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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대법원은 최근 기간제교사에게 2005~2010년분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1·2심에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 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물론 이번 판결은 옛 성과상여금 지침에 대한 판단으로 기간제교사를 성과급 지급대상으로 포함한 현 지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법 해석을 너무 엄격히 해 ‘기간제 교사를 두 번 울린 판결’이란 말이 나온다. 정부가 세월호 사태 때 기간제교사의 순직을 ‘공무원’이 아니 이유로 거부한 것 같이 지나치게 법리에만 충실했다는 비판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 기간제교사는 4만3472명에 달한다. 이중 담임교사의 비율은 해마다 늘어 절반에 육박하는 48.6%(2만1118명)다. 충북은 무려 60%나 된다. 이렇다 보니 기간제교사 없이는 학교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기간제교사의 현실은 열악하다. 학부모는 꺼리고 학생은 무시하는 등 교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경기 이천의 한 고교에서 기간제교사가 학생들에게 빗자루로 맞은 사건이 단적인 예다. 정규 교원과 같은 교육활동에 헌신하고, 되레 궂은일을 더 맡는 경우도 많지만 부당한 차별과 대우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교총은 2000년부터 4차례의 교섭·합의를 통해 14호봉 제한 폐지, 성과급 지급, 근무기간에 방학 포함 등 현안과제 해결에 노력해 왔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성과급 지급 기준호봉이 정규교사보다 120만원 가량 낮고 복지비도 기본 포인트만 지급하는 시도가 많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고용불안이다. ‘12년간 채용계약서만 23번’ 썼다는 기간제교사가 있는가하면 방학기간을 뺀 ‘쪼개기 계약’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기간제교사는 학교교육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학교가 이들의 고용불안과 차별 해소 등 사기진작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할 이유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교육부 폐지, 기능 축소 공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적’,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국민의 저항이 별로 없다는 점은 그간 교육부의 역할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후보들의 공약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도 어렵다. 폐지와 기능 축소 주장의 이유 중에는 교육부가 그동안 정권의 시녀노릇을 했다는 것도 있는데, 교육부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대선 공약이라면서 특정 정책을 추진하게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임을 교육부와 공무원에게만 돌린다는 것은 공약이 교육부 기능에 대한 고려보다는 보복성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교육부 폐지가 아니고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전 정부가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며 후유증만 남긴 선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단순한 폐지, 축소 공약은 교육계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재 교육부는 정치권과 시도교육감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대선후보가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한편, 시도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 권한을 시도에 넘겨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중앙 정책에 반대하고 독립적 운영만을 추구하는 것이 시도교육청의 본분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국가교육과 지방교육을 조화시켜야 할 교육기관이다. 재정자립도가 약하고 교육현장이 특정 이념의 실험장이 된 현실에서 교육감들의 요구는 책임보다는 권한만 갖겠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이 80년대 중앙정부에 교육부를 설치한 것도 국가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중앙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국가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선 주자들은 우리 교육을 흔드는 것이 과연 교육부인지 정치권인지 아니면 시도교육감인지 재고해야 한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감염의 공포가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킨다. 고요한 새벽녘 한강에는 뼈와 살가죽만 남은 참혹한 몰골의 시체들이 떠오른다. 이를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의 하천에서 변사체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는데⋯⋯. 원인은 숙주인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물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 짧은 잠복 기간과 치사율 100%, 4대강을 타고 급속하게 번져나가는 ‘연가시 재난’은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킨다. (중략) 얼마 전,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 ‘연가시’의 줄거리다. 이것은 단순한 영화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가령 2017년 초부터 불어 닥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어 수천만 마리의 닭과 오리 그리고 소들이 산채로 매몰 처분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생활하는 학교의 경우는 감염병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감염병(전염병)이란, 감염성을 가진 병원체가 숙주(사람이나 동물)에게 전파돼 발생하며, 집단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을 말한다. 숙주가 건강해도 병원체의 독성이 강하면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독성이 낮은 병원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학교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에는 직접 감염병과 간접 감염병이 있는데 직접 감염병에는 눈병, 결핵, 메르스, 유행성 이하선염 등이 있으며 간접 감염병에는 장티푸스, 이질,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이 있다. 학교에서 가장 신경써야할 감염병에는 식중독이 있다. 단체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잠시잠깐이라도 위생을 소홀히 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중독이란,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발병하는 질환을 총칭하는 것으로 세균이나 독소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과 바이러스가 원인인 바이러스성 식중독이 가장 흔하며, 그 밖에는 기생충이나 자연 독,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은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한다. 또한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쓰레기 등의 오물을 만졌을 때나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자신이나 타인의 귀, 입, 코, 머리와 같은 신체부위를 만졌을 때에도 반드시 소독을 하고 음식을 조리하여야 한다. 학생들 또한 식사 전에 손 씻기, 균형 잡힌 건강한 생활습관 들이기, 책상, 교실내부 등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기, 충분한 수면 등을 취해야 한다. 학교 또한 감염병에 대한 보건 교육 강화, 개인위생 지도 철저, 정기적인 결핵 검사, 방역 및 소독활동, 예방 접종 및 환자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국가 또한 감염병 연구에 대한 지원, 전문 인력 및 재정지원, 감염병 전담 기구 설치 및 지원 확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지속 홍보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절대 범해서는 안 된다. 언제 어느 때 ‘연가시’ 같은 바이러스가 창궐해 우리의 고귀한 생명을 위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학기말이라 정신없이 바쁜 게 요즈음이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늘 제일 먼저 출근하신다.결재를 올릴 게 있어 교장실에 갔더니 “요즈음 업무 인수인계로 바쁘지? 인턴 교무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라며 학기초 업무 추진 계획을 결재하는데 칭찬의 말씀을 해주셨다. 올해 교무부장을 맡아 얼마나 바쁜지 한 달 전부터 긴장했던 탓인지 감기 몸살에 잔기침이 계속되고 있다. 