되었습니까? 더욱더 착하고 아름답게 자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엄마, 이 다음에는 그렇게 모른 척 하지 마시고 한 마디라도 말씀해 주세요. 엄마, 이렇게 진심으로 빌께요.” 문구멍으로 미소를 보내던 별님도 벌써 자리를 옮겨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숙이는 두 손을 모아 잡고 가슴 위에 얹어 놓으면서 조용히 두 눈을 감았습니다. 엄마를 만났을 때의 가슴이 터질 듯한 기쁨을 되새기며, 엄마의 인자하신 모습과 웃음을 띈 모습이 눈앞에 선해 옵니다.
요즘 계절의 변화로 인해 기쁨을 얻는 선생님을 보았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 감사를 찾고 기쁨을 찾는 선생님을 보았다. 이런 선생님은 성숙한 선생님이라 생각된다. 오늘 아침에는 성숙한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생각해 본다. 성숙의 단계에 이르기 전의 첫 단계가 미숙의 단계다. 새내기 선생님은 미숙의 단계가 아닐까 싶다. 그 다음에는 반숙의 단계다. 반숙만 되어도 좋은 선생님이다. 계란은 완숙보다 반숙을 더 좋아하는 이도 있다. 보기도 있다. 맛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충이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반숙보다 더 나은 자리가 완숙이다. 완숙의 자리가 바로 성숙한 자리이다. 우선 성숙의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고 감사를 찾으면 된다. 아름다운 봄의 계절을 보고 감사를 느끼고 기쁨을 느끼며 자신이 반복되는 학교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져 더 이상 진보가 없다고 생각이 든다면 봄의 계절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를 보면서 기뻐하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봄꽃을 보면서 웃음을 찾게 되면 자신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성숙의 단계가 별 것 아니다. 너무 거창한 것도 아니다.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작은 것에서 변화의 계기를 삼으면 된다. 성숙한 선생님은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이는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시간도 가정보다 학생들을 위해 더 바치고 선생님의 보배 같은 지식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만 하면 됐지, 이제 좀 편해야지, 적당히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젖어있다면 성숙한 선생님이라 할 수 없다. 나는 아직 모자라, 턱없이 부족해, 이 자리에서 만족하면 안 되지, 노력해야지, 나아가야지, 하는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되면 곧 성숙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된다. 자꾸만 편안하게 지내자, 고생할 필요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 그건 성숙의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생각하고 이를 잘 넘어가야 되는 것이다. 선생님은 자주 갈등에 빠진다. 언제까지 고생해야 하나, 수고해야 하나, 모든 것을 학생들에게 쏟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생길 수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성숙의 선생님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생각들이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 생각하고 풀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되고 끝까지 학생들을 최고의 자리에 두고 다음 세대를 살리는,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이 목표를 향해 달리고 또 달리면 된다. 이게 성숙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성숙의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현장실습 특성화고 여고생 자살 사건 이후 현장교원들은 ‘취업률 연계’ 정책의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은 현장실습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취업률 연계에 대해서는 “최소 기준”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 ‘현장실습생 산업안전보건 및 노동인권 보호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 운영, 현장실습 점검‧지도 강화, 표준협약 미체결 기업에 과태료 부과 등을 밝혔지만 취업률 연계 개선은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교육청은 자료 말미에 “취업률 중심의 평가시스템으로 인해 학교의 취업률 경쟁 폐해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안적인 평가시스템이 모색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취업률 40% 이상인 학교 50여 곳에 교육부의 취업역량 강화 사업 특별교부금을 지원했다. 40% 이하 학교에는 취업기능강화 지원 사업으로 학교규모와 취업률, 사업계획서에 근거해 교당 500만원에서 2000만원 내외의 본예산을 차등 지급했다.