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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봄은 어디에나 벙글어지는 꽃들로 가득합니다. 묵은 겨울은 이제 힘을 쓸 수 없나봅니다. 오리나무는 벌써 연초록의 길다란 꽃눈을 올리고 있고 매화는 그저 황홀하게 무학산 만날재 앞자락을 하얗게 빛내고, 그 아래 학교 담장 그늘엔 동백꽃이 붉습니다. 이렇듯 사물도 계절도 오래되면 변하는 것이 이치일 것입니다. 시간의 관문을 지나는 순간 변화는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계절의 변화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거대한 장벽을 넘어선 지혜로운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바다를 향해 끝없을 것 같은 여행을 하는 그는 불멸의 신이 아닌 필멸하는 인간입니다. 신의 노여움을 사고 떠돌아야하며 아들과 아내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케로 영영 갈 수 없을 듯 보였습니다. 호메로스의 양대 서사시 『일리어드』와 『오뒷세이아』는 기원전 6세기 이후 그리스의 교과서가 되어 수많은 음유시인과 지식인 나아가 문학과 조형예술로 창작돼 서양문화의 근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오뒷세이아』는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략 후의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해상표류의 모험과 귀국에 관한 이야기로 24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초의 4권은 주인공이 없는 동안의 그의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 이야기이며 제5권에서 바다의 님프 칼립소에게 붙잡혀 있는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등장하고 신(神)들의 명령으로 그는 겨우 뗏목을 만들어 섬을 떠나지만 그를 미워하는 포세이돈이 일으키는 폭풍으로 난파 당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파이아케스인들의 섬에 상륙하고 그 곳의 왕녀 나우시카에게 구원되어 왕의 환대를 받고 연회석에서 자신의 모험이야기를 합니다. 그 후 귀국하여 아테네 여신의 도움으로 아내를 괴롭힌 구혼자들을 응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디세우스는 걸출하고 지혜로운 영웅이지만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러 바다를 떠돌게 됩니다. 많은 어려움을 견디며 그는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 바다를 떠돌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새봄을 맞아 우리는 지난 겨울 낡고 오래되고 묵은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야 하지 않을까요? 새롭게 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것입니다. 새 학기는 희망으로 가득차지만 바다 위에 배를 띄우고 여행을 시작하듯 두렵고 어려운 것입니다. 모든 새로운 출발은 낡은 것을 찢는 아픔을 견디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습니다. 지금 자리가 힘들고 어렵다면 낡은 나와 결별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들려주소서, 무사 여신이여! 트로이아의 신성한 도시를 파괴한 뒤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임기응변에 능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시들을 보았고 그들의 마음을 알았으며 바다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을 귀향시키려다 마음속으로 숱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토록 애썼건만 그는 전우들을 구하지 못했으니, 그들은 자신들의 못된 짓으로 말미암아 파멸하고 말았습니다. 그 바보들이 헬리오스 휘페리온의 소 떼를 잡아먹은 탓에 헬리오스 신이 그들에게서 귀향의 날을 빼앗아버린 것입니다. 이 일들에 관해 아무 대목이든, 여신이여, 제우스의 따님이여, 우리에게도 들려주소서! /제1권 1~10행 p23 새봄입니다. 이미 연초록의 나무들이 새잎을 올리고 있습니다. 나무는 생살을 찢는 아픔을 견디고 낡은 자기를 버린 결과로 새잎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들도 지난 해 묵었던 익숙한 것들과 결별해야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습니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새봄 되시기 바랍니다. 『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지음/천병희 옮김, 숲, 2006.
충남 서령고는 3월 3일(금) 오전 10시 2017학년도 신입생 305명에 대한 입학식을 송파수련관에서 성대하게 거행했다. 심관수 이사장과 이완섭 서산시장, 관내 내외 귀빈과 학부모님들은 입학생들에게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한승택 교장은 신입생들을 위한 환영사에서 명문 서령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항상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서령은 지역명문교 육성 사업을 통해 부족함이 없는 시설들이 갖췄고, 교육부 지정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력 제고 학교 선정, 자율학교, 영재교육원 설치 운영, 방과 후 심화반 및 자기 주도적 학습반 운영, 대학 입시를 위한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전교직원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또한 중국 및 일본과 국제교류를 통해 글로벌한 안목을 기르고, 대외 경연경시 및 각종 대회에도 참가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음주·흡연학생이 없는 새 교풍을 진작시키고 이어갈 것임을 선포했다. 이어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선발된 신입생들에게 대한 장학증서도 전달됐으며 그동안 학교를 위해 헌신하신 최일성 학부모회장과 유병란 자모회장과 자모회총무에 대한 감사패 전달 및 우수교직원 2명에 대한 표창도 함께 있었다. 각종 장학금 전달식과 함께 한화토탈에서는 2017년 학교 발전기금으로 본교에 2천만원을 기탁했다. 한화토탈은 이번 외에도 해마다 많은 액수의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입학식이 끝난 뒤에는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상견례가 있었다.
요즘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교육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대선 주자들의 핵심 공약은 '교육개혁과 혁신'이다. 우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표심이 큰 교육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육은 5년마다 교육혁신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누더기 교육이 됐다. 한마디로 성공한 정부는 하나도 없다. 이곳저곳 기본적인 교육철학 없이 그때그때 뜯어 고치다보니 이젠 엉망진창이 된 것이다. 여기에 일부 진보 교육감들이 다시 교육의 근간까지 흔들어 교육의 중립성까지 무너지게 됐다. 이렇게까지 해 놓고도 정치권과 교육감들은 서로 남 탓만 하는 우리 현실이 더 안타까울 뿐이다. 이 뿐이 아니다. 최근에는 교육부 폐지론까지 들고 있다. 힘 빠진 현 정부에 대한 협박같은 느낌이 든다. 교육감은 단지 시·도교육의 수장일 뿐 국가교육을 주도하는 교육부를 뒤흔드는 것은 분명히 하극상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학제 개혁론을 제기했다. 진정 교육감이 해야 할 일인가 묻고 싶다. 교육을 정치판에 빠뜨린 사람들이 누군가? 우리 교육을 혼란하게 한 사람이 누구인가? 우리 교육을 교육다운 교육으로 만들어야 할 책임자들이 정작 무책임하게 다시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교육적이지 못하다. 교육부를 '국가교육위원회'로 만들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지금과 같이 교육부의 말도 듣지 않고 딴지로 일관하는 교육감들이 '국가교육위원회'라고 잘 따르겠는가. 또한 교육정책의 연속성·일관성·안정성·중립성 확보도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교육정책의 연속성·일관성·안정성·중립성을 훼손한 사람이 장본인들이 아닌가. 교육은 교육전문가인 교사들에게 맡겨야 한다.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해서 교육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교육개혁과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학교현장을 혼란하게 하는 정지 교육감들의 교육정책부터 개선하는 일이 더 시급한 현실이다.