좀 우울하고 의기소침하던 차에 교장 선생님의 격려의 말 한마디를 들으니 아침부터 왠지 모를 기쁨과 힘이 생겼다. 작은 친절이 이렇게 큰 감동을 자아내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으며 동료 교사나 아이들에게 친절한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직 생활을 한지도 벌써 26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교직이 다른 직업에 비해 안정되어 있고 스트레스도 별로 없는 직업이라고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교직은 매우 힘들고 외로운 직업이다. 몇 해 전, 어느 교수님가 쓴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라는 책을 읽어보니 교사들은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동료 교사와의 관계 그리고 관리자와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한다. 특히 초등교사의 경우 어린 학생들과의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며, 동료 교사나 관리자와의 원만한 인간관계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주의집중을 안하고 말썽만 부리고 자기 말만 하는 아동들을 접할 때면 좀 힘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잘 해주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달라지는 게 아이들이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 어른들 수준에 맞추려는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교사들은 작은 친절과 관심에 민감하고 그러한 것 때문에 힘이 더욱 생기고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아침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건넨 교장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학기부터는 나도 아이들에게 더욱 친절한 교사가 되어야겠다.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으면 국가·자치단체에도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장애인고용법이 개정됐지만 교육당국은 장애 교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교원 임용체계와 업무 특성상 선발할 수 인력풀 자체가 너무 적어 고용률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지난해 말 국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상향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2020년부터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법이 시행되는 올해 6월 28일부터 시·도교육청의 의무고용률이 기존 3.0%에서 3.2%로 상향되며, 2019년부터는 3.4%로 높아진다. 다만, 교육청에 대해서는 2020년 이후에도 3년간은 부담금의 50%를 감면해주는 부칙조항을 뒀다. 그러나 현재 시·도교육청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58%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장애인 교원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및 추가 지원 제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북도교육청이 2.42%로 가장 높고, 대전(2.16%), 울산(2.11%), 제주(2.0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충남도교육청은 1.12%로 가장 낮았고, 경기(1.14%), 세종(1.16%) 등도 1%를 겨우 넘겼다. 아직 3년의 유예기간이 남았지만 시도교육청들이 3.4%로 높아지는 의무고용률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일선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교원을 지원하는 장애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을 주도한 고용노동부 정책자료에서도 이 같은 현실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이 자료를 작성한 김동일 서울대 교수팀은 보고서에서 2016년 기준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중 교·사대입학이 가능한 시각·청각·지체·건강장애 유형을 가진 학생 수는 7111명이고, 이중 고3은 624명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이들이 모두 교사대에 진학하는 극단적인 가정을 해도 시·도교육청이 의무고용률을 달성하는데 13.8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일선 담당자들은 수급 전망을 위해 현직 교원 중 장애인을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교원의 장애여부를 파악하려면 관계법령상 본인 동의나 자료 제출이 필요한데, 장애를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교원이 많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임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본인이 밝히지 않으면 장애 여부를 알 수 없어 정확한 통계 산출이 불가능하다"며 "실제 장애교원 비율은 보도되는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부담금 납부, 장애여부 파악 등과 관련한 행정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의무고용률을 지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법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는 3년의 유예기간이 너무 짧다고 하지만, 사실 이 정책은 2005년부터 예고된 사항"이라며 "지금까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다가 법이 개정되니 너무 촉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17개 시·도교육청별 장애인 고용현황(2015) 지역 적용대상 공무원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 서울 53,069 808 1.52% 부산 23,182 357 1.54% 대구 17,429 296 1.70% 인천 22,492 307 1.36% 광주 11,408 217 1.90% 대전 12,432 268 2.16% 울산 10,600 224 2.11% 세종 2,146 25 1.16% 경기 91,768 1,042 1.14% 강원 17,456 315 1.80% 충북 15,333 287 1.87% 충남 19,921 224 1.12% 전북 17,701 428 2.42% 전남 20,143 326 1.62% 경북 23,604 455 1.93% 경남 29,409 537 1.83% 제주 5,964 124 2.08% 계 394,057 6,240 1.58% 출처 : '장애인 교원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및 추가 지원 제도 연구'
재작년부터 학교 안 전문적 학습공동체 직무연수가 도입돼 동료교사들을 중심으로 수업개선에 대한 공동연구와 공동실천 노력이 학교문화를 바꾸고 있다. 교사들의 실천 의지를 담아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형식적인 동료장학을 지양하고 ‘수업친구 맺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Y중학교는 그런 사례 중 하나다. Y중은 학기 초, 전문적 학습공동체 첫 번째 연수를 한다. 본격적인 동료장학 전이라 앞으로 참관할 수업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에 대해 안내한다. 선생님들은 모둠으로 앉아 15분 분량의 수업동영상을 본 후 수업자에게 수업장면 중 의미 있는 지점을 얘기해주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실습을 해본다. 물론 수업자의 소감을 통해 수업 의도나 수업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과정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다. 수업자의 시선으로 수업을 바라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렵게 마련된 참관 기회를 수업성장의 디딤돌로 삼으려면 수업보기의 안목과 수업친구로서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교사가 30명 정도인 Y중은 4월에 동료장학을 시작하면 보통 6월 중순쯤 끝을 낸다. 전문적 학습공동체 연수 때 지금까지 진행된 동료장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경험을 나눈다. 수업동영상 촬영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교실 앞쪽에서 촬영한 동영상은 수업 속 학생들의 역동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의미 있다. 수업동영상을 보다보면 캡처해서 다시보고 싶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함께 공유해볼 만한 장면을 PPT에 담아서 전문적 학습공동체 연수 때 선생님들과 나누다 보면 서로 배울 게 참 많다. 예를 들어 1학년 영어수업을 보면 학생들이 교탁 위의 작은 쓰레기통에 뭔가를 던지는 모습이 나온다. 동 교과 선생님들과 달리 수업을 참관하지 않은 교과 선생님들은 이 모습에 의아해했다. 그 선생님은 이면지에 영어로 자기 별명을 쓰게 한 후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영어로 적게 하고, 미리 준비한 깨끗한 쓰레기통에 그 종이를 공처럼 뭉쳐 골인시키라고 했다. 쓰레기통 내용물을 추첨해서 실물 화상기에 비추면 학생의 이름 대신 영어로 된 별명이 나오는데, 그 별명을 가진 친구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선생님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학생들은 사전을 찾아보고 친구에게 묻느라 바쁘다. 