시교육청 관계자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취업률을 반영해 차등 지급하고 있지만 과도한 수준이 아닌 촉매 차원”이라며 “우등생에게 장학금을 주듯 취업률 향상에 열심히 노력한 학교에 보다 높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여타 시‧도교육청도 최소한의 기준은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교육청은 지난해 취업률 성과에 따라 올해 취업역량강화 사업 예산을 차등지원하며 취업률 하위 학교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 부산교육청도 취업선도 특성화고 지원 사업의 목표취업률을 50% 이상으로 설정하고 교당 평균 4300만원의 특교를 차등 지원한다. 프로그램 구성, 취업전담 인력 및 운영성과, 학교 홍보활동 등 평가 항목 중 취업률 비중은 25%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좋은 취업처를 찾아주는 것이 학교의 의무인 만큼 일정 수준 반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청들이 취업률 평가를 계속하는 이유에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평가에 취업률을 반영하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교육부의 ‘2017년 시도교육청 평가 편람’을 보면 특성화고 취업률과 향상도에 각각 2점과 1점을 부여하고 있다. 또 2018년까지 취업률 50%, 취업률 향상도 4.5%를 달성하라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다.교육부 관계자는 “특성화고는 직업교육을 하는 기관이고 취업 교육이 잘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는 취업률”이라면서 “다만 시도교육청 평가 때 취업률 배점을 4점에서 올해부터 3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그러나 교육당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현장 교원들은 정량적인 지표 즉, 몇%를 달성했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울 A특성화고 교사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평가에 취업률을 반영하니까 교육청 장학사에서 학교장, 교사로 취업률 압박이 이어지며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교육청 지원금 외에 중소기업청이나 교육부 공모사업도 취업률을 기준으로 선정‧평가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고 호소했다.서울 B특성화고 교사도 “교육청이 매월 서울시 특성화고교들의 취업률을 조사해 전체 학교의 취업률 데이터를 보내오기 때문에 다른 학교 취업률과 비교하며 순위에 집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평가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다보니 취업률이 흔들리면 다른 평가를 아무리 잘 받아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며 “평가에 다양성을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인천 C특성화고 교사는 “취업을 원하는 학생도 있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도 있는데 무조건 취업률 50%를 넘기라고 압박하기 때문에 학교가 취업과 진로 사이에서 애매한 학생들을 떠밀어 보내게 되는 것”이라며 “취업에 대해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현장실습을 나갔기 때문에 그만큼 불미스러운 일이나 중도 포기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 자율성을 줘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일도 없어진다”며 “차라리 2학년 때 취업희망자를 조사하고 해당 학생들에 대한 취업률로 평가한다면 학교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교원들은 교육활동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행정 업무를 꼽는다. 이 때문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각종 경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의 2016년 현장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변원목 서울길음중 교감 등이 지난해 3~9월 서울 지역 초등교 1곳과 중학교 1곳의 접수 공문을 분석한 결과새학기 준비에 바쁜 3월이 818건으로 가장 많고, 가장 적은 달(8월)은 327건으로 나타났다. 이를 월 평균으로 나눠보면 약 550건, 하루 평균 27건을 학교에서 접수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같은 기간 접수 공문에 비해 약 9%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현장에서 교원들의 공문 감축 체감도는 높지 않다. 변 교감 팀이 서울지역 초·중학교 교사 31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교원 업무 경감 정책으로 행정업무량이 경감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공문 처리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응답자도 6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병석 서울 강북중 교사는 “공문 수를 줄인다며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업무포털의 알림으로 게시하겠다고 했지만, 연수나 자료 제출이 필요한 사항도 알림으로 공지하는 경우가 있다보니 결국은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한다”며 “교육통계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까지 학교에 요구하는 것부터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교감은 “학교마다 교원 수는 줄고 있지만 공문 수는 크게 줄지 않다보니 여전히 업무 부담이 크다”며 “행정실무사가 있기는 하지만 인원이 적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고 업무 조정이나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학교장에게 없다보니 업무를 맡기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교무행정 지원인력이 증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에 따르면, 교무행정지원인력이 초등은 지난 2013년 2.7명에서 지난해에는 2.1명으로, 중학교는 2.1명에서 1.7명, 고교는 2.1명에서 1.5명으로 감소했다. 