개학한 지 이틀이 지났다. 청소시간,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청소구역을 정해주고 함께 청소하였다. 그런데 요령 피우는 아이들이 없어서일까? 청소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것 같았다. 청소하면서 아이들은 그 누구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청소 자체를 재미있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청소를 끝내고 교실을 빠져나오는 한 아이에게 물었다. "청소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니?""선생님, 청소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그 아이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해 재차 물었다. "청소가 재미있다고?""예. 선생님." 그 아이가 청소에 재미를 느끼게 한 장본인은 바로 담임선생님이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담임선생님은 무작정 청소하라고 주문하기보다 청소하는 방법과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선생님과 함께 청소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생활하는 곳은 나 스스로 청소한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청소에 참여한다고 했다. 청소에 대해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아이들은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청소를 안 한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아이들의 습관은 길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신학기, 모름지기 담임선생님보다 바쁜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기 보다 작은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켜본다면 아이들은 그 어떤 일도 스스로 잘해낼 수 있으리라 본다.
갈수록 교원 간 침묵의 시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소통과 협력의 공간이어야 할 교무실이 마치 칸막이를 설치해 놓은 것처럼 단절돼 있다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온다. 교실에서 늘 혼자 수업하고 지시 받은 업무와 행정 처리에 매몰되다보니 특별히 의견을 나눌 일도, 함께 고민할 일도, 공감에 도달할 일도 드물다. 교원들은 매일 꿈을 안고 학교에 가지만 교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무기력한 아이들과 수업하는 어려움을 의논하고 싶지만 저마다 바쁘다. 학교 밖 연수에 참여해보지만 학교 실정에 맞지 않아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세대 간 장벽이 생기고 서로 상처 주는 교원 간 교권 침해만 늘고 있다. 새 학년 업무 분장 때마다 얼굴 붉히는 교단이 대표적 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미래 사회에는 소통과 협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도 이런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불통과 단절의 교단은 결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이며,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가르침을 줄 수도 없다. 지금 학교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성장하는 교직문화다. 동료, 선·후배 교사들이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고 전문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동료들과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다. 어려운 수업, 생활지도도 서로 얼굴 맞대고 소통하며 고민해야 제대로 된 해법을 찾아 실천할 수 있다.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서로 기대지 못해 쓰러진다’는 시구가 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 예측하기 힘든 미래 앞에서 혼자 사도의 길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교원끼리 멀어진다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육적 동지인 교원들이 먼저 ‘동행’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사제동행도 가능하다. 한국교육신문의 캠페인성 연중기획 ‘나부터, 우리부터 師師동행’은 그런 의미에서 반갑다. 사사동행의 교직문화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교무는 날로 증가하는데, 일반 행정인 호봉 업무까지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평생 가르치는 일만 해온 교감들에게 이 일을 맡기는 관행을 바꿔야 합니다." 교원 호봉 관련 업무를 덜어달라는 일선 초등 교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안인 만큼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한 행정전문가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엑셀로 양식이 만들어져 있어 경력 사항만 잘 입력하면 어렵지 않게 처리될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경력도 임용시기, 고용주, 학교 설립 형태 등에 따라 반영비율이 다 달라 축적된 노하우 없이는 일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A초 교감은 "호봉 업무의 양이 많거나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잘못 책정하면 동료 교원이 불이익을 받게 돼 부담이 크다"며 "익숙지 않은 일을 법령집을 찾아가며 처리하기는 하지만 틀릴까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비전문가가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교원들 입장에서는 정당히 받아야 할 보수를 제대로 챙기기도 어렵다. 어떤 경력이 어느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충분한 안내가 되지 않아 뒤늦게 알고 증명서류 발급 기한을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잘못된 호봉 책정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재작년 수도권의 한 지역에서는 교감들이 호봉 업무 오류로 인해 무더기 징계를 받는 일도 있었다. 특히 과다 책정된 경우 갈등 소지가 더 크다. 호봉이 정정되면 해당 교사가 그동안 더 받은 급여를 모두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B초 교감은 "교감과 수백만 원을 반납한 교사가 원수지간이 된 사례가 있었다"며 "부담이 워낙 크다보니 오류가 있어도 차라리 못 본 척 지나치는 게 상책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중등에서는 초등과 달리 호봉 업무를 주로 행정실이 담당하고 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오랜 관행이 그대로 굳어졌다는 게 일선 관리자들의 중론이다. 울산 C중 교장은 "중등에서는 워낙 오래 전부터 행정실에서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초등도 학교별 사정에 따라 잘 협의하면 충분히 조정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충남 D초 교장은 "중등은 행정실이 하고 초등은 교감이 해야 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고정관념을 버리고 행정실 인력 등을 고려해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의 행정실 체계부터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 E초 교감은 "병설유치원과 각종 센터, 돌봄교실 등으로 초등 행정실 업무가 크게 늘었지만 인원은 별반 차이가 없다"며 "행정수요를 반영한 인력 배치가 선행돼야 업무 조정에 관한 협의도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운 겨울을 보낸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나뭇잎 없는 앙상한 가지에 꽃이 만발해 향기를 발하고 있다. 어서 오라는 자연의 소리다. 그러나 올 매화는 많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매년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한 제20회 광양매화 축제가 구제역과 AI여파로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시 관계자에 의하면 공식적인 축제는 취소하더라도 상춘객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돼 방역대책을 강화한다고 전해주었다. 아쉽게도 올해는 조용한 나들이가 될 것 같다. 남도의 봄 정취를 느끼는 매화축제는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세상의 모든 꽃은 뿌리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꽃만 보고 산다. 뿌리는 잊은 채로..... 