골인시키기 위해 슛 동작을 하다 보니 졸음도 달아난다. 2학년 기술 수업 장면 중에는 모둠원과 힘을 합쳐 기계 조립에 열중하고 있는 한 학생이 눈에 띈다. 담임 선생님과 몇몇 교과 선생님은 잘 알지만 그 학생을 모르는 선생님도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폐 성향이 커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도움반 학생이다.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생활에 점차 적응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며 1학년 때 그 학생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은 가슴이 찡한 표정이었다. 연배가 조금 있는 수학선생님의 수업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선생님은 수업 시작 때 흥미유발이 어렵다는 고민을 수업친구에게 털어놓았고, 학습목표를 초성퀴즈로 내며 시작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동영상을 돌려보니 선생님은 ‘인수분해 문제를 풀 수 있다’를 초성퀴즈로 유도하기 위한 연습문제로 ‘ㄷㅇㅅㅇㅇㄹㄷㄷ’를 화면에 띄우며 수업을 시작했다. 사실 선생님은 “담임샘은 아름답다”라는 답을 기대했는데 학생들로부터 돌아온 답은 “담임샘은 오래됐다”였다. 얼굴이 빨개진 선생님과 예측불허 학생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됐고 수업은 신나게 시작됐다. 동료장학 되돌아보기에서 관심이 모아진 비주얼씽킹, 토론, 협동학습 등의 수업을 진행했던 선생님들은 다음 연수 때 주제별 분과의 강사로 나서 수업설계와 수업진행의 꿀팁을 소개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결실은 무엇보다 수업에 관심을 가진 동료선생님들끼리 수업친구를 맺고 자발적인 수업공개와 수업나눔에 동참하게 됐다는 것이다. 수업전문가는 아니지만 학교사정과 학생실태를 잘 알고 있으니 수업친구와는 더 구체적으로, 더 집중해서 수업대화를 나눌 수 있다. 수업친구와 수업을 나눈다는 것은 내 수업을 거울로 비춰보는 작업이다. 수업친구는 내 수업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안전지대이며, 제일 가까이서 나의 수업고민을 깊이 공감해주고 성찰하게 해주며 함께 성장해가는 수업코치다.
새해 벽두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1월 4일 개봉한 ‘여교사’(감독 김태용)다. ‘여교사’는 한국일보에 따르면 “제목만으로 ‘문제작’이란 소리를 들었다. 노골적으로 성을 앞세운 마케팅이 눈총을 받았고, 여성혐오 정서를 자극하며 성차별적 시각을 부추긴다는 오해도 샀다. ‘여교사’는 그렇게 개봉 전부터 이슈 메이커가 됐다.”(2017.1.18.)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주인공 박효주 역 김하늘이 “제목만 보고 영화가 야하게 보여지는 게 정말 싫었다”(앞의 한국일보)고 말했을까. 효주는 서울의 어느 사립남자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이다. 아다시피 기간제 교사는 비정규직이다. 지난 해 기준 전국에서 4만 1000여 명의 기간제 교사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교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하필 전체 교사의 10분의 1 수준인 기간제 여교사였기에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약속’이라든가 ‘카트’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려낸 사회성 영화로서의 기대감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 일정 부분은 기간제 교사의 고단한 현실이 그려져 뭔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긴 한다. 가령 교감의 “정교사 되기 전까진 결혼 생각 접어요. 그건 철없는 생각”이라거나 어느 학생으로부터 듣는 “정식 선생도 아닌게” 등이 그렇다. 기간제 교사의 고단한 현실은 낙하산식으로 부임한 추혜영(유인영)의 정교사 발령에서 절정을 이룬다. 혜영은 다름 아닌 이사장 딸이고, 효주는 그 자리 0순위 후보였다는 점에서다. 당연히 효주는 분노하고 뒤틀린다. 혜영이 제자 재하(이원근)와 섹스하는 걸 보고난 후 효주는 더욱 기세등등해진다. 효주는 임시 담임을 빌미로 재하를 챙긴다. 콩쿠르 입상까지 하게 하고, 섹스를 나누는 등 혜영에 대한 복수가 펼쳐진다. 그런데 그것은 정교사 혜영의 계략이다. 재하는 혜영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렇게만 전개됐어도 사회성 영화로서의 기대감은 나름 충족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다. 효주가 재하를 제자 아닌 일개 남자로 사랑하게된 것이다. 관객은 갑자기 뒤죽박죽 혼란에 빠지고 만다. 학생들이 창문을 통해 쳐다보는 운동장 한가운데서 혜영에게 무릎까지 꿇고 비는 효주와 겹쳐져서다.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은 결국 효주가 혜영을 죽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도대체 무얼 말하고자 하는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베테랑’⋅‘부당거래’ 등을 제작한 영화사 외유내강의 작품이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손익분기점이 고작 50만 명에 불과한데도 겨우 11만 명 남짓 동원한 관객 수 역시 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것이 사랑만 아니라면 그런대로 건질만한 것도 있다. 정교사 혜영의 패악질이다. 약혼자까지 있는 혜영이 재하와 놀아난 건 “핏덩일 어떻게 사랑해. 잘 때나 좋은거지” 때문이다. 사실은 이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혜영이 무슨 50대 돈 많은 유한마담 아줌마도 아니고 약혼자가 있는 아직 처녀라서다. 그러니까 엔조이로 재하를 갖고 논 건데, 효주는 이 말에 열받아 혜영을 죽여버리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재하를 살해현장인 혜영 집으로 불러 확인까지 하고 있다. 혜영이 죽을 짓을 한 건 맞지만, 그러나 이건 좀 아니지 싶다. 어쨌든 효주는 10년 넘게 사귄 동거남 표상우(이희준)가 말한 “저렇게 어린애랑? 미친 년” 그대로다. 기간제 교사로서 겪는 모든 현실적 굴욕은 어디로 보내고, 효주를 치정에 눈먼 살인자로 내몰려고 외유내강 제작사는 이 영화를 만든 것일까. 설마 살인자 효주를 통해 기간제 교사의 고단한 현실을 고발하려 한 것일까. 상상조차 안 되는 스토리에 그렇게 풀 수밖에 없었나 하는 당연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의문이 더 있다. 10대 고교생을 너무 어른화시킨 점이다. 가령 효주에게 고마워하는 아버지에게 “걱정마. 받기만 하는 건 아냐”라고 말하는 재하가 과연 고3 남학생인지. 재하의 적극적⋅능동적 섹스 신은 그야말로 가관이라 할만하다. 처음 혜영과의 섹스 신도 그렇지만, 효주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효주가 리드해야 더 리얼리티가 살지 않나. 백번 양보해 제자에게 사랑에 빠진 캐릭터를 이해한다고 해도 의문이 남는다. 사랑에 빠져드는 효주가 화학교육과 출신이어서다. 글쎄 나만의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는 한 이과(理科) 출신의 사고(思考)는 효주처럼 어린 제자를 사랑할 수 있는 등 결코 형이상학적이지 않다. 영화의 흥행실패에 안도하긴 영화평론집 10권을 내는 동안 이번이 처음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길은 매우 불확실하다. 개인이 가는 길도 그렇지만 인류가 걸어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길이긴 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고, 또 어디로 가는지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때로운 폭풍우가 몰아치고 쓰나미가 몰려와 많은 피해를 준다. 이를 피하기 위한 대안은 다 바꿔야 하며, 시대 변화에 따른 삶의 기술을 배우는 길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에 의하면4차 산업혁명의 파괴력이 대단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마치 우리가 이미 동일본 지진 발생시 보아 온 쓰나미처럼.... 전문가들은 1차는기계화, 2차는 대량생산의 시대, 3차는 정보화 시대로 규정했다. 지금 불어오는 혁명은 앞선 산업혁명과 비교가 되지 않을 거라는 예측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그 속도와 파급 효과 면에서 이전의 혁명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혁명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다. 제도가 변하지 않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그 충격은 재앙으로 덮칠 수 있다. 지금 준비를 시작하더라도, 따라가기 벅찰 것이란 경고음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 앞에서 변화를 이끌어 갈 원동력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러나 교육 집단의 변화 속도는 이를 따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이에 발맞춘 사회체제의 변화라고 말한다. 교육, 규제, 제도, 문화 등이 확 바뀐 새로운 사회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변호사, 금융인, 의사, 기자, 회계사 등 선망의 대상인 직업들이 먼저 사라지고 육체노동의 대체는 전문직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 예측이다. 