박은종 충남 광석초 교장은 “출장이라도 하루 다녀오면 다음날 처리해야 할 공문 결재가 100여 건이 될 때가 있고 공문에 붙임 자료가 200쪽이 넘는 경우도 있다”며 “교무행정사를 확대하고 업무경감지원팀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교총은 대선 공약과제로 ‘학교행정업무개선촉진법’ 제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교무행정 전담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교원행정업무 일몰제를 시행해 시효가 지난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폐기하거나 축소, 통합하는 내용이다. 교총은 성과급 폐지, 행정 업무 경감 외에도 교단 활성화 공약과제로 ▲자율연수휴직제와 학습연구년제를 통합해 10년 주기로 전문성 신장 기회를 제공하는 교원연구년제 도입 ▲교원 1인당 학생 수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 ▲각종 수당 현실화 등 처우 개선을 제안했다.
최근 서울시의회 의원 24명이 학교운영위원(이하 학운위)의 자격 중 ‘정당의 당원이 아닌 자’를 삭제하는 ‘서울특별시립학교 운영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하였다. 정치인의 학운위 위원 피선과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취지다.결론적으로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옳지 못한 의정 행위다. 무릇 학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라는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신성한 곳이다. 이 조례 개정안은 학교만은 정치·이념으로부터 보호해야하는 기본 원칙에도 반한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학교운영위원회에 정치인의 참여를 허용하려는 꼼수인 학교운영위원회 개정 조례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현행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교에 설치된 학교운영위원회는 법정 기구로 학교 운영의 중요한 일을 심의(사립은 자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학운위의 설치 목적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학교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견제하는 데에 있다. 학운위는 ‘학교헌장과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 학교의 예산안과 결산, 학교교육과정의 운영방법, 교과용 도서와 교육 자료의 선정 등 학교 운영의 중차대한 사항은 물론 관련 제반 사항을 모두 심의(자문)하고 있다. 따라서 학운위에 정치인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제31조)이 보장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장치이자, 교육기본법이 명시한 교육의 정치적․파당적 편견 배제를 위한 조치이다. 이 조치는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는 중요한 장치다.서울시의회는 이번 발의에 즈음하여 학운위 구성에 정치인의 참여를 배제하는 조항이 학부모의 학교운영 참여 및 개인의 정치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간과한 처사다.1995년 5.31 교육개혁 일환으로 출범한 학운위도 이제 2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구간 학운위 위원들이 학교의 각종 이권에 직간접으로 관여해 많은 논란을 야기해 온 것이 사실이다. 또 그동안 많은 정치인들이 표를 생각하고 학운위 위원을 기웃거려온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만약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례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향후 학교현장에서 벌어질 문제는 절대 간단하지 않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정치와 이념에서 벗어난 양질 교육을 위협하는 악법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우선 ‘학운위’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중요한 사안들이 정치인의 독선, 소속 정당의 당론, 정치적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 될 우려가 있다.정치인들이 학운위에 위원으로 선임되면 정치적 쟁점으로 첨예하게 대립해 그 사이에 낀 학교는 심각한 갈등과 혼란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학교에서는 이를 중재하고 막을 제도적 장치더 없고 사실상 정치인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다른 위원들이 소위 쓴소리를 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이와 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조례 개정안처럼 학운위에 정치인 참여를 제한하지 말자는 발의를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시·도에서 학운위 위원 피선거권에 정치인 참여를 막아야 한다는 발의를 해야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 것이다.