꽃이 바로 뿌리이다. 뿌리 없이 저절로 피어나는 꽃은 없다. 지금까지 잊었던 뿌리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꽃만 보는 것은 본질을 잊고 사는 것이다. 본질의 뿌리 없이 꽃만 피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오늘이 며칠이에요? 이제 곧 학예회 날이 되지요? “응, 곧 되어 간다. 영순이도 어서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가야지? 약도 잘 먹고 푹 쉬면 곧 나을 거야.할아버지께서 영순이를 달래주셨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학예회를 보고 싶어요. “그래, 그래서 어서 나아야 한다니까. 할아버지, 내일이라도 학예회를 당겨서 했으면 좋겠어요.이렇게 이야기하던 영순이가 가물가물 정신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이 자란 영순이가 애처로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만 4형제나 둔 할아버지였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나쁜 시대에 태어난 그들은 6․25라는 전쟁을 치르면서 국군으로 가서 두 아들이 죽고, 마을에서 폭격에 막내도 죽고, 셋째마저 공산당에게 끌려가서 생사조차 모르게 되어 버렸습니다. 영순이는 큰아들이 남긴 단 하나의 핏덩이었는데, 그 어미마저 어디론가 가 버리고 할아버지 손에서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자란 불쌍한 아이입니다. 영순이의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담임선생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영순이가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젠 가끔 정신을 잃기까지 하였습니다. 못 먹고 못 입고 거지나 다를 바 없이 자란 영순이는 키도 나이 또래보다 훨씬 작고, 몸도 가냘퍼서 두세 살쯤 덜 먹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영순이가 앓아눕게 되자, 너무 쇠약한 몸에 더 빨리 악화되어 가는 것만 같아 할아버지는 속이 탔습니다. 그런 영순이가 정신만 들면 열흘이 남아 있는 학예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선생님, 이런 영순이의 애처로운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염치없는 일이지만 어떻게 좀 당겨서 학예회를 할 수는 없을까요? 하시는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었습니다. “네, 대단히 딱하고 애처로운 일이군요. 미국의 소설가 오 핸리의 ‘마지막 잎새 에서와 비슷한 이야깁니다. 병든 한 소녀를 위하여 마지막 남은 한 잎이 떨어지기에 그 한 잎을 그림으로 그려서 꺼져 가는 소녀의 목숨을 구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말입니다. 저도 학교에 가서 협의를 하여서 영순이를 위하여 학예회를 앞당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연습 관계로 오늘내일 당장은 안 될 것입니다. 선생님은 동정 어린 눈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단번에 이렇게 사정을 이해하여 주는 선생님의 얼굴엔 인자한 미소가 흐릅니다. 면사무소에서 4km나 떨어진 농촌의 조그만 양서초등학교는 겨우 열두 학급에 600여 명의 학생들이 오순도순 공부하는 조용한 학교입니다. 개교기념일인 11월 27일에 하기로 했던 학예회는 23일로 앞당겨서 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학교에서는 갑자기 당겨진 행사로 준비에 바빠서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도 영순이를 위하여 학예회가 당겨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얘, 우리 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잘 해야겠다. 학교에서 영순이 한 사람을 위해서 날짜를 당긴 걸 보면 영순이가 무척 앓고 있는가 보다." 하고 영순이네 반의 반장이자, 이번 연극에서 공주 역을 맡은 은경이가 말을 꺼내자, “그럴 게 아니라, 우리 영순이의 문병을 한번 가 보자. 영순이 반의 부 반장 숙희가 말합니다. “그게 좋겠어. 연습도 거의 끝나고 했으니 우리 당장 가볼까?” 4학년짜리 영희도 찬성을 합니다. “아냐, 그렇게 앓고 있다는데 그냥 갈 수 있니? 과일이라도 좀 사 가지고 가기로 하자.” 6학년답게 경자가 제안합니다.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럼 내일은 모두 준비를 해서 가 보도록 하자.” 영순이 보다 윗학년 언니들도 모두 찬성을 하였습니다. 위문을 가는 걸 안 음악부 선생님과 영순이 담임선생님은 무척 기뻐하시면서 과자를 한 아름 사 주셨습니다. 이제 학예회가 모레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총연습을 마치고 내일은 잘되지 않는 것들을 더욱 연습해서 멋진 학예회를 하려고 모두들 열심입니다. 음악부, 무용부, 연극부에서 몇 명씩 뽑아서 여남은 명의 아이들은 영순이네 집을 향하여 나섰습니다. 모두 영순이가 빨리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영순아, 얼마나 고생이 되니? 어서 나아서 모레 학예회에 꼭 구경을 나올 수 있도록 해. 응!” 친구들이 영순이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미안해. 이렇게 누워서 너희들이 찾아오게 만들고......” 영순이는 말끝을 흐렸습니다. “영순아, 힘을 내. 꼭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나올 수 있을 거야.” “아냐, 난 못 가게 될 지도 몰라. 나 때문에 학예회가 4일씩이나 앞 당겨져서 정말 미안해!” 영순이의 눈동자에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런 소리 하지 말고 힘을 내서 어서 나아야지. 모레는 꼭 구경을 나와야 해.” 영순이네 반의 숙희가 이야기하였습니다. 영순이의 손을 꼭 잡고 살며시 힘을 주어 쥐어 봅니다. 영순이는 기운이 없어서 몸을 가누지 못 하면서도 기어이 학예회 구경을 가겠다고 약속을 합니다.친구들이 찾아와 이렇게 다정하게 대해 주는 것이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해 하였습니다. 오늘은 모자란 연습도 거의 끝나서 식장을 꾸미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각종 준비물이며 무대 꾸미기, 그리고 교실 안팎의 청소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무대 중앙의 휘장에는 ‘축 개교 기념일’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고, 막의 앞 윗 쪽 휘장에는 ‘개교 열 돌 기념 학예회’라고 크게 새겨 붙이기로 되어 있습니다. 영순이 담임선생님은 무대 장식을 맡아서 하고 계셨습니다. 영순이를 위하여 기쁘게 날짜를 변경해 주신 교장, 교감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께 감사하는 뜻에서 남보다 앞장서서 일을 해 치우고 계십니다. 이제 막 위의 휘장에 정성껏 새긴 글자를 붙여서 휘장을 걸고 내려 오셨습니다. 멀찍이 물러서시더니 가만히 휘장을 바라보십니다. 그러시다가 약간 고개를 갸웃둥 하시는 게 어딘지 잘 못 되어 있나 봅니다. 다시 이쪽저쪽을 바라보시던 선생님은 사다리를 가져다가 대고, 글자를 고치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다리는 짧고 천장은 높아서 겨우 걸릴 정도이니까 사다리가 수직에 가깝게 바짝 섰습니다. 선생님은 사다리를 조심스럽게 올라가십니다. 사다리는 흔들흔들 불안하기만 합니다. 선생님은 다리가 약간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 사다리를 거의 올라가서 가만히 천장을 붙들고 글자를 왼손으로 떼어 냅니다. 글자를 떼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는 순간 사다리가 흔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시고 흔들리는 사다리와 함께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습니다. 떨어지는 순간 선생님은 온 몸이 둥둥 뜨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꿈속에서 높은 언덕을 뛰어 내리듯 선생님의 몸은 나비처럼 가벼워져서 저 아래 아득한 골짜기를 향해서 풍성처럼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교실 바닥에 나뒹굴어졌을 때, 다행히 사다리는 선생님을 비켜서 떨어졌습니다. 교실 바닥에 떨어진 사다리는 폭탄이 터지듯 요란한 소리를 내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이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우르르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모여들고,“선생님! 선생님!”붙들어 흔들어대면서 불러 봅니다. 교무실로 내달은 아이들은“박 선생님이 사다리에서 떨어지셨어요.”라고 소리칩니다. “뭣? 박 선생님이?” 선생님들도 눈이 둥그레져서 강당으로 달려갑니다. “어, 박 선생!” 박 선생님과 가장 친한 강 선생님이 박 선생님을 붙들고 불러 봅니다. 박 선생님은 정신을 잃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박 선생님의 허리띠를 물고 팔과 다리를 주무르고, 세수 대야에 찬물을 퍼 다가 타월에 적셔서 이마에 얹어주었습니다. 한 참 동안 야단을 피웠을 때에야 박 선생님은 겨우 정신을 되찾았습니다.곧장 숙직실로 옮겨 드리고 자리를 펴서 편안하게 뉘어 드렸습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도 늦게야 숙직실로 찾아 오셨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박 선생님을 들여다보면서,“박 선생님, 이게 웬일이에요! 영순이를 위해서 날짜까지 바꾸어 놓고서 박 선생님 이 눕게 되면 어떻게 해요. 정신을 차리시오.” 하면서 괴로운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박 선생님은 일어나 보려고 했지만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 채 일어 날 수가 없습니다. 가만히 누운 채 영순이를 생각해 봅니다. “내일은 나와서 학예회 구경을 해 줄 영순이가 어서 나아 주었으면.......” 눈앞에 학예회장에서 기쁜 표정으로 손뼉을 쳐대고 있는 영순이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머금어 봅니다.