이같은 변화의 시대에 맞는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닌 코칭(Coaching)이 돼야 한다고 미래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학생들을 잘 훈련시키고 이미 알려진 지식을 입력시켜 기존의 체제에 부응하는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있는 직업에 맞춰 잘 적응하는 인간을 길러낸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직업을 만드는 시대가 오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20년 내 미국 700여 개 직업 중 절반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라고 한다. 또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20억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시대는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세계가 열릴 것 같다. 따라서 지금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은 수많은 정보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특히, 빠른 처리, 검색 능력의 필요성 증대, 몰입과 집중이 어려우며 사회성 및 감성 발달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미래사회 트랜드를 잘 파악하고 시대적 흐름을 읽는 교육이 절실하다. 하지만 총체적으로 이러한 학습을 할 수 있는 신문을 보는 사람은 줄어들고 단편적인 SNS에 의한 정보만을 취사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창조성과 감성훈련에 기반한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교육은 개인차원에서도 미래변화를 파악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습득하고 학교교육에서는 칸막이식 교과교육이 아닌 과목간 융합과 틍섭의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누가 수행할 것인가? 먼저 알아야 할 주체는 학부모이다. 대한민국 부모는 학(學)부모가 되면 모진 학(虐)부모로 변하기 일쑤이다. 소수의 극성 학부모가 부추기는 탓에 멋모르고 따라가는 사람들도 많다.입니다. 그들은 경제력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채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사교육의 험로로 평범한 다수 학부모를 몰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올바른 길인가? 이제 가르치는 교육에서 코칭을 하려면 부모가 앞장 서야 한다. 또,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할 교사들의 변화와 협업을 위한 마인드 부족은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배움은학생 자신이 문제 해결식 학습과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갖는 일이다. 대입까지 죽어라고 공부하고 직장에서 역량강화를 위한 일은 소홀히 하고 당장 시키는 일에만 몰입하면 열린 미래를 살아가기 힘들어 진다.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가르침의 대상에서 배움의 주체로 인정하고 평생동안 배워가는 학습혁명만이4차 혁명에 대비하는 길이다.
올해 학교기업 지원은 창업 실습 특화 학교에 집중된다.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8일 발표한 2017년 학교기업 지원 사업 기본계획 및 평가계획’에 따르면 창업실습 중심형 학교기업 8개교를 포함한 13개교를 신규로 지원하고, 기존 지원 대상학교 중 하위 30%는 정부지원이 중단된다. 또 학교기업 학생들로 하여금 시제품을 제작하게 하고 판매해보는 등의 창업 실습 교육을 통해 교내 예비 창업자들의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저렴하게 임대해주기로다. 학교 여건이나 시장성 정도에 따라 기술주회사나 사회적 기업, 일반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회사설립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교육부는 학교기업의 현장실습 교육이 실제 산업체 수요를 충족시키도록 내실화를 위해 제품 생산과정은 물론 인사, 재무, 마케팅, 판매 등 실제 기업 경영과정을 실습하도록 유도해 경영과 기술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규 13개교와 기존 사업 지원 학교기업 중 상위 29개교 등 42개교를 선정해 86억7000만원을 지원한다. 대학과 전문대는 2억원 내외, 특성화고는 1억원 내외가 지원될 계획이다. 지원금은 학생 실습 프로그램 개발과 기자재 확충, 장학금 등으로 사용된다. 학교기업은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에 따라 조립생산, 세탁, 비누공방, 바리스타 등 다양한 실습을 받고 학교 내 커피숍 등에 취업하는 프로그램으로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대학 90개교, 전문대 83개교, 특성화고 47개교 등 220개교에서 학교기업이 운영 중이다.
교육부가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에 따른 2017학년도 진로교육 세부계획을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를 시범 운영하는 학교가 200곳으로 늘어난다. 또 2020년까지 모든 학교에 진로전담교사가 배치된다. 또 자유학기제·진로체험 지원 현황을 교육부 업무평가에 반영하고, 전국 각 시·도에 지역적 특성에 맞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만든다. 금년 진로교육 예산도 440억을 투입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를 통하여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진로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취지다.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은 지난해 시작돼 올해 2년째를 맞는다. 이를 위해 교육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가 함께 진로교육 활성화에 나선다. 우선 교육부는 학교 진로교육 내실화를 위해 특정 학년이나 학기에 진로체험 과정을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 시범학교를 지난해 55교에서 올해 200교로 대폭 늘리고 학교급 간 진로교육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사회 변화와 학생의 희망을 반영해 창업의 개념과 준비방법 등을 알려주는 '창업 진로상담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또 진학·직업을 결정하는 진로 전환기 학생을 위해 면대면·온라인 일대일 상담을 활성화하고, 지난 해 배치율이 93.4%인 진로전담교사를 2020년까지 모든 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학교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를 350여명에서 올해 1000명으로 늘리고 자원봉사자를 퇴직자 외에 대학생과 교육기부자로 다양화한다. 정부는 이처럼 진로교육을 강화하면서 탈북학생·다문화가정 구성원·특수학교 학생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진로교육을 확대한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진로상담도 강화할 예정인데 학력취득을 원하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서는 여성가족부가 검정고시 이수 지원, 전문 직업훈련을 맡고 다문화 거점 위(Wee) 센터를 통한 정서상담도 진행한다. 한편, 대학교에서는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대학이 진로교육과정을 편성토록 유도하고, 대학생들의 현장 직무체험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천명 규모였던 대학생 직무체험 프로그램 참여 인원을 올해 5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의 각종 진로 관련 경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온라인 학생경력관리시스템'도 개발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교교육과정과 학교 밖에서도 진로체험 지원 체제를 연계해 나아갈 방침이다. 지역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지자체·공공기관·기업이 참여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 거버넌스를 조직, 전국적으로 진로교육 지원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령 강원은 레저·스포츠, 광주는 문화·예술, 대구는 패션, 울산은 조선·해양 부문, 전남은 해양 도서 체험 등 특화 진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식이다. 정부부처 시설과 인력을 활용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15개 부처에서 공동으로 시행하게 된다. 특히 자유학기제와 진로체험 지원 실적은 올해부터 중앙부처 업무평가와 지자체 합동평가에, 2018년부터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된다. 또 진로체험을 지원하는 기업에는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할 때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산학협력 마일리지'를 주고, 대학·기업·개인사업장 등 민간부문의 교육 기부 진로체험기관을 지난해 700여곳에서 올해 4000곳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교육부는 또, 올해 문을 연 국가진로교육센터를 비롯해 진로교육 정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진로·직업·진학 정보를 제공하는 맞춤형 종합진로정보망(career net)을 조직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교육부의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에 따른 2017학년도 진로교육 세부계획 공표는 진로·진학·직업교육 연계와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이다. 