지금까지도 학운위 위원의 일탈은 전국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교묘한 방법으로 영리 이권 개입은 물론 부당한 압력 등으로 교장공모제에 영향을 미쳐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를 선발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학교운영위원이 학부모를 만나기 쉽다는 점을 노려 개인의 정치적 표밭관리와 홍보에 악용하거나, 지방선거에서 전‧현직 학운위 위원의 이력을 공개하는 등 정치선전장화하기도 한다. 또 학교를 정치선전장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고 수부 도시다. 서울시의 행정, 서울시의회의 의정은 타 시도의 모델이 된다. 따라서 학교현장을 정치선전장으로 오도할 우려가 농후한 서울시의회의 학교운영위원회 개정 조례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분명히 교육은 정치에 예속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서울시의회의 학운위 위원의 정치인 허용 조례안 발의는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는 입법 취지와 역행하여 정치를 교육에 끌어들이는 아주 잘못된 입법 행위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도 우려된다. 따라서 조속히 서울시의회는 원만한 조율로 발의된 조례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지방의회의 조례 제·개정도 개선을 지향해야지 개악으로 흘러선 절대 안 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앞으로 이와 같은 지방 의원들의 입법권 남용을 제한하는 장치도 마련되길 기대한다. 지방의원의 입법권은 무소불위가 아니라, 현실과 여건 등 금도가 있고 나아가 법령의 테두리라는 범위가 있으며 의원들은 이를 준수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의 아재 개그가 유권자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재미 삼아 한 이야기가 당사자둘에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았다. 그냥 분위기 고조를 위해 한 것이지, 당사자에겐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변명은 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4교시 수업을 끝내고 교실을 빠져나오자, 한 여학생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나를 따라왔다. 내심 수업 관련 이야기라 생각하고 점심 먹고 찾아올 것을 말했다. 내 말에 그 여학생은 당장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못할 것 같다며 고집을 부렸다. 그 아이의 뜻이 워낙 완강하여 점심을 잠깐 미루고 그 아이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그 아이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나를 따라온 이유를 적나라하게 말했다. 수업 중 예를 든 내용이 자신을 빗대어 말한 것이 있다며 거기에 따른 해명을 요구했다. 뜬금없는 그 아이의 말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더군다나 50분 수업시간 중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특정한 아이를 빗대어 말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잠시나마, 조금 전에 끝난 수업을 떠올렸다. 수업 중, 수업 내용과 관련하여 예를 든 적은 많으나 그것이 어느 특정 학생을 두고 말한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아이에게 해명할 내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자, 참다못한 그 아이는 수업 중 내가 했던 말을 하나둘씩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빗대어 한 이야기 중에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수업시간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든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라며 나의 사과를 요구한 것이었다. 순간, 이 아이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말문이 막혔다. 우선, 오해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그 사례를 든 이유와 목적에 관해 설명해 주고 이해를 시켰다. 처음에는 내 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으나 앞으론 이런 사례 드는 것을 지양하겠다고 약속하자 그제야 수긍하며 교실로 돌아갔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 수업 중 학생에게 말을 잘못해 곤욕을 치르는 교사를 자주 보곤 한다. 심한 경우, 교사와 학생이 법정까지 가는 진흙탕 싸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교사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학생의 입장을 한번쯤 헤아려 볼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 사제간 정이 사소한 일로 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교사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11일 경기 운학초 운동장. 교감, 행정실장, 주무관과 학부모들이 교정을 돌며 그네와 시소, 미끄럼틀 등 각종 놀이기구를 꼼꼼하게 살폈다. 파손된 곳은 없는지, 낙후됐는지, 청결한지 체크하고 각자 점검표에 양호, 불량을 표시했다.