인간은 질문하는 존재이다. 3월 새학기를 맞이하면서 학교는 많은 지시사항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정신이 없다. 그러나 정신차려야 한다. 꼭 자기 자신에게 꼭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원하는 공부인데 "공부는 정말 재미가 없고, 괴로움의 근원인가? "이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바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잘 못보면 시간이 낭비된다.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은 자기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의해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부가 벗어나야 할 족쇄라고 생각하면 괴로워진다. 그러나 배움이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언젠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란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몇 번씩이나 다녀왔던 어떤 절을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절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정말 놀라웠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즐길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배움은 괴로움의 근원이 아니라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잘 안되는것이 있다면 그 자체가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상을 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둘째, 공부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은 많은가? 물론 많다. 그렇지만 다 맞는 답은 아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박찬호가 평균 연봉 1420만 달러를 받게 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어떤 고등학생이 옆 친구에게 말했다. “나도 학교 때려치우고 야구나 할 걸‧‧‧‧‧‧.”하는 이야기다. 스포츠나 연예계의 스타들이 정상에 서기까지 얼마나 피 말리는 훈련을 하고, 자기 분야에 대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나는 그 말 속에 운동이 공부보다 쉽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부를 멀리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나중에 장사나 하지”라고 말하는 경우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장사하는 사람들을 얕보고 하는 말이다. 나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장사해서 성공했다는 사람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성공하려면 그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지금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모르는 철부지는 세상을 좀 더 이해야 한다. 지금 당장 시장에 가도 잘 팔리는 곳과 안팔리는 곳이 구분이 된다. 순천의 국밥집도 예외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나? “열심히 공부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 이는 공부를 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공부를 시키는 부모나 교사 모두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대학만 들어오면 지긋지긋한 공부와 멀어진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을 나와서도 노숙자로 평생을 전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성공한 사례도 얼마든지 많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대학입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쌓기 위해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배움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공부하는 시간이 덜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방법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했다. 그러나 방법만이 아닌 왜 해야 하는가를 더 진지하게 물어보자. 지금까지 단순하게 어떻게 공부하면 잘 하지? 라고 생각했다면,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를 다시 물으면서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꼭 해야 할 질문이다.
충남 천안 나사렛대학교 물리치료학과에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교육기부로 실천하는 동아리가 있다. 새로운 꿈을 향해 함께 나가자는 뜻의 N.D.T.(New Dream Together). N.D.T. 학생들은 2012년부터 같은 재단의 특수학교인 나사렛 새꿈학교 학생들에게 물리치료와 더불어 정서적 안정을 돕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새꿈학교로 가서 1대1로 매칭된 발달장애 학생들의 유연성, 근력, 보행능력 등 기능적인 훈련을 비롯해 일상생활의 훈련을 돕는 치료적인 운동과 놀이치료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대학생 교육기부 프로그램에 참가해 9주 동안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기’를 진행해 2016 하반기 대학생 교육기부 성과 발표회에서 최우수동아리로 선정됐다.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한 기간을 정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잘 진행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N.D.T.는 2015년에도 우수상을 받은바 있다. 또 새꿈학교 봉사활동 전 2010년부터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스페셜올림픽, 충남장애인체육대회 등 각종 스포츠대회에서 물리‧재활치료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선배들로부터 봉사DNA를 물려받은 셈이다. 동아리 팀장 왕성은 학생은 “저학년 때부터 선배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일상생활 능력이 점점 향상되는 것을 보고 느꼈다”며 “이런 보람된 경험이 후배들에게 전해지면서 동아리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D.T.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지만 실습역량이 높아지거나 학생들을 이해하게 되는 점에서는 정작 자신들이 더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예나 학생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아이들이 많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대화가 불가능해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배려심과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최소리 학생도 “활동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렬 지도교수는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장애학생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며 “장애를 가진 학생과의 좋은 관계 형성 등 재활치료 부분에서 실제적인 경험들은 앞으로 좋은 치료사가 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생 동아리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교육기부 프로그램 발굴을 통해 교육기부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기부에 참여를 희망하는 대학생 동아리는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www.teachforkorea.go.kr)에서 하면 된다.