계획대로만 시행되면 우리나라 진로교육의 획기적 개선 변곡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많은 계획들이 중장기적 기획과 인프라 구축없이 즉흥적으로 공표, 시행, 철회, 폐기되는 등 ‘계획이 그저 계획’으로 그친 적이 많다. 가령, 이미 전문상담교사 배치, 사회복지사 배치 등이 공염불이 된 전례가 있다. 2020년에 진로전담교사 모든 학교 배치도 의구심이 든다. 작년 기준 진로전담교사 배치율이 93.4%라는 것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물론 학교마다 진로담당 교사가 지정돼 공문 등 업무를 추진하지만, 정작 업무 담당교사이지 진로전담교사는 아닌 것이다. 진정한 진로전담교사를 배치하려면 교원양성기관인 대학의 양성교육과정, 초중고교의 교육과정 등이 연계된 장기적 프로젝트가 필수적인데 이번 계획은 지나치게 급조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진로교육은 교육과정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를 아우르는 교육과정과 진로교육(진학·직업교육 포함)이 연계돼야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고 내실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과정과 진로교육이 따로 가면 바람직한 체제가 아니다. 따라서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이 총론이라면 2017학년도 진로교육 세부계획은 각론 차원에서 세부적으로 치밀하게 수립돼야 하는 것이다. 결국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에 따른 2017학년도 진로교육 세부계획은 진로교육 강화라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다. 다만, 이 계획이 교육당국의 정책적 차원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되려면 교육과정, 예산, 유관기관의 거버넌스 등이 연계돼야 한다. 진로교육은 기본적으로 꿈·끼를 바탕으로 한 미래의 삶에 관한 교육이다. 이 진로교육이 교육과 사회 현실, 진학, 직업, 취업 등과 연계될 때 비로소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쩌면 행복교육의 최고 중요한 꼭지가 진로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교육부의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에 따른 2017학년도 진로교육 세부계획 공표에 즈음해‘진로교육’이 2009개정 교육과정의 39개 범 교과 주제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10개 범 교과 주제로 감축되어서도 그대로 존속해 강조되고 있는 점을 유념하고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육정책 입안, 집행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미래 지능정보사회에 적합한 진로교육을 위해 1교 1진로전담교사 배치가 추진된다. 또 진로전담교사의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자원봉사 인력도 올해 1000명까지 확대된다. 교육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는 24일 사회관계부처장관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진로교육 세부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전문성을 갖춘 진로교육 인력 확충을 위해 2016년 기준 93.4% 수준인 중등 진로전담교사 배치율을 2020년까지 전 학교에 배치되도록 할 계획이다. 추가로 확보해야 할 교사 수는 310여 명 정도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현행 진로진학상담 부전공 연수로만 가능했던 양성체계를 교육대학원 부전공 재교육과정까지 넓힌다. 또 지난해 3745명에게 실시한 학교관리자 및 초중등 교원 연수를 올해 4000명까지 늘린다. 학교 체험활동 등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인력도 지난해 355명에서 3배가량 확대하고 대상자도 퇴직자 중심에서 대학생, 학부모 및 교육기부 직업인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진로교육의 운영도 내실화 된다. 중‧고등학교 선택교과인 ‘진로와 직업’의 채택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창의적체험활동에도 진로교육 요소가 포함되도록 유도한다. 또 진로교육 집중학년 및 학기제의 연구‧시범운영 학교를 올해 92개교에서 내년 220개교로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상급학교 진학과 직업선택 등을 결정해야 하는 진로전환기 학생에게 면대면 진로진학 상담을 활성화하고 시공간 제한없이 다양한 직업군의 상담전문가를 배치해 온라인 1:1상담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특수, 탈북, 다문화 학생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맞는 진로정보를 제공하고 지도 교사에 대한 진로지도 연수도 한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계획의 차질없는 시행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진로교육이 강화되는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도적으로 진로탐색을 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6번의 평가 중 가장 낮은 순위를 보인 PISA 2015와 지난 평가에 비해 다소 순위가 하락한 TIMSS 2015 결과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23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로 3년마다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과 수학, 읽기의 역량을 평가하는 조사다. 또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주관하는 TIMSS(Trends in Internation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는 수학과 과학영역의 국가별 성취도 추이를 4년마다 비교 연구하는 조사로 1995년 1주기를 시작으로 2015년 6주기까지 수행됐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시행된 PISA와 TIMSS에서 꾸준히 높은 성취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말 발표된 2015 평가에서 PISA는 2000년 이래로 읽기와 수학, 과학 등 전영역에서 가장 낮은 평균점수를 기록했고 하위수준 학생들의 비중도 늘었다. 또 TIMSS에서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하락해 교육계에 과제를 안긴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낮은 자신감과 교과 흥미도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또한 지나치게 경쟁지향적인 교육풍토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명경 경인교대 교수는 “경쟁과 성적 지향의 능력중심의 교육풍토가 이번 결과에 반영된 것”이라며 “정서적인 안정감과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원활한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남학생의 인지적 성취 의욕 감소가 여학생에 비해 큰 점을 주목하며 “PISA 평가가 성적표와 생활기록부에 남지 않는 시험이고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을 교과라는 점에서 진지하게 시험에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다소 색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유성상 서울대 교수는 “최상위 수준 학생의 감소와 하위수준의 학생 수가 증가한 것은 교육복지 안전망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학교 교실 수업에서 기초학력 부진학생에 대한 관리 및 지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됐다. 이동환 부산교대 교수는 “성취와 경쟁을 중시하는 성취 지향의 교실문화보다는 학습 자체과정을 중시하고 실패를 허용하는 숙달지향적인 교실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서열화나 성취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다양한 학생에 맞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PISA 수학전문위원 출신인 박경미 의원은 “과학뿐만 아니라 수학에서도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하위수준 학생이 증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기초학력보장과 교육평등에 대한 교육계의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연할거라 생각했지만 긴장했고, 결과에 묘한 안도감이 흘렀다. 21일 세종대학교, 세종사이버대와 국제통번역협회가 공동 주최한 ‘인간 대 인공지능의 번역대결’에서 번역사 4명과 인공지능 번역기 3개가 같은 과제를 번역한 결과 30점 만점에 번역사는 평균 24.5점, 인공지능 번역은 평균 10점을 기록했다. 최근 기계번역은 문장 전체 맥락을 고려해 번역하는 인공신경망번역기술(NMT)이 상용화 됐지만 ▲오역 및 누락여부 ▲심층적 의미 파악 여부 ▲어법에 맞는 표현 ▲어휘선택과 표현의 적절성 ▲내용의 논리성 ▲전후맥락 고려여부 등을 종합한 결과는 아직 미진한 단계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바둑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누른 이후 관심이 높았지만 승패는 다소 싱겁게 갈렸다. 