이날 점검에서는 수돗가 아래 깨지고 금이 간 시멘트 턱을 새롭게 손 볼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통학버스 뒷자리에 새롭게 설치된 CCTV도 확인했다. 뒷자리 학생들이 벨트를 풀고 돌아다니지 않도록 카메라를 내비게이션과 연결해 단속할 수 있는 장비를 올해 초 갖춘 것이다.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학생, 교직원, 학부모로 구성된 교육안전공동체를 조직하고 매월 ‘안전점검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문정교 교장은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까지 여럿이 모여 안전점검을 하니 평소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점검은 매월 중점 주제를 정해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통학로 및 통학버스, 교육시설물 등 상시점검 외에 4월은 놀이시설 및 운동장, 7월은 여름철 풍수해 예방 및 재난취약시설, 10월은 화재예방을 위한 소방안전, 12월은 동절기 대비 전기 안전 및 에너지 절약 등 계절과 시기에 맞는 점검 내용을 정해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지난해 운영 결과 점검단은 학교 안팎의 다양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선 교내 계단에 미끄럼방지 테이프를 설치했고 여름철을 대비해 교실 및 복도에 방충망을 달았다. 또 시청의 협조를 받아 학교 앞 진입로 주변에 차량 통행 확인용 반사경을 설치했으며 구청과 경찰서를 통해 학교 진입로 주변 과속 방지턱과 적색 바닥표시를 확대하기도 했다. 또 중점점검 사항에 따라 승강기 안전점검 위탁업체, 소방 위탁업체, 방역 업체 등의 전문가를 동행해 점검사항을 확인하고 시설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전문성을 강화했다.학부모 밴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부모의 경우 사전에 희망자를 접수받아 매월 새로운 학부모가 참여해 다양한 시선으로 살필 수 있도록 했고, 점검 후에는 간담회를 갖고 결과를 밴드에 올려 모든 학부모들이 성과를 공유했다.이순애 학부모회 회장은 “평소 아이들 안전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선뜻 나서기 어려웠는데 학교에서 참여 기회를 마련해주고 또 의견을 바로 반영해주니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젠 안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학생 주도적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의형제가 함께하는 안전신문고 활동’으로 학생들의 제안도 즉각 반영했다. 이정옥 교감은 “학교 기둥에 튀어나온 작은 요철이 놀이를 할 때 위험하다는 학생들의 제안에 즉시 사포로 갈아 없앤 적도 있다”며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고 반영하다보니 학교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감은 “이밖에도 학부모와 함께하는 책정비 봉사활동, 아나바다 장터 등 다양한 참여 기회를 마련했더니 학부모들이 학교를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협력하는 학교문화가 정착됐다”며 “학부모들의 불만이나 교직원과의 갈등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경기도평화교육연수원(원장 송민영)은 12일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혁신교육관(구 안양서여중)에서 찾아가는 교직원 힐링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원 전문 강사진이 신청학교를 직접 찾아가 명상과 체조로 교직원의 심리 치유 및 긍정적 마인드 형성을 돕고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 회복의 시간을 갖게 하는 취지다. 이날은 총 13회 중 1차 연수로 광명, 안산 등 인근 4개 교육지원청 교직원 70여 명의 연합 연수가 진행됐다. 이주현 군포 신기초 교사는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와 어깨, 무릎 등의 통증도 풀 수 있어 행복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월요일 1학기 중간고사 시간표가 발표됐다. 올 5월은 공휴일이 워낙 많아 중간고사 일정이 조금 앞당겨졌다.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 때문일까? 수업시간 아이들의 질문 공세가 예전보다 많아졌다. 문득 시험을 앞두고 아이들의 공부 방법이 궁금했다. 먼저 아이들이 예습과 복습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학급 30명 기준, 아이들 대부분은 예습보다 복습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 일부만이 예습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1등급을 놓쳐 본 적이 없고 수업시간 질문을 많이 하는 한 아이는 예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공부 비법을 말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예습은 질문 거리를 만들어 주고 수업시간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했다. 이제야 그 아이가 수업 시간 질문을 많이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워낙 대답을 잘해 처음에는 과외를 받는 것으로 오해했다. 그리고 그 학생은 수업 시간 배운 내용에 대해 궁금증이 있으면 수업이 끝나고 질문을 했다. 매일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한다는 한두 명의 아이는 다른 과목보다 영어 과목에 많은 비중을 뒀다. 무엇보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컸다.