긴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반과 담임선생님을 말하며 좋아했다. "선생님, 저 O학년 O반 되었어요. OOO 선생님이 담임이에요. " 개학 첫날. 3교시, 3학년 O반 영어 시간. 수업대신 아이들의 새 학년 다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2학년 때까지 공부를 하지 않고 말썽만 피운 한 여학생은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을 실감한 듯 나를 보자 힘주어 말했다. "선생님, 올해는 반드시 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그래, 열심히 해서 네가 원하는 대학에 꼭 가기를 바라마. " 2학년 때, 가끔 입시 상담을 받곤 했던 한 남학생은 입시와 관련하여 상담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입시 관련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 상담해 주실 수 있죠?" 수도권 소재 한 유명한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한 아이는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3학년 1학기 때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었다. "선생님, 저는 OO대학교에 꼭 가야 하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죠?" 지난 한 해 영어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한 아이는 영어 성적 올리는 방법을 다짜고짜 묻기도 하였다. "선생님,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영어 성적이에요. 제발 영어 성적 올릴 수 있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체육교사가 꿈인 한 녀석은 방학 내내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현 내신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몇 군데를 소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이들 대부분의 질문은 입시 관련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해 보였다. 아이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하기에는 주어진 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답해 주었다. 2학년 때는 시간까지 할애하며 입시 관련 질문을 요구했으나 몇 가지 질문만 한 뒤 딴청을 피우곤 했던 아이들이 고3이 된 것을 실감한 듯 입시와 관련하여 많은 질문을 던졌다. 순간, 이런 마음 가짐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대학에 합격하는 그날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의 교육재단인 목정미래재단이 주관하고 미래엔, 한국교총, 중앙일보가 후원한 ‘제3회 미래교육창조상’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달 24일 서울 잠원동 미래엔 본사에서 개최됐다. ‘자기성찰과 몰입(flow)으로 창의성을 키우는 과학 교수-학습 활동’을 주제로 미래창의수업에 공모한 구교정 부일여중 교사가 대상을 차지하는 등 총 9명의 교사가 수상했다. 대상 1000만원, 최우수상 500만원, 우수상 300만원, 장려상 1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도 주어졌다. 박현성 경남 김해신안초 교사와 구은복 경남 대청초 교사는 부부가 나란히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박 교사는 교육환경혁신에 공모해 우수상을, 구 교사는 미래창의수업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미래교육창조상’은 교육문화 개선과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교육기관 종사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창의적 수업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으로 지난 2015년 제정됐다. 김영진 목정미래재단 이사장은 "시상식을 통해 좀 더 좋은 가르침에 대한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양한 연구 성과와 우수사례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며 "우리 재단은 앞으로도 많은 선생님들이 대한민국 교육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정미래재단은 지난 1973년 설립돼 42년 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 및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 활동을 수행해 온 미래엔의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현재까지 총 3981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작년 합격하고 미발령으로 대기하다 선생님들과 함께 올해부터 출근하게 된 늦깎이 신규교사 인사드려요. 저는 임용고시를 치르면서 4년간 중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일했어요. ‘수업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임용 2차 때 수업지도안 짜기, 수업시연 스터디, 수업 촬영, 피드백 등 참 열심히 노력했던 기억,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업무분장, 나이스 업무처리부터 낯선 학교와 아이들에게 적응하다보면 우리의 최대 무기인 ‘수업’을 갈고 닦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질 수 있어요.부족하지만 저만의 수업일지 쓰는 비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수업을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발전되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방법이에요.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실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할게요.3월 한 달 정도는 자신의 수업을 녹화하거나 녹음해서 분석해보세요. 학원 강사로 있을 때 한 달 동안 수업 대본을 꼼꼼히 만드는 작업을 해봤어요. 풀이방법이나 말투, 진행방식까지 말 그대로 시나리오예요. 수업 중에 방향을 잃거나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기 쉬워요. 든든한 ‘내 수업의 시나리오’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이끌어 갈 수 있어요.여기서 만족하면 50%입니다. 녹음한 내용을 분석해서 실제 내가 어떻게 말하고, 당황할 때는 어떤지 낯 뜨겁더라도 들으면서 녹음한 내용을 받아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TV에 내가 나오면 민망한 느낌처럼 자신의 수업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수업에서 나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 배우도 되고, 감독도 되고, 시나리오 작가도 돼야 해요. 나중에 더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바쁜 3월이지만 짬 내서 해보세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거예요. 아래에 간단하게 방법을 정리해 봤어요. ‘객관적’으로 나의 수업 평가하기Step1. 3월 한 달의 수업 시나리오 짜기: 수업진행, 설명방식, 말투, 유머도 대본을 짜라Step2. 자신의 수업을 한 달간 녹음(녹화)해 보자: 내 수업을 지적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Step3. 녹음된 내용을 듣고 받아 적고 분석하기: 자신의 말투, 서툰 설명은 보완하자 수업이 활기차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배운 것이 확실히 있으면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도 재미가 붙고 성적도 오르겠죠. 그러기 위해 같은 내용이어도 반별로 특성을 고려한 수업일지를 쓰면 이전 수업과 다음 수업의 흐름이 연결되는 수업을 만들 수 있어요.뿐만 아니라 반별, 학생별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수업이 좌지우지되지 않을 수 있어요. 가르치는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소소한 대화, 칭찬한 것, 수업 때 실수한 것, 잘한 것을 메모지에 휘갈겨 쓰듯이 파워포인트에 큼직한 글씨로 적은 후 그 수업은 머릿속에서 잊고 다음 수업에 집중하세요. 매 수업마다 내가 계획한 대로 100% 이뤄지지는 않거든요.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너무 기뻐해도 다음 수업에 영향이 있어요. 기록을 하고 해당 수업은 잠시 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파워포인트로 ‘초간단’ 수업일지 쓰기 Step1. [수업 전] 파워포인트로 수업 도입/본론/마무리를 큼직큼직하게 작성하기Step2. [수업 후] 끝나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계획이 잘 이뤄졌는지 체크하기Step3. [수업 후] 칭찬 할 것, 반성할 것 간단히 쓰기. 학생들의 행동변화 기록하기. 수업시간에 인상적인 학생은 메모로 간단히 남기기. 제가 실제로 쓴 수업일지 예시를 훑어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정답은 아니니 여러분만의 수업일지를 만들어 보세요. 공동기획