바둑과 달리 승패를 가리기 어려운 대결이었다는 점에서 결과보다는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확인해보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결은 문학과 비문학 분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영어를 국어로, 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4개 지문이 각각 주어졌다. 인간 대표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출신 전문번역사 4명이 출전했고 번역에 50분의 시간이 배정됐다. 인터넷검색도 허용했다. 인공지능은 구글, 네이버파파고, 시스트란 등 3개사 번역기가 나왔다. 결과와 관련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곽중철 한국외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80~90%의 문장이 어법에 맞지 않고 고유명사와 일반명사도 잘 구분하지 못했다”며 “어순을 재구성하지 않고 단어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허명수 한동대 교수(한국번역학회장)도 “통번역의 경우 글에 담긴 감정이나 문학적인 요소 등이 고려돼야 하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계가 글에 실린 사람의 마음까지 알아내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문학 분야의 기사 글 일부는 완벽하게 번역해내는 등 일정한 패턴을 갖는 문장에서는 발전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대균 세종사이버대 교수는 “기계 번역이 토익 정도의 문장은 완벽하게 번역할 수 있다”며 “문학 외 업무분야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석 시트스란 상무는 “NMT 기반 번역기는 현재 초등학생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데이터가 축적되면 원숙한 수준의 번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고도화 절차를 거치고 정제화나 클렌징 작업을 포함시키면 NMT 방식의 번역이 생각보다 이른 시일 내에 상용화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는 NMT 방식이 적용되지 않은 점이나 인공지능이 유리한 번역 시간 평가가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이번 대결의 한계로 지적했다. 실제로 네이버파파고나 구글은 지난해부터 200자 이내의 문장에 대해 NMT방식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번에 출제된 문제는 영한번역 220단어, 한영번역 705자 내외로 구성돼 완벽한 인공지능 방식이 아니라 일반 번역기 수준의 프로그램이 적용됐다.
교육부의 ‘학교총량제’로 인해 신도시 학교 신설이 곳곳에서 제한돼 구도심과의 갈등, 과밀학급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20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학교총량제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택지개발 지역에 학교를 신설하려면 농촌·구도심 지역의 학교를 폐교해야 한다는 ‘학교총량제’에 묶여 전주 에코시티와 만성지구 내 학교 신설 계획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전주 에코시티 개발지구는 2019년 7400여 세대가 입주 예정이지만 신설이 확정된 학교는 초등학교 1곳뿐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초교 1개, 중학교 1개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신설을 추진했으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인근 학교로 분산 배치하거나 기존 학교를 재배치하라며 거부됐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은 구도심에 있는 전교생 150명 미만의 중학교를 에코시티로 이전하려고 했으나 지역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에코시티 입주예정자들도 택지개발 당시에는 초교 3개, 중학교 2개, 고교 1개 등 6개교를 신설한다며 부지까지 마련해놓고 이같은 상황에 놓이자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인정 도의원은 “신규택지개발 지역에 학교를 신설하려면 농촌 지역, 구도심의 학교를 없애라는 것은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구도심의 작은 학교를 도시개발지구로 이전하면 구도심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는 교육부가 지난 2014년부터 학생 수 감소와 소규모 학교 증가를 이유로 중앙투자심사를 강화해 학교 신설을 억제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이뤄져도 학교 설립을 허락하지 않거나 소규모 학교의 폐교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보니 전국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에 초교 1곳과 중학교 1곳을 신설하는 ‘2020년 인천시립학교 설립계획안’을 통과시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중학교 신설을 위해 2020년 개교 시기까지 다른 지역의 중학교 한 곳을 폐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폐교를 조건으로 학교 설립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폐교 대상학교를 선정하면 해당 지역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을 겪은 바 있어서다. 신도시인 청라지구, 서창지구의 초교 신설을 위해 구도심 학교 2곳을 폐교해야 한다는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폐교를 추진하려다 지역 갈등만 불러일으키고 중단한 것이다. 이처럼 학교 설립이 제한되면서 신도시는 과밀학급 문제를 겪고 있다. 실제로 2016년 4월 기준 청라지구의 A초는 53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가 27.8명, B중은 30학급에 학급당 학생이 36.2명에 이르렀다. 송도지구 C초도 49학급에 학급당 학생수가 31.3명, D중은 34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가 39.2명에 이르러 학교 신설에 대한 요구가 높다. 경기도 신규택지개발지구도 학교 설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년에 1400여 세대가 입주예정인 광주 쌍령지구에 초교 1곳을 신설하려고 했지만 중앙투자심사에서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인근 2개 초교로 분산 배치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학교까지 도보로 편도 20~40분이 걸리고 산악지형에 국도가 놓여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또 이미 인근 학교도 학생 수가 770여 명이 넘는 상태라 과밀학급의 우려가 높아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이 크다. 경기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광주는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고 지역 내 소규모 학교도 없는데 다른 지역과 똑같이 신설을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형적 환경과 학령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중앙투자심사에 다시 요청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신설을 제한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1개 학교 설립에 보통 200~300억원이 들고 운영비도 매년 40억 원씩 들기 때문에 학교 신설을 쉽게 허용하기는 어렵다”며 “아파트 단지별로 학교를 짓다보면 나중에 학생 수 감소로 오히려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지역 간 차등을 두다보면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일부 지역에만 지나치게 교육 재정이 투입돼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재정도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청이 장기적으로 전체적인 학교 재배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사회부총리 겸 장관 이준식·사진 오른쪽)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23일 서울 어린이재단빌딩 11층 대회의실에서 범사회적 스승 존경 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 기관은 오는 5월 개최되는 ‘2017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쓰기공모전’을 위해 손을 잡았다. 전국 아동청소년들이 감사편지를 계기로 스승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감동 사연을 발굴해 10월까지 지속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연중 스승 존경 분위기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초록우산은 지난해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쓰기공모전’을 진행해 3만여 통의 편지를 접수한 바 있다. 수상작 일부는 MBC, 문화일보를 통해 사제스토리로 소개되고 있다. 또한 양 기관은 ‘내 마음의 선생님’ 대국민 공모 사업 등 스승 존경 문화 조성을 위한 사업 추진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사제지간의 감동 사례를 대국민 공모로 발굴하고, 국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선정하는 형식이다. 이 외에도 바람직한 사제 관계 정립 및 아동 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준식 부총리는 “스승존경 문화 조성에 양 기관이 앞장서겠다”며 “선생님께 감사하고 존경하는 문화가 범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월 중순이 되면 공기택 경기 동원고 교사는 담임을 맡은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으로 신학기 준비를 시작한다. 