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 수업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한 아이는 공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이 아이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기초를 닦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영어를 포기라도 할까 영어를 잘하는 학급의 한 아이를 멘토로 붙여주기로 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아이는 아예 영어를 포기한 아이들의 경우였다. 이 아이들은 예습과 복습은커녕, 매시간 엎드려 있거나 딴짓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기유발이었다. 그래서 별도의 시간을 내어 상담을 해보기로 했다. 영어 공부를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이 몇 명이 되는지 궁금했다. 소수가 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학교 내신을 위해 시험 때가 되면 과외를 받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다. 그리고 수능에서 영어 시험이 절대평가로 바뀐 이래로 모의고사보다 학교 내신에 더 신경 쓰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번 시험이 끝나고 시험 후유증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본다. 최선을 다한 뒤, 시험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중간고사의 후유증이 5월 황금연휴까지 이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지난 1월 28일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은 지금 한창 방송중이다. 나는 4월 4일 20회까지 보고 강한 시청 중단 유혹에 시달렸다. 벌써 끝났나 하는 아쉬움이 들어야 맞는데, 언제나 끝나지 하는 생각이 불쑥 솟구쳐 올라서다. 그런 충동이 8회쯤에서 이미 하늘을 찔렀다. 사실 그것은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거의 없던 일이다. ‘거의’라고 말한 것은 한두 번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의미이다. 지난 해 상반기 방송되었던 SBS ‘대박’이 그랬다. 24부작 ‘대박’을 딱 3분지 1인 8회까지만 보고 미련없이 버렸다. 다름 아닌 더 봐주기 힘든 역사 비틀기의 이른바 퓨전 사극이었던 것이다. 대개 그런 사극은 아예 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얼마 전 끝난 KBS ‘화랑’과 지난 해 방송된 KBS ‘구르미 그린 달빛’이 그런 경우다. 지금 방송중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예외지만, 지난해 방송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또한 아예 시청하지 않았던 퓨전사극이다. 거역스러운 역사 비틀기를 보며 시간 낭비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 할까. 드라마가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지만(실제로 일반대중은 그런 이유로 시청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정도껏이다. 홍길동(윤균상)⋅연산군(김지석)⋅장녹수(이하늬) 등 주요 캐릭터가 다 역사속 실존 인물이다. 그런 그들의 얽히고 설키는 서사가 망측할 정도라면 역사 지식이 있는 시청자로선 보기 어려울 정도 아니겠는가. 처음엔 허균의 고전소설 ‘홍길동전’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홍길동전’은 허균이 광해군 재위 때 100여 년 전인 연산군 시절 실재한 홍길동을 모델로 쓴 우리나라 최초의 힌글소설이다. 그 정도의 상식이 기대감을 높였지만, 웬걸 회가 거듭될수록 역사 비틀기는 극에 달한 모양새다. 가령 연산군 시절인데 어떻게 춘향이가 등장하는지 기겁할 지경이다. 그나마 고전소설의 백미 등 그 명성으로서의 체면이 있지 아무리 엑스트라일망정 아무나 춘향이로 잠깐 출연시키고 있다. 거기에 더해 심청이, 장화홍련까지 등장시켜 막 버무린 퓨전사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어 영 거역스러운 것이다. 장녹수와 홍길동의 연인관계 설정도 극적 재미보다 역사에 대한 강한 불신이 생기는 역효과만 낼 뿐이다. 초반부 천민인 노비 차별이 아모개(김상중)를 통해 리얼하게 그려질 때만 해도 그럴 듯했다. 뭔가 후련하고 템포 빠른 테마 음악과 함께 잔잔하거나 고요한 마음을 쿵쾅거리게 했다. 그것은, 그러나 이내 사라져버렸다. 의적 내지 영웅 이야기에 가령(채수빈)과의 로맨스가 그렇게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따라다녀서다. 이미 장녹수와 살을 섞은 사이인데, 그녀의 몸종 출신인 가령과의 달달한 로맨스는 좀 아니지 싶다. 아, 혹시 ‘영웅호색’이란 옛말을 떠올려 그리 한 것이었나? 어쨌든 그 대목이 ‘역적’을 그만보게 만든 한 요인임을 상기시키고 싶다. 특히 아제들 앞에서의 길동이 챙기기 등은 많이 아니지 싶다. 그렇다면 의적들인 아재들이 길동 연애의 들러리란 말인가. 그러다보니 민중을 위한 의적으로서의 홍길동이 진지하게 와닿지 않는다. 차라리 아모개가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역사 비틀기와 별도로 더 통쾌하게 다가온다. 그럴망정 “죄를 지어야 벌을 받는게 아니라 임금이 기분 나빠야 벌을 받는 것”(12회, 3월 7일) 등은 정경유착 실태와 함께 꽤 시사점이 있어 보인다. 사극치고 너무 잦게 깔리는 음악도 ‘같잖은’ 드라마임을 자인한 꼴이지 싶다. 가령 16회(3월 31일)에선 30분 내내 배경음악이 깔리고 있다. 길동의 가령에 대한 “나 아니었으면 멋진 사내 만났을텐데” 운운도 참으로 가관이다. 기생 집 하녀의 ‘천것’이 길동을 만나 호사 누리는 셈인데, 그 연원이 영 무시된 개념없는 대사여서 그렇다.