“선생님! 오늘 긴장 많이 하셨나 봐요?” 공개수업 후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 나는 언제나 공개수업이 긴장된다. 교사로서의 역량 평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뭔가 더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오히려 수업을 반복하고 암기하는 ‘훈련’으로 변하게 한다. 공개수업에 대한 어려움과 신규교사의 고민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누구나 공개수업에 대한 공포심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몇 주 전부터 공개수업 준비를 시작하지만 금세 힘들어합니다. 그냥 힘들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완벽주의’ 때문입니다.한발 물러서서 교실 속 수업이나 학생지도를 보면 한마디로 숨이 막힙니다. 개학 후 1주일이 지나도록 청소와 나머지 공부를 시키고 방학숙제를 끝까지 확인하죠. 확고한 교사가 훌륭한 선생님으로 믿어지는 분위기만 봐도 그렇습니다. 왜 못했는지 들어주고 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상담하고 처방하는 것이 훌륭한 선생님 아닌가요? 제재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학부시절부터 배웠는데도 말이죠.제가 생각하는 공개수업 실천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1차 교수학습과정안을 들고 동학년 선생님들에게 봐달라고 하세요. 쑥스럽고 어렵겠지만 이제 1단계입니다. 그리고 타학년 친한 선배 선생님에게 또 봐달라고 하세요. 이게 2단계입니다. 여기까지만 실천하면 이제 슬슬 탈출할 길이 보입니다. 다듬어진 2차 교수학습과정안을 들고 비슷한 경력의 교사들에게 가서 마이크로티칭을 하고 조언을 구하세요. 3단계입니다.마지막 4단계는 3단계까지 다듬은 3차 교수학습과정안으로 동학년 다른 반에서 수업을 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촬영하세요. 학년부장, 연구부장, 수석교사의 도움을 받은 것보다도 더욱 짜임새 있는 수업을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을 겁니다. 공개수업이 떨리는 이유는 바로 그 수업안이 ‘검증’ 받을 기회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수업을 꿈꾸는 교사에게 검증되지 않은 수업안이 불안함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공동기획
새내기 선생님, 어려운 임용고시를 합격하고 교사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성인으로서 자신을 책임지고 누군가를 보호할 입장이 됐다는 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일 거예요. 그토록 원했던 길임에도 내가 가는 이 길이 꽃길일지 흙길일지 알 수 없고, 어쩌면 예상치 못한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려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건 앞서 걸어간 선배 교사가 있고 내 발자국을 밟고 따라오는 후배 교사가 있다는 것, 그렇기에 이 길이 힘들지만 외롭지 않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어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해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교사가 할 일은 크게 수업, 학급 경영, 업무 처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죠. 어디에 역점을 둘 지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수업 전문성 신장에 대해 이야기 할게요.신규 교사의 가장 큰 장점은 실수가 허용된다는 거예요. 무얼 잘못해도 ‘신규니까 그럴 수 있지’ 이해해 주고 조금만 잘해도 ‘신규 같지 않다’며 칭찬해 준답니다.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대학에서 숱한 모의수업을 했어도 경력이 수십 년 되는 선배교사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을 할 수는 없어요. 못하는 게 당연한 그때, 주눅 들고 교실 문을 닫으면 신규 교사로서 누릴 수 있는 ‘실수할 권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할 수 있는 한 자신의 수업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주세요. 좀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고, 컨설팅을 들으며 또 성장하게 될 거예요.5년 이하 저경력 교사는 컨설팅을 받을 기회가 많습니다. 지역 교육청 컨설팅도 있고 수석교사의 맞춤형 컨설팅도 있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지만 사실 신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신청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컨설팅을 받고 나면 수업 역량이 훌쩍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어요. 기회는 늘 있는 게 아니죠. 수업 전문성 신장의 기회, 앞에 있을 때 놓치지 말고 잘 잡으시기 바랍니다.수석교사가 배치된 학교에서는 대부분 수석교사를 중심으로 연구 동아리를 운영합니다. 한 달에 서너 번 모여 책 읽고 토론하고 공동 연구도 하죠. 서로 수업 공개도 하고 사전‧사후 협의회를 통해 최선의 교수학습방법을 찾고 적용하는 활동을 하는데, 문제점을 나누고 해결방법을 논의하다 보면 ‘수업이 나에게만 어려운 건 아니구나’ 위안을 받기도 해요. 또 조금씩 길이 보이는 것 같아 새로운 의욕을 갖기도 한답니다. 분명한 것은 수석교사를 귀찮게 할수록 나의 수업 역량은 커진다는 거예요.시‧도교육청 주관 ‘수업연구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 대회는 교사들이 수업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구를 하고 교수학습과정안을 개발해 수업 시연을 하며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저경력 교사일 때 저는 이 대회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 수업이란 것은 아이들과의 소통인데 생면부지의 아이들과 수업을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됐고 짜인 수업을 연극하듯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던 거죠.그런 이유로 외면하다가 경력 10년이 넘은 후에야 나가게 됐죠. 이 대회에서 중요한 건 공개수업이 아니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직접 대회에 참가해 보고서야 알게 되었어요. 온전히, 온 마음을 다해 수업 내용과 방법을 고민하고 또 아이들과의 소통을 생각하는 동안 수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가장 큰 수확은 수업을 보는 눈과 수업 공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것이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준비하고 버려야 하는지, 습관적으로 범하는 오류는 무엇인지 등요. 그리고 생각했죠. 냉정한 심사위원 앞에서 생판 모르는 아이들과도 수업 했는데 어떤 수업을 더 못하랴….경력 10년이 넘으면 모든 면에서 베테랑이 돼 있을 거라는 신규 때의 기대와는 달리 교직 생활 20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수업은 어렵습니다. 아무리 고민하고 연구해도 아이들이 해마다 다르기 때문이죠. 선배 교사가 그러더군요. “각기 다른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같은 목표의 수업을 해도 아이에 따라 다른 처방전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처방전이 많은 교사가 수업 전문가다”라고요. 당연한 말 같지만 생각해 보면 무서운 말이랍니다. 열이면 열 다 다른 처방전을 내려면 교사는 그만큼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거든요. 결국 노력하는 교사만이 수업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겠죠. 교직은 전문직입니다. 당신은 전문가입니까? 이제부터 그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공동기획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경기꿈의대학 개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참여 학생에 대한 구체적 안전대책이 제시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선 교원들은 운영될 강좌 내용과 품질 등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에서 안전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참여를 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통화에서 "경기꿈의대학에 참여하는 학생 안전 관리 등을 위해 각 대학에 교직원을 관리지원단으로 파견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교육청의 공식 교육활동으로 인정돼, 학생 사고 발생 시 학교안전공제회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관리지원단은 강의가 이뤄지는 대학에서 학생 참여도 점검, 귀가 안내, 강사·학생의 제안사항 수렴, 활동일지 작성·제출 등의 역할을 맡는다. 강의 장소별로 1명 이상을 원칙으로 참여 학생 수나 캠퍼스 내 강의장 배치 등에 따라 추가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선 교원들은 소수의 관리지원단이 여러 학교에서 온 많은 학생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A고 교사는 "사복 차림으로 대학생 사이에 섞여 있는 생면부지의 학생들을 교직원 몇몇이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안전은커녕 학생 출결 상황을 파악하고 결석생과 연락 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고 교감은 "캠퍼스에 가보면 낮부터 취해 있거나 불량한 행동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은데, 저녁엔 훨씬 심할 것"이라며 "특히 여고생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동 중 사고에 대한 걱정도 크다. 