번호순으로 외우고, 사진 속 얼굴과 대조하며 일주일 정도 외우기를 반복한 후 개학일이 되면 등교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한명 씩 불러준다.공 교사는 25년째 이런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는 “특히 신입생들에게 효과적”이라며 “처음 보는 사람이 이름을 알아주고 불러줬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놀라워하는 한편 감동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 불러주기’를 모든 일의 시작으로 여긴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하셨구나’라고 깨닫는 순간,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며 “이름이 불릴 때 자신이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고, 또 자신을 인정해준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공 교사는 “학기 시작 전, 일주일 정도만 투자하면 1년 농사가 저절로 이뤄진다”며 “이름을 불러준 후부터는 교사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또 선생님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물론 포토샵 때문에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고, 이름도 얼굴도 생소한 아이들을 만나자마자 익숙하게 불러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나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믿음을 갖게 됩니다. 사전에 외우지 못했다면 학기 초 일주일은 번호 순으로 앉혀 이름부터 외워보세요. 이름을 다 외웠다면, 다음단계는 ‘상담’입니다.”그는 학기 초에 개별상담보다 집단상담을 해 볼 것을 제안했다. 아이들과 아직 친숙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개별상담을 해봤자 이야기를 잘 털어놓지 않고 교사 또한 성적과 환경 등에 대해 취조하듯 질문하고 마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적다는 것이다.“7~8명씩 나눠 1개조씩 상담을 해보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합니다. 담임이 ‘나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공기택입니다’라고 소개하면 옆 학생이 ‘저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공기택 선생님 옆의 축구를 좋아하는 000입니다’라고 앞사람들의 자기소개에 ‘수학을 잘하는’, ‘잘 웃는’ 등 자신의 장점 및 특성을 덧붙이며 한 바퀴를 도는 겁니다. 이렇게 20분정도 소개를 마치고 나면 서로 꽤 친숙한 상태가 되죠.”공 교사는 “집단상담을 통해 마음을 연 후 개별상담을 하면 학생들이 자기 이야기를 더 많이 꺼내게 된다”며 “이 모든 활동의 핵심은 아이들을 인정해주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적이 대학을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성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해버린다”며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그림이든 춤이든 학생의 재능을 인정하고 칭찬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움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500명 중 460등으로 입학해 모든 일을 삐딱하게 바라봤던 여학생이 있었어요. 처음 이름을 불러줬을 땐 선생님이 ‘쇼’를 한다 생각했다더군요. 저는 되레 ‘너는 참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구나’하고 칭찬해줬죠. 아이는 어느 날 공부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찾아왔고 결국 3학년 때 전교 5등을 했어요.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냐고요? 이번 신학기에 ‘이름 불러주기’와 ‘집단상담’ 이 두 가지만 실천해보세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학교에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검토 공문이 왔다. 개정안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초등교 유휴교실을 활용해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보육과 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저출산이 국가적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학교현장의 유휴교실을 활용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초등교의 유휴교실을 영유아보육시설 확충에 변용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이를 논하기에 앞서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초등 현장에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과밀학급 해소, 특별교실 확보 등 시급 먼저 초등교 유휴교실은 유아보육시설 확충 이전에 초등교육의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돼야 하며 초등교육의 본질적 질 제고를 위해 활용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초등 유휴교실은 무엇보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과밀학급을 해소하는데 쓰여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2017학년도 1학급 편성기준 인원은 26명으로 이는 2014년 OECD 평균 21.3명보다 매우 높은 실정이다.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는 학급편성 기준인원을 낮춰야 한다. 초등 수업의 특성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교실부터 확충해야 한다. 학생자치실, 음악실, 영어실, 미술실, 체조실 등은 차치하고 과학실, 실과실습실, 컴퓨터실, 상담실과 같은 필수적 시설마저도 지침이나 규정에 맞게 확보하지 못한 학교가 대다수다. 설사 유휴교실이 있어도 예산이 없어 꼭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지 못하는 학교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초등 유휴교실은 수업 특성에 맞게 설비된 특별교실 확충에 먼저 활용돼야 한다. 또한 현재 초등교에서는 방과후 교육과 돌봄에 필요한 교실을 기존 교실과 겸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규수업과 방과후 수업 등 모두의 질 관리에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이 점에서 유휴교실은 영유아보육시설에 앞서 방과후 수업 등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학교는 학생 교육시설부터 확보하느라 교직원과 비정규직원(교육공무직원)의 편의시설(남여탈의실, 휴게실, 복지시설 등)에 대해 최소한의 요구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선결과제들을 생각하면 사실상 초등교 유휴교실은 온전한 의미의 유휴교실과는 거리가 멀다. 어린이집은 별도 공간에 설치해야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미 학교는 정치권이나 상부 기관에 의해 떠맡겨진 역할만으로도 포화상태다. 방과후 학교, 돌봄교실 제도가 도입․시행된데 이어 최근에는 시민들의 체육공간으로도 개방해야 할 책무가 부과됐다. 이로 인해 정작 더 시급하고 필요한 시설과 공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종사하는 담당인력의 배치와 관리 등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로 초등 본연의 교육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역할을 부여하고 공간의 할당을 요구하는 것은 초등교육의 본질을 도외시하거나 폄하하는 사고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초등교육과 영유아 교육 양자 본연의 목적과 질 관리를 위해 어린이집은 별도의 계획에 의해 별도의 공간에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제부턴가 교무실이 침묵 속에 빠졌습니다. 교사끼리 상처 주는 교권침해는 늘고 있습니다. ‘교실붕괴’는 혼자 극복할 수 없는데 교사 간 거리는 자꾸만 더 멀어집니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업도, 생활지도 해법도 얼굴 맞대고 소통하며 함께 커가는 교사여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서로 기대지 못해 쓰러진다’는 시구처럼 먼저 회복해야 할 건 사제동행이 아니라 ‘師師동행’이 아닐까요. 연중캠페인 ‘사사동행’을 시작합니다. 협력, 배려, 공감의 가치를 실천하고 동반 성장하는 교사들의 다양한 모습을 전하려 합니다. 그런 교직문화가 정착‧확산되도록 관심과 동참을 바랍니다. 대구대봉초 관행 깬 업무분장전입 교사에게 선호업무 양보고맙고 미안해…서로 솔선수범“배려의 교직문화, 더 퍼졌으면” 전근을 앞둔 교사들은 누구나 걱정이 앞선다. 이번엔 어디로 가게 될지, 기피 업무나 학년을 맡아 고생하는 것은 아닌지, 학교 분위기는 괜찮을지 마음이 복잡하다. 그리고 우려는 곧 현실이 된다. 손쉬운 업무는 대부분 기존 교사들이 가져가고 전입자들은 기피 업무를 떠밀리듯 맡는다. 소외된 마음은 더욱 커지고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고자 부단히 애쓰는 일. 3~4년에 한번 씩 돌아오는 전근은 교사들에게 으레 그런 존재로 받아들여진 지 오래다.