경기 소안초등학교(학교장 오이영)는4월 13일흡연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풍물놀이 등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한 창작극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창작극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담배를 풍물레인저(레드, 블루, 옐로, 핑크)와 소안초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힘을 합쳐 물리치는 내용이었다. 담배의 폐해와 담배를 몰아내는 방법을 난타북, 음악과 마술, 개그를 통해 알려줘 교육효과가 높았다. 기존의 딱딱하고 틀에박힌 시청각 교육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연극으로 풀어낸 금연교육이 학생에게 금연의 필요성을 더욱 인상깊게 느끼도록 해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과 관련해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보육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안 후보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연합회는 “현재 전국 공립유치원 4693개 중 단설은 322개로 6.9%에 불과하다”며 “혼합연령 1학급 병설유치원으로는 국가책임 하의 유아교육 체제를 구축하기 어렵고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운영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공립유치원 취원율은 24.2%로 사립유치원 75.8%에 비해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OECD 공립유치원 평균(68.6%)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사립 의존도가 높다”며 “최적화된 교육과정과 설비, 저렴한 학비 등을 감안할 때 공립단설유치원 확대가 시대적 과제임에도 기준도 모호한 ‘대형’공립단설 설치를 자제하겠다는 것은 국민적 요구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연합회는 “공립단설유치원은 차상위 계층과 소외계층, 특수 유아들에게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만족도가 높고 정원 충족률이나 경쟁률을 볼 때도 선호도가 제일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성과급 지표를 정할 때마다 얼굴 붉히는데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현장 교원들은 갈등만 일으키는 차등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교원의 질과 사기를 높인다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객관화, 수량화하기 어려운 교육활동을 평가하면서 공정성 시비 등 역효과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학교는 교원 대표로 구성된 성과급선정위원회를 개최해 교육부가 제시한 수업지도, 생활지도, 담당업무, 전문성 개발 등 4개 분야의 세부 평정 항목과 기준 등을 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 난이도 등을 둘러싼 교사들 간의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마찰을 빚기 일쑤다. 특히 지난해 폐지된 학교성과급 예산이 개인성과급에 포함돼 차등 지급률이 70~100%로 확대되면서 S등급과 B등급의 성과급 차이가 벌어져 위화감만 더 키우고 있다. 부산 A초 이 모 교사는 “학년별·부서별 대표로 위원회에 참석한 교원은 본인이 속한 학년이나 부서 업무가 힘들다는 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발언 하나 잘못하면 욕을 먹다보니 다들 위원회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합의가 잘 안돼 이번에는 5차례나 회의를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해당 학년별로 다시 협의를 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려 소모적”이라며 “학교 일이 협력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갈등만 생기고 성과급을 잘 받아도 못 받아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 B중 교감은 “담임은 업무가 힘들다고 수당을 주는데 성과급 점수도 높게 받다보니 업무가 많은 비담임 교원들은 불공정하게 느낄 수 있다”며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려워 심지어 두 달이 지나도 결정을 못하는 학교도 생기고 그만큼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C중 수석교사는 “성과급이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교육활동 성과에 대해 기준을 세우기가 모호하고 수긍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석교사는 관내 몇 명 안되는 수석교사끼리 등급을 나눠 갖다보니 내가 잘 받으면 상대가 못 받았겠다는 생각에 성과급 얘기를 서로 나누기도 어렵다”며 “기준도 지역교육청이 업적평가라고만 제시해 알 수가 없고 어떤 부분을 더 노력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총이 지난해 8~9월 교원 17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4%가 성과급이 도입 취지대로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평가 공정성 결여로 교사별 갈등 야기 등 역효과(41%), 교육성과 평가 사실상 불가능(36%)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교총은 성과급 폐지를 대선 핵심 교육공약 과제로 제시하고 정치권에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