인솔자 없이 학생이 알아서 원하는 강좌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고교생 정도면 일반적인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별 무리는 없지만, 경기꿈의대학은 운영시간이 일몰 이후인 저녁 7시∼9시인데다 지역 여건상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경우도 많아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학이 셔틀을 운영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C고 교감은 "학교별로 정규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대략 4시 40분∼5시 정도고, 방과후교실을 더하면 6시 다 돼 끝난다"며 "7시까지 대학에 가려면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서두르다 사고를 당할 위험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선 교원들 사이에서는 관리지원단 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사고라도 나면 모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 때문이다. D고 교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들까지 책임지는 일에 누가 선뜻 나설지 의문"이라며 "지원자를 못 구해 각 학교마다 강제로 인원을 배정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교육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17학년도 경기꿈의대학 운영 안내서’는 교원들을 더욱 허탈하게 하고 있다. 학생안전사고 예방대책을 20페이지에 걸쳐 소개했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운영 안내서의 예방대책은 학교, 학생, 학부모, 대학 등 4개 활동주체별로 구성돼 있다. 학교의 역할은 △안전계획 수립 △학생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안전교육 실시 △비상연락체계 구축 △학생 안전 모니터링 등이고, 학생은 △응급구조 번호 숙지 △안전지도 사항 준수 △위험한 장소에 가지 말 것 △부모에게 안심메시지 발송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 등이다. 또한 학부모에게는 학생이 안심메시지를 발송하도록 지도하고, 학생위치정보 앱 등을 활용해 안전귀가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대학에는 성범죄나 아동학대 범죄 사실이 없는 자를 강사로 임용하고, 교육활동 중 필요한 안전교육을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전시 DAVID LACHAPELLE展; Inscape of Beauty독특한 극사실미와 초현실주의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그는 앤디워홀의 눈에 띄며 패션잡지 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점차 과잉 소비와 환경 문제 등 사회적인 이슈를 사진에 과감히 담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셀러브리티와 함께 작업한 초기작부터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Landscape’ 연작을 비롯한 최신작까지 180여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화려한 팝컬러 사진의 이면에 깃든 현대인들의 과대망상적인 소비와 탐욕을 조소하는 듯한 시각이 인상적이다. 2016.10.19-2017.4.2 | 서울 아라모던아트뮤지엄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로 꼽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클래식 발레의 형식과 아름다운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전 발레다. 이번 작품은 발레리나 강수진의 스승이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스타 안무가 마르시아 하이데가 안무한 작품으로, 착한 요정과 악마 카라보스로 대표되는 선악의 대결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동화책의 그림과도 같은 무대, 클래식 발레의 우아함을 배가하는 의상은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의 로맨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3.22-3.26 |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삼총사철가면 등의 소설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 촉망 받는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그의 지위와 약혼녀를 노린 주변 사람들의 음모로 억울하게 투옥되지만 극적으로 탈출한 후 보물섬에서 막대한 재산을 축적,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새 이름으로 복수를 시작한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속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좇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3.10-11 |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3.17-19 | 천안 예술의전당 대공연장3.24-26 | 울산 문화예술회관 대극장3.31-4.2 |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월드 투어국민 뮤지컬 넘버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지금 이 순간’을 탄생시킨 바로 그 작품이다. 지킬 박사의 위대한 실험을 앞두고 흘러나오는 이 곡을 위해 제작진은 1800여 개의 메스실린더로 꽉 채운 6m 높이의 거대한 선반 세트를 제작하는 등 스케일을 대폭 키웠다.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활약 중인 카일 딘 매시와 브래들리 딘은 선과 악을 오가는 다중인격 연기를 선보인다. ‘Once upon a dream’ ‘Someone like you’ 등 ‘지금 이 순간’ 못지않은 명곡들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3.8-5.21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진화(進化)는 ‘피카츄’만의 특권이 아니다. 애플사의 IOS 10.3, 민주주의 3.0, 인더스트리 4.0(4차 산업혁명)에서 볼 수 있듯이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정치도, 산업 체계도 진화한다. 공연이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 연극이나 뮤지컬은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캔버스에 고정되지 않고 무대 위에 살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기체에 가까운 성질을 지닌다. 이런 까닭에 그 진화는 더욱 자유롭고 변화무쌍하다. ‘공연 2.0’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진화한 작품들을 소개한다.공연에서의 진화는 흔히 재연(再演)이라고 하는 두 번째 시즌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공연이 처음 관객에게 공개되는 초연이 끝나면, 제작진은 관객과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반영해 재창작 작업에 나선다. 대사 몇 마디 정도가 수정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큰 뼈대만 남겨두고 장면부터 노래를 모두 교체하는 ‘대공사’가 이뤄지기도 한다. ◆친절함에 방점 찍고 돌아온 더데빌=얼마 전 막을 올린 뮤지컬 더 데빌이 대표적인 경우다. 2014년 초연된 이 뮤지컬은 넘버(뮤지컬에서의 노래)의 70%를 수정하고, 3인극을 4인극으로 변경하는 대대적인 수선(?)을 거쳤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재해석한 이 작품은 선과 악이라는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유혹당하는 인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티프가 된 원작도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없건만, 연출가 이지나는 초연에서 설명적인 대사는 최대한 배제하고, 관객에게 수수께끼를 던지듯 상징과 은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이러한 철학적인 은유, 파격적인 장면 연출 덕분에 작품은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지만, 동시에 ‘난해하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또한 빗발쳤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3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재공연은 무엇보다 친절함에 방점을 찍는다. 우선 선과 악을 동시에 상징했던 배역 ‘X’를 선과 악을 각각 다른 배역으로 구분지음으로써 두 캐릭터의 대립을 선명히 보여주게 됐다. 또 넘버의 가사에도 서사를 채워 넣어 이해를 돕고 등장인물에 감정이입 할 수 있도록 이끌어냈다. 이로써 관객들은 고전 속 파우스트의 갈등을 자신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이의 고뇌로써 공감하게 된다. ◆캐스팅 변화로 진화한 드림걸즈=공연은 극의 수정보다는 캐스팅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진화를 이루기도 한다. 