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전입 교사들에게 선호 업무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바로 대구대봉초(교장 박경애)의 ‘꽃방석 프로젝트’. 손님이 오면 꽃방석을 내어주듯이 전입 교사들에게 ‘좋은 자리’를 먼저 주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부임한 박경애 교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교감 시절 근무했던 학교에서 시험 삼아 해봤던 것이 반응이 좋아 아예 본격적인 문화로 정착시키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프로젝트는 전입 해에 선호 업무를 양보 받았던 교사들이 1년 후에 다시 전입교사들에게 선호 업무를 양보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이를 위해 학교는 기존 교사는 물론 전입이 확정된 교사들을 대상으로 희망 업무를 사전에 조사했다. 김시응 교무부장은 “1순위부터 6순위까지 희망 업무를 적으면 통계를 내 전입교원부터 1~2순위 내에서 배정하고, 나머지를 기존 교사들이 가져갔다”며 “모두의 희망을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고 기피업무는 서로 논의해서 합의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불만 없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확정된 업무분장 내용은 첫 출근일인 16일 발표했다.박 교장은 “2월 업무분장 시즌이면 서로 힘든 일을 미루거나 피하려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역발상으로 기존 교사들이 먼저 손을 내밀면 전입 선생님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학교에 빠르게 적응하게 돼 결국 학생에게도, 학교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처음에는 일부 교사들이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새로 오면 누구나 다 힘든 일을 맡고, 또 지금까지 그렇게 해온 것이 당연했는데 손해봐야 하느냐는 수군거림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만 배려하고 양보하면 지금과는 다른 학교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박 교장의 설득에 교사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전근 때마다 곤란을 겪었던 기억이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낸 것이다.박 교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저경력부터 베테랑까지 올해 대구대봉초로 전입 온 교사는 10명이다. 출근 3일째였던 21일. 아직은 서먹한 기운이 감돌 시기지만 교사들은 마치 오랫동안 호흡해온 사람들처럼 어색함 없이 교내 연수에 참여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전입 교사들은 “학교에서 보여준 뜻밖의 배려에 감동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교직경력 30년차인 최선희 교사도 옮길 때마다 기피업무를 맡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체념했던 차였다. 최 교사는 “희망 업무보다도 훨씬 수월한 업무를 배정받아 놀라우면서도 기뻤다”며 “한편으로는 나를 대신해 누군가 힘든 일을 맡았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보다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박 교장은 출근 첫 날 ‘비전공유 및 협업지수 높이기’ 활동도 실시했다. 자신의 장점을 소개하고 서로 칭찬한 후 학년별로 한해를 어떻게 꾸릴지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다. 덕분에 교사들은 더욱 급속도로 가까워졌다.윤명옥 교사는 “처음 6개월은 1시간 일찍 출근하기도 하고, 몸살도 한 번씩은 걸릴 정도로 전근 첫해는 적응에 애를 먹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출근 첫날부터 ‘우리학교’란 생각이 들었고 선생님들과도 금세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동학년 선생님들끼리 자료를 공유하고 생활지도도 함께하자고 의기투합했다”며 “일이 있을 때도 먼저 맡겠다고 나서는 분위기가 돼 올 한해를 훈훈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박 교장은 “커다란 변화라기보다 작은 곳에서부터 조금씩 번지는 긍정의 힘을 기대한다”며 “우리학교를 시작으로 이런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더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도 아침 7시 되어도 완전히 밝지가 않다. 서서히 해가 길어지겠다는 기대를 하는 아침이다. 어제 오후 티비에서 천년초를 키우는 농가를 봤다. 천년 살아 천년초가 아니라 천 가지의 병을 고쳐준다고 해서 천년초라고 했다. 우리 선생님들은 천년초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천년초는 천 가지의 병을 고쳐준다고 하는데 우리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천 가지의 악습을 가지고 있다. 고쳐야 할 병들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치료하는 이가 바로 우리 선생님들이다. 늦게 일어나는 학생, 지각하는 학생, 오락실에 가는 학생, 머리에 염색하는 학생, 담배 피우는 학생, 술마시는 학생, 질서를 어기는 학생, 거친 말을 하는 학생... 고쳐야 할 악습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몫인 것이다. 천년초는 수많은 작은 가시를 가지고 있었다. 미풍에도 날아다녔다. 가시 없는 선생님은 없다. 즉 가시는 상처다. 이 학생에 상처 받고, 저 학생에게 상처 받고, 이 선생님에게 상처 받고, 저 선생님에게 상처 받고, 교장, 교감선생님에게서 상처 받고 가시 같은 수많은 상처를 안고 교직에 임하는 것이다. 상처를 잘 극복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반대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이다. 상처는 SCAR다. C대신 T를 넣으면 STAR가 된다. 상처를 주는 대신 희망을 주는 선생님, 미래를 심어주는 선생님이 되면 학생들은 장차 밤하늘의 별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년초는 수많은 약재로 사용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건강을 회복시켜 주었다. 유익을 주었다. 천년초 같은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에게 육신 건강, 정신 건강을 심어주어야 할 것 같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월수외국어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몇 일 동안 수업과 하루 일과를 지켜보았다. 특이한 것 중의 하나가 1교시 후에 전교생이 나와서 15분 동안 줄넘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정말 잘하고 있었다. 하루 일과 중 건강 프로그램이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유익을 주는 식당의 한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할머니 국수집을 운영하시는 분이시다. 이 주인은 한 그릇으로 안 되겠다 하면 더 갖다 준다. 또 모라자면 더 갖다 준다. 배가 부를 때까지 준다. 나갈 때 돈은 통에 얼마든지 자기가 알아서 넣고 가게 한다. 이 정도면 그 국수집은 망할 리가 없다. 흥왕하게 된다. 흥성하게 된다. 소문이 나게 된다. 감동을 받게 된다. 공짜로 먹고 가는 이도 변화가 된다. 이와 같이 유익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이것을 실천하면 좋은 선생님으로 소문이 안 날 수가 없고 학생들이 변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변화다. 학생들의 변화를 위해서는 천년초와 같이 유익을 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천년초는 한 번 심어 놓으면 10년이고 15년이 되어도 그 자리에서 잘 자란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잘 견디며 이겨낸다. 천년초 같은 선생님이 돼 어떤 어려움과 힘든 일이 있어도 잘 이겨내고 극복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교직은 평생 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된다. 40년 교육 인생이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천년초와 같은 선생님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희원해 본다.
최근 남도의 섬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곳이 있지만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산의 푸름이 잘 어울려 펼쳐진 섬이 청산도이다.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이곳 ‘청산도’에는 갓 피어난 유채꽃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길은 주민들이마을 사이를이동할 때 이용되던 길로,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봄이면 길 주변에 펼치진 유채꽃과 바다의 조화가 눈부시게 다가온다. ‘완도’ 하면 얫날에는 주 해산물이 김이었으나 지금은 전복이다. 청산도 역시 전복 양식장이 많다. 해녀들이 물질한 갓 잡은 해산물 또한 싱싱한 맛을 전해준다. 최근에는 도시의 시끄러움을 피하여 안식을 취할 수 있는 펜션에서 가족단위로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늑한 휴식이 있는 이곳은 한 번 발길을 옮기면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이에 매년 4월 이면 슬로길 축제가 열려 한결 마음에 충전을 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