뮤지컬 드림걸즈는 배우에 따라 같은 공연에서도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선 공연들과 비교되는 이번 공연의 포인트는 모든 출연진이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배우로 꾸려졌다는 점이다.작품은 세 명의 흑인 소녀가 인종차별과 흑인음악에 대한 억압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때문에 넘버 역시 1960~1970년대 흑인음악 세계를 함축한 듯한 노래들로 구성돼 있다. 동명의 영화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Listen’ ‘and I’m telling you’ 등의 곡은 흑인음악 특유의 소울이 듬뿍 묻어있는 만큼 본토의 감성이 오롯이 담긴 목소리와 만난다면 더 깊은 감동을 전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국과 맞물려 큰 울림 만든 영웅= 공연이 절묘한 시기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면서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뮤지컬 영웅의 이야기다.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다룬 이 작품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체포돼 순국하기까지의 시간을 좇는다. 2009년 초연된 이 작품은 공연 8년째인 올해에 어느 때보다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도 조국을 위해 기꺼이 희생했고, 죽음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았던 꼿꼿한 면모가 ‘영웅’이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 것은 아닐까. 이 추측이 적어도 출연 배우들에게만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안중근 역을 연기한 배우 안재욱은 한 인터뷰를 통해 “늘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처음으로 나라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도 나처럼 상처 받은 이들에게 이토록 우리나라를 위해 이렇게 애썼던 분들이 있으니 좌절하지 말자는 위로를 건네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름에 관객들 역시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서울 공연에서 기간 내내 국내에서 가장 큰 극장으로 꼽히는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채우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수상한 시국을 겪으며 성실한 시민으로서 느낀 상실감을 겪은 이라면, 시대적인 아픔을 극복하게 만들었던 영웅의 모습에서 한 줄기 희망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앞서 진화에 성공한 세 편의 공연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 재공연은 그 자체로 가능성 있는 공연임을 입증하는 증거다. 관객의 검증을 통과하면서도 흥행 가능성에서 승산이 있는 작품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재연 이상의 공연을 고른다면 어느 작품이라도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끔은 조금 거칠더라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공연을 선택하는 용기를 발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공연을 진화시켜 스테디셀러로 키워내는 것 또한 공연 관람의 또다른 재미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 즐거움은 피카츄를 라이츄로 진화시킨 포켓몬 마스터의 그것과 닮아있지 않을까. △공연정보▲더 데빌 2.14-4.30,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드림걸즈 4.4-6.25, 샤롯데씨어터▲영웅 3.11-5.20, 창원 성산아트홀, 광주문화예술회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등학교의 유휴교실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사용하자는 법안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남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의 내용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설치 등을 규정한 영유아보육법 제12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초등학교의 유휴교실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용도 변경해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학교 현장을 모르고 시행하는 포퓰리즘식 정책 접근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초등학교의 유휴교실, 즉 학생 수 감소 등으로 남는 교실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어린이집으로 쓸 수 있게 하자는 법안이다. 남 의원 등 법안 발의 의원들은 발의 이유로 "국공립 어린이집은 민간 어린이집에 비해 저렴한 비용, 질 높은 서비스 등으로 수요가 높지만 2016년 12월 현재 국공립은 전체 어린이집 4만1084개소의 6.9%(2859개소)에 불과하다"며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일부 시·도에서 이미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사를 하고 있고, 유치원-어린이집 연계 시범 유치원을 운영 중인 것을 걸고 넘어졌다. 하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간과한 격이다. 왜 이들 시·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은 노정하지 않는 것인가? 한 마디로 예산이나 인력 등 대책 마련 없이 국가나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을 왜 학교에 전가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다.이는 초등학교에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에 이어 어린이집 역할을 떠맡기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초등학교 유휴교실 활용은 단순히 장소만 빌려주는 게 아니고 결국 그 관리와 책임을 학교가 떠맡아야 한다는 얘기와 다름 아니다. 현재도 전국의 초등학교는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학부모 수요가 있으면 무조건 학교가 하라고 하는데 정말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일선 초등학교는 지금도 예산 부족과 정규직 전환 등 인력 문제,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특히 어린이집에서 잇따르는 각종 안전사고, 아동학대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와 학교의 관리도 문제다. 법령상으로도 초등학교에 어린이집 역할을 맡기는 것은 큰 문제의 소지가 있다. 유휴교실 활용은 단순히 장소만 빌려 주는 게 아니고 결국 그 관리와 책임을 학교장이 떠맡아야 한다는 얘기이며 일단 초등학교에 어린이집을 개설하면 그 후부터 초등학교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대표 발의를 한 남 의원측은 “보육 문제 경감을 위해 지자체와 학교가 뜻을 모을 경우 유휴교실을 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하지만, 일단 초등학교에 어린이집을 개설하면 초등학교의 업무와 책임 가중이 명약관화한데 이를 부인해서는 안 된다. 임의조항이지 절대 어린이집 설치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 해도 법적 규제가 풀리면 학교가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비슷하게 시행하고 있는 일부 시·도의 학교들이 협소한 주차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초등학교 교실은 초등교육의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어린이집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별도 공간에서 운영돼야 한다. 시설 관리, 안전사고, 아동학대 등 최근 어린이집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 발의는 철회돼야 한다. 만약 초등학교의 유휴교실이 있다면 학교장과 교직원들이 학생교육에 적정하게 사용토록 행정을 하면 된다. 현재 초·중등 학교를 막론하고 그냥 비워둔 유휴교실은 없다. 각 학교장이 필요에 의해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활동, 공동 학습실, 교과교실 등으로 아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를 강제해 국공립 어린이집화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지나친 포퓰리즘식 정치 행위다. 학교의 시설 관리는 단위 학교장의 책임이자 권한이다. 초등학교에 어린이집까지 개설하는 것은 하나만 알지 둘은 알지 못하는 아주 근시안적 접근이다. 학생 수가주니 남는 교실을 어린이집 시설로 활용하자며 학교에 보육 책임을 전가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치인의 입법 발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폴리텍대학 전국교수협의회(총회장 윤희중)는 지난달 23~24일 전북 전주시 소재 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교육원에서 전국 8대학 36개 캠퍼스 회장단 100여명이참석한 가운데 제31차 정기총회를 열었다. 2016년 사업보고 및 2017년 사업계획을 통한 대학운영의 민주화와 교육환경 및 처우 개선